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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가 된 왕과 적녀(嫡女)의 사랑
불구가 된 왕과 적녀(嫡女)의 사랑

불구가 된 왕과 적녀(嫡女)의 사랑

96 회차
완결
배신으로 비참한 죽음을 맞았던 소혜월은 과거로 회귀해 가문을 무너뜨린 원수들을 향한 처절한 복수를 시작한다. '불구가 된 왕과 적녀(嫡女)의 사랑'은 부패한 조정을 뒤흔드는 긴박한 액션과 치밀한 미스터리가 결합된 판타지 소설이다. 그녀는 경성의 피바람 속에서 장애를 가진 황자 운정환과 조우하며 운명적인 모험을 펼친다. 복수와 생존을 다룬 이 romance novel은 정해진 운명을 바꾸려는 강렬한 서사를 담고 있다.
불구가 된 왕과 적녀(嫡女)의 사랑 - 1화

"악!"

악몽에서 깨어난 소혜월은 온몸이 식은땀으로 흥건했다.

'꿈이었나?'

이때, 몸종 언년이 기쁜 얼굴로 달려오며 외쳤다.

"아가씨! 드디어 깨셨군요!"

소혜월은 언년을 보고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는 이불을 꽉 움켜쥔 채 주위를 둘러보았다. 방안의 장식들이 너무 눈에 익었다.

'이곳은 저승인가? 아니면…'

'나... 이미 죽은 게 아니었나?'

"아가씨께서 강물에 몸을 던졌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부인님께서 충격을 받고 기절하셨습니다. 부인님께서는 깨어나신 후 매일 아가씨 곁을 지키시다가 오늘은 대법사에 기도를 올리려 떠나셨습니다. 아가씨께서 무사히 깨어나신 걸 보면 부인님의 정성이 부처님을 감동시키신게 분명합니다."

소혜월의 시선은 언년에게 계속 머물렀고, 마음 깊은 곳에서 의문이 피어 올랐다.

'나... 환생한 건가?'

그녀는 팔다리가 잘린 채 옥에 갇히지 않았고 외할아버지 일가도 연좌제로 몰살을 당하지 않았다.

'모든 걸 되돌릴 수 있어!'

그리고 언년…

언년을 바라보는 소혜월은 코끝이 시큰해졌지만 애써 눈물을 참았다.

전생에 언년은 그녀를 구하려다 소효정에게 잡혀 능지처참을 당하는 비극을 맞이했다.

'이번 생엔 반드시 널 지켜주마!'

"아가씨, 괜찮으세요?"

언년은 소혜월이 멍하니 있는 모습을 보고 그녀의 눈 앞에서 손을 흔들어 보며 말했다.

"아가씨, 걱정하지 마세요. 의원님께서 말하시길 깨어나기만 하면 괜찮아질 거라고 하셨습니다."

언년의 말에 소혜월은 정신을 차렸다.

'물에 빠졌다라... 그래! 소효정의 짓이야!'

전생에 소효정은 일부러 소혜월을 불러 내 함께 배를 타며 꽃놀이를 즐겼다.

소혜월을 물에 빠뜨려 외할아버지의 생신 잔치에 참석하지 못하게 하는 게 바로 소효정의 목적이었다.

그러면 소효정은 소혜월의 시와 서예솜씨로 잔치에서 빛을 발할 수 있었으니까.

반면 소효정의 계략에 놀아 난 소혜월은 사랑에 눈이 멀어 강에 몸을 던진 여자로 낙인이 찍힐 것이다.

'아마 지금쯤, 소혜정은 운지원과 몰래 손을 잡았겠지.'

그게 아니라면 소효정이 그녀 앞에서 자꾸만 운지원을 입에 올리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 소효정은 기회만 생기면 운지원의 칭찬을 늘어 놓았다. 그 결과, 호랑이를 집안에 들이는 꼴이 되었고 외할아버지 일가와 그녀는 처참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하늘이 그녀를 가엽게 여겨 그녀에게 다시 시작할 기회를 주었다.

'소효정, 이 번 생엔 절대 네 맘대로 되지 않을 거야. 그리고 내게 속한 모든 것들, 전부 빼앗아 올 거야!'

언년은 아무 말 없이 침상에 앉아 생각에 잠긴 소혜월을 보며, 그녀의 걱정을 달래주고자 말을 건넸다.

"아가씨, 너무 걱정 마세요. 부인님게서 말하시길 아가씨께서 깨어나시면 두 번 다시 지원세자 저하와 연을 끊으라 강요하지 않겠다고 하셨습니다."

소혜월이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입을 열려던 그때, 밖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동생아, 내 동생 소월아. 몸은 괜찮느냐?"

소혜월은 온 몸이 굳었고 심지어 가볍게 떨리기 까지 했다.

두려움이 아니었다. 흥분이라고 말 하는 게 더 정확할 것이다. 죽어 서도 잊지 못할 목소리를 들었으니 말이다.

바로 소효정의 목소리였다.

안에서 응하지도 않았는데 소효정이 다짜고짜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더니 소혜월의 팔을 덥석 잡았다.

극에 달한 원한에 소혜월은 마치 바늘로 심장을 찌르는 듯한 통증을 느꼈고 그녀는 혀끝을 깨물며 마음속의 증오를 눅잦혔다.

소효정은 달콤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혜월아, 이제 좀 괜찮아 보이는구나. 네가 호수에 빠졌을 땐 정말 많이 걱정했어."

소혜월은 말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소효정을 응시했다.

현재, 소효정은 소씨 가문에 들어 온지 얼마 되지 않았다. 소혜월의 친부 소진섭은 소효정이 본가 쪽의 먼 친척이라 둘러댔다. 소싯적 과거 공부를 할 때, 소효정의 아버지에게 많은 신세를 졌으니 소효정의 아버지가 별세를 한 지금 그 은혜를 갚기 위해 소효정 모녀를 경성으로 불러 온 거라 했다.

소혜월이 물에 빠졌을 당시, 소효정은 그녀를 구해줬을 뿐만 아니라 세심히 보살피며 곁을 지켰다. 그런 소효정의 모습에 소혜월의 친모는 크게 감동한 나머지 그녀를 양녀로 삼겠다는 소진섭의 제안에 동의했다.

그 뒤로 소효정은 의식주 모든 면에서 소혜월과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되었다.

모르는 사람은 그녀가 소부의 적녀인 줄 알 정도였다.

전생에 소혜월은 소효정을 진심으로 대했고 조금도 경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것이 모든 비극의 시작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결국 외할아버지 일가는 모조리 몰살당하고 말았고 그녀는 사지가 잘려 나간 채 처참한 죽음을 맞이해야 했다.

'같은 실수를 절대 반복하지 않겠어.'

소혜월은 자신의 손을 잡고 있는 소효정의 손을 떼어내며 미소를 지었다.

"저는 괜찮습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소효정은 그녀의 차가운 태도에서 거리감이 느껴졌다.

그녀는 멈칫하더니 이내 자책하는 모습을 보였다.

"혜월아, 다 내 탓이다. 난 아버님이 너와 지원 저하의 관계를 반대 하시는 걸 뻔히 알면서도 중간에서 서신을 전해 주고 심지어 지원 저하를 불러내 너와 만날 수 있게 자리를 만들었지. 이번에 네가 호수에 빠진 것도 결국은 내가 초래한 거나 다름없다. 만약 네게 무슨 일이라도 생겼더라면..."

"찰싹!"

소효정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소혜월이 그녀의 뺨을 세게 때렸고 찰진 소리가 유난히 선명하게 들렸다.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고개를 든 소효정의 얼굴에는 손자국이 선명하게 찍혀 있었다.

"혜월아... 이게 무슨...?"

'이년이 미쳤나? 감히 나를 때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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