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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한 나는 숙적과 결혼
환생한 나는 숙적과 결혼

환생한 나는 숙적과 결혼

46 회차
완결
과거 고준한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으나 비참한 죽음을 맞이한 김이서. <환생한 나는 숙적과 결혼>은 그녀가 다시 태어나 운명의 선택을 바꾸며 시작된다. 이번 생에서 그녀는 전생의 숙적 대신 강력한 권력자 이재진을 선택해 복수와 신분 상승을 꾀한다. romance novel의 매력과 mystery가 결합된 modern novel로, 배신자를 향한 냉혹한 응징과 새로운 인연을 다룬 billionaire romance books이다.
환생한 나는 숙적과 결혼 - 1화

김이서는 납치범이 쏜 총에 머리를 맞고 죽었다.

그녀가 다시 눈을 떴을 때, 귓가에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렸다.

"이서야, 은지야. 이리 와."

그녀의 몸이 순간 굳어졌다.

너무나도 익숙한 목소리였다.

김이서는 황급히 고개를 들고 거실을 둘러봤다.

어머니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그녀의 앞에는 두 장의 서류가 놓여 있었다.

하얀 원피스 차림의 이복 동생 임은지는 어머니 옆에 서 있었다. 깡마른 몸매는 그녀의 기억 속, 귀티 흐르는 귀부인의 모습과 완전히 달랐다.

그녀가 1년 전으로 회귀한 것이다.

김이서는 어머니가 그녀와 임은지더러 결혼 상대를 고르라고 했던 날로 회귀했다.

지금의 임은지는 아직 이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지 않았고, 그녀도 아직 고준한과 결혼하지 않았다!

"이서야?"

어머니는 미간을 찌푸리고 그녀를 돌아봤다. "무슨 생각을 그리 골똘히 하고 있어? 이리 와."

김이서는 태연한 척 어머니의 앞으로 다가갔다.

테이블 위에는 두 개의 서류가 펼쳐져 있었다.

왼쪽은 이재진에 관한 자료였다.

이씨 가문의 실세인 그는 어두운 세계와 연관되어 있었고, 고귀하고 오만하며 수단이 잔인하기로 유명했다.

사진 속 남자는 눈매가 날카로웠고 입술을 굳게 다물고 있었다. 무엇보다 그의 차가운 눈빛이 인상적이었다.

오른쪽은 고준한의 자료였다.

고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인 그는 맑고 온화하며 우아해 보였다. 다만 어릴 때부터 몸이 약해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하고 있었다.

사진 속 남자는 부드럽게 미소 짓고 있었고, 눈빛은 3월의 봄바람처럼 온화했다.

"이서야, 네가 먼저 골라 봐."

눈앞에 놓인 자료를 내려다 보는 김이서는 이 상황이 아이러니했다.

전생에도 어머니는 그녀에게 먼저 선택권을 주었다.

임은지는 아버지가 불륜녀와 낳은 사생아다.

그동안 임은지는 김이서의 집에서 신데렐라처럼 지내왔다.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죄책감을 느꼈고 임은지도 인내할 줄 아는 아이였기에 좋은 일이 있으면 항상 사랑을 받으며 자란 김이서에게 먼저 차려졌다.

심지어 정략결혼 상대를 고르는 일도 그랬다. 그래서 그녀는 먼저 결혼 상대를 고를 수 있었다.

어머니는 그녀가 A시 제일 가는 재벌인 이재진과 결혼하길 바랐다.

하지만 전생에 그녀는 선천적으로 몸이 약한 고준한과 결혼하겠다고 고집을 부렸다.

전생, 그녀는 3년 동안 고준한의 재활을 도왔고 유명한 의사들을 찾아 다녔다.

김씨 가문에서 갖고 온 혼수를 거의 탕진했고 눈 내리는 겨울 날에 무릎을 꿇고 처방을 구걸한 적도 있다.

귀하게 자란 김씨 가문 아가씨인 그녀는 고준한을 위해 자신의 자존심을 전부 버렸다.

나중에 고준한의 다리는 정말로 나았다.

온 A시의 모든 사람들은 그녀와 고준한은 하늘이 맺어준 천생연분이라고 부러워했다.

그녀도 그렇게 생각했다.

당시 고준한은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 "이서야, 절대 너를 실망시키지 않을게."

그녀는 그의 말을 믿었다.

이후 고씨 가문에 문제가 생겼고 자금난에 부딪혀 파산 위기에 처했다.

고준한은 휠체어에 앉아 창백한 얼굴로 그녀를 쳐다봤다. "이서야, 이재진만이 고씨 가문을 구할 수 있어."

고준한을 위해 그녀는 한때 거들떠 보지도 않았던 임은지 앞에 무릎을 꿇었고 자존심을 전부 버린 채, 제발 이재진을 설득해 고씨 가문을 도와 달라고 임은지에게 빌었다.

하지만 며칠 뒤, 그녀와 임은지는 이재진의 원수에게 납치 당하고 말았다.

납치범은 그녀의 머리에 총을 겨누고 이재진의 아내가 누구인지 물었다.

살고 싶었던 임은지는 한 발 빠르게 대답했고 김이서가 이재진의 아내라고 둘러 댔다.

그때, 다리가 나은 고준한이 나타났고 김이서는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고준한이 그녀의 신분을 증명해 줄 것이라 믿었으니까.

그녀는 안도했고 기대로 반짝이는 눈빛으로 고준한의 이름을 불렀다.

하지만 고준한은 납치범에게 말했다. "이 여자는 이 사모님이 아닙니다. 옆에 있는 여자야 말로 이 사모님입니다."

고준한이 말한 '이 여자'는 임은지였다.

앞으로 나서서 임은지를 풀어 주는 고준한은 죄책감이 섞인 목소리로 낮게 말했다. "이서야, 미안해. 넌 모든 걸 가졌지만, 은지는 나밖에 없어."

미안하다는 한마디로 그녀의 모든 노력은 물거품이 되었다.

죽음을 앞둔 김이서는 비로소 알게 되었다.

임은지야 말로 고준한이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였다는 것을.

절대 실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나?

김이서는 처음부터 끝까지 그저 광대에 불과했다.

"이서야?"

어머니의 목소리가 그녀를 생각에서 끌어냈다. "누굴 고를 거야?"

김이서가 고개를 들자 임은지가 그녀를 돌아보며 조심스럽게 말했다. "언니가 먼저 고르세요. 저는 급하지 않아요."

전생에도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이후 김이서가 고준한을 선택했고 임은지는 이재진을 선택했다.

김이서는 임은지가 일찍이 이재진을 선택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전에 의도적으로 김이서의 앞에서 이재진에 대한 나쁜 소문을 많이 언급했다.

그녀는 선택권을 김이서에게 주었으나 이미 답은 정해져 있었다.

김이서는 임은지의 가련한 얼굴을 내려다보며 차갑게 웃었다.

만약 그녀가 회귀하지 않았다면, 임은지가 순진무구한 사람이라고 믿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손을 뻗어 왼쪽 서류를 가리켰다.

"이 사람과 결혼 할래요."

거실은 순간 조용해졌고, 임은지의 얼굴에 번졌던 미소가 굳어져 버렸다.

어머니는 깜짝 놀란 얼굴로 물었다. "이서야? 정말 결정했어?"

어젯밤, 모녀는 단둘이 진지하게 얘기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김이서는 꼭 고준한과 결혼하겠다며 울며 고집을 부렸다.

그런데 왜 갑자기 이재진을 선택한 걸까?

"네, 확실 해요."

김이서는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이재진과 결혼할래요."

임은지는 당황한 얼굴로 억지 미소를 지었다. "언니, 왜 갑자기 마음을 바꿨어요? 지난번에는 준한 오빠가 좋다고 했잖아요…"

"지난번은 지난번이고."

김이서는 차갑게 임은지의 말을 가로챘다. "고준한은 몸이 약하잖아. 병 수발 들고 싶지 않아."

"하지만 언니, 결혼은 일생일대의 중요한 일이에요. 감정적으로 결정하지 마세요."

"감정적으로 결정한 거 아니야."

김이서는 자리에서 일어나 임은지를 내려다봤다. "은지야, 너 다른 사람을 돌보는 걸 좋아하지 않았어? 고준한은 몸이 약해서 너와 잘 어울려."

임은지의 얼굴이 순간 하얗게 질렸다. "언니, 어떻게…"

"왜?"

김이서는 눈썹을 치켜 올렸다. "싫어? 고준한을 돌보기 싫은 거야? 설마 나더러 고준한을 선택하게 하고 네가 더 좋은 남자를 선택하려는 거 아니지?"

너무나도 직설적인 말에 임은지의 얼굴에서 핏기가 사라졌다.

"아니에요…"

임은지는 눈시울을 붉히며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언니, 어떻게 저를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저는 그저 언니가 걱정돼서…"

"그만들 해."

어머니가 임은지의 말을 가로챘다. "이서가 선택했으니, 결정 된 거야. 은지, 너는 고준한과 결혼 해."

"하지만…"

김이서는 눈썹을 치켜 올리고 말했다. "하지만 뭐? 고준한은 참 좋은 사람이잖아. 기뻐해야지, 안 그래?"

임은지는 그대로 굳어 버렸다.

'고준한이 좋은 사람이라고?'

'이 A시에 고준한이 다리 병신이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고준한은 고씨 가문 사람들 조차 무시하는 존재고 몸도 약해 병을 달고 살았다.

고준한과 결혼 한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과부가 될지도 모른다.

그에 비해 이재진은 A시의 최상위 권력가로, 손 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는 그런 어마어마한 사람이다.

고준한을 그토록 좋아했던 김이서가 왜 갑자기 이재진을 선택한 걸까?

하지만 이미 결정된 일이고 바꿀 수 없다.

임은지는 입술을 꼭 깨물었다.

'괜찮아.'

권력과 재부를 겸비한 이재진과 결혼할 수 없어 아쉬웠지만 그녀는 고준한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아무리 못해도, 고준한과 결혼하면 고씨 가문의 둘째 사모님이 될 수 있고, 김이서보다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이재진이 A시 제일 가는 권력가인 건 사실이지만 성격이 까다롭기로 소문이 자자했다.

재벌가에서 떠도는 소문에 따르면 이재진은 웃는 얼굴로 사람을 죽이는 그런 잔인한 인물이며 그가 누군가를 죽이려 한다면, 상대는 자신이 어떻게 죽은 건지도 모를 거라고 했다.

임은지의 표정을 지켜보는 김이서는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눈에 보였다.

그녀는 냉소를 흘렸다.

아무래도 임은지는 고준한과 결혼하면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그럴 리가.'

'기대 해, 고준한과 결혼하면 지금 보다 더 비참해 질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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