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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의 분노, 왕조를 잿더미로
아내의 분노, 왕조를 잿더미로

아내의 분노, 왕조를 잿더미로

76 회차
완결
<아내의 분노, 왕조를 잿더미로>는 아들을 잃은 기일에 남편의 잔혹한 배신과 음모를 마주한 여인의 처절한 복수극이다. 자신을 불임으로 만든 진실과 모욕적인 조롱을 견뎌낸 주인공은 남편이 꿈꾸는 새로운 왕조를 무너뜨리려 한다. 판타지 요소와 강렬한 액션이 조화를 이룬 이 fantasy novel은 배신 뒤에 숨겨진 mystery를 파헤치며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한다. 웹소설 시장에서 주목받는 romance novel로서, 왕국을 잿더미로 만들 그녀의 위대한 여정이 지금 시작된다.
아내의 분노, 왕조를 잿더미로 - 1화

아들의 기일에, 나는 남편이 자신의 임신한 내연녀와 함께 있는 신성한 별장을 찾아냈다.

그는 내게 그들의 청첩장을 보냈다. 내가 아들을 잃은 트라우마로 ‘더럽혀졌다’고 말하는 녹음 파일과 함께. ‘순수한’ 후계자를 얻기 위해 나를 몰래 불임으로 만들었다는 고백도 담겨 있었다.

그는 새로운 왕조를 세우려 했다. 나는 그 결혼식에 참석해 그의 왕국을 잿더미로 만들어 버리기로 결심했다.

제1화

서이현 POV:

강태준과 내가 만든 첫 번째 규칙은 서로의 전화는 무조건 받는 것이었다. 언제나.

그것은 우리가 텅 빈 위장과 야망으로 가득 찬 주먹밖에 없던 어린 시절, 비에 젖은 서울의 뒷골목에서 피와 절망으로 새긴 규칙이었다.

그래서 아들의 기일에 남편의 전화가 다섯 번이나 음성 사서함으로 넘어갔을 때, 나는 그가 단지 바쁜 게 아니라는 걸 직감했다.

그는 다른 여자와 함께 있었다.

매년 오늘, 우리는 세상과 담을 쌓았다.

어떤 거래도, 회의도, 전화도 없었다.

우리가 처음으로 깨끗한 돈 10억을 벌어 산, 북쪽으로 두 시간 거리의 호숫가 별장으로 향했다.

그곳은 우리의 성역이었다. 우리가 한 번도 안아보지 못한 아들을 위해 마음껏 슬퍼할 수 있도록 허락된, 조용하고 신성한 땅이었다.

우리는 하얀 초 하나를 켜고 낡은 나무 현관에 앉아 해가 수평선 아래로 잠겨 주황색과 보라색으로 물을 물들일 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것은 우리의 의식이었다.

숨 막히는 상실의 침묵 속에서도 우리는 결코 혼자가 아니라는 조용한 약속.

우리에겐 서로가 있었다.

그날 아침, 나는 킹사이즈 침대에서 홀로 눈을 떴다. 그의 쪽 시트는 차갑고 흐트러짐 하나 없었다.

뱃속에 얼음덩이가 맺히는 기분이었다.

정오가 되도록 아무런 소식이 없자 얼음은 갈라지기 시작했다.

세 시가 되자, 그건 내 폐를 짓누르는 날카로운 파편이 되었다.

몇 년 전, 그가 경쟁 조직의 칼날로부터 나를 보호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강철 칼날이 그의 등을 깊게 파고들었고, 영원히 남을 흉터를 남겼다.

그는 내 위로 쓰러졌고, 그의 피가 내 뺨에 따뜻하게 느껴졌다. 그는 속삭였다.

“나 여기 있어, 이현아. 언제나 여기 있을게.”

그는 늘 그랬다.

20년 동안, 강태준은 혼돈으로 점철된 내 인생의 유일한 상수였다.

그는 내 파트너이자 전략가였고, 우리가 무에서부터 쌓아 올린 제국의 설계자였다.

이제 그는 그냥… 사라졌다.

“준호 씨.”

나는 위험할 정도로 차분한 목소리로 전화기에 말했다.

“강태준 차, 위치 추적해. 지금 당장.”

망설임 없는 대답이 돌아왔다.

“알겠습니다, 회장님.”

GPS 신호는 1분도 채 되지 않아 울렸다.

피가 차갑게 식었다.

그는 별장에 있었다.

나 없이 혼자 그곳에 갔다.

운전하는 동안 앙상한 겨울나무와 잿빛 하늘만이 흐릿하게 스쳐 지나갔다.

내 부하들이 탄 검은색 SUV들이 내 차를 호위했다.

그들은 묻지 않고도 알고 있었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그리고 내 눈빛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것은 내가 적대적 인수를 앞두거나, 우리를 배신한 놈을 부숴버리기 직전에 짓는 표정이었다.

전쟁을 준비하는 여왕의 얼굴이었다.

자갈이 깔린 긴 진입로에 들어서자 타이어가 뼈 부서지는 소리를 냈다.

그의 검은색 세단이 현관 근처에 주차되어 있었다.

하지만 그 옆에는 다른 차가 있었다. 싸구려에 낡아빠진 소형차.

별장의 소박한 우아함과 너무나도 어울리지 않아 마치 의도적인 모욕처럼 느껴졌다.

나는 부하들에게 대기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차에서 내렸다.

공기는 살을 에는 듯 차가웠다.

커다란 창문을 통해 벽난로에서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그들을 보았다.

강태준이 벽난로 옆에 등을 보인 채 서 있었다.

그 앞에는 십 대 후반으로 보이는 젊은 여자가 있었다.

작고, 검은 머리카락이 등 뒤로 흐트러진 채 쏟아져 내렸다.

그녀는 그의 셔츠를 입고 있었다. 내가 지난 생일에 선물한 부드러운 회색 캐시미어 셔츠.

그것은 그녀의 가녀린 몸에 헐렁하게 걸쳐져 있었고, 소매는 그녀의 손을 삼켜버렸다.

그가 손을 뻗어 그녀의 귀 뒤로 흐트러진 머리카락을 넘겨주었다. 그 손길은 믿을 수 없을 만큼 부드러웠다.

그가 내가 잠들었다고 생각할 때 나를 만지던 방식과 똑같았다.

내 심장을 사랑으로 아프게 만들던, 다정하고 소유욕 넘치는 그 몸짓.

그가 다른 여자에게 그러는 것을 보는 것은 심장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기분이었다.

그녀가 킥킥거렸다. 가볍고 공기 같은 소리가 내 고막을 긁었다.

그리고 그녀는 발끝으로 서서 그에게 키스했다.

세상이 기울었다. 폐 속의 공기가 재로 변했다.

이것은 단순한 배신이 아니었다.

이것은 모독이었다.

그는 그녀를 여기에 데려왔다. 우리의 장소에. 우리 아들의 장소에.

순수하고 눈을 멀게 하는 분노가 나를 덮쳤다.

나는 정문을 지나 물가에 우리가 지은 작은 돌 기념비로 걸어갔다.

그곳에는 ‘하준’이라는 이름 하나만 새겨진 단순하고 평평한 돌이 있었다.

그 옆에는 내가 임신했을 때 강태준이 한 달 동안 깎아 만든 작은 목마가 있었다.

그는 모든 왕에게는 군마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나는 작은 목마를 보았다. 그것의 칠해진 눈은 잿빛 물을 멍하니 응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다시 창문 너머, 우리 집의 온기 속에서 다른 여자와 키스하는 내 남편을 보았다.

내 발이 튀어나갔다.

나는 온 힘을 다해 목마를 찼다.

그것은 얼어붙은 땅에 부딪혀 산산조각 났고, 나무는 뼈가 부러지는 듯한 소리를 내며 갈라졌다.

머리는 깨끗하게 부러져 내 발치에 굴러와 멈췄다.

소리는 충분히 컸다.

별장의 정문이 활짝 열렸다.

강태준이 서 있었다. 그의 얼굴은 충격으로 굳어 있다가 이내 차갑고 계산적인 무언가로 변했다.

그 여자, 가을이 그의 뒤에서 엿보았다. 그녀의 눈은 두려움과 반항심이 뒤섞여 커져 있었다.

그녀의 싸구려 꽃향수 냄새가 따뜻한 공기를 타고 흘러나왔다. 역겨울 정도로 달콤해서 토할 것 같았다.

내 부하들은 이제 차에서 나와 무기에 손을 얹고 내 뒤에 조용하고 위협적인 벽을 형성했다.

강태준의 시선이 내 얼굴에서 부하들로, 그리고 부서진 목마 조각으로 옮겨갔다.

고통 같은 무언가가 그의 얼굴을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사라졌다.

“이현아.”

그가 평탄한 목소리로 말했다.

“여기서 뭐 하는 거야?”

“우리 아들 기일이라서 왔어.”

내 목소리는 낮고 위험하게 울렸다. 나는 턱으로 그 뒤에 움츠리고 있는 여자를 가리켰다.

“넌 누굴 데려온 거고?”

그 여자, 가을이 그의 팔을 붙잡았다.

그녀는 너무 어리고 연약해 보였다.

마치 세상이 내게서 모든 부드러움을 앗아가기 전의 내 모습 같았다.

강태준은 그녀를 부드럽게 자기 뒤로 더 밀었다. 그 보호적인 몸짓이 내 배 속의 칼을 비틀었다.

그는 나를 위해 그렇게 하곤 했다. 그는 나의 방패였다.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그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되고 한심한 변명을 시도했다.

“아니라고?”

나는 한 걸음 다가섰다.

“네가 우리 아이를 애도하는 곳에 네 창녀를 데려왔잖아. 우리가 지은 집에서 네 셔츠를 입게 했고. 말해봐, 태준아. 내가 이 상황에서 뭘 오해하고 있는 거지?”

그는 움찔하지 않았다.

그저 나를 지켜볼 뿐이었다. 그의 시선은 흔들림 없었다.

그는 항상 열 수 앞을 내다보는 전략가였다.

하지만 이번 수는 보지 못했다. 내가 나타날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이름은 가을이야.”

그는 마치 그게 중요한 것처럼 말했다.

“그년 이름 따위는 상관없어.”

나는 뱉어냈다.

“상관있는 건 그년이 여기, 우리 집에, 바로 오늘 있다는 거야.”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한 걸음 더 다가섰다.

“10초 줄게. 내 눈앞에서 저 애 치워. 그러고 나서 너랑 나랑 얘기 좀 하자.”

그는 가을을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이 부드러워지는 순간, 내 심장의 마지막 조각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는 그녀에게 무언가 속삭였다. 너무 낮아서 들리지 않았다. 그리고 다시 나를 보았다.

“아니.”

그가 단호하게 말했다.

“이 아이, 여기 있을 거야.”

내 세상은 그냥 기울어진 게 아니었다.

아예 회전을 멈췄다.

그는 그녀를 선택했다.

바로 여기서. 바로 지금. 내 부하들 앞에서. 우리 아들의 유령 앞에서.

나는 그를, 정말 오랜만에 제대로 쳐다보았다.

등에 흉터가 있는 남자, 내가 굶주렸을 때 나를 위해 빵을 훔쳤던 남자, 우리가 아이를 잃은 후 사흘 내내 나를 안아주었던 남자.

나는 더 이상 그를 알아볼 수 없었다.

“좋아.”

얼어붙은 공기 속에 그 한마디가 매달렸다.

나는 부하들을 향해 돌아섰다. 내 목소리는 여왕이 명령을 내리는 것처럼 맑고 단호했다.

“저 애, 끌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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