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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몇 주 앞두고, 내 약혼자는 나만 잊었다.
결혼식을 몇 주 앞두고, 내 약혼자는 나만 잊었다.

결혼식을 몇 주 앞두고, 내 약혼자는 나만 잊었다.

74 회차
완결
<결혼식을 몇 주 앞두고, 내 약혼자는 나만 잊었다.>에서 7년 연애를 뒤로한 채 강태준은 가짜 기억상실로 주인공을 배신한다. billionaire romance books 특유의 긴장감 속에서, 내연녀를 위해 자신을 버린 약혼자의 잔인한 기만을 깨달은 그녀는 복수를 설계한다. mystery 가득한 거짓을 뚫고 오채원이라는 신분으로 새 삶을 시작하려는 대담한 선택. romance novel 팬들을 위한 완벽한 서사와 함께 진정한 자유를 향한 여정이 펼쳐진다.
결혼식을 몇 주 앞두고, 내 약혼자는 나만 잊었다. - 1화

강태준과의 결혼식이 몇 주 앞으로 다가왔다.

7년의 연애. 나는 우리의 미래가 완벽할 거라고 확신했다.

그런데 강태준은 머리를 다쳤다며 ‘선택적 기억상실’을 주장했다. 오직 나만 기억하지 못했다.

나는 그가 기억을 되찾게 하려고 애썼다. 그의 영상 통화를 엿듣기 전까지는.

“완전 천재적인 작전이었어.” 그는 친구들에게 자랑하고 있었다.

그의 기억상실은 결혼 전 인플루언서 클로이 반과 놀아나기 위한 가짜 ‘자유이용권’이었다.

심장이 무너져 내렸다. 나는 그의 거짓말을 믿는 척했다.

그가 대놓고 클로이와 시시덕거리는 것과 조롱하듯 보내오는 셀카 사진들을 모두 견뎌냈다.

그는 내 고통을 비웃었고, 클로이의 가짜 응급 상황을 우선시했다.

그가 일으킨 사고 후, 그는 다친 나를 버려두고 클로이부터 병원으로 보냈다.

심지어 경제적으로 나를 고립시키려 했다.

내 약혼자가 어떻게 이렇게 잔인하고 계산적인 괴물일 수 있을까?

그의 배신은 모든 추억을 독으로 물들였다.

그 끝없는 잔인함을 믿었던 내가 바보 같았다.

그의 뻔뻔함에 정신이 아득해졌다.

하지만 그의 희생양이 되지는 않을 것이다.

무너지는 대신, 차가운 계획이 머릿속에 피어올랐다.

나는 내 존재를 지우고, 오채원이라는 사람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다.

그와 나의 과거, 그리고 그의 약혼반지를 영원히 버리고 사라져 내 자유를 되찾을 것이다.

제1화

서아라는 진주가 촘촘히 박힌 작은 티아라를 집어 들었다.

결혼식 때 쓸 ‘새로운 물건’으로 준비한 것이었다.

강태준과의 결혼식이 이제 겨우 3주 남았다. 7년. 그들은 길고도 행복한 7년을 함께했다.

적어도 아라는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 태준은 그녀를 기억하지 못했다.

그녀의 얼굴도, 이름도, 함께한 7년의 세월 단 하루도.

의사들은 선택적 기억상실이라고 했다. 그가 꼭 해야 한다고 우겼던 바보 같은 ‘장애물 달리기 대회’에서 머리를 살짝 부딪힌 후였다. 그는 자신의 부모님도, 사업도, 심지어 빌어먹을 강아지 초코까지도 기억했다.

오직 서아라만 빼고.

“정말 미안해요.” 그의 눈은 언제나 아라를 향한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했었는데, 이제는 그저 정중한 혼란만이 담겨 있었다. “좋은 분 같은데… 저는… 당신을 전혀 모르겠어요.”

아라는 티아라를 내려놓았다. 손이 떨리고 있었다.

그를 기억나게 해야만 했다. 그들의 모든 삶이 ‘태준 & 아라의 미래’라고 적힌 상자들 속에 담겨 있었다.

그녀는 며칠 동안 그들의 아파트를 사랑의 박물관으로 만들었다.

거실 테이블 위에는 사진 앨범들이 쌓였다. 그가 가장 좋아했던 강릉 여행 앨범은 조개껍데기로 청혼하는 척 장난쳤던 페이지에 펼쳐져 있었다.

그녀는 그들의 노래를 틀었다. 연애 첫해에 우연히 들렀던 콘서트에서 발견한 잔잔한 인디 음악이었다.

그는 그저 정중하게 미소 지을 뿐이었다. “노래 좋네요.”

법무법인 사무장이자 그 어떤 변호사보다 거짓말 탐지 능력이 뛰어난 절친 김유미는 이 상황을 믿지 않았다.

“아라야, 이건 너무… 편리하지 않니?” 유미는 아이스커피를 저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결혼 몇 주 전에 약혼녀만 기억을 잃는다고? 이거 무슨 막장 드라마야?”

“머리를 다쳤잖아, 유미야.”

“‘살짝’ 다쳤다고 했지.” 유미가 정정했다. “아라야, 그냥 조심하라는 거야.”

아라는 손을 저었다. 믿어야만 했다. 그녀는 신경과 의사들을 알아보고, 기억상실 환자의 연인들을 위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했다. 그녀는 이 상황을 바로잡을 작정이었다. 그래야만 했다.

그녀는 태준의 서재에서 오래된 콘서트 티켓을 찾고 있었다. 의사는 익숙한 물건이 기억을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서재는 평소 태준의 스타일대로 정돈된 혼돈 상태였다.

그의 노트북이 열려 있었고, 영상 통화 창이 최소화된 채 활성화되어 있었다. 목소리가 들려왔다.

태준의 목소리. 웃고 있었다.

“…완전 천재적인 작전이라니까. 내 인생 최고의 아이디어야.”

아라는 얼어붙었다.

다른 목소리, 그의 대학 동기 중 한 명인 민혁이 낄낄거렸다. “그래서, 그 기억상실 연기가 진짜 먹힌다고? 걔가 믿어?”

“완전 제대로 낚였지.” 태준이 자랑했다. 아라는 그의 목소리에 담긴 능글맞은 미소를 들을 수 있었다. “얘들아, 한 달 더 자유가 생겼다. 내가 말했던 그 인플루언서, 클로이 반? 걔 완전 넘어왔어. 정착하기 전에 화끈하게 놀아볼 마지막 기회지.”

숨이 멎었다. 클로이 반? 수백만 팔로워에 거의 벗다시피 한 옷만 입는 그 여자?

“그러고 나선?” 다른 친구 준호가 물었다. “마법처럼 기억이 돌아오기라도 한대?”

“바로 그거지!” 태준의 웃음소리는 크고 거침없었다. “결혼식 직전에. 그럼 걘 내가 ‘기억’을 되찾았다는 사실에 안도하고, 고마워하겠지. 내 ‘병’ 때문에 있었던 사소한… 혼란 따위는 다 용서하고 잊어줄 거야. 아라는 항상 날 용서하거든. 그런 면에서 걘 진짜 보물이야.”

아라의 손가락에서 콘서트 티켓이 미끄러져 나갔다. 티켓이 바닥으로 팔랑이며 떨어졌다.

세상이 기울었다.

아버지의 웃는 얼굴, 그리고 이어지던 궁색한 변명들. 어머니의 눈물. 세차게 닫히던 문. 공기 중에 독처럼 떠다니던 ‘이혼’이라는 단어.

그때와 똑같았다. 역겨운 배신감.

신뢰는 금이 간 게 아니었다. 증발해 버렸다.

그녀는 소리 없이 서재에서 뒷걸음질 쳤다. 심장이 갈비뼈에 고통스러운 리듬으로 부딪혔다.

그는 그녀가 용서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걸 믿고 있었다.

그녀는 침실로 걸어 들어갔다. 부부로서 함께 써야 할 방이었다.

문 뒤에 걸린 웨딩드레스를 보았다. 순백의 드레스.

거짓말. 모든 게 거짓말이었다.

그와 결혼하지 않을 것이다.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내가 안다는 걸 그가 알게 해서는 안 됐다. 아직은.

그녀의 황무지 같은 마음속에서 작고 차가운 계획의 씨앗이 싹트기 시작했다.

일단은, 장단을 맞춰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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