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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늦은 남편의 후회
너무 늦은 남편의 후회

너무 늦은 남편의 후회

56 회차
완결
로맨스 소설 <너무 늦은 남편의 후회>는 아내 최수하의 죽음 뒤에 숨겨진 추악한 진실을 쫓는 현대물 복수극입니다. 뇌종양으로 죽어간 아내의 결백과 희생을 알게 된 주인공은 죄책감을 딛고 민샛별을 향한 처절한 응징을 시작합니다. 미스터리한 사건 속에서 펼쳐지는 강렬한 액션과 반전, 인기 있는 fiction fantasy romance books 스타일의 전개를 지금 확인하세요.
너무 늦은 남편의 후회 - 1화

나는 아내 최수하를 증오했다. 그녀가 나를 배신하고 내가 사랑하는 여자, 민샛별을 해쳤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뇌종양 말기 판정을 받고 고통스러워하는 그녀를 나는 끝까지 외면하고 조롱했다. 결국 그녀는 내 눈앞에서 비참하게 죽어갔다.

하지만 아내의 죽음 후 모든 진실이 드러났다. 그녀는 나를 지키기 위해 모든 오명을 뒤집어썼고, 죽는 순간까지 나를 사랑했으며, 심지어 민샛별을 살리기 위해 자신의 심장까지 기증했다.

내가 뱉은 잔인한 저주가 그녀를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나는 미쳐버릴 것 같았다. 후회와 죄책감에 몸부림쳤지만, 그녀는 이미 내 곁에 없었다.

절망 속에서 아내의 유품마저 훔쳐 달아나는 민샛별의 비열한 미소를 목격한 순간, 나는 결심했다. 내 남은 인생 전부를 걸고, 내 아내의 삶을 망가뜨린 모든 것들에게 가장 잔혹한 복수를 선물하겠다고.

제1화

최수하 POV:

몸이 부서질 것 같은 고통 속에서도 나는 그를 기다렸다.

눈을 뜨자마자 찾아온 극심한 두통은 나를 침대에 묶어두는 듯했다. 어지러움이 온몸을 휘감아 일어날 엄두조차 나지 않았다. 손끝 하나 움직이는 것도 버거웠다. 나는 간신히 몸을 일으키려 애썼지만, 침대 매트리스에 파묻히는 듯한 무력감에 다시 쓰러질 뻔했다.

그때였다.

복도 저 멀리서 익숙한 발소리가 들려왔다. 느리지만 분명한 발걸음. 병혁이었다.

나는 몸을 가누기 힘든 와중에도 필사적으로 손을 뻗어 침대 옆 협탁을 더듬었다. 차가운 유리병이 손에 잡혔다. 진통제. 하지만 지금은 약조차 삼킬 기운이 없었다.

병혁의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졌다. 나는 심장이 터질 것처럼 뛰는 것을 느꼈다.

나는 마지막 남은 힘을 쥐어짜 문을 향해 몸을 돌렸다. 그리고 그가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나는 그의 이름을 불렀다.

"병혁아."

내 목소리는 몹시 갈라져 있었지만, 내겐 이 한마디를 내뱉는 것조차 너무나 아픈 일이었다. 그의 이름이 내 입술을 스칠 때마다 날카로운 칼날이 심장을 꿰뚫는 듯했다.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하지만 그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고 무심했다. 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저 멈춰 설 뿐이었다. 나는 그의 시선 속에 내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어디 갔다 이제 와?"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내 목소리는 불안하게 떨리고 있었다. 마치 길 잃은 아이처럼, 그의 대답 하나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듯했다.

그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싸늘한 시선으로 나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뒤돌아섰다. 그의 넓은 등은 나에게 절망감을 안겨주었다.

내 심장이 발아래로 곤두박질치는 것 같았다. 온몸의 피가 식어버리는 기분이었다. 나는 간신히 몸을 지탱하던 힘을 잃고 비틀거렸다. 모든 것이 흐릿해지는 것 같았다.

"잠깐만."

나는 마지막 힘을 다해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차가운 옷감의 감촉이 내 손끝에 닿았다. 그것은 마치 내가 그를 붙잡고 있는 유일한 끈인 양 느껴졌다.

갑자기 아랫배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치솟았다. 으스러지는 듯한 고통에 나는 숨을 들이쉬지 못하고 헉 하고 숨을 들이켰다. 온몸이 경련하는 것 같았다.

"이젠 하다 하다 이런 유치한 연극까지 해?"

그는 내 손을 뿌리치려 애쓰며 분노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그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내가 아픔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는 조금의 동정심도 보이지 않았다.

나는 고통에 찬 얼굴로 간신히 그의 옷자락을 놓았다. 하지만 내 손은 여전히 그의 옷깃을 스치듯 붙들고 있었다. 놓아버리고 싶지 않은 간절함이 내 온몸을 지배했다.

"병혁아, 나... 병원에 좀 데려다줘. 너무 아파."

내 목소리는 애원하듯 떨렸다. 나는 평소에는 그에게 이런 부탁을 절대 하지 않았다. 나 혼자 모든 것을 감당하려 애썼다. 하지만 지금은, 지금만큼은 정말 혼자 감당할 수 없었다.

그는 내 말을 듣고 다시 몸을 돌렸다. 그리고는 차가운 시선으로 나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눈빛은 마치 내가 벌레라도 되는 양 보는 듯했다.

갑자기 그의 입가에 비웃음이 걸렸다. 섬뜩하고 잔인한 미소였다.

"연기 실력이 전보다 더 형편없어졌네, 최수하."

그는 내 말을 비웃듯 말했다.

그는 거칠게 내 손을 뿌리쳤다. 내 손목이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며 욱신거렸다. 하지만 물리적인 고통보다 더 아픈 것은 그의 차가운 말이었다.

그는 내 턱을 거칠게 움켜쥐었다. 그의 손아귀에 잡힌 턱이 아팠지만, 나는 저항할 수 없었다. 그의 눈은 증오로 가득 차 있었다.

"네가 감히 나를 배신하고 민샛별에게 그런 짓을 저질렀는데, 내가 너를 용서할 거라고 생각했나?"

그의 목소리는 낮게 으르렁거렸다.

그는 섬뜩하게 웃었다. 그 웃음소리는 내 귀에 악마의 속삭임처럼 들렸다.

"네까짓 게 죽든 말든 나랑은 아무 상관 없어. 차라리 지금 당장 죽어버려."

그의 잔인한 말이 비수처럼 날아와 내 심장을 꿰뚫었다.

그의 저주를 듣는 순간, 내 몸은 파르르 떨렸다. 심장이 멎는 것 같았다. 세상의 모든 소리가 사라지고, 오직 그의 잔인한 말만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는 더 이상 나를 쳐다보지도 않고 방을 나섰다.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닫혔다. 나는 홀로 남겨졌다.

극심한 통증에 나는 무릎을 꿇고 쓰러졌다. 바닥에 이마를 대고 엎드리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나는 간신히 손을 뻗어 휴대폰을 잡았다. 손가락이 떨리는 와중에도 나는 119를 눌렀다.

눈을 떴을 때는 낯선 병실 천장이 보였다.

나는 손에 들린 검사 결과지를 멍하니 바라봤다. 뇌종양 말기. 내 눈빛은 텅 비어 있었다. 그 글자들이 내 눈앞에서 춤을 추는 듯했다.

"수하야, 괜찮아?"

익숙한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내 오랜 친구이자 의사인 지연이었다. 그녀는 내 손에서 검사 결과지를 빼앗아 들었다.

"지연아, 나 괜찮아."

나는 애써 웃었지만, 내 미소는 몹시 부자연스러웠다. 내 몸은 이미 망가진 지 오래였다.

"이게 무슨 일이야... 다른 병원에서 받았다고? 믿을 수 없어."

지연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녀는 검사 결과를 꼼꼼히 확인했다.

"혹시... 오진일 수도 있잖아. 다시 한 번 확인해줄 수 있을까?"

나는 간절한 눈빛으로 지연을 바라봤다.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이었다.

지연은 아무 말 없이 내 손을 잡았다. 그녀의 손은 따뜻했지만, 내 마음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걱정 마, 수하야. 내가 다시 검사해줄게. 분명히 괜찮을 거야."

그녀는 나를 안심시키려 애썼지만, 나는 그녀의 눈빛에서 불안감을 읽을 수 있었다.

며칠 후, 다시 검사가 진행되었다. 나는 초조하게 결과를 기다렸다. 작은 희망조차 품지 않으려 애썼지만, 내 마음 한구석에는 여전히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기적은 없었다.

지연은 침통한 표정으로 내게 말했다.

"수하야, 미안해... 결과는 같아."

나는 멍하니 앉아 있었다.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것 같았다.

"나... 얼마나 남았어?"

내 목소리는 마치 남의 목소리처럼 낯설게 들렸다.

지연은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녀의 눈빛은 흔들림 없이 나를 바라봤다.

"수하야, 우리가 최선을 다할게. 포기하지 마."

그녀는 내 손을 잡고 강하게 쥐었다. 하지만 나는 그녀의 눈빛 속에서 절망을 봤다.

나는 그녀의 눈을 피하고 얼굴을 감싸 쥐었다.

"아니야... 아니야... 거짓말이지?"

나는 흐느껴 울었다. 내 몸이 통제 불능으로 흔들렸다. 모든 것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었다.

지연은 아무 말 없이 나를 안아주었다. 그녀의 품은 따뜻했지만, 나는 여전히 홀로 고통 속에 있었다.

내 몸은 죽어가고 있었다. 마치 병혁과의 결혼 생활처럼. 시작부터 삐걱거렸고, 결국에는 이렇게 망가져 버렸다.

어둠 속에 홀로 앉아 있었다. 불을 켤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모든 것이 어둠 속에 갇히는 것이 차라리 편했다.

저 멀리서 자동차 소리가 들렸다. 병혁이 돌아왔다. 나는 몸을 잔뜩 웅크렸다.

문이 열리고, 거실에 불이 켜졌다. 병혁은 나를 발견하고 잠시 멈칫했다. 그는 내 쪽을 힐끗 보더니 아무 말 없이 계단을 향했다.

"병혁아."

나는 그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그는 멈추지 않았다. 그의 발걸음은 여전히 냉정하고 단호했다.

나는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내 안의 모든 감각이 마비된 것 같았다. 나는 마지막 남은 용기를 쥐어짜냈다.

"우리, 이혼하자."

나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내 목소리는 놀랍도록 침착했다. 내 안의 모든 것이 부서져 내리고 있었지만, 나는 아무렇지도 않은 척했다.

병혁의 발걸음이 멈췄다. 그는 천천히 몸을 돌려 나를 향해 걸어왔다. 그의 그림자가 나를 덮쳤다. 나는 그의 얼굴을 찬찬히 뜯어봤다. 십 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를 사랑했다. 그의 눈빛, 그의 표정, 그의 모든 것이 내 삶의 전부였다.

"이젠 하다 하다 이런 식으로 또 연극을 해?"

그는 내 말을 비웃듯 말했다. 그의 목소리에는 경멸이 가득했다.

나는 몸을 일으켜 내 가방을 찾았다. 가방 속에는 며칠 전 미리 작성해둔 이혼 합의서가 들어 있었다.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진통제가 든 약병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잠시 멍하니 약병을 바라봤다.

나는 합의서를 꺼내 가방을 닫았다. 그리고는 그에게 합의서를 내밀었다.

"내가 이미 사인했어.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줄게."

나는 애써 밝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 심장은 갈가리 찢기는 것 같았지만, 나는 티 내지 않으려 애썼다.

"너, 민샛별 사랑하잖아. 행복하게 해줄게."

나는 그를 향해 희미하게 웃었다. 내 마음은 이미 너덜너덜해진 지 오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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