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뒷좌석에 앉은 남자는 다름 아닌 남태우였다. 그는 어디론가 전화를 걸었다. "이 번호는 현재 유효하지 않는 번호로..." 그는 전화기에서 흘러 나오는 음성에 한숨을 쉬며 눈을 감았다.

그리고는 휴대 전화를 다시 열어 메시지 창에 들어갔다. "얘기 좀 할 수 있어?"

'보내기' 버튼을 누르자 보내는 사람을 연락처에 등록해야 한다는 문구가 떴다.

남태우는 메시지 문구를 보자 분노가 일어 휴대 전화를 세게 움켜쥐었다. 감히 자신을 차단하다니!

그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창문 밖 사람들에게 둘러 쌓여 있는 임경아를 쳐다보았다. "고마움도 모르는 여자 같으니라고!"

"여러분! 제 말을 들어보세요!"

임경아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겼다. 그러자 4층 건물 테라스에 서서 메가폰을 들고 외치고 있는 임창병이 보였다. "저의 무모한 판단으로 인해 임씨 그룹에 거대한 양의 부채가 쌓이게 된 건 인정합니다. 하지만 여러분들에게 약속 드리겠습니다. 나의 유일한 딸인 임경아는 글로리 그룹의 사장인 남태우 씨의 아내입니다. 우리 모두 글로리 그룹이 얼마나 강력한 기업인지 알고 있지 않나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임씨 그룹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믿어야 합니다!"

빈성시의 모든 사람들은 임씨 집안과 남씨 집안이 사돈 사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의 말로 주주들은 마치 마법에 걸린 것처럼 잠잠해졌다.

하지만 임경아는 그들과 달리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

그녀는 아직 남태우와 이혼했다는 사실을 발표하지 않았다. 그래서 임창병은 이를 핑계로 우선 눈앞의 위기를 넘기려 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아무말도 하지 않고 인정한다면 거짓말을 한 것과 다름이 없었다.

"전..." 나중에 이혼 사실이 알려진다면 더 큰 재앙이 몰려들 것이다.

임경아는 복잡한 심경을 담아 말했다. "네, 맞습니다. 글로리 그룹은 임씨 그룹의 금전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입니다. 그러니 모두 저희를 믿고 기다려주세요. 임씨 그룹은 여러분들께 어떠한 빚도 넘기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 순간 모자를 쓴 한 남성이 사람들을 선동하며 말했다. "우리 모두 당신이 이름만 남태우 씨의 아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두 분의 관계가 좋지 않다는 건 이미 아는 사실이라고요! 남태우 씨가 그 엄청난 빚을 모두 갚아주겠다는 말을 누가 믿을 수 있죠? 그저 시간을 벌려고 하는 거 아닌가요?"

차에 함께 탑승하고 있던 남태우의 비서가 백미러로 남태우의 표정을 확인했다.

그의 표정은 매우 어둡게 변해 있었다.

잠시 망설이던 비서가 입을 열었다. "오늘 인수 인계는 어려울 것 같으니 이만 돌아가는 게..."

하지만 남태우는 그의 말을 다 듣기도 전에 차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사... 사장님..."

비서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에 사로 잡혔다.

남태우는 무리 속으로 당당하게 발걸음을 향했다. 그러나 단지 두 걸음 만에 그의 발걸음이 멈췄다. "며칠 전 두 분이 이혼했다는 증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임씨 그룹을 남태우 사장님이 도와준다는 거죠?"

그리고 모자를 쓴 그 남성은 자신의 휴대 전화를 꺼내 들어 '임경아'와 '남태우'의 이름이 적힌 사진을 확대하여 모두에게 보여주었다. "보이시나요? 이것이 바로 그 이혼증명서입니다!"

남태우는 그의 말에 발걸음을 멈췄다.

임경아 역시 그 남성을 바라보았다. 아직 이혼 소식을 발표하지 않았는데 대체 어떻게 그가 알고 있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이혼증명서 사진까지 가지고 있었다.

그의 말에 사람들은 웅성거리며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이혼? 정말 이혼했어요?"

임창병은 글로리 그룹을 이용해 시간을 벌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하게 되어 그는 얼굴을 붉히며 소리쳤다. "어이, 당신! 말도 안 되는 소리 마요! 이혼이라니요! 둘은 아주 사이가 좋다고요!"

이 후 무슨 해명이라도 하라는 눈빛으로 임경아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그녀는 더 이상 진실을 숨길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할 수 없이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말했다. "네, 맞아요. 남태우 씨와 저는 이미 이혼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임씨 그룹이 이번 위기가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전 어떻게 서든 6000억원을 마련할 방법을 찾을 겁니다. 아!"

그 순간 누군가 임경아의 팔을 세게 잡아당겼다.

"감히 자기 딸을 이용해서 우릴 속이려고 해?! 당신들은 인간도 아니야!"

임경아는 그 순간 머리카락이 뽑힐 것 같은 고통이 느껴졌다. 그리고 누군가가 한 기자의 카메라를 집어 들어 그녀를 향해 던지려고 했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막기 위해 손을 들었다. 하지만 누군가 뒤에서 그녀의 허리를 강하게 잡아 끌었다. 그렇게 그녀는 한 남자의 품에 안겼다.

임경아는 고개를 돌려 남자의 얼굴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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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유혹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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