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1
지난 3년간, 나는 알파 권이안의 운명의 상대였다. 그가 단 한 번도 인정해 주지 않은 이름뿐인 칭호였다. 그는 한로제라는 다른 여자를 사랑했고, 나는 그가 각인하기를 거부한, 그저 거추장스러운 대용품에 불과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던 그 밤, 나는 그가 가져다주기로 약속했던 구명 약을 달라고 애원했다.
그는 로제와 함께 있었다. 정신 연결 너머로 그녀의 웃음소리가 들려왔고, 그는 내 말을 끊어버렸다.
"하찮은 일로 귀찮게 하지 마."
그가 으르렁거렸다.
그의 연인은 꾀병을 부려, 아버지 곁에 있던 상급 치유사들을 모두 빼돌렸다. 내 운명의 상대가 다른 여자와 턱시도를 고르는 동안,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내 아버지의 목숨은, 내 반쪽이어야 할 남자에게 '하찮은 일'이었다. 그는 집착에 눈이 멀어 살인의 공범이 되었다.
하지만 그는 내가 무슨 짓을 했는지 전혀 몰랐다. 며칠 전, 그가 그녀의 전화에 정신이 팔린 사이, 나는 두꺼운 서류 뭉치 속에 종이 한 장을 슬쩍 끼워 넣었다. 그는 읽어보지도 않고 서명했고, 손목을 한 번 까딱이는 것으로 자신의 영혼을 잘라냈다. 그는 방금 '각인 거부 의식'에 서명한 것이었다.
제1화
지우의 시점:
롤스로이스 창문에 빗방울이 망치처럼 두드려댔다. 유리창을 때리는 작은 주먹들 같았다. 차 안의 침묵은 그보다 더 폭력적이었다. 묘비처럼 무겁고 차갑게 나를 짓눌렀다.
나는 고급 가죽 시트 가장자리에 위태롭게 앉아, 무릎 위에서 두 손을 꽉 쥐었다. 손마디가 하얗게 질려 있었다.
"이안 씨, 제발요."
내 목소리는 가냘프게 속삭임으로 흘러나왔다. 차 안의 숨 막히는 정적 속에서 너무나 연약한 소리였다.
"벌써 3년이나 지났어요. 팩의 원로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어요."
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그의 시선은 폭풍우가 몰아치는 앞길에 고정되어 있었고, 조각처럼 잘생긴 얼굴은 돌처럼 굳어 있었다. 갓 내린 눈이 쌓인 겨울 숲 같은, 날카로운 소나무와 차가운 흙 내음. 평소라면 내 영혼에 평화를 가져다주던 그의 향기가 오늘 밤은 폐를 조여오게만 했다.
"각인식은 그냥 형식일 뿐이에요."
나는 내 목소리에 밴 절박함이 싫었지만, 말을 이어갔다. 이번이 아흔아홉 번째 애원이었다. 나는 세고 있었다.
"각인식은 당신의 알파 자리를 굳건히 해줄 거예요. 우리 팩은 더 강해질 거고요."
그의 턱이 단단해졌다.
"난 이미 알파다. 내 자리를 굳건히 할 필요는 없어."
바로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우리의 냉전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부드러운 멜로디였다. 그가 화면을 흘끗 보자, 화강암 같던 표정이 녹아내렸다. 아주 미세한 변화였지만, 지난 3년간 그의 모든 미세 표정을 연구해 온 내게는 구름 사이로 해가 비치는 것과 같았다.
"잠깐만."
그의 목소리는 이제 낮고 따뜻한 속삭임이었다. 내게 하는 말이 아니었다.
그가 전화를 받자 변화는 완벽해졌다. 얼음은 사라지고, 우리가 처음 만난 날 이후로 내게는 한 번도 향한 적 없던 온기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로제."
그가 숨결처럼 이름을 불렀다.
"보름달 갈라 파티 준비는 다 됐어? 마침 네 생각하고 있었는데."
심장이 바이스에 짓눌리는 것 같았다. 로제. 언제나 한로제. 달의 여신이 그의 영혼에 내 이름을 외쳤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의 소꿉친구인 그녀가 진정한 운명의 상대라고 믿었다.
나는 창밖을 내다보았다. 빗줄기와 차오르는 눈물에 세상이 흐릿하게 번져갔다. 그는 계속해서 그녀와 통화했고, 그의 말들은 내가 가졌어야 할 삶의 그림을 그려냈다. 갈라 파티, 함께 나누는 미소, 누군가에게 소중히 여겨지는 삶.
그가 마침내 통화를 끝냈을 때, 얼음은 이전보다 더 차갑게 돌아왔다.
그는 팩 하우스에서 몇 킬로미터나 떨어진 한적한 도로변에 끼익 소리를 내며 차를 세웠다.
"내려."
감정이라곤 전혀 실리지 않은, 무미건조한 말이었다.
나는 혼란스러운 눈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네? 하지만 비가 이렇게 쏟아지는데…"
그의 눈이 번뜩였고, 가슴속에서 낮은 으르렁거림이 울렸다. 알파의 명령이 담긴 힘이 나를 덮쳐왔다. 그것은 물리적인 힘이었다. 눈 뒤와 뼈 속을 짓누르며 복종을 요구하는 압력이었다. 내 몸은 긴장했고, 근육들은 내 의지와 상관없이 그의 명령을 따르려 준비했다.
"말했잖아."
그는 부인할 수 없는 힘이 실린 목소리로 반복했다.
"집에 가서 네 분수를 되돌아보라고."
내 손이 저절로 문손잡이로 향했다. 내 안의 늑대가 그의 지배력 앞에 낑낑거리며 움츠러들었다. 이것이 팩 계급의 저주였다. 내 자신의 의지는 그의 명령 다음이었다.
내 손가락이 차가운 금속을 감싸 쥐는 순간, 주머니에 숨겨둔 휴대폰이 진동했다. 짧은 진동 한 번. 이현에게서 온 신호였다. 생명줄이었다.
'경로 확보. 일주일. 자유.'
기다리고 있을 줄 알았던 그 메시지가 내게 한 줄기 힘을 주었다. 견딜 수 있었다. 조금만 더.
"아버지 약 말이에요…"
내 목소리가 떨렸다.
"팩 약제실에서 약초가 거의 다 떨어졌다고 했어요."
이안은 짜증스럽고 조급한 한숨을 내쉬었다.
"자금은 이체해 두지. 그런 하찮은 일로 날 귀찮게 하지 마."
그는 뒷좌석을 가리켰다.
"내 비서가 드레스 몇 벌 배달시켰어. 갈라 파티 때 입을 거. 그중 하나 입어. 로제가 제일 좋아하는 디자이너 옷들이니까."
물론 그랬겠지. 똑같은 상자 다섯 개. 아마도 그녀가 좋아하는, 나를 창백하고 연약해 보이게 만드는 옅은 분홍색과 흰색 옷들로 가득 차 있을 것이다.
그의 휴대폰에서 또다시 알림음이 울렸다. 로제 전용 벨소리였다. 그가 그녀와 정신 연결을 열자, 그의 차가운 가면이 다시 녹아내렸다. 정신 연결은 신성한 교감으로, 보통 팩의 업무나 운명의 상대 간의 가장 깊은 친밀감을 나눌 때만 사용되었다. 그는 바로 내 앞에서 다른 여자와 시시덕거리기 위해 그것을 사용했다. 나는 그들의 연결이 공기 중에 낮게 울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들어갈 수 없는 그들만의 세상이었다.
"지금 가는 중이야."
그의 목소리는 애무와도 같았다. 그는 나를 보았지만, 그의 눈에는 이제 어떤 인식도 담겨 있지 않았다.
"차에서 내려, 지우."
이번에는 그의 목소리에 명령이 없었다. 그저 차갑고 단순한 무시였다. 그는 명령이 필요 없었다. 내가 복종할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문을 열고 폭우 속으로 나섰다. 차가운 비가 순식간에 나를 적셨고, 얇은 드레스가 피부에 달라붙었다.
그는 내가 문을 닫을 때까지 기다려주지도 않았다. 그는 가속 페달을 밟았고, 롤스로이스는 앞으로 튀어 나가며 흙탕물을 내게 퍼부었다. 모래 섞인 물이 다리를 따갑게 했다.
붉은 후미등이 폭풍 속으로 사라지자, 내 안의 늑대는 그저 낑낑거리지 않았다. 울부짖었다. 순수한 굴욕감에 찬, 소리 없는 고통스러운 절규였다.
그는 내가 약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영원히 그에게 매달릴 한심한 오메가라고 생각했다. 그는 아무것도 몰랐다.
한 달 동안, 그의 서재는 내 목표였다. 나는 마침내 그의 할아버지 초상화 뒤에 숨겨진 비밀 금고를 열었다. 비밀번호는 한심하게도 로제의 생일이었다. 안에는 팩의 비밀이나 재무 서류가 아니었다. 신전이었다. 그녀의 옷들로 가득 차 있었다. 스카프, 장갑, 심지어 실크 나이트가운까지. 모두 그녀의 향기로 진동했다. 그리고 그 옆에는 낡은 가죽 장정의 일기장이 있었다. 존재하지 않는 운명의 끈을 강제로 묶으려는 고대의 금지된 의식에 대해 자세히 기록되어 있었다.
그는 단지 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적극적으로 우리의 운명에서 나를 지우고, 내 영혼을 유령으로 대체하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달의 여신이 결코 용서하지 않을 배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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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2
지우의 시점:
나는 알파의 저택으로 비를 맞으며 걸어 돌아왔다. 비는 흙탕물은 씻어냈지만, 수치심은 씻어내지 못했다. 거대한 저택은 어둠 속에서 집이라기보다는 감옥처럼 우뚝 솟아 있었다.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나는 웅장한 계단을 지나쳐 우리, 아니 그의 침실로 직행했다. 짐을 싸기 시작했다. 가져갈 것은 많지 않았다. 낡은 책 몇 권, 어머니의 작은 보석함, 그리고 3년 전 이곳에 올 때 입었던 옷가지들이 전부였다.
나는 드레스룸을 열었다. 흰색과 파스텔 핑크의 바다였다. 이안이 나를 위해 사준 디자이너 드레스들이 줄지어 있었고, 하나같이 로제의 스타일을 완벽하게 복제한 것들이었다. 맨 구석, 작은 공간에 쑤셔 박힌 내 옷들이 있었다. 검은 청바지 몇 벌, 짙은 회색 스웨터 몇 개. 진짜 내 모습이었다.
내 대포폰이 다시 울렸다. 이현에게서 온 또 다른 메시지였다.
'중립 도시에 아파트 확보했어. 그곳에 은둔 중인 원로 한 분과도 연락해 뒀어. 네… 능력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거야. 널 기다리고 계셔.'
나는 메시지를 보며, 죄책감과 결의가 뒤섞인 이상한 감정이 뱃속에서 휘몰아치는 것을 느꼈다. 최이현, 실버크릭 팩의 알파. 그는 로제의 이복 오빠였고, 그녀가 얼마나 독사 같은 여자인지 꿰뚫어 보고 있었다. 그는 내게 보호와 탈출구를 제안했다. 나는 그가 내게 설명할 수 없는 끌림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나는 그것을 이용할 작정이었다. 그의 감정을 이용하는 것은 단순히 생존을 위한 열쇠가 아니었다. 그것은 이안과 로제, 두 사람의 등에 비수를 꽂을 수 있는 칼날이었다. 그 생각에 차갑고 만족스러운 전율이 흘렀다.
검은 스웨터를 개고 있을 때 침실 문이 열렸다. 이안이 서 있었다. 그의 몸에서는 로제의 역겨운 장미 향수와 비싼 와인 냄새가 났다. 그는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거기 있었군."
그는 여전히 축축한 내 모습을 무심하게 훑어보며 말했다.
"기분은 좀 나아졌나?"
나는 재빨리 여행 가방을 숨기고 그를 향해 돌아섰다. 얼굴에는 차분한 복종의 가면을 썼다. 3년 동안 완벽하게 익힌 가면이었다.
"네, 알파."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당신 말이 맞았어요. 제가 어리석었어요. 생각해 보니 제 분수를 알겠더군요. 당신이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될게요. 이름뿐인 파트너로요. 다시는 각인을 요구하지 않겠어요."
그의 눈썹이 놀라움으로 치켜 올라갔다가, 이내 흡족한 만족감으로 가라앉았다. 이것이 그가 항상 원했던 것이었다. 완벽하게 순종적인 인형.
"좋아."
그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정신을 차렸다니 다행이군."
하지만 그가 나를 보는 순간, 그의 얼굴에 다른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다. 짧고 거의 감지할 수 없는 찡그림. 짜증이었다. 그의 깊고 원초적인 부분, 나를 그의 짝으로 인식하는 그 부분이 나의 쉬운 항복에 짜증을 낸 것이다. 그 부분은 싸움을 원했다. 나를 원했다.
그는 한 걸음 더 다가왔고, 그의 알파의 존재감이 방을 가득 채웠다.
"내 후계, 그리고 블랙문 팩의 안정을 위해선 후계자가 필요해."
그는 마치 사업 합병을 논의하듯 말했다.
"갈라 파티가 끝나면 시작할 거다."
피가 차갑게 식었다. 그는 그의 마음과 영혼이 다른 여자에게 속해 있는 동안, 내 몸을 이용해 후계자를 낳으려 했다.
내가 대답하기도 전에, 로제의 벨소리가 그의 휴대폰에서 울렸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전화를 받았고, 그녀와 또 다른 정신 연결을 열면서 내게 등을 돌렸다.
"물론이지, 내 사랑. 사소한 팩 문제를 처리하는 중이었어. 곧 갈게."
그는 팩 조약과 우리 팩의 위장 회사인 '블랙문 그룹'의 기업 문서들로 가득 찬 책상으로 걸어갔다. 그는 서류에 서명하기 시작했고, 그의 주의는 서류 작업과 로제와의 정신적 대화로 완전히 나뉘어 있었다.
지금이 기회였다.
심장이 갈비뼈를 미친 듯이 두드렸다. 공포와 환희가 뒤섞인 거친 북소리였다. 나는 조용히 책상으로 다가가 그의 서명이 필요한 서류 뭉치를 집어 들었다.
"제가 도와드릴게요, 알파."
손의 떨림에도 불구하고 내 목소리는 차분했다.
그는 다른 곳에 집중한 채 인정의 의미로 끙 소리를 냈다.
떨리는 손가락으로, 나는 주머니에서 종이 한 장을 꺼내 그의 법무팀이 긴급 승인을 위해 보낸 80페이지짜리 적대적 인수 방어 전략서 맨 아래에 끼워 넣었다. 그가 절대 전부 읽지 않고 서명만 할 문서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내 문서는 이현이 찾아준 중립 지역의 변호사가 작성한, 다른 팩 간의 협정서처럼 보였다.
작고 격식 있는 글씨체로 쓰인 제목은 다음과 같았다.
각인 거부 의식.
나는 그 종이에 집중하며, 억눌러왔던 화이트 울프의 기운을 아주 희미하게 흘려보냈다. 마법이라고 할 정도는 아니었고, 그저 그 페이지를 평범하고, 기억에 남지 않는, 또 하나의 관료주의적인 서류 쪼가리처럼 보이게 할 정도였다.
나는 그가 문서에 차례차례 서명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의 펜이 페이지 위를 날아다녔다. 그는 무역 협정, 토지 허가, 자원 배분에 서명했다…
그리고 그는 마지막 페이지에 도달했다. 내 문서였다.
그는 읽어보지도 않았다. 그의 미간은 집중으로 furrowed, 그의 입술은 로제와의 조용한 대화를 계속하며 약간 움직였다.
그는 거만하고 힘찬 필체로 페이지 하단에 서명했다.
권이안.
손목을 한 번 까딱이는 간단한 동작으로, 그는 해냈다. 그는 자신의 운명의 상대를 버렸다. 그는 자신의 영혼을 잘라냈다. 그리고 그는 전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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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3
지우의 시점:
다음 날 아침, 나는 팩의 지휘 본부, 즉 블랙문 그룹의 CEO 층으로 위장된 곳으로 걸어 들어갔다. 가슴속은 텅 빈 느낌이었다. 서명된 거부 서류는 안전하게 숨겨져 있었고, 적절한 순간에 터질 시한폭탄이었다.
나를 맞이한 광경은 그 텅 빈 느낌을 불타오르게 했다. 로제가 거기 있었다. 이안의 책상 뒤에 서서 그의 넥타이를 바로잡아 주고 있었다. 그녀는 가까이 다가가 그의 귀에 무언가를 속삭였고, 그는 킥킥 웃었다. 내가 들어서자 그녀는 고개를 들었다. 여름 하늘빛의 그녀의 눈에 승리에 찬 독기가 번뜩였다. 그녀는 이미 루나인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지우, 자기야."
그녀는 거짓된 다정함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했다.
"내 특별한 허브티 좀 가져다줄래? 이안 씨가 날 위해 항상 구비해 두거든. 뭔지 알지?"
나는 그게 뭔지 알았다. 아주 잘 알았다.
"물론이죠."
나는 완벽하고 평온한 단조로운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순종적인 하녀 역할을 하며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로 향했다.
라운지 안, 나는 작고 최첨단인 주방 앞에 섰다. 이안의 금고에서 찾았던 일기장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 안에는 결합 의식의 세부 사항뿐만 아니라, 로제의 모든 취향이 꼼꼼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 그녀가 선호하는 샴푸의 달맞이꽃 향, 그리고 그녀의 차에 들어가는 정확한 허브 배합까지. 캐모마일, 라벤더, 그리고 북부 능선의 산꽃에서 채취한 희귀한 수입 꿀 한 방울.
지난 3년간, 이안은 나를 훈련시켰다. 그는 나를 감각 훈련에 참여시켜 후각과 미각을 연마하게 했다. 그는 내 늑대에게 부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방식으로 내 힘을 키우도록 밀어붙였다. 나는 그가 나를 강한 루나로 준비시키고 있다고 생각했다.
내가 틀렸다. 그는 나를 로제의 완벽한 복제품으로 만들고 있었다.
나는 차를 준비하며 손을 떨지 않았다. 내 움직임은 정확했다. 나는 이제 경멸하게 된 역할을 연기하는 배우였다. 내가 사무실로 돌아왔을 때, 로제는 지루한 표정으로 손톱을 살피고 있었다. 내가 책상에 다가가자, 그녀는 갑자기 일어서며 고의로 나와 부딪쳤다.
"어머, 내가 칠칠치 못했네!"
그녀가 외쳤다.
고급 찻잔이 기울어지며 뜨거운 차가 내 오른손 등에 쏟아졌다. 타는 듯한 고통이 팔 위로 솟구쳤지만, 그것은 단순한 열기 이상이었다. 화학적인, 타는 듯한 고통이 뒤따랐고, 나는 숨을 헐떡이며 뒤로 비틀거렸다. 내 안의 늑대가 애처로운 고통의 비명을 질렀다.
액화 은. 그녀는 몰래 차에 액화 은을 넣었다.
손등의 피부가 지글거리며 성난 붉은 물집으로 변했다. 늑대인간에게 은은 독이었다. 그것은 우리의 살을 태우고 치유 능력을 막았다. 마치 내 안 깊숙한 곳, 고대적이고 순수한 무언가를 태워 없애려는 것 같았다.
"로제, 괜찮아? 데었어?"
이안은 즉시 일어나 그녀 곁으로 달려갔다. 그의 손이 그녀 위를 맴돌며 튄 자국이 있는지 확인했다. 그는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나는 은이 계속해서 내 피부를 파고드는 동안, 소리 없는 비명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손을 움켜쥐었다.
그는 마침내 내게 시선을 돌렸지만, 그의 눈에는 걱정이 없었다. 오직 짜증뿐이었다.
"너 대체 왜 그래?"
그가 으르렁거렸고, 그의 알파의 명령이 물리적인 타격처럼 나를 덮쳐 비틀거리게 했다.
"의무실로 가. 소란 피우면서 창피한 꼴 보이지 말고."
굴욕감이 극심한 고통과 싸웠다. 나는 돌아서서 도망쳤고, 그의 말이 복도를 따라 나를 쫓아왔다.
팩의 개인 의무실에서, 나는 은 화상을 진정시킬 수 있는 유일한 것인 달꽃잎 연고 한 병을 찾았다. 물집이 생긴 피부에 시원한 연고를 부드럽게 바르면서, 내 결심은 차갑고 깨지지 않는 무언가로 굳어졌다. 이안에 대한 마지막 사랑의 흔적이 그 순간 죽었고, 얼음 같은 평온함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나는 휴대폰을 꺼냈다. 화상으로 기형이 된 내 손 사진을 찍었다. 그리고 거부 서류 사진을 찍었다. 그의 서명이 선명하고 굵게 보였다.
나는 두 사진을 이현에게 간단한 메시지와 함께 보냈다.
'계획대로 진행해. 변한 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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