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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다린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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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기다린 사랑

81 회차
완결
차갑게 식어버린 한도혁의 마음을 뒤로한 채, 임세빈은 그의 아이를 품고 홀연히 사라집니다. <내가 기다린 사랑>은 전 세계를 장악한 세력으로 그녀를 쫓는 남자의 광기 어린 집착을 그린 romance novel입니다. 몇 년 후 화려하게 돌아온 그녀를 다시 곁에 가두려는 한도혁의 위험한 추격전. 이 billionaire romance books는 압도적인 스케일의 mafia novel로 독자들을 초대합니다.
내가 기다린 사랑 - 1화

간만에 만난 둘은 충동적인 욕망으로 가득 차 있었다.

남자의 품에서 절정에 이르며 정신을 잃고 되찾기를 여러 번, 마침내 욕실에서 물이 흐르는 소리가 뜨거운 방안을 가득 메웠다.

진이 다 빠진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있던 그녀는 남자가 욕실 밖으로 나온 순간, 가까스로 몸을 일으켰다.

벌거벗은 몸으로 욕실을 나선 한도혁의 머리 위로 투명한 물방울이 떨어졌다. 희미한 조명에도 굴곡이 그대로 보이는 복근과 만지면 튕겨 나올 것같이 탄력 있는 근육이 온몸을 뒤덮었다.

침대 옆에 놓인 탁자에서 서류를 손에 쥔 그가 임세빈을 향해 내밀었다.

"계약은 여기까지인 걸로 해."

삭막하고 냉랭한 목소리에 그녀는 찬물을 뒤집어쓴 듯했다.

임세빈은 서류 상단에 <스폰 계약>이라고 적힌 글씨를 넋 놓고 응시했다. 떨리는 몸을 애써 이불로 감춘 그녀가 최대한 태연한 목소리로 말하려고 노력했다.

"아직 3개월이나 남았는데, 조금 더 기다려줄 순 없을까요?"

그와 함께 몇 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런 날이 올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럼에도 그와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은 욕심에, 시간이 더디게 흐르길 바랄 뿐이었다.

적어도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지금은 더욱 그랬다.

두 사람 사이에 흐르는 무거운 침묵이 암묵적인 대답을 대신했다.

"농담이었어요." 어깨를 으쓱해 보인 임세빈은 짐짓 태연한 척 연기했다. "사실 저도 일찍 이 관계를 끝내고 싶었어요. 부모님도 제가 하루빨리 결혼하길 바라고 있고, 마침 다음 주에 맞선을 보기로 했어요. 당신한테 이 사실을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잘됐네요."

그녀는 마치 아무 일 없는 사람처럼 억지로 소리까지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거울 앞에서 드라이기로 머리카락을 말리고 있던 한도혁의 시선이 다시 그녀에게 고정되었다. "맞선을 보기로 했다고?"

임세빈은 당연하다는 듯이 힘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과 영원히 함께 할 수 없으니 저한테 어울리는 상대를 만나야죠."

시한부 선고까지 받은 그녀가 무슨 자격으로 아름다운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 다만 너무 초라한 뒷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을 뿐이다.

주름진 미간에 신경질적으로 수건을 옆으로 던진 그가 머리카락도 끝까지 말리지 않고 옷을 입었다.

"강 비서가 연락할 거야."

감정 없이 싸늘하게 식은 목소리는 애인이 아니라 질린 장난감을 가차 없이 버리는 듯했다.

가슴이 묵직하게 아려오는 것을 느낀 그녀는 마음속에 남아있는 실낱 같은 희망을 완전히 접었다. 더 이상 그에게 기대와 환상을 바라는 건 사치다.

처참하게 찢어진 블라우스가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것을 흘깃 쳐다본 한도혁이 한참이 지나서야 입을 열었다. "오늘은 호텔에서 지내. 내일 강 비서가 옷을 갖고 올 거야."

억지로 입꼬리를 끌어 올린 임세빈이 담담하게 말했다. "피임약도 잊지 말고 부탁할게요."

셔츠 단추를 잠그던 그의 손이 허공에 멈칫하더니 매몰차게 돌아섰다. "그런 것쯤은 네가 직접 말할 수 있잖아?"

임세빈의 얼굴 가득 번진 억지 미소가 천천히 옅어지더니 완전히 사라지고 말았다.

다음 날 아침, 정확히 10시에 한도혁의 개인 비서인 강준형이 호텔에 나타났다.

뜨거운 물 한 잔과 익숙한 모양의 약을 그녀에게 건넨 강준형이 공손하게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임세빈 씨,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한도혁과 함께 한 3년 동안, 그녀는 한 번도 놓치지 않고 약을 먹어야만 했다. 그럴 때마다 강준형이 직접 물과 약을 갖고 나타나 예의 바른 미소를 지으며 그녀가 약을 삼키는 모습까지 지켜봤다.

익숙한 모양의 알약을 가만히 내려다본 그녀는 발 밑에서부터 불안감과 오한이 온몸을 집어삼킬 듯 밀려오는 것을 느꼈다.

"임세빈 씨를 위해 일부러 따뜻한 물로 준비했어요. 식기 전에 얼른 마셔요." 그녀를 위해주는 듯한 말이었지만, 임세빈은 그의 말 속에 숨은 의도를 바로 알아차렸다.

혹시라도 그녀가 한도혁의 아기를 임신할까 봐 두려운 것이다.

희미하게 미소 지은 그녀가 약을 꿀꺽 삼키더니 빈 잔을 강준형에게 건넸다.

"고맙지만, 저는 시원한 물을 더 선호해요."

강준형은 아랑곳하지 않고 서류를 그녀 앞에 내밀며 설명하기 시작했다.

"아로마 빌라, 레오나 빌딩 한 채, 페릴라 아파트..."

비서가 탁자 위에 몇 개의 부동산 목록을 펼치며 설명하는 동안 임세빈은 추억에 잠겼다.

그녀가 아로마 빌라에 처음 방문했을 때가 2년 전 그녀의 생일이었다. 그날 밤, 그녀는 한도혁에게 한 번도 바다를 직접 본 적 없다고 고백했었다.

이제 막 우즈레시에서 귀국한 그는 그녀에게 바다 일출을 보여주기 위해 몇 시간 동안 직접 차를 몰고 바닷가로 향했다.

그날의 파도 소리와 바다 향기를 가득 품은 바람, 그리고 그녀의 얼굴과 머리카락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며 밤새 그녀의 이름을 불러줬던 한도혁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밤의 아로마 바닷가는 그녀의 인생에서 결코 잊을 수 없는 생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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