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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슬립하여 네 명의 수컷의 사랑을 받다
타임슬립하여 네 명의 수컷의 사랑을 받다

타임슬립하여 네 명의 수컷의 사랑을 받다

88 회차
완결
성간 최약체 암컷으로 태어난 백나연은 언니의 방해와 네 명의 종속자들에게 무시당하며 파혼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그녀는 복수 대신 사업에 집중하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한다. 판타지 세계관 속 뱀파이어와 웨어울프 등 매력적인 종족들과의 얽힌 관계를 그린 <타임슬립하여 네 명의 수컷의 사랑을 받다>는 반전의 묘미를 담은 romance novel이자 흥미진진한 fantasy novel입니다.
타임슬립하여 네 명의 수컷의 사랑을 받다 - 1화

"백나연,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물을게. 매칭 해제할 거야, 말 거야?"

백나연은 손에 든 칼을 내려놓고 정핵 한 봉지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그녀의 손바닥에서는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있었다. "내가 너희한테 부족하게 한 적이라도 있어?"

강도윤은 온몸이 더러워진 그녀를 혐오스럽게 쳐다봤다. 어디에도 암컷의 부드러운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네 F급 정신력으로는 나랑 차현우를 안정화할 수 없어. 그동안 뒤에서 몰래 우리를 도와준 건 네 동생 백서윤이야. 우리는 이미 백서윤을 진정한 주인으로 생각하고 있어. 네가 정말 우리를 위한다면 매칭을 해제해."

백나연은 망설임 없이 대답했다. "그래. 그렇게까지 내가 싫다면 나도 붙잡진 않을게."

"하지만…" 그녀는 잠시 말을 멈추고 강도윤을 바라봤다. "결혼한 몇 년 동안, 나는 정신력 결함을 메우기 위해 몬스터를 사냥해서 얻은 정핵을 전부 너희한테 줬어. 전부 합치면 10억 스타 코인이야. 이 돈을 갚으면, 너희는 내 눈앞에서 사라져."

그 말에 강도윤의 눈빛에 순간 놀라움과 기쁨이 스쳐 지나갔다. '1년 넘게 매칭 해제 얘기만 나오면 끝까지 버티더니… 드디어 받아들이는 건가?'

비록 지금 그가 가진 돈은 많지 않았지만, 차현우와 함께 돈을 모으고 조금만 더 빌리면 충분히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그래서 강도윤은 바로 동의했고, 백나연도 더 이상 시간을 끌지 않았다. 광뇌에 재산 분할 조항을 작성한 후 강도윤에게 보냈고, 차현우와 함께 서명하게 했다. "오늘 밤까지 돈 입금하고, 내일 오후에 공증센터에서 만나."

백나연은 지난달 이 암컷의 몸에 빙의했고, 원래 몸 주인의 기억도 전부 이어받았다.

그녀가 존재하는 세계는 월드 트리라 불리는 존재가 만들어 낸 공간이었다. 거대한 나무에는 수많은 행성이 존재했고, 그곳에 사는 수컷들은 성인이 되면 각자에게 맞는 초능력을 얻게 된다. 그 초능력은 몬스터를 사냥해 얻은 정핵으로 진화하며, 등급은 최하 F급부터 최고 S+급까지 존재했다. 암컷들 역시 마찬가지였다.

유일한 차이점은 수컷들의 초능력이 강해질수록 폭주기를 겪는다는 점이었다. 억제제나 암컷의 정신력 안정화가 없으면 결국 이성을 잃고 폭주하거나, 심하면 스스로 무너져 죽음에 이르기도 했다.

이 세계에서 암컷의 수는 극도로 적었다. 희귀한 존재인 만큼 지위도 높았고, 한 명의 암컷은 월드 트리의 매칭을 통해 여러 수컷과 연결될 수 있었다. 매칭이 성립된 이후 수컷은 암컷에게 무조건적으로 충성해야 했으며, 매칭을 해제할 권한 역시 암컷에게만 주어졌다.

이 몸의 원래 주인 역시 이름은 백나연이었다. 하지만 가문에서 가장 쓸모없는 암컷으로 능력은 F급에 불과했다.

반면 그녀의 여동생 백서윤은 태어날 때부터 세계에서도 손꼽히는 S급 암컷이었다. 평생 노력해도 정신력을 한 단계도 올리지 못하는 암컷이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S급 정신력은 그 자체만으로도 엄청난 가치를 의미했다. 그래서 가문은 백서윤을 떠받들며 최고의 대우를 해줬다. 반대로 백나연은 모든 것을 스스로 벌어야 했다. 심지어 그녀가 좋아하는 물건은 좋든 싫든 항상 백서윤이 한발 먼저 빼앗아 갔다.

원래의 백나연은 자신의 정신력 결함을 알고 있었기에, 성인이 되자마자 매칭된 두 명의 A급 수컷을 안정화할 수 없었다. 그래서 매일 몬스터 숲에서 사냥하며 조금이라도 더 벌고, 어떻게든 그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려고 했다.

심지어 집에서는 빨래와 요리, 청소까지 도맡아 했다. 하지만 두 수컷은 끝내 그녀를 좋아하지 않았다.

저녁에 이웃 한수빈과 함께 식사를 하던 백나연은 내일 매칭을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수빈은 깜짝 놀랐다. "그들이 미쳤어? 감히 너한테 매칭 해제하자고 해? 네 성격이 너무 좋은 거 아니야?"

백나연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매칭 첫해부터 백서윤이 걔들 유혹해서 데려갔어. 5년 동안 같은 침대에서 잔 적도 없고, 안정화도 그냥 머리 몇 번 쓰다듬어 준 게 다였어. 억지로 붙잡고 있어 봤자 의미 없잖아."

한수빈은 한참을 충격에 빠졌다가, 백나연의 정신력이 유난히 낮다는 것을 떠올리고 동정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괜찮아. 어차피 연방 정부는 암컷이 혼자 남는 걸 절대 내버려 두지 않거든. 매칭만 해제되면, 월드 트리가 자동으로 새로운 수컷을 연결해 줄 거야. 결국 또 새로운 수컷 생길 텐데 뭐. 가는 인연 있으면 오는 인연도 있는 거지."

백나연은 짜증스럽게 머리를 긁적였다. "하지만 나는 매칭하고 싶지 않아. 결과는 똑같을 거야. 그들은 나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

백나연은 이미 예상할 수 있었다. 만약 자신이 괜찮은 등급의 수컷과 매칭된다면, 백서윤은 분명 S급 재능을 내세워 또 상대를 빼앗으려 들 것이다. 그리고 같은 일이 반복되겠지.

한수빈은 백나연을 위아래로 훑어보더니 조심스럽게 말했다."그래도 매칭은 강제잖아. 나중에 새로운 수컷이 찾아올 텐데… 너도 이제 좀 꾸미고 다니는 게 어때? 맨날 그렇게 거친 유목민처럼 입고 다니면, 아무리 수컷이 널 우러러봐도 첫인상이 중요하긴 하거든."

백나연은 늘 숲을 돌아다니며 몬스터를 사냥하고 약초를 캐 돈을 벌어 왔다. 그러니 옷차림까지 신경 쓸 여유가 없었던 것도 당연했다.

그런데 이제 와 생각해 보니, 강도윤과 차현우가 자신이 닿는 것조차 싫어했던 이유도 자신의 이미지가 너무 나빴기 때문일까? 하지만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한다면, 그건 너무 얄팍한 일 아닌가 싶었다.

백나연은 어쩔 수 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알았어."

한수빈은 그녀에게 지하 격투기 경기 티켓을 건넸다. "자극적인 경기라도 보면서 기분 전환하자. 클럽 사장이 나 준 티켓인데, 같이 가자."

백나연은 티켓을 받아 들고 말했다. "고마워."

다음 날, 한참을 고민하던 백나연은 이틀 정도는 쉬어 가기로 했다. 강도윤과 차현우에게서 받을 보상금도 이미 입금된 상태였다.

그녀는 욕실에서 오랜만에 제대로 몸을 씻었다. 그리고 광뇌 쇼핑으로 단정한 원피스를 몇 벌 주문한 뒤, 인터넷 영상을 따라 머리까지 손질해 봤다.

사실 백나연의 외모는 꽤 괜찮은 편이었다. 피부도 고왔고 이목구비 역시 백서윤에게 전혀 밀리지 않았다. 심지어 오랫동안 밖에서 사냥을 한 덕분에 몸매 비율도 최적에 달했고, 몸의 근육은 탄탄하고 힘이 넘쳐 보였다. 전체적으로 가볍고 날렵한 느낌이었다.

한수빈은 백나연을 본 순간 그대로 굳어 버렸다. 한참이나 멍하니 바라보던 그녀는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세상에, 나연아! 너 이렇게 예쁜 얼굴을 왜 숨기고 살았어? 정신력이 없어도 얼굴만으로 수컷들한테 엄청 사랑받을 수준인데! 강도윤 그 자식들은 정말 눈이 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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