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1

올 겨울, 유난히 추운 유성의 어느 한 고급 별장 운경 공관에서는 남녀의 몸이 뜨겁게 뒤엉켜 있었다.

"준혁 씨, 조금만 천천히..."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침대 시트를 움켜쥔 최예림의 입술이 벌어지며 뜨거운 열기를 품은 숨을 토해냈다. 은은한 조명 아래 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두 볼은 남자의 욕정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날 어떻게 불러야 한다고 했지?" 일부러 그녀의 몸을 누르며 귓불을 아프지 않게 깨문 남자가 뜨거운 숨을 불어 넣었다. 몸이 뜨거워지는 것을 참지 못한 그녀가 작은 고양이처럼 등을 말아 남자의 품을 더욱 파고들며 흐느끼다시피 말했다.

"사, 삼촌. 제발..."

그녀의 순순한 태도에 심준혁은 만족스러운 듯 입가에 옅은 미소가 번졌다. 그렇게 그녀의 간드러진 신음 속에서 두 사람은 끝내 절정에 도달했다.

심준혁은 장소를 불문하고 삼촌이라고 불러주는 그녀의 목소리가 좋았다. 그 호칭은 두 사람의 육체적 욕망을 끌어낼 뿐만 아니라, 서로의 위치를 상기시키는 역할이기도 했다.

최예림은 그를 삼촌이라고 부를 때마다 배덕감과 민망감에 얼굴을 붉혔다.

이번 출장은 고작 보름밖에 되지 않았지만, 심준혁은 그녀의 몸이 그리워 미칠 지경이었다. 하여 출장에서 돌아오자마자 그녀를 안고 몇 번이나 품었지만, 여전히 그의 허리를 휘감고 놓아주지 않는 그녀 덕분에 이성이 녹아버릴 것만 같았다.

위험할 정도로 매혹적인 그녀의 몸을 거부할 수 있는 남자는 없을 것이다.

그의 욕망을 알아차린 최예림은 그의 목덜미에 머리를 얹고 몸을 더욱 지분거렸다.

"오늘따라 착하네." 심준혁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기분 좋은 목소리로 말했다.

"착해서 싫어요?" 낮은 목소리로 속삭인 그녀가 신음을 흘리며 더욱 대범하게 허리를 흔들었다. "삼촌, 새로운 시도를 해본 지도 꽤 오래된 것 같지 않아요?"

눈썹을 살짝 일그러뜨린 그의 미간이 서서히 풀어지더니 순수한 갈망으로 가득 찬 눈동자로 그녀를 마주했다.

"그럼 날 실망시킬 일은 없겠지." 심준혁은 칭찬하듯 그녀의 뺨에 입을 맞췄다.

반사적으로 두 다리를 그의 허리에 감은 최예림은 그를 기쁘게 해주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심준혁은 쉽게 부탁을 들어주는 사람이 아니었기에, 다른 선택지는 없었다.

뜨거운 열기가 식어갈 때쯤, 날이 어슴푸레 밝아왔다. 이불 밖으로 튀어나온 최예림의 매끈한 살결에 지난밤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었다.

잠시 후, 심준혁이 욕실 밖으로 나오는 소리에 그녀가 천천히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미처 닦지 못한 물방울이 그의 가슴 근육과 복근을 타고 흘러내려 야릇한 상상을 떠오르게 했다.

소파에 편하게 기대앉아 담배에 불을 붙이는 그의 기분이 평소보다 더 좋아 보이는 듯했다. "원하는 게 뭐야?" 그가 담배 연기를 뿜어내며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물었다.

"내가 원하는 거라면 뭐든 들어줄 수 있어요?" 그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살짝 쉰 듯한 목소리로 말하는 그녀의 얼굴에 기대감이 스치듯 피어 올랐다.

"들어나 보지 뭐." 심준혁이 담담하게 말했다.

"나, 당신 아내가 되고 싶어요. 심씨 가문의 사모님이 되고 싶다는 말이에요."

그녀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담담했던 심준혁의 두 눈이 차갑게 식어 내렸다.

아니나 다를까, 조롱하듯이 내뱉는 그의 실소에 최예림은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 것을 느꼈다. 그리고 그녀의 물음에 답하려는 듯, 끝까지 태우지 못한 담배에 일부러 힘을 주어 재떨이에 비벼 껐다. 그 동작은 마치 개미 한 마리를 짓밟아 죽이는 듯했다.

"주제도 모르고 감히 내 앞에서 이런 요구를 입에 올려? 내가 그동안 너무 잘해줬나 봐?"

빨간 입술을 꼭 깨물고 침대 시트를 움켜쥔 최예림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오나은 씨가 돌아왔다는 소식 들었어요. 그 여자와 결혼할 건가요?"

오나은, 최예림은 그 이름만으로도 속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그녀는 심준혁이 영원히 잊지 못하는 첫사랑이자, 그가 열여덟 살이 되던 해 납치범으로부터 목숨을 구해준 은인이기도 했다. 그 사건이 있은 후, 심씨 가문은 오씨 가문과 두 사람의 혼약을 맺었다.

그의 곁에서 2년을 함께한 최예림은 그의 미간이 깊게 찌푸려졌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난 그저 살고 싶을 뿐이에요. 삼촌도 내가 심씨 가문에서 어떻게 지내는지 알고 있잖아요. 그래서 난, 내 편을 만들고..."

"편을 만들고 싶다고?" 심준혁의 날카로운 목소리가 단번에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어느새 최예림의 앞에 다가선 심준혁은 그녀의 턱을 으스러지도록 움켜쥐고 매처럼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최예림, 네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가 모를 것 같아? 네가 심씨 가문 사모님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야?"

회차 2

"심준혁 씨, 당신은 여전히 무정하고 매정하네요." 최예림은 슬픔과 분노가 뒤섞인 말투로 쏘아붙였다.

방금 전까지 뜨거웠던 두 사람의 분위기가 순간 차갑게 얼어붙었다.

최예림은 그에게 의도를 들켰으나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눈물을 머금은 그녀의 얼굴에 고집스러움이 묻어났다. "내가 원하는 걸 줄 수 없다면, 우리 관계도 오늘 부로 끝이에요. 당신은 내 삼촌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에요."

그녀가 하는 말을 들은 심준혁이 기가 차다는 듯이 비웃었다. "내 침대에 먼저 올라온 건 너잖아? 이제와 관계를 끝내자고? 최예림, 넌 내가 우스워?"

최씨 가문이 몰락한 건 한 순간이었다. 하룻밤 사이에 최예림의 세상이 무너졌고, 그녀의 아버지 최철광은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투신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고, 그녀의 오빠는 감옥에 갇혔다.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된 그녀의 어머니는 어린 그녀를 데리고 심준혁의 큰형인 심정환의 내연녀가 되었다. 심정환의 아내가 세상을 떠나자, 심정환은 자신의 아이를 임신한 최예림의 어머니를 심씨 가문에 데려갔다.

심씨 가문에서 그들을 반기는 사람은 없었고 혐오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자기 주제를 잘 알고 있는 최예림은 심씨 가문 사람들의 눈에 띄지 않기 위해 항상 숨기고 다녔다. 그러나 심씨 가문 사람들은 그녀를 괴롭히는 것을 멈추지 않았고,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을 느낀 그녀가 스스로 심준혁을 찾아갔다.

심씨 가문의 후계자인 심준혁은 유성에서 그녀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미간을 찡그린 그의 얼굴을 똑바로 마주한 그녀의 눈이 유난히 고집스러웠다. 어깨에 간신히 걸친 침대 시트가 아래로 떨어지면서 풍만한 가슴이 그대로 밖에 드러났다.

"그런 명분은 안 된다면 우리 관계는 어떻게 정의하는 게 좋을까요?" 잔뜩 비아냥거리는 그녀의 말투가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원나잇 상대? 애인? 아니면, 외로울 때마다 몸을 달래주는 섹스 파트너?"

작은 얼굴에 오목조목하게 들어있는 예쁜 이목구비는 우연히 마주치더라도 쉽게 잊혀질 수 없는 미인이었다. 간신히 억누른 욕망이 다시 피어 오르는 순간, 그의 두 눈은 탐욕으로 가득 찼다.

"갖고 싶은 걸 말해. 최대한 들어줄 테니까." 무심한 말투로 말한 그가 그녀의 턱을 놓아주고 다시 담배에 불을 붙였다.

더 많은 설명이 없었지만 의도는 충분했다. 그는 아직 그녀와의 관계를 이대로 끝내고 싶지 않다는 말이다.

최예림의 얼굴에 씁쓸한 미소가 번졌다. 그녀는 그의 잠자리 파트너로 지낼 수 있지만, 떳떳하지 못한 내연녀는 되고 싶지 않았다. 이것은 그녀가 절대 깨뜨릴 수 없는 자신과의 약속이기 때문이다.

"심준혁 씨, 저 이제 지쳤어요. 아니, 질렸어요. 그러니까 여기서 끝내요." 끝낸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심준혁은 애초에 그녀를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떨리는 손으로 이미 찢어진 원피스를 챙겨 입는 그녀는 이미 결심을 굳힌 듯했다.

그녀의 진지한 모습에 담배 연기를 뿜어내는 심준혁의 안색이 더욱 어두워졌다. "대체 왜 갑자기 이러는 거야?"

자리에 멈칫한 그녀는 온 힘을 다해 태연한 척하며 그를 돌아봤다. "심 대표님께서 제가 원하는 것을 줄 수 없으니 저도 더 이상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겠네요. 저는 하루라도 빨리 제게 어울리는 남자를 찾아야겠어요."

인내심의 한계를 느낀 심준혁은 당장에 그녀의 팔목을 잡고 끌어당겨 무릎에 앉혔다. 가녀린 다리가 그의 다리를 휘감는 순간, 그는 의지가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다른 남자를 찾겠다고? 어떻게?" 목소리를 낮게 깐 그가 위협적으로 추궁했다. "내가 아닌 다른 남자가 널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아? 내가 질렸다고? 최예림, 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런 말을 할 수 있지? 애초에 내 침대에 먼저 기어 올라온 사람이 너라는 사실 잊지 마."

잡힌 손목을 빼내기 위해 힘껏 몸부림친 그녀가 눈물이 가득 고인 얼굴로 소리쳤다. "내가 먼저 유혹한 건 사실이지만 후회한다고요! 어차피 당신은 오나은 씨와결혼할 건데, 왜 난 제자리에서 당신을 기다려야 하죠? 내가 아무리 뻔뻔한 사람이라도 해도, 당신에게 목맬 만큼 한심한 사람은 아니에요."

두 사람 사이의 공기가 삭막할 정도로 무겁게 내려앉았다. 그때, 휴대폰 벨 소리가 어색한 침묵을 깼다.

짜증이 한껏 치민 얼굴로 휴대폰을 확인한 심준혁은 화면에 반짝이는 이름을 보자 미간을 서서히 풀었다.

오나은. 그는 최예림의 손을 풀어준 뒤 자리에서 일어나 전화를 받았다.

휴대폰을 귀에 가까이 가져다 댄 그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그녀는 마음이 완전히 식어 내렸다. 심준혁의 다정한 목소리는 그녀가 침대 위에서 몸을 섞을 때만 들을 수 있는 것인데... 눈물이 그녀의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지금 바로 갈게." 통화를 마친 심준혁은 무표정한 얼굴로 옷가지를 주섬주섬 챙기더니 소파에 앉아 있는 최예림을 흘깃 쳐다봤다. "주 비서더러 입금하도록 할 테니, 떠날 생각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말을 마친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방을 나섰다. 멍한 눈으로 이미 그가 떠난 자리를 가만히 쳐다보던 최예림의 아름다운 얼굴에 독기가 서렸다.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면, 자존심이라도 챙겨야 한다. 아니, 갖지 못한다면 과감하게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

회차 3

대학 4학년인 최예림은 일 년 전, 자신만의 스튜디오를 열어 졸업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한 그녀에게 있어 스튜디오는 그녀의 자랑이자 기쁨이었다.

그러나 최근에 경쟁사로부터 압박이 끊이지 않았고, 누군가 그녀를 유성에서 쫓아내려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최예림은 끝까지 물러서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밤새 그녀를 놔주지 않은 손길 덕분에, 눈을 뜨자마자 몸이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다. 몸에 꼭 맞는 정장이 불편했던지라 최예림은 제일 편한 옷을 골라 입었다. 펑퍼짐한 캐주얼 차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예쁘장한 얼굴과 매혹적인 몸매는 가려지지 않았다.

그녀가 스튜디오에 들어서자 데스크 직원이 즉시 다가오더니 머뭇거리며 입을 열었다.

"대표님, 대표님 어머님께서 스튜디오에 와 계셔요." 직원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설명을 덧붙였다. "말리려고 했지만, 아기를 품에 안고 있어서. 혹시라도 아이가 다칠까 봐 접대실로 안내해 드렸어요."

최예림은 직원을 향해 싱긋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어머니 진미연은 결코 상대하기 쉬운 사람이 아니다. "괜찮아요, 이해해요. 돌아가서 일 보세요."

작게 안도의 한숨을 내쉰 직원은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스튜디오 규모는 크지 않지만 곳곳에 그녀의 손길이 묻어났다. 심플하면서도 고전적인 인테리어 곳곳에 아기자기한 소품들로 꾸며 그녀만의 독보적인 색을 나타냈다. 스튜디오 내부로 들어가자 진미연이 어린 아기를 품에 안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심우천은 사십 대에 늦둥이를 품은 진미연이 낳은 미숙아였다. 그날 이후, 진미연의 세상은 심우천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최예림은 문에 기대서서 두 사람을 가만히 지켜봤다. 부드러운 표정으로 품에 안은 아기를 내려다보는 진미연의 얼굴에 뚜렷한 모성애가 선명하게 느껴졌다.

최씨 가문이 몰락하기 전까지, 진미연은 현명하고 온화한 아내이자, 자상한 엄마였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그녀의 자상한 어머니는 존재하지 않는다. 진미연은 심우천의 어머니일 뿐이다.

이러한 생각에 뜨거운 눈물이 차오를 것 같았지만 최예림은 간신히 마음을 가다듬고 접대실로 향했다.

그녀가 진미연의 맞은편에 앉자, 진미연은 그녀를 흘깃 쳐다보더니 다시 심우천을 바라봤다. 비서가 커피만 내오고 도망치듯이 나가자, 최예림은 천천히 잔을 들어 한 모금 마시며 입을 열었다.

"이번엔 또 무슨 일이에요?" 그녀의 말투에서는 온기라곤 조금도 찾아볼 수 없었다.

진미연은 최예림의 차림새가 마음에 들지 않는 듯, 눈살을 깊게 찌푸리고 되물었다. "넌 차림이 그게 뭐니? 지금의 네가 심씨 가문의 일원이라는 사실 잊었어? 너의 일거수일투족이 심씨 가문을 대표한다는 사실 잊으면 안 돼."

소파에 기대앉은 최예림은 차분한 목소리로 답했다. "난 최예림이에요. 심씨 가문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 단 한 번도 없어요."

입술을 굳게 다문 진미연의 얼굴에 언짢은 기색이 여지없이 드러났다. "너!" 언성을 조금 높인 그녀는 품 안에서 꿈틀거리는 심우천을 걱정 가득한 얼굴로 내려다봤다.

목소리를 한껏 낮춘 그녀가 계속해서 말했다. "네 아저씨가 널 위해 괜찮은 맞선 상대를 찾았어. 이씨 가문 둘째 도련님이야. 내일 딜라이트 레스토랑에서 만나기로 했어. 너도 이제 미래에 대해 생각할 때가 됐지. 이씨 가문에서 꽤 영향력 있는 사람이니까 신경 써서 준비해."

한쪽 눈썹을 치켜 올린 최예림의 입가에 경멸의 미소가 번졌다. 이씨 가문의 둘째 도련님은 불과 며칠 전에 교도소에서 풀려났다. 심정환이 그녀를 위해 물색한 맞선 상대가 고작 이런 수준이라니.

"시간 없어요." 최예림이 차갑게 거절했다.

그러자 진미연은 거칠게 찌푸려진 미간으로 되물었다. "시간이 없다고? 어제는 학교도 가지 않고 스튜디오에 출근도 하지 않았잖아. 외박까지 하며 술집에만 있던 사람이 시간이 없다는 핑계를 들먹여?"

최예림은 어젯밤에 집에 돌아오지 않은 것도 모자라 술집에서 밤새 파티를 벌였다고 한다. 이것이 그녀가 아침 댓바람부터 스튜디오를 찾은 원인이기도 했다.

만약 품에 어린 심우천이 없었다면, 당장에 소리부터 내질렀을 것이다.

그때, 최예림의 목덜미에서 빨간 자국을 발견한 진미연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목에 그건 뭐야? 최예림, 밖에서 몸을 함부로 굴리고 다녔다간 절대 가만있지 않을 줄 알아."

커피잔을 손에 쥔 최예림은 잠깐 멈칫하더니 여전히 담담한 표정으로 최예림을 바라봤다. 마흔이 넘는 나이에 파산까지 경험한 진미연은 여전히 우아하고 기품이 넘쳤다. 이 세상에 돈으로 해결할 수 없는 건 없다.

"제가 몸을 함부로 굴리고 다녔으면 어떻게 할 건데요?" 최예림은 소파에 기대앉으며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어차피 저한테 관심 없잖아요. 왜 이제와 갑자기 신경 쓰는 척하는 거예요? 당신의 눈에 넣어도 안 아픈 아들이나 데리고 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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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너는 나를 만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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