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1

남편의 꿈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하지만 돌아온 것은 조명 사고로 위장한 그의 곁에서 혼수상태로 누워있는 내 모습이었다.

그때, 내 귀에 남편과 그의 내연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송이가 혼수상태인 지금이 기회야."

그들은 나를 병원비도 안 내주고 남편을 구박하는 '악처'로 만들었고, 대중의 동정심을 얻어 거액의 후원금까지 모았다. 나는 순식간에 온 국민의 비난을 받는 파렴치한 여자가 되었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내 모든 것을 빼앗기 위해 이 끔찍한 계획을 꾸몄다는 사실에 심장이 차갑게 식어갔다. 그들의 대화를 들은 순간, 과거의 함송이는 죽었다.

며칠 후, 나는 거짓말처럼 의식을 회복했다. 이제 그의 완벽한 연극을 끝장낼 시간이었다.

제1화

함송이 POV:

내 의식은 희미했다. 병실의 희끄무레한 천장이 시야에 들어올 듯 말 듯했다. 몸은 조명 사고 때문에 만신창이가 된 마학호 남편의 곁에서 겨우 숨만 쉬고 있었다.

그때였다. 내 귀에 들어온 건 마학호의 목소리였다.

"인화 씨,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어. 송이가 혼수상태인 지금이 기회야."

내 심장은 얼어붙었다. 얼음물을 뒤집어쓴 듯 온몸이 차갑게 식었다.

인화 씨? 탁인화? 남편과 같은 연극단의 여배우였다.

나는 아무것도 움직일 수 없었다. 눈꺼풀조차 들 수 없었다. 그저 모든 소리를 빨아들이는 스펀지처럼 그들의 대화를 흡수할 뿐이었다.

"당신 진짜 대단해, 학호 오빠. 조명 사고까지 위장하다니." 탁인화의 비웃음 섞인 목소리가 귓전을 때렸다.

"보험금만으로는 부족해. 송이 명의로 된 재산도 다 내 것으로 만들고, 대중의 동정심을 얻어 모금까지 해야지. 완벽한 계획이야." 마학호의 목소리에는 내가 알던 순수하고 열정적인 예술가의 모습은 없었다. 오직 탐욕과 비열함만이 가득했다.

"그럼 송이 언니는요? 병원비도 안 내주고, 꿈을 포기하라고 구박하는 '악처'로 만들면 돼요. 그렇게 하면 사람들이 더 불쌍하다고 생각할 거예요." 탁인화의 말에 마학호는 낄낄 웃었다.

내 몸은 차가웠지만, 심장은 뜨겁게 타올랐다. 배신감과 모멸감이 뒤섞여 내 안에서 폭발하려 했다. 내가 사랑했던 남편이, 내가 모든 것을 바쳐 내조했던 사람이, 내게 이런 끔찍한 계획을 꾸미고 있었다니.

나는 그 순간, 깨달았다. 지난 몇 년간 마학호에게 헌신했던 나, 함송이는 죽었다. 이제는, 새로운 함송이가 되어야 할 시간이었다.

며칠 후, 나는 거짓말처럼 의식을 회복했다. 마학호는 내 병실로 달려와 "송이야, 정신이 들었어? 다행이다, 정말 다행이야!"라며 눈물을 흘렸다. 그의 연기는 여전히 완벽했다.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그 안에서 어떠한 진실한 감정도 찾을 수 없었다. 오직 계산된 슬픔과 안도감만이 느껴졌다.

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옅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마학호는 내 손을 잡고 중얼거렸다.

"걱정 마, 송이야. 내가 다 알아서 할게. 네가 깨어나길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그가 돌아서자, 나는 손을 들어 그의 손이 닿았던 곳을 닦아냈다. 마치 더러운 것을 묻힌 것처럼. 내 안의 분노는 차가운 얼음처럼 단단하게 굳어갔다. 나는 계획을 세웠다. 그의 모든 것을 빼앗고, 그의 위선을 만천하에 드러낼 치밀한 복수를.

내가 퇴원한 후, 마학호는 빠르게 움직였다. 그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 계정을 통해 사고 소식을 알렸다.

"무대 조명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었습니다… 배우로서의 꿈, 이대로 포기해야 하는 걸까요?"

그는 휠체어에 앉아 슬픈 눈으로 카메라를 응시했다. 그의 얼굴은 예전보다 더 수척해 보였다. 그는 연극 무대 위에서처럼 연기에 몰입하고 있었다. 댓글창에는 수많은 위로와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힘내세요, 배우님!"

"재능 있는 분이 이런 비극을 겪다니… 너무 안타까워요."

"어둠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마세요. 저희가 응원하겠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내가 병원비를 대지 않고 구박하는 '악처'라는 거짓 선동을 시작했다. 나는 그의 소셜 미디어를 몰래 지켜봤다.

마학호는 한 라이브 방송에서 일부러 초점 없는 눈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아직 아내가 소식을 모르는 것 같아요…" 그는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다.

"어째서 함송이 씨는 병원에 안 오나요?" 한 시청자가 물었다.

마학호는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송이는... 아마 바쁠 거예요. 저 때문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겠죠."

그는 나의 불참에 대한 질문을 교묘하게 회피했다. 그의 표정은 슬픔에 잠겨 있었지만, 그의 눈빛은 어딘가 공허했다. 그 눈빛이 내게는 너무나 익숙했다. 그의 연기 학원에 다닐 때, 대본을 외우며 연습하던 그의 눈빛이었다.

"오랜만에 송이에게 연락이 왔어요." 그는 슬픈 듯 웃으며 말했다. "제게 더 이상 꿈을 좇지 말고 현실을 보라고 하더군요. 병원비도 많이 나오고, 재활도 쉽지 않을 거라고… 현실적인 이야기를 했어요."

그는 카메라를 향해 식탁 위에 놓인 밥을 보여주었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흰밥과 김치, 그리고 며칠 전에 사둔 국이 전부였다. 소박하다 못해 처량해 보이는 식단이었다.

"혼자라서 대충 먹어요. 송이가 해준 밥이 먹고 싶네요." 그는 한숨을 쉬며 젓가락을 들었다.

댓글창은 분노로 들끓었다.

"세상에, 저 밥이 말이 되나요? 아내가 있다는 사람이!"

"너무하다, 함송이! 남편이 아픈데 저렇게 방치해두다니!"

"아무리 힘들어도 저렇게 먹으면 안 되지. 함송이 씨는 대체 뭐 하는 사람이야?"

"남편이 아픈데 병원에도 안 가고, 꿈을 포기하라고? 악처가 따로 없네!"

나는 그들의 댓글을 읽으며 텅 빈 눈으로 웃었다. 바쁠 리가 있겠는가. 나는 단 한 번도 마학호에게 병원비를 대지 말라고 하거나, 꿈을 포기하라고 구박한 적이 없었다. 오히려 그의 꿈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바쳤다. 파티시에로서의 내 꿈은 잠시 미뤄두고, 그의 뒷바라지에 몰두했다. 그게 다 꿈을 위한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젠 더 이상 아니었다.

마학호는 고통스러운 듯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송이가 제 병원비도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아서… 저도 이제는 제 앞가림을 해야죠."

그는 일부러 말을 흐렸다. 사람들은 더욱 분노했다.

"그럼 함송이 씨 돈은 어디에 쓰는 건가요?"

"남편 병원비는 안 대주고 자기 유흥에 쓰는 건가요?"

마학호는 갑자기 말을 멈췄다. 그리고는 카메라를 향해 찬란한 미소를 지었다. 그의 눈빛은 한없이 선량하고 진실해 보였다. 그는 마치 모든 것을 초월한 듯 말했다.

"괜찮습니다.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할 거예요. 대중분들의 사랑이 저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됩니다. 이 어려움을 잘 이겨내고, 언젠가 다시 무대 위에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송이도… 언젠가 저를 이해해주겠죠."

나는 그의 연기에 소름이 돋았다. 완벽했다. 그는 내가 그를 떠난, 이기적인 악처로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의 완벽한 연기 덕분에 사람들은 분노했다.

"함송이, 당장 남편에게 사과해라!"

"저런 아내는 필요 없어! 마학호 씨, 이혼하고 새 삶 찾으세요!"

"진짜 마학호 씨 너무 불쌍하다… 저렇게 착한 사람이 왜 저런 아내를 만났을까."

어떤 시청자는 그에게 경제적인 도움을 주겠다고 나섰다.

"배우님, 혹시 후원 계좌라도 있으신가요? 저희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요."

"맞아요! 저희의 작은 정성이 배우님께 힘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수많은 사람들이 후원 의사를 밝혔다.

마학호는 다음 날 바로 영상 하나를 더 올렸다.

"많은 분들의 따뜻한 마음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하지만 저는 괜찮습니다. 저보다 더 어려운 분들이 많을 거예요. 그분들께 작은 도움이라도 전해주세요."

그는 겸손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치 천사 같은 사람이었다. 그는 영상 끝에 링크 하나를 첨부했다.

[사랑의 빛 재단]

나는 그 링크를 클릭했다. 그리고 실소를 터뜨렸다. 그곳은 마학호가 예전에도 자주 이용했던 유령 자선단체였다. 과거에도 그는 비슷한 수법으로 사람들의 돈을 가로챘었다. 그는 재능 있는 배우였지만, 그 재능을 오직 사기와 기만에 사용했다.

그의 연기는 완벽했다. 사람들은 그의 위선에 완벽하게 속아 넘어갔다. 그는 순식간에 수많은 팔로워를 거느린 '정의로운 예술가'이자 '긍정 에너지 전파자'가 되었다. 그리고 나는 '악처'라는 이름으로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내 이름, 함송이는 이제 더 이상 나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마학호 씨를 버린 파렴치한 아내', '탐욕스러운 악처'의 대명사가 되어 있었다. 나는 그저 조용히,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이제, 나의 시간이었다.

회차 2

함송이 POV:

내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든, 댓글창이 나를 향한 비난과 저주로 도배되든, 나는 그 어떤 감정도 느끼지 못했다. 그들이 공격하는 함송이는 더 이상 내가 아니었다. 그 함송이는 이미 마학호와 탁인화의 대화를 들은 그 순간, 병실 침대 위에서 죽었다. 그들은 그저 과거의 망령을 향해 돌을 던지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들의 분노가 우스웠다. 그들은 완벽하게 속고 있었다. 내가 그들보다 한 수 위라는 생각에 입가에 비릿한 미소가 번졌다.

이제 내 차례였다. 나는 마학호가 만들어낸 이 혼란을 역이용하기로 결심했다. 그의 연극 무대에 나도 배우로 오를 시간이었다.

나는 가장 먼저 나의 파티시에 가게를 다시 열었다. 마학호의 꿈만을 좇으며 잠시 묻어두었던 나의 꿈이었다. 가게 이름은 '송이의 스위트 스튜디오'로 바꾸었다. 간판의 낡은 글씨를 새로 칠하고, 내부 인테리어도 내가 직접 했다. 나는 밤새도록 새로운 케이크 레시피를 개발하고, 디저트를 만들었다. 가게는 나의 손길로 따뜻하고 아늑한 공간으로 변해갔다. 이곳은 더 이상 마학호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곳이 아니었다. 나, 함송이의 공간이었다.

나는 소셜 미디어 계정을 새로 만들었다. 내 프로필 사진은 앞치마를 두르고 환하게 웃는 나의 모습이었다. 첫 게시물은 갓 구워낸 따끈한 스콘 사진과 함께였다.

"안녕하세요, 송이의 스위트 스튜디오입니다! 낮에는 공장에서 일하고, 밤에는 사랑하는 남편의 병원비와 재활을 위해 케이크를 굽고 있어요. 비록 몸은 힘들지만, 제 케이크로 작은 행복을 드릴 수 있다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이 모든 과정을 함께 견뎌낼 저의 남편에게 사랑과 응원을 보냅니다. #힘내세요남편 #사랑의케이크 #스위트스튜디오"

나는 마학호의 소셜 미디어를 완벽하게 모방했다. 차이점이라면, 나는 연기를 하고 있지 않다는 것뿐이었다. 진심으로 케이크를 만들고, 진심으로 내 삶을 살고 있었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내 게시물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어라, 이 사람 함송이 아니야?"

"마학호 씨한테 그렇게 한 사람이 이제 와서 이런다고?"

"위선자! 남편은 병원에서 고생하는데 케이크나 굽고 앉았네!"

어떤 사람들은 내 가게에 직접 찾아와 난동을 부리기도 했다.

"당신이 마학호 씨 아내 맞지? 어떻게 남편을 그렇게 버려!"

"악처는 가게도 하지 마라!"

나는 그들에게 묵묵히 케이크를 내밀었다.

"맛이라도 보고 가세요."

그들은 욕을 하면서도 케이크를 받아 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몇몇은 다시 가게를 찾아와 케이크를 사 갔다. 맛이 예상외로 좋다는 평과 함께였다.

나는 직접 만든 샌드위치와 디저트를 싸 들고 병원에 찾아갔다. 마학호의 병실 문을 향해 활짝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남편에게 줄 특별한 식사! 빨리 낫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만들었어요. 맛있게 먹어줘요, 여보! #남편사랑 #병문안 #정성가득"

사진을 올린 뒤, 나는 샌드위치와 디저트를 병원 쓰레기통에 버렸다. 그에게 단 한 조각도 줄 마음이 없었다. 나의 모든 행동은 오직 복수를 위한 것이었다.

시간이 흐르면서, 나의 진심이 담긴 케이크와 디저트, 그리고 '헌신적인 아내'의 이미지는 점점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다. 가게는 문전성시를 이루었고, 온라인 주문은 폭주했다. 나는 밤낮없이 케이크를 만들었다. 나의 손은 물집투성이였고, 어깨는 늘 뻐근했다. 하지만 나는 멈추지 않았다.

내 소셜 미디어 팔로워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사람들은 내 진정성에 감동했다.

"함송이 씨, 정말 대단하시네요. 힘내세요!"

"케이크도 맛있고, 마음씨도 곱고… 응원합니다!"

"마학호 씨가 복 받은 줄 알아야지! 이런 아내를 어디서 또 만난다고."

점차 사람들은 마학호의 방송에서 내 이름이 언급될 때마다 의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함송이 씨가 악처라구요? 제가 본 송이 씨는 그렇지 않던데요."

"마학호 씨, 아내 분이 저렇게 열심히 사시는데… 혹시 오해가 있는 거 아닐까요?"

여론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하는 것을 느꼈다. 마학호는 위기를 느꼈다.

어느 날, 마학호는 다시 라이브 방송을 켰다. 그의 눈은 퉁퉁 부어 있었고, 얼굴은 초췌했다. 그는 카메라 앞에서 눈물을 흘렸다.

"요즘… 제가 너무 힘듭니다. 저를 둘러싼 오해와 루머 때문에… 송이가 힘들어할까 봐 걱정됩니다."

그는 말을 잇지 못하고 흐느꼈다. 그리고는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다.

"어떤 분들은 송이가…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하더군요. 저는 송이를 믿습니다. 제 아내가 그럴 리가 없어요. 하지만… 혹시라도 송이가 힘든 마음을 저에게 말하지 못하고… 다른 곳에서 위로를 찾는 건 아닐지…."

그는 나에 대한 불륜 루머를 퍼뜨리면서도, 자신은 나를 믿는 '착한 남편'인 척 연기하고 있었다. 나는 그의 비열함에 치가 떨렸다. 내 심장이 얼어붙는 듯했다.

'다른 남자요? 당신에게는 그 탁인화 씨가 있었듯이, 저에게는 그럴 남자가 없어요.'

나는 그의 말을 들으며 분노와 동시에 어처구니없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그가 나를 그렇게 만들려고 애쓰는구나. 하지만 더 이상 그의 계략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을 역이용할 것이다. 나의 복수는 이제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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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에서 돌아온 억만장자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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