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2
백은 길드의 연회장은 빛과 소리의 숨 막히는 장관이었다. 청림 팩의 소박한 나무판자 홀과는 차원이 다른 세상이었다. 이곳에서는 작은 마차만 한 크리스탈 샹들리에가 얼어붙은 별처럼 빛을 쏟아냈고, 그 빛은 잘 닦인 대리석 바닥에 반사되었다. 공기는 수백 가지 다른 마법의 기운이 뒤섞여 팽팽하게 진동했고, 값비싼 향수와 샴페인, 그리고 야망의 냄새로 가득했다. 현악 4중주의 부드러운 멜로디가 하객들의 세련된 대화 사이를 유유히 흘렀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는… 주목받는 기분을 느꼈다.
소희는 나에게 그녀만의 마법을 부렸다. 그녀가 찾아준 드레스는 한밤의 하늘색, 깊고 반짝이는 남색이었다. 몸의 곡선을 따라 흐르다 바닥에서 활짝 퍼지는 디자인이었다. 어깨는 드러났고, 머리는 우아하게 틀어 올려 길고 하얀 목선을 드러냈다. 장신구는 심플한 은 귀걸이 한 쌍뿐이었다. 나는 우아하고, 강력하며, 동시에 몹시 두려웠다.
하지만 내가 연회장으로 들어서자, 문가에 있던 작은 무리 사이에서 정적이 흘렀다. 속삭임이 내 드레스 자락처럼 나를 따라다녔다.
“저 사람이야… 청림 팩의 원소술사.”
“불을 얼릴 수 있다고 들었어.”
“알파의 반려가 대회에 참가하다니? 들어본 적 없는 일인데.”
속삭임에는 동정이나 경멸이 아닌, 마지못해 인정하는 듯한 호기심 어린 존경이 담겨 있었다. 대회에 참가 자격을 얻은 것만으로 나는 내 팩에서는 결코 얻지 못했던 지위를 얻었다. 취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나는 입가에 작고 자신감 있는 미소를 띠고 자세를 바로 했다. 오늘 밤, 나는 단지 태준의 반려가 아니었다. 나는 참가자, 서은하였다.
나는 방 건너편에서 그를 보았다. 근엄한 표정의 알파들 무리 속에 서 있는 태준. 그는 맞춤 제작한 검은 정장을 입고 권력과 권위의 화신처럼 보였다. 그의 눈이 내 눈과 마주쳤다. 그리고 아주 잠깐, 나는 몇 년 동안 보지 못했던 무언가를 보았다. 소유욕의 불꽃. 녹은 금 같은 눈을 가진 잘생긴 다른 알파가 나를 향해 미소 짓고 가볍게 고개를 숙이는 것을 보았을 때, 그의 턱이 굳어지는 것을.
*이제야 내가 보여?*
씁쓸한 만족감이 속에서 피어올랐다.
*다른 남자들이 나를 주목하니까? 당신과 상관없이 내 가치가 생기니까?*
그가 나를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그의 발걸음은 인파를 가르는 단호하고 거침없는 직선이었다. 늘 그랬듯, 사람들은 그를 위해 길을 열었다. 심장이 갈비뼈를 향해 미친 듯이, 불안하게 뛰기 시작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할지, 무엇을 요구할지 알 수 없었다. 화를 낼까? 이 공개적인 장소에서 나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하며 그의 지배력을 다시 확인하려 할까? 그 생각은 두려우면서도, 부끄럽게도 약간은 짜릿했다.
그가 방을 반쯤 가로질렀을 때, 그 일이 일어났다.
낮고 격렬한 진동이 고대 건물의 기초를 뒤흔들었다. 지진이 아니었다. 더 깊고, 더 마법적인, 마치 세상 자체가 고통스럽게 신음하는 듯한 느낌이었다. 놀란 숨소리가 군중 속에서 터져 나왔다. 은 쟁반 위의 샴페인 잔들이 부딪쳤고, 현악 4중주는 불협화음을 내며 멈췄다.
내 시선은 위로 향했다. 저 높은 곳, 고대의 마력이 깃든 수정으로 가득 찬 거대한 샹들리에 중 하나가 격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수 세기 동안 버텨온 고정 장치가 천장에서 뜯겨 나가면서 역겨운 마찰음이 홀 전체에 울려 퍼졌다.
그것은 바로 우리 머리 위에 있었다.
나뿐만이 아니었다. 잔인한 운명의 장난처럼, 샹들리에의 치명적인 궤적은 태준과, 마치 소환된 듯 그의 곁에 나타난 유채리, 그리고 내가 모두 서 있는 바로 그 대리석 바닥을 중심으로 하고 있었다.
*
시간은 느려지지 않았다. 산산조각 났다.
내 머릿속은 단 한 번의 끔찍한 심장 박동 안에 수천 가지 세부 사항을 처리했다. 유채리의 목에서 터져 나온 겁에 질린 비명. 천장에서 비처럼 쏟아지는 먼지와 석고 가루. 연회장 전체가 숨을 들이마시는 소리. 떨어지는 수정에서 굴절된 빛이 바닥에 수천 개의 공포에 질린 무지개를 그리는 모습.
태준은 우리 사이에 서 있었다. 그의 반려인 나와, 그의 집착인 유채리 사이에.
내 안의 늑대가 마음속에서 비명을 질렀다. 공포에 찬 원시적인 울음소리이자 절박하고 본능적인 애원이었다.
*반려가 우리를 구할 거야. 우리를 지켜줄 거야.*
하지만 나는 그의 눈을 보았다. 찰나의 계산, 선택의 순간을. 망설임은 없었다. 갈등도 없었다. 오직 본능만이 있었다.
그의 본능은 나를 향하지 않았다.
잔인할 정도로 빠르고 파괴적으로 명확한 움직임으로, 그가 움직였다. 하지만 나를 향해서가 아니었다. 그는 나를 밀쳤다. 세게. 한때 그토록 다정하게 내 손을 잡았던 그의 손이 내 어깨를 강타했다. 그것은 주된 샹들리에를 피하게 하려는 밀침이 아니었다. 폭력적이고 생각 없는 배제였다. 그는 나를 옆으로 내던졌다. 초기 충격 지점에서 쏟아져 내리는 무거운 수정 파편과 부서지는 나무 조각들 속으로.
그는 나를 구하기 위해 그런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길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
세상은 고통과 배신의 만화경이 되었다. 내가 뒤로 비틀거리며 발목이 꺾이는 동안, 내 마지막 의식에 남은 광경은 태준의 모습이었다. 그는 강력하고 보호적인 방패처럼 뛰어올라 유채리를 감쌌다. 그는 그녀를 가슴에 품고, 나에게 완전히 등을 돌린 채, 그가 진정으로 소중히 여기는 여자를 보호하기 위해 떨어지는 석고의 작은 충격들을 흡수했다.
그는 뒤돌아보지도 않았다.
그의 입술에는 내 이름이 없었다. 그의 생각에는 내 안전이 없었다. 나는 그가 소중한 것을 구하기 위해 미친 듯이 달려가는 길에 있는 장애물, 치워버려야 할 가구 조각에 불과했다.
그리고 세상이 폭발했다. 묘비처럼 무거운 화려한 천장 조각이 내 옆구리를 강타했다. 고통은 눈을 멀게 하고 모든 것을 삼켜버리는 하얀 초신성이었다. 부서지는 수정 소리, 비명 소리, 내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내가 들은 마지막 소리였고, 그 후 세상은 끝없는, 고요한 어둠 속으로 녹아들었다.
회차 3
나는 소독약 냄새와 차갑고 살균된 공기의 날카로움 속에서 깨어났다. 얇고 까슬까슬한 담요가 턱까지 덮여 있었고, 규칙적인 기계음이 조용한 방 안을 울렸다. 의무실. 청림 팩의 의무실이었다. 내 몸은 낯선 나라, 고통으로 가득 찬 미지의 땅 같았다. 숨을 쉴 때마다 갈비뼈에 새로운 불길이 일었고, 다리와 등, 뼛속까지 둔하고 무거운 통증이 맥박처럼 울렸다.
*그가 나를 밀었어.*
그 생각은 뱃속에 차갑고 단단한 돌덩이처럼 자리 잡았다.
*그가 나를 버렸어.*
우리 팩의 나이 든 주치의인 김 원장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방에 들어왔다. 그의 친절하고 물기 어린 푸른 눈에는 내가 견딜 수 없는 깊은 연민이 담겨 있었다. 그는 조용하고 능숙하게 움직이며 내 침대 옆 모니터를 확인했다. 내 불안감에 심박수가 치솟자 규칙적인 기계음이 빨라졌다.
“얼마나… 얼마나 심각한가요?”
나는 마르고 갈라진 목소리로 속삭였다.
그는 한숨을 쉬며 어깨를 축 늘어뜨렸다. 그는 침대 옆으로 의자를 끌어와 앉았다. 그의 표정은 암울했다.
“은하 씨… 충격이 심했어요. 다발성 골절에 내부 장기 손상까지. 하지만 그게 최악은 아닙니다.”
나는 얇은 담요를 꽉 쥐며 마음의 준비를 했다.
“샹들리에는 오래된 것이었고, 마력 증폭용 수정이 박혀 있었어요.”
그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설명했다.
“그게 산산조각 나면서 혼돈의 마력이 폭발적으로 방출됐습니다. 수정 파편들이 등, 척추 근처에 박혔어요. 그게… 당신의 연결을 방해하고 있습니다.”
피가 차갑게 식었다.
“연결이요? 제 늑대와의…?”
그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시선은 흔들림이 없었다.
“파편이 늑대의 영과 당신을 잇는 주된 신경 경로를 영구적으로 손상시켰습니다. 늑대는 여전히 그곳에 있지만, 연결이… 희미해졌어요. 앞으로 변신하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어쩌면 평생 불구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릅니다, 은하 씨.”
목이 메인 신음이 입술 사이로 터져 나왔다. 내 늑대. 나의 힘, 나의 동반자, 내 영혼의 다른 반쪽. 그 연결이 끊어지고, 내 몸에 갇히게 된다는 것은… 죽음보다 더한 운명이었다. 오랫동안 참아왔던 눈물이 마침내 터져 나왔다. 뜨겁고 소리 없는 눈물이 뺨의 얼룩을 따라 길을 내며 흘러내렸다.
“태준 씨는… 다녀갔나요?”
나는 입안에서 재 맛이 나는 질문을 던졌다. 알아야만 했다. 내 안의 깊이 상처 입은 어리석은 부분이 여전히 그가 후회로 가득 찬 얼굴로 이 문을 열고 들어오기를 바라고 있었다.
김 원장의 표정이 굳어졌다. 그는 내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유채리 씨와 함께 있었습니다. 그녀가… 충격을 많이 받았다고 합니다.”
*충격을 받아.*
그 말은 씁쓸한 조롱이었다. 내 반려의 몸으로 보호받아 상처 하나 없이 걸어 나간 유채리는 충격을 받았고, 그의 행동 때문에 부서지고 평생 불구가 될지도 모르는 나는 이 차가운 하얀 방에 홀로 남겨졌다. 내 안에서 깜빡이던 마지막 희망의 불씨가 꺼지고, 차갑고 단단한 확신만이 남았다.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았다. 앞으로도 결코 사랑하지 않을 것이다.
*
그는 이틀 후에야 나타났다. 내 병실 문이 활짝 열리고, 그는 복도의 불빛을 등지고 서 있었다. 연회장에서 입었던 맞춤 정장이 아닌, 그의 권위와 위압감을 조금도 감추지 못하는 심플한 검은 셔츠와 청바지 차림이었다. 그의 얼굴은 차가운 무관심의 가면을 쓰고 있었고, 폭풍우 치는 그의 눈에는 후회나 걱정의 기색이 조금도 없었다.
그는 침대에 부서진 채 누워 있는 나를 보더니, 입술을 비틀며 희미하게 비웃었다.
“깨어났군.”
질문이 아니었다.
나는 가슴속에 얼음덩어리가 박힌 채 그를 쳐다보았다.
“당신이 날 밀었어.”
“나는 채리를 구한 거야.”
그는 단호하고 딱딱한 목소리로 정정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넌 스스로 구경거리가 됐고, 채리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지. 넌 우리 팩을 망신시켰어, 은하야. 그 많은 알파들 앞에서 그렇게 약해 빠진 모습으로 누워서.”
그의 말의 뻔뻔함, 완전한 책임 전가에 숨이 막혔다. 그가 *나를* 비난하고 있었다. 그 자신의 잔인한 선택의 희생양이 된 *나에게* 화를 내고 있었다. 내 상처의 고통은 그의 잔인함이 주는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 죽을 셔도 있었어.”
나는 너무 약해서 제대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로 떨리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차라리 그때 죽어버렸으면 더 나았을 텐데.”
그의 목소리는 소름 끼치도록 차분했다.
“너와 나 사이의 이… 이 인연. 이건 약점이 됐어. 족쇄야. 너의 그 집착, 그 감상적인 태도… 내 힘을 갉아먹는,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방해물이라고.”
그는 침대 쪽으로 한 걸음 다가왔다. 그의 존재가 방을 가득 채우며 나를 질식시켰다. 그는 나를 반려가 아닌, 해결해야 할 문제, 지워버려야 할 오류로 내려다보았다.
“고대부터 내려온 ‘관계 단절 의식’을 거행하겠다.”
그의 선언은 형식적이고, 의례적이며, 절대적으로 최종적이었다.
내 세상이 멈췄다. 모니터의 기계음이 멀리 사라지는 것 같았다. 관계 단절 의식. 그것은 가장 극단적인 배신의 경우에만 사용되는 잔인하고 야만적인 의식이었다. 강제적인 거부. 달의 여신이 축복한 인연을 마법으로 찢어버리는 행위.
“안 돼.”
나는 고개를 저으며 숨을 내쉬었다. 그 움직임에 두개골을 찌르는 듯한 통증이 느껴졌다.
“태준 씨, 제발….”
그의 눈은 얼음 조각 같았다.
“나, 청림 팩의 알파 강태준은, 너 서은하를 나의 반려로 인정하지 않는다. 우리의 인연은 이제 끊어졌다.”
그 말이 그의 입술을 떠나는 순간, 내가 겪어본 적 없는 고통이 나를 꿰뚫었다. 육체적인 것이 아니었다. 영혼이 갈기갈기 찢기는 듯한 고통이었다. 내 목에서 날것 그대로의, 짐승 같은 비명이 터져 나왔다. 5년 동안 우리를 연결했던 은빛 실이 끊어졌다. 그 반동은 재앙과도 같았다. 심장이 터져버리고, 마력이 통제 불능 상태로 소용돌이치며, 내 생명력이 그가 있던 빈자리로 빨려 들어가는 것 같았다.
세상이 잿빛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내 옆 모니터의 기계음이 하나의 높고 지속적인 소음으로 변했다.
*
내가 마지막으로 본 것은 문이 벌컥 열리는 모습이었다. 김 원장이 공황 상태에 빠진 얼굴로 달려 들어왔다. 그는 멎어버린 모니터를 흘끗 보고는, 차갑고 미동도 없는 태준의 모습을 보았다.
“대체 무슨 짓을 한 겁니까?”
그는 의료용 태블릿으로 미친 듯이 진단 프로그램을 돌리며 갈라지는 목소리로 소리쳤다. 그의 손이 화면 위를 날아다녔다.
태준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그저 내가 죽어가는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그의 표정은 읽을 수 없었다.
김 원장은 모니터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그의 눈은 커졌고, 얼굴에서 핏기가 가셨다. 그는 빛나는 화면과 태준의 용서 없는 시선, 그리고 침대 위의 부서진 내 모습을 번갈아 보았다. 순수하고 완전한 충격과 공포가 그의 얼굴에 떠올랐다.
“알파…”
주치의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더듬었다.
“관계 단절… 그 반동이… 사모님께만 향하는 게 아닙니다.”
그는 떨리는 숨을 들이마시며 태준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달의 여신이시여, 사모님께서… 알파의 후계자를 임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