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서지우 POV:

나는 그를 따라 병원으로 다시 들어갔다.

마치 시멘트 속을 걷는 것처럼 발이 무거웠다.

한 걸음 한 걸음이 한 시간 전 고통 속에서 이곳을 도망쳤던 나 자신에 대한 배신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봐야만 했다.

기만의 장막이 찢어진 지금, 내 눈으로 모든 것을 직접 확인해야만 했다.

이 복도를 걸을 때마다 느끼던 따스함, 하준이의 얼굴을 볼 기대감은 사라졌다.

남은 것은 텅 비고 울리는 아픔뿐이었다.

가족 라운지에 가까워지자 웃음소리가 들렸다.

밝고 행복한 웃음소리.

하준이었다.

내가 몇 달 동안 듣지 못했던, 근심 걱정 없는 기쁨으로 웃고 있었다.

내가 곁에 있을 때는 결코 보여주지 않았던 기쁨.

민준이 활짝 웃는 얼굴로 문을 밀고 들어갔다.

“주차장에서 헤매고 있는 사람 좀 봐.”

안의 풍경은 완벽한 가정의 행복을 담은 그림 같았다.

채아는 푹신한 소파에 앉아 있었고, 하준이는 그녀의 무릎에 안겨 옆구리를 간지럽히는 그녀 때문에 고개를 젖히고 웃고 있었다.

펼쳐진 동화책이 그들 옆에 놓여 있었다.

그들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너무나 잘 어울렸다.

엄마와 아들처럼.

하준이의 눈이 내게 닿자, 그의 미소가 사라졌다.

그냥 희미해진 게 아니었다.

마치 스위치를 끄듯 뚝 끊겼다.

그의 몸이 채아의 품에서 뻣뻣하게 굳었다.

“아.”

그가 거의 속삭이듯 중얼거렸다.

“왔네.”

방 안의 기쁨이 증발했다.

과거의 나라면 그에게 달려가 팔을 벌리고, 그가 마지못해 해줄 포옹을 갈망했을 것이다.

가슴 아파하며 무릎을 꿇고, 뭐가 문제인지, 왜 그렇게 멀게 느껴지는지 물었을 것이다.

나 자신을, 내 일을, 내 피로를 탓했을 것이다.

오늘, 나는 그냥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두 손을 옆에 꼭 쥔 채.

나는 그가 병으로 인한 환상통이라 믿었던 것 때문에 밤새 울부짖을 때 그를 안아주었던 모든 순간을 기억했다.

나는 그의 머리카락에 대고 속삭이며 약속했다.

더 열심히 일하고, 더 빨리 돈을 모으고, 그를 낫게 하기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고.

돈을 마련하겠다고, 엄마가 다 해결해 주겠다고 맹세했다.

그 헌신, 7년간의 고되고 영혼을 갉아먹는 노동에 대한 보상은 그의 사랑이 아니었다.

그의 혐오였다.

그는 채아의 무릎에서 꿈틀거리며 빠져나와 나에게서 멀어지며 그녀의 다리 뒤로 살짝 숨었다.

그 작은 움직임은 너무나 심오한 거절이어서 내 폐에서 공기를 앗아갔다.

그는 내가 더 가까이 오지 않는 것에 안도하고 있었다.

나는 지갑을 꽉 쥐었다.

손마디가 하얗게 변했다.

표정을 중립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침착하고 사랑스러운 엄마의 가면은 내가 써본 것 중 가장 무거웠다.

더 이상 억지로 미소를 지을 수도 없었다.

내 얼굴은 돌처럼 굳어 있었다.

“하준아.”

내 목소리는 낯설고 긴장되어 있었다.

“엄마한테 인사 안 할 거야?”

그는 채아 뒤에서 살짝 엿보았다.

작은 얼굴은 뾰로통했다.

그는 고개를 저으며 그녀의 비싸 보이는 치마에 얼굴을 묻었다.

“싫어.”

채아는 그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의 표정은 동정심과 부드러운 꾸지람이 완벽하게 섞여 있었다.

“하준아, 착하게 굴어야지. 엄마 피곤하시잖아. 널 위해 아주 열심히 일하신단다.”

그녀는 나에게 시선을 던졌다.

예전에는 지지하는 우정으로 해석했던 시선.

이제 나는 그녀의 눈에서 승리의 빛을 보았다.

말없는 도전.

“오늘 좀 낯을 가리네.”

그녀가 가짜 다정함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내게 말했다.

“조금 예민해져서 그래.”

낯을 가린다고?

내 아들은 나에게 낯을 가리지 않았다.

혐오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눈에서 그것을 보았다.

나는 그가 ‘진단’받던 날을 떠올렸다.

나는 겁에 질린 젊은 엄마였고, 채아는 내 손을 잡고 무슨 일이 있어도 우리 곁에 있겠다고 약속했다.

나는 너무나 감사했고, 그녀의 의리에 감동했다.

눈물을 흘리면서도 그녀가 하준이의 대모가 되어야 할 거라고 농담까지 했다.

그녀는 그냥 대모가 된 게 아니었다.

그녀는 그의 엄마가 되었다.

쿠키와 레고 세트, 그리고 죽음과 부패를 떠올리게 하지 않는 향기로 내 코앞에서 내 아들을 훔쳐 갔다.

갑자기 채아가 연극적인 작은 소리를 내며 숨을 헐떡였다.

그녀는 앞으로 비틀거리며 커피 테이블 위에 있던 과일 그릇을 쳐서 떨어뜨렸다.

포도와 사과 조각들이 깨끗한 흰 바닥에 흩어졌다.

“어머, 칠칠맞게!”

그녀가 소리쳤다.

즉시 민준이 그녀 곁으로 가 무릎을 꿇고 그녀를 도왔다.

“괜찮아, 자기?”

그가 내가 아프거나 다쳐서 집에 돌아왔을 때 단 한 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깊은 걱정이 밴 목소리로 물었다.

그들은 함께 무릎을 꿇고 있었다.

그녀가 만든 난장판을 치우는 완벽한 한 팀.

하준이도 달려와 마치 귀한 보석이라도 되는 듯 포도알 하나하나를 조심스럽게 주웠다.

나는 문 옆에 서서 완전히 무시당했다.

나는 내 가족 안의 이방인이었다.

내가 피 흘려 지켜온 삶 속의 유령이었다.

차갑고 단단한 확신이 가슴속에 자리 잡았다.

여기에는 더 이상 나를 위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나 가봐야겠어.”

나는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민준이 짜증스럽게 미간을 찌푸리며 올려다보았다.

“지우야, 그러지 말고. 그냥 앉아.”

하지만 나는 이미 돌아서고 있었다.

그 방에서 단 1초도 더 숨 쉴 수 없었다.

그곳은 나를 질식시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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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 년의 거짓말, 복수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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