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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운명을 바로 잡다
엇갈린 운명을 바로 잡다

엇갈린 운명을 바로 잡다

30 회차
완결
회안후부의 적녀 운여정은 가짜 딸 운선영의 계략에 빠져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다. 과거로 회귀한 그녀는 더 이상 가족의 사랑을 갈구하지 않고 자신의 운명을 되찾기 위한 복수를 시작한다. 판타지 요소가 가미된 로맨스 소설 엇갈린 운명을 바로 잡다에서 그녀의 치밀한 복수극과 미스터리한 진실을 확인해 보세요. 인기 있는 fantasy novel을 찾는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웹소설입니다.
엇갈린 운명을 바로 잡다 - 1화

"일어나시오, 빨리 일어나란 말이에요!"

누군가 몸을 잡고 흔드는 느낌과 함께 귀가 찢어질 것 같은 날카로운 소리에 운여정은 힘겹게 눈을 떴다.

그녀의 팔을 잡고 흔들던 계집년이 눈을 희번덕거리며 짜증스러운 말투로 말했다. "오늘 노부인의 생신 잔치인데, 눈을 떴으면 빨리 일어날 것이지. 아가씨 때문에 또 꾸중 듣게 생겼잖아요!"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운여정은 죽기 전 순간의 모습과 눈앞에 펼쳐진 광경이 겹쳐 환영처럼 느껴졌다.

쇠사슬이 뼈를 꿰뚫고, 채찍이 살갗을 파고들며 맹독에 창자를 찢었다. 잔인하기 그지없는 고문에 감옥 바닥이 그녀의 피로 물들었다.

온갖 수모와 고문 뒤에 목숨을 잃은 그녀는 시신조차 온전하지 않았다.

짙은 피 냄새가 여전히 코끝을 찌르는 듯 했고, 몸 곳곳에 사라지지 않는 고통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것 같았다.

운여정이 천천히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해 몇번 심호흡을 했다. 그제서야 고통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 같았다.

눈앞에는 은방울 꽃을 수놓은 휘장이 드리워져 희미한 촛불에 일렁이며 겹쳐 보였다. 그것은 그녀가 혼례를 올리기 전, 그녀의 처소에서만 볼 수 있었던 독특한 자수의 휘장이었다.

마침내 정신을 차린 운여정이 고개를 비스듬히 돌리자 계집종의 다소 풋풋한 얼굴에 시선을 고정했다.

계집종은 그녀의 시중을 들던 향단이자, 전생에 그녀를 괴롭혀 비참한 죽음에 이르게 만든 놈들 중 하나였다.

멍한 그녀의 표정을 흘겨본 향단의 얼굴에 뚜렷한 혐오감이 번지더니 빈정거리는 말투로 말했다. "연화 못 물도 그리 깊지 않은 것 같으니 힘든 척은 하지 마십시오."

"귀한 몸인 큰 아가씨가 빠져도 괜찮았는데, 시골에서 올라와 우락부락한 몸을 가진 아가씨의 몸에 무슨..."

계집종이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침상에서 벌떡 몸을 일으킨 운여정이 향단의 뺨을 내리치는 것이다.

손바닥이 저려오는 느낌을 받은 운여정은 그제야 자신이 환생했다는 사실을 확신하게 되었고, 오늘이 바로 그녀의 인생을 송두리째 바꿔줄 날이라는 것도 떠올렸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뺨을 감싸 쥔 향단이는 완전히 넋을 잃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둘째 아가씨는 시골에서 상경한 지 며칠도 지나지 않았는데, 겁이 많고 소심한 그녀는 벌써 웃음거리가 되었다.

후부인, 즉 둘째 아가씨의 생모 주문숙은 그녀의 소심한 성격은 물론이고 어린 시절부터 시골에서 자랐다는 사실을 마음에 들지 않아했다. 종놈들 앞에서 꾸짖는 건 물론이고 마주치는 것조차 꺼렸다.

생모가 그러하니 후부의 다른 사람들은 더 말할 것도 없었고, 이젠 종놈들조차 그녀의 머리 위에 기어오르려고 했다.

이전의 운여정이었다면 반항은 물론이고 계집종에게 손을 대는 일은 더더욱 없었을 것이다.

볼에서 전해지는 날카로운 통증에 정신이 번쩍 든 향단이 미간을 잔뜩 일그러뜨리고 소리를 내질렀다. "이런 천한 것이. 감히 네가 후부인의 사람인 내 뺨을 때려?"

계집종을 내려다보는 운여정의 싸늘하게 식은 두 눈에 어떤 감정도 보아낼 수 없었다.

계집종과 입씨름할 가치도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다시 손을 번쩍 들어 향단의 얼굴을 내리쳤다.

자기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계집종이 다시 날뛰지 못하게 하려면 매운맛을 보여줘야 한다.

향단은 머리가 어지럽고 양쪽 뺨은 마치 벌에 쏘인 듯 쓰리고 아팠다.

그녀는 운여정이 미쳤다고 확신하며 모진 욕설을 낮게 중얼거렸다.

"그래, 네가 드디어 본성을 드러내는구나. 나를 때렸다는 건 부인의 낯을 때렸다는 것과 같다. 부인께서 너를 얼마나 증오하는데, 이제 너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향단이 후부인을 언급하자 높게 치켜든 운여정의 손이 허공에 잠시 멈칫했다.

전생에 떠돌이 생활을 했었던 그녀는 가족의 온정을 얼마나 바랐는지 모른다. 이후 후부 사람들과 가까워지기 위해 굴욕까지 참아가며 버티고 또 버텼었다.

그녀는 항상 자신이 부족하고 모자라서 어머니와 후부 사람들이 자신을 미워한다고 생각했었다.

이미 환상을 한 지금. 그들의 추한 민낯을 이미 똑똑히 본 그녀는 다시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다.

운여정이 자리에 멈칫한 것을 본 향단은 역시 그녀가 후부인을 무서워 한다고 생각하며 의기양양해하기도 전에, 전보다 더 강한 통증이 얼굴에서 전해졌다.

그제야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한 향단이 머뭇거리며 고개를 들자 운여정의 차갑게 식은 눈빛이 희미한 촛불 아래 더욱 싸늘하게 빛나고 있는 것이다.

분명 전과 같은 사람이었지만, 눈빛 한 번에 온몸이 굳어지는 것은 물론이고 등줄기에 식은땀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향단이 용서를 구하려 할 때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늦었고, 두 볼이 퉁퉁 부어 눈도 뜰 수 없는 상태였다.

방 안에서 폭죽이 터지는 듯한 소리가 한참이나 들려오는 것을 들은 진어멈은 문제가 생긴 건 아닐까 걱정되어 서둘러 문을 열고 들어왔다.

문을 열자마자 향단의 얼굴이 퉁퉁 부어 오른 것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라 외쳤다.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진어멈은 노부인이 그녀의 시중을 들도록 보내온 사람이다.

전생에 향단은 후부인 주문숙의 권위를 앞세워 갖은 수단으로 운여정을 괴롭혔지만, 그녀는 친모에 대한 헛된 친정에 빠져 진상을 파헤치지 못했다.

유독 진어멈만 그녀를 진심으로 위해주고 생각해 주는 좋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향단의 이간질로 인해 운여정은 진어멈을 멀리하게 되었고, 결국 진어멈과 할머니의 마음을 서운하게 만들었다.

다시 진어멈을 만나게 된 지금, 운여정은 심란했던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았다.

그녀가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어멈, 마침 잘 왔네. 분수도 모르고 함부로 지껄이는 계집종을 더 이상 곁에 둘 수 없다. 어멈은 어서 이년을 팔아버리거라. "

진어멈은 경악에 가까운 얼굴로 운여정을 쳐다봤다.

이전에 향단이 아무리 무례를 범하고 분수를 몰라도 둘째 아가씨는 여전히 향단 계집을 제일 신뢰했었는데...

그러던 어느 날, 향단의 무례가 정도를 벗어났다고 판단한 진어멈이 향단이를 꾸짖자 운여정이 중재에 나섰고 결과, 곁에 향단이 계집만 남겨두었다.

자리에 멈춰선 진어멈은 바닥에서 힘겹게 숨을 몰아 쉬고 있는 향단이를 가만히 내려다봤다.

운여정은 눈을 가늘게 뜨고 물었다. "진어멈?"

급기야 정신을 차린 진어멈은 바로 밖에서 대기하고 있는 종놈을 향해 명했다. "여봐라, 이 무례한 계집년을 끌고 가서 가두어 내일 아침 일찍 노부인께 아뢴 후 팔아 버리거라."

진어멈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몸집이 우람진 어멈 몇 명이 향단의 팔을 잡고 밖으로 끌어냈다.

향단은 그제야 운여정이 진짜로 자신을 내치려는 걸 알아차렸다.

예전엔 그저 '후부인' 이라는 말만 꺼내도 반항도 없이 고분고분 따랐었던 그녀였다.

향단이 당장에 무릎을 꿇고 구걸하고 싶었지만, 입에는 이미 더러운 걸레게 물려진 바람에 끙끙 대기만 할 뿐 아무 소리도 내지 못했다.

싸늘하게 식은 얼굴로 돌아선 운여정은 향단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고 진어멈에게 분부했다.

"오늘은 할머니 생신이시니 즐거운 날 어떤 소란도 피우면 안 되니, 바로 뒷문으로 끌고 나가 팔아버리는 게 좋겠다."

향단이 모진 고통을 참아내며 버둥거렸지만, 몸집이 우람진 어멈의 힘을 당해낼 수는 없었다.

곧바로 별원에서 더이상 그녀의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진어멈은 걱정 가득한 눈빛으로 운여정을 바라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둘째 아가씨, 부인께 향단 계집을 내쳤다는 말을 어떻게 전하실 생각이십니까?"

"저택에 예의도 모르는 계집이 있다는 소문이 퍼지면 어머니께서 종놈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했다는 오해를 받지 않겠나. 내가 어머니를 대신해 처리했으니, 결국 어머니를 위한 것이 아니겠는가?" 운여정은 말을 하면서 진어멈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어멈은 내가 옷을 갈아입는 것을 도와주시게. 더 지체했다간

생신 잔치에 늦을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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