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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약혼자의 쌍둥이, 잔혹한 기만
내 약혼자의 쌍둥이, 잔혹한 기만

내 약혼자의 쌍둥이, 잔혹한 기만

100 회차
완결
약혼자의 배신과 음모로 모든 것을 잃고 정신병원에 갇혔던 서연우. <내 약혼자의 쌍둥이, 잔혹한 기만>은 그녀가 거대 제국의 상속녀 오로라 발루아로서 각성하며 시작되는 처절한 복수극이다. 죽음을 위장한 채 돌아온 그녀는 자신을 기만한 자들을 향해 칼날을 겨눈다. 긴장감 넘치는 이 mystery story는 mafia novel의 어두운 이면과 billionaire romance novels 특유의 압도적인 스케일을 선사하며, 진실을 추적하는 강렬한 서사를 완성한다.
내 약혼자의 쌍둥이, 잔혹한 기만 - 1화

내 약혼자에게는 쌍둥이 형제가 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내 침대를 공유한 남자는, 내 약혼자가 아니었다.

내가 사랑했던 남자는 그저 대역, 연기자일 뿐이었다. 내 진짜 약혼자, 강주원은 자신의 의붓여동생 강채린과 비밀리에 결혼한 상태였다.

하지만 그들의 계획은 단순히 상대를 바꿔치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악랄했다. 그들은 내가 쌍둥이 형과 결혼하게 한 뒤, ‘사고’를 위장해 내 각막을 채린에게 이식할 작정이었다.

내가 그들의 음모를 알게 되자, 채린은 내가 자신을 공격했다며 누명을 씌웠다. 나를 지켜주겠다고 맹세했던 남자, 주원은 내가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질 때까지 채찍질을 당하게 했다.

그리고 채린은 주원의 할아버지를 살해하고 그 죄를 내게 뒤집어씌웠다. 그는 망설이지 않았다. 나를 정신병원에 처넣고 썩게 내버려 뒀다.

그는 단 한 번도 채린의 거짓말을 의심하지 않았다. 5년 동안 사랑한다고 속삭였던 여자를, 그는 그렇게 버렸다.

하지만 그들은 한 가지를 잊었다. 나는 그저 무력한 고아, 서연우가 아니라는 것을. 나는 거대 제국의 상속녀, 오로라 발루아다. 그 지옥에서 구출된 후, 나는 내 죽음을 위장하고 사라졌다. 이제,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해 돌아왔다. 이번에는, 오직 나 자신을 위해 살 것이다.

제1화

서연우 POV:

내 약혼자에게는 쌍둥이 형제가 있다. 그리고 지난 1년간 내 침대를 공유한 남자는, 내 약혼자가 아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건 익명의 문자 메시지 한 통 때문이었다.

[강릉 스타라이트 빌라 302호로 와. 놀라운 걸 보게 될 거야.]

삭제할 뻔했다. 주원과 나는 5년이나 만났다. 다음 달이면 결혼할 사이였다. 이건 분명 그가 품절남이 되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어떤 여자의 한심하고 필사적인 발악일 터였다.

내 손가락이 차단 버튼 위를 맴돌았다.

그때, 두 번째 메시지가 도착했다. 영상이었다.

심장이 갈비뼈를 부술 듯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나는 재생 버튼을 눌렀다.

영상은 어두컴컴한 술집 건너편에서 찍은 듯 흔들리고 있었다. 화면 속에는 주원과 똑같이 생긴 남자가 보였다. 날렵한 턱선, 늘 이마에서 쓸어 넘기던 검은 머리카락까지. 하지만 이 남자는 달랐다. 그는 카운터에 구부정하게 기댄 채 싸구려 담배를 입에 물고 있었다. 그의 눈빛에는 내가 주원에게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냉소적이고 무모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그는 촬영하는 사람과 웃고 있었다.

“그래서, 진짜 할 거라고? 그냥 그놈인 척 연기하면서, 그 여자랑 결혼까지 한다고?”

카메라 뒤의 남자가 물었다.

주원처럼 생긴 남자는 담배를 길게 빨아들인 뒤 연기 고리를 뿜어냈다.

“못 할 건 뭐야? 그놈이 주는 돈이 그럴 만한 가치가 있으니까. 게다가,”

그는 비웃었다. 내 약혼자의 부드러운 중저음과는 다른, 거친 목소리가 울렸다.

“재밌는 게임 같잖아. 완벽한 대표님 인생에 잠시 발 좀 담가보는 거.”

영상이 끝났다.

휴대폰이 감각 없는 내 손가락 사이로 미끄러져 단단한 나무 바닥 위로 떨어졌다. 숨을 쉴 수 없었다. 마치 가슴을 옥죄는 듯한 압박감에 폐에서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게임. 내 인생, 우리의 사랑이, 게임이었다고.

나는 망설이지 않았다. 열쇠를 움켜쥐었다. 머릿속은 부정하고 싶은 마음과 새하얀 공포로 폭풍이 몰아쳤다. 나는 스타라이트 빌라로 차를 몰았다. 문자 메시지에 적힌 주소가 눈앞에서 불타는 듯 아른거렸다.

빌라는 주원이 소유한, 가장 중요한 고객들을 위해 예약된 사적이고 외딴 리조트였다. 나는 한 번도 와본 적이 없었다. 그는 항상 일과 사생활은 분리하고 싶다고 말했다.

302호를 찾았다. 문이 살짝 열려 있었다. 안을 들여다보기 위해 문을 밀었을 때, 내 손은 걷잡을 수 없이 떨렸다.

그리고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주원의 진짜 목소리. 영상 속의 거친 가짜가 아닌, 5년 동안 내 귓가에 약속을 속삭였던 바로 그 목소리.

“채린아, 착하지. 죽 조금만 더 먹자.”

몇 년 동안 들어보지 못했던 다정한 톤이었다. 부드럽고. 인내심 있고. 더 이상 내게는 보여주지 않는 애정이 가득했다.

나는 틈새로 안을 엿보았다. 주원은 침대 가장자리에 앉아 눈에 붕대를 감은 여자에게 조심스럽게 죽을 떠먹여 주고 있었다. 채린. 그의 의붓여동생.

그는 그녀의 턱에 묻은 죽 한 방울을 엄지손가락으로 부드럽게 닦아주었다. 너무나 자연스러운 친밀함이 담긴 행동에 속이 울렁거렸다.

그녀는 그의 시계를 차고 있었다. 내가 우리의 3주년 기념일 선물로 사주기 위해 2년 동안 돈을 모았던 파텍 필립 시계. 그 시계는 그녀의 가녀린 손목에 헐렁하게 걸려 있었다. 원래 내 것이었어야 할 사랑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는, 반짝이는 증거처럼.

“싫어, 오빠.”

채린이 중얼거렸다. 그녀의 목소리는 약하고 연약했다.

“맛이 써.”

“알아.”

그가 달랬다.

“그래도 몸에 좋은 거야. 의사 선생님이 회복하려면 영양분이 필요하다고 하셨어.”

그는 1년 전 그녀가 당했던 교통사고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 사고로 그녀는 심각한 뇌 손상을 입어 기억상실증과 부분 실명을 겪게 되었다고 했다. 그는 그게 자신의 잘못이라며, 자기가 운전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더 이상 부서질 수 없을 거라 생각했던 내 심장이 백만 조각으로 산산이 부서졌다.

그때 채린의 연약한 목소리가 다시 공기를 갈랐다.

“오빠… 우리 정말 결혼한 사이 맞아?”

그녀의 입술로 향하던 주원의 손에 들린 숟가락이 멈췄다. 방 안의 침묵은 귀가 먹먹할 정도였다.

“그래.”

그가 낮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린 부부야.”

세상이 축을 중심으로 기울었다. 귓가에서 이명이 울렸다. 결혼. 그는 여동생과 결혼했다. 나와 약혼한 상태에서.

“그럼… 그럼 연우는?”

채린이 물었다. 그녀의 붕대 감은 얼굴이 마치 내 존재를 감지한 듯 내 쪽으로 향했다.

“다음 달에 그 여자랑 결혼하잖아.”

주원은 죽 그릇을 내려놓았다.

“그 여자 걱정은 하지 마. 그냥 형식일 뿐이야.”

형식. 내 인생의 5년이, 형식이었다.

“지혁이더러 식을 진행하게 할 거야.”

그가 소름 끼치도록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여잔 날 너무 사랑해서, 완전히 순종적이야. 차이도 눈치 못 챌걸. 결혼식 끝나면, 작은… 사고를 좀 준비해야지. 걔 각막이 너랑 완벽하게 일치해, 채린아. 걔 눈을 가지면, 넌 다시 볼 수 있게 될 거야.”

나는 비명을 참기 위해 손으로 입을 막았다.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었다. 그는 내 인생에서 자신을 대체할 계획을 세운 것만이 아니었다. 그는 나를 버리고, 내가 마치 자산의 집합체인 양 부품을 위해 나를 도려낼 계획이었다.

그가 내 얼굴을 어루만지며 내 눈을 사랑한다고 말했던 모든 순간이 떠올랐다. “네 눈은 너무 맑아, 연우야.” 그는 말하곤 했다. “마치 맑은 하늘을 보는 것 같아.” 그는 나를 감상한 게 아니었다. 쇼핑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그를 위해 했던 모든 희생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는 유화 물감 냄새가 두통을 유발한다고 해서 나는 화가의 꿈을 포기했다. 그는 더 차분하고 클래식한 스타일을 선호해서 나는 내 옷장을 통째로 바꿨다. 그는 너무 시끄럽거나 세련되지 못하다고 여긴 친구들과의 인연을 끊게 했다. 나는 그를 위한 완벽한 여자가 되기 위해 나 자신을 깎아내고, 내 욕망의 반영이 될 때까지 나 자신의 일부를 지워나갔다.

무엇을 위해서? 그의 비밀 아내를 위한 장기 기증자가 되기 위해서.

갑자기 주원의 고개가 문 쪽으로 휙 돌아갔다.

“누구야?”

심장이 멎었다. 나는 숨을 참고 벽에 몸을 바싹 붙였다.

그가 일어나 문으로 걸어왔다. 그의 그림자가 점점 커지며 바닥을 가로질러 뻗어왔다. 끔찍한 순간, 나는 그가 나를 찾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어두컴컴한 복도에 숨어 있는 나를 지나쳐 밖을 힐끗 쳐다보기만 하더니, 문을 단단히 닫았다.

자물쇠가 철컥 잠기는 소리가 들렸다.

나무 문 너머로, 이제는 방 안에 그들과 함께 있는 지혁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들렸다.

“계획대로 다 돼가?”

“완벽하게.”

주원이 대답했다.

“그 여잔 아무것도 의심 못 해.”

그는 채린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다루듯 품에 안아 들고, 문에서 멀리 떨어진 스위트룸 안쪽으로 옮겼다.

마침내 다리에 힘이 풀렸다. 나는 벽을 따라 미끄러져 내렸다. 온몸이 걷잡을 수 없이 떨렸다.

바로 그때, 손에 쥔 휴대폰이 울렸다. 발신자 표시에 ‘강주원’이라고 떠 있었다.

내 손가락이 떨리며 통화 버튼을 눌렀다.

“자기야.”

그의 쌍둥이, 지혁의 명랑하고 거친 목소리가 귓가를 채웠다.

“잘 자라고 전화했어. 보고 싶다.”

역겨움에 속이 뒤틀렸다.

“강주원.”

나는 속삭였다. 내 목소리는 터져 나오지 못한 눈물로 갈라지고 메마져 있었다.

“우리, 끝났어.”

“뭐라고, 자기야?”

그가 물었다. 빌라 밖에서 바람이 울부짖었고, 그는 소음 때문에 내 말을 듣지 못한 게 틀림없었다.

“잘 안 들려. 내일 보자, 알았지? 사랑해.”

그가 전화를 끊었다.

그 마지막 말이 물리적인 타격처럼 나를 덮쳤다. 그는 내 말조차 듣지 못했다. 나의 자유 선언, 나 자신의 일부를 되찾으려는 나의 마지막 필사적인 시도는 바람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나는 그곳, 내가 있어서는 안 될 호텔의 차가운 바닥에 앉아 마침내 눈물을 터뜨렸다. 나는 이 남자에게 내 심장, 내 영혼, 내 온 세상을 주었다. 그리고 그는 그 모든 것을 빼앗아 가고, 나에게 텅 빈 무덤 외에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을 계획이었다.

글쎄, 그는 틀렸다.

나는 손등으로 눈물을 닦았다. 내 사랑은 버려질 선물이 아니었다. 그것은 내 일부였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되찾을 것이다.

휴대폰이 다시 울렸다. 익명의 번호로부터 온 또 다른 메시지였다.

이번에는 경고가 아니었다. 제안이었다.

[선택권을 가진 건 그놈만이 아니야. 당신도 마찬가지. 새로운 거래에 관심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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