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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을 쓴 상속녀:그녀를 건드리지 마세요
가면을 쓴 상속녀:그녀를 건드리지 마세요

가면을 쓴 상속녀:그녀를 건드리지 마세요

52 회차
완결
20년 만에 가짜 신분을 벗어던진 윤나래의 반격이 시작된다. 가문에서 버림받은 그녀가 막대한 부를 지닌 진짜 가문의 여식으로 돌아와 뛰어난 재능으로 적들을 격파한다. 경성 서열 1위 재벌 상속자와의 로맨스가 얽힌 이 billionaire romance novels는 흥미진진한 mystery와 복수를 담은 현대판 romance novel입니다. 가면을 쓴 상속녀:그녀를 건드리지 마세요의 주인공이 펼치는 통쾌한 서사를 지금 확인하세요.
가면을 쓴 상속녀:그녀를 건드리지 마세요 - 1화

강성에 위치한 윤씨 가문의 저택은 불안한 침묵 속에 잠겨 있었다. 그 침묵을 깨뜨린 것은 점점 가까워지는 발소리였다.

"나래 언니, 이렇게 빨리 돌아온 거야?" 문에 기대어 서서, 비릿한 미소를 짓고 있던 윤여름이 말했다. "김 사장님이 나이가 좀 있긴 하지만, 여자가 원하는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야. 돈 많지, 힘있지, 믿음직스럽지. 그런 남자의 아내가 된다니, 언니는 진짜 좋은 기회를 잡은 거야."

이 말을 들은 윤나래의 표정이 굳어졌다.

윤여름이 뭐라 말하기도 전에, 윤나래가 앞으로 성큼성큼 다가가 그녀의 뺨을 힘껏 후려쳤다. 뺨을 때리는 온 소리가 방 안에 울려 퍼졌다.

"윤여름, 그렇게 좋은 '기회'라면 네가 잡지, 왜?" 윤나래의 목소리는 차갑게 날이 서 있었고, 그녀의 눈빛은 경멸로 가득 차 있었다. "네가 내 와인에 약 탄 거지?"

윤여름이 '악' 소리를 지르면서 얼굴에 선명한 손자국이 나타났다.

"윤나래! 이 정신 나간 게! 너 진짜 미쳤어?" 심옥란이 분노와 충격에 찬 얼굴로 다가오며 윤나래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감히 여름이를 때리다니!

이 배은망덕한 계집애 같으니라고!"

그랬다. 윤나래는 윤씨 가문의 딸이 아니었던 것이다.

석 달 전, 병원에서의 작은 사고가 모든 것을 뒤집었다. 윤나래가 부상을 입고 병원에 입원했을 때 했던 간단한 혈액 검사가 그녀의 삶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말았다.

희귀 혈액형이었던 윤나래의 혈액형은 그녀가 부모라고 믿었던, 윤홍걸과 그의 아내 심옥란의 것과 일치하지 않았다. 이 충격적인 사실이 때문에 화목했던 윤씨 가문의 행복한 삶은 산산조각이 났다. 윤나래는 이들의 친딸이 아니었던 것이다.

그렇게 윤씨 가문에서는 진짜 딸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총동원했고 결국 친딸인 윤여름을 찾아냈다. 윤여름은 마치 처음부터 윤씨 가문의 일원이었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윤나래의 자리를 차지했다.

그날 이후로, 윤나래는 오랜 시간 원래 윤여름의 것이었던 것들을 빼앗은 못된 사람이 되어버렸다. 한때 그녀가 누리던 모든 것들은 이제 당연하다는 듯이 윤여름의 것이 되었다.

윤홍걸과 심옥란은 윤여름의 잃어버린 시간을 보상해 주기 위해 무엇이든 해야만 했다.

하지만 단순히 윤나래를 내쫓는 것은, 그들이 오랫동안 투자한 시간을 허비한것만 같았다. 때마침 부유한 사업가이자 윤씨 가문의 지인인 김 사장이 윤나래에게 관심을 보였다. 결혼이라는 이름으로 윤나래를 김 사장에게 넘기면 10억 원이라는 거액을 받을 수 있었다.

이들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계획을 세웠다.

와인에 약을 타고 모든 것이 준비된 방으로 그녀를 밀어 넣어 김 사장과의 계약을 성사시키려 했다.

그러나 그들의 계략을 간파하한 윤나래는 가까스로 그곳을 빠져나왔다.

아니면 지금쯤은 이미 엎지른 물이 되겠지.

"여름이가 제 와인에 약까지 타 놓고, 절 조롱하고 모욕했어요. 뺨 정도는 충분히 맞을만하지 않나요?"

얼굴이 굳어진 윤여름이 입술을 떨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난 언니의 미래를 위해서 그런 건데.." 윤여름이 가식적인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엄마가 그러셨는데, 언니네 진짜 가족들은 지금 시골 달동네에서 살고 있대. 김 사장님과 결혼만 하면 언니 인생은 완전히 달라질 거야. 그게 얼마나 큰 축복인지 알아야지."

윤여름은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사실 속으로는 부글부글 끓고 있었다. '감히 날 때려?

꼭 갚아줄게. 곧.'

"부자랑 결혼하는 게 그렇게 좋은 기회면, 네가 하는 건 어때?" 윤나래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고, 비수처럼 날카로운 눈빛은 윤여름과 심옥란을 뚫을 듯했다.

"이 배은망덕한 것!" 심옥란이 분노에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어떻게 여름이를 너랑 비교하려 들어? 여름이는 너랑은 격이 다르다! 여름이는 이미 명망 있는 한씨 가문의 한엽풍과 약혼한 몸이야. 우리 고귀한 여름이랑 딱 맞는 집안의 남자라고!"

윤여름이 한 발 앞으로 나서며 살짝 미소 지었다. 그녀의 눈에 승리감이 번뜩였다. "맞아, 언니. 엽풍 오빠가 그러더라, 평생 함께하고 싶을 정도로 사랑하는 사람은 나 하나뿐이라고."

그제서야 깨달은 현실이 윤나래를 짓누르는 것 같았다. 한엽풍은 원래 윤나래의 약혼자였다. 그녀가 윤씨 가문의 친딸이 아니란 사실이 밝혀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하지만 진실이 드러난 순간, 둘의 약혼은 없던 일이 되어버렸다. 윤여름은 마치 원래 자신의 자리였던 듯 자연스럽게 윤나래의 자리를 차지했다.

그리고 한엽풍조차 놀랄 만큼 빠르게 윤여름에게로 마음을 돌렸다.

윤여름은 한참 동안 윤나래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부드러운 얼굴 선, 자연스럽게 광이 나는 피부, 그리고 타고난 우아함까지. 윤여름은 그 모든 것이 싫었다. 질투는 그녀의 가슴속에 뱀처럼 또아리를 틀고 독을 내뿜었지만 그녀는 완벽한 미소 뒤에 그것을 감추었다.

"걱정 마, 윤여름. 한엽풍 같은 남자는 절대 안 건드려. 너희 둘이 참 잘 어울려. 별 볼 게 없는 남녀가 쌍으로 잘 만났어. 그러니까 둘이 계속 잘해 봐. 꼭 붙어서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말고." 윤나래가 비웃음이 담긴 미소로 말했다.

점점 고조되는 상황을 보다 못한 윤홍걸이 나섰다. "나래야. 이게 다 너를 위해서다. 네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을 찾아준 거야. 그런데도 네가 끝까지 거부한다면.. 할 수 없지. 이제 네 친부모를 찾아가는 게 좋을 것 같구나." 윤홍걸은 심옥란과 윤여름의 계략을 모두 알고 있었지만, 막으려는 노력조차 하지 않았다.

이들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알았지만, 윤나래가 친딸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이상, 더 이상 그녀를 윤씨 가문에 남겨둘 수는 없었다.

윤홍걸이 체념한 듯 한숨을 내쉬며 봉투 하나를 꺼냈다. 안에는 200만 원이 들어있었다.

"이 돈이라도 받아라. 우리가 너를 청운현에서 데려온 실수에 대한 보상이라고 생각해. 네 친부모님은 아직 거기 계실 거다."

청운현. 황폐하고 가난한 지역, 기업들의 자선으로 간신히 유지되는 곳. 윤나래가 살아온 세상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곳이었다.

심옥란이 팔짱을 끼고 비웃었다. "여보, 진심이에요? 우리가 얘를 10년 넘게 키웠는데. 우린 이 애한테 빚진 것 없어요. 그런데 여름이를 때리기까지 한 애한테 돈까지 주겠다고요? 이런 배은망덕한 기생충한테?"

배은망덕? 기생충?

윤나래가 씁쓸한 웃음을 터뜨렸다.

마치 낡아버린 물건처럼 자신을 쉽게 버리려는 그들의 모습은 생각보다 깊이 그녀의 가슴을 찔렀다. 사실 윤나래는 자신이 이들의 친딸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큰 돈을 남기고 떠날까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생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우스울 뿐이었다.

윤홍걸은 사업을 경영할 만한 능력이 없었고, 심옥란은 그저 사치에만 몰두하는 사람이었다. 윤씨 그룹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던 건, 전적으로 윤나래의 보이지 않는 노력 때문이었다. 그녀가 손을 떼면 이 가문은 금세 무너질 게 뻔했다.

윤나래는 단단히 굳은 눈빛으로 자세를 바로잡았다.

"윤 사장님, 그 마음은 고맙지만 이 돈은 필요 없어요." 그녀는 침착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리고는 대답을 기다리지도 않고, 짐을 챙기기 위해 몸을 돌려 계단 위로 올라갔다.

윤여름도 서둘러 위층으로 따라갔다.

곧이어 윤나래는 어깨에 낡은 검은 색 가방 하나만 걸친 채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무슨 생각을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는 표정이었지만, 그녀의 발걸음엔 미련이 없었다.

이내 윤여름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윤나래의 뒤를 따라 내려왔다. "잠깐만, 언니! 왜 이렇게 서둘러? 이 옷들, 거의 새 거야. 이거 다 가져가. 언니 친 가족들이... 음... 그러니까... 좀 힘들게 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거든."

윤여름이 마음 쓰인다는 듯 상냥한 말투로 말했다. 그리고 일부러 윤나래의 가방을 잡아당겼다.

그러자 가방이 열리며 안에 있던 물건들이 대리석 바닥에 우수수 쏟아졌다. 그 소리에 방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의 시선이 쏠렸다.

쏟아진 평범한 물건들 중, 샤넬 팔찌 하나가 조명을 받아 유독 빛나고 있었다.

윤여름이 큰 소리로 숨을 들이마시며 손으로 가슴을 감쌌다. "이건... 이건 아빠가 저번 주에 나한테 준 팔찌잖아! 이게 왜 언니 가방에서 나와?"

윤나래의 입가에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

'역시, 마지막까지 나한테 뒤집어씌우는 거구나.'

윤나래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윤여름을 빤히 바라보았다. 쇼를 원한다면 제대로 보여주지.

"윤나래! 너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니!" 심옥란이 떨리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널 여태 키워 준 사람들한테 도둑질을 하다니! 우리가 너한테 해 준 게 얼만데! 네가 돈을 안 받으려고 한 이유가 이것 때문이었구나? 이미 더 비싼 걸 훔쳤으니 말이야! 집안 물건을 훔치다니, 이런 파렴치한 짓이 또 어디 있겠니!"

윤홍걸도 어두워진 얼굴로 눈살을 찌푸렸다. 그는 한 걸음 앞으로 나서며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나래야, 설명해 보거라. 내가 여름이한테 준 팔찌가 왜 네 가방에서 나온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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