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심은하의 병실에는 긴장감이 흘렀다. 공기가 얼어붙은 듯한 느낌이었다.
새롭게 알게 된 사실 때문에 남궁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심은하를 돌보고 있던 의사는 사시나무 떨듯 떨고 있었다.
남궁민은 그를 쳐다보며 진지하게 물었다. "은하의 신장이 터졌다고 말했지 않았습니까? 새 신장이 필요하다고? 이게 어떻게 된 일입니까?"
의사는 식은 땀을 흘리기 시작했다. 그는 겁에 질린 나머지 말을 할 수 없었다.
남궁민이 덧붙였다. "아마추어도 범하지 않는 실수를 하다니 의사직은 이제 그만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의사가 두 손을 모았다. 그는 남궁민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의사 협회에 신고되면 그는 다시는 병원 개업을 할 수 없을 것이었다.
그는 겁에 질려 사실대로 말했다.
"대표님, 제발 그러지 마십시오. 심은하 씨가 그런 진단을 내리라고 저에게 명령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을 겁니다. 약속합니다."
"나가!"
조금도 움직이지 않는 의사를 본 남궁민이 자신의 경호원에게 눈짓을 했고 경호원은 즉시 간청하는 의사를 밖으로 내보냈다.
남궁민은 붉은 얼굴을 한 심은하를 돌아보았다. 그의 눈에서 실망감이 엿보였다. "왜 그랬어?"
심은하는 울음을 터뜨렸다. "민아,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정나연 씨가 당신이 나를 돌보는 걸 싫어하길래 그랬어. 너무 분해서 그냥 교훈만 주고 싶었을 뿐이었어."
"그만해!" 남궁민은 더 이상 듣고 싶어하지 않았다. "신장을 가져가는 걸로 교훈을 주려고 했다고? 어떻게 이렇게 잔인할 수 있지? 심은하, 그거 알아? 내가 너한테 너무 관대했지? 그래서 눈에 뵈는게 없지?"
그가 자신에게 화를 내는 모습을 보며 심은하는 눈물을 뚝뚝 떨어뜨리며 애원했다.
"민아, 내가 잘못했어! 그런 짓을 하면 안 됐어. 그냥 너무 무서웠던 것 뿐이야. 정윤 씨가 죽은 후로는 기댈 사람이 아무도 없었어. 내 몸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당신이 날 버리고 떠날까 봐 두려웠던 거야. 이번 일은 용서해 주면 안 될까? 제발!"
차정윤은 남궁민의 친구로 남궁민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았다. 그가 세상을 떠나기 전에 자신의 약혼녀인 심은하를 남궁민에게 맡기고 그녀를 항상 지켜 달라고 부탁했다.
죽은 친구를 생각하니 남궁민의 마음이 약해졌다.
"정윤이한테 당신을 지켜 주겠다고 약속했고 약속은 지킬 거야."
심은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자 남궁민은 불쾌한 듯 말을 이었다.
"하지만 정나연은 내 아내라는 거 기억했으면 좋겠어. 더 이상 이런 식으로 그 사람 괴롭히지 마. 이번 일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어야 해. 알았어?"
그 즉시 심은하의 얼굴이 굳었다.
"민아,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가 있어? 정나연은 미천한 출신에 불과해 당신 아내가 될 자격이 없다고. 지난 3년 동안 당신 가문에 수치만 안겨줬잖아. 정말로 그 여자랑 평생을 함께 하겠다는 거야? 그리고, 이혼하자고 했잖아. 그냥 그녀의 요청을 받아들이면 안 돼?
"말 가려서 해. 내 결혼 생활은 너와 상관 없는 일이야."
남궁민은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봤고 그녀는 겁에 질려 입을 다물었다.
그는 자리를 박차고 병실을 나갔다. 그때 그는 정나연이 이혼을 요구했을 때 얼마나 진지해 보였는지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그녀가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게 놀라웠다.
그녀와의 이혼은 단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지만 집의 안주인으로서의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 애초에 그것이 그가 그녀와 결혼한 정확한 이유였다.
정나연은 시골에서 자란 고아였다. 그녀는 의지할 사람이 없어 그녀를 통제하기는 매우 쉬웠다.
과거에 정나연은 그를 충실하게 섬겼다. 남궁민이 그녀를 어떻게 대하든지 졸졸 따르는 순종적이었다.
그는 이런 식으로 결혼을 유지하는 것이 만족스러웠다.
남궁민은 정나연은 보내 주고 싶지 않았다. 정나연은 심은하와의 언쟁 때문에 그에게 이혼을 요구했기 때문에 남궁민은 그녀와 상의 후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그는 부하 직원에게 손을 흔들며 명령했다. "당장 정나연을 찾아. 그리고 정나연 계좌로 10억을 이체해."
부하 직원은 바로 움직이지 않고 조금 망설이고 있었다. 그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상사를 바라보았다.
남궁민이 미간을 찌푸렸다. "왜 거기 계속 가만히 서 있지? 할 말이 있으면 해."
"사모님이 병원에서 나가시고 난 후, 고급 차량을 타고 온 남자가 사모님을 데리고 갔습니다."
"뭐라고?"
남구민이 주먹을 말아 쥐며 미간을 더 깊이 찌푸렸다.
뭔가 이상했다. 모든 일들이 그의 통제를 벗어나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 남자가 누군지 조사하고 사람을 즉시 데려와!" 남궁민이 분개해 명령했다.
한편, 정나연은 다시 의식을 찾았다.
이번에는 병실에서 혼자 깨어나지 않았다. 그녀는 따뜻하고 화려한 침실에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
"드디어 집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한 게로구나. 난 여전히 남자 하나 때문에 이 모든 일을 참고 견디는 너를 이해하지 못하겠다. 네가 정말 정씨 가문의 사람이 맞기는 한 거냐? 어리석은 짓을 하다니!"
익숙한 목소리에 정나연이 소리가 나는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압도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머리가 희끗희끗한 노인이 침대 가장 자리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자신의 할아버지를 보고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할아버지, 죄송해요. 가출은 아니었어요. 나쁜 남자 때문에 가족들 마음을 상하게 해서 죄송해요."
유니버스 그룹의 회장이자 도시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인 정태국은 자신의 사랑하는 손녀가 우는 모습을 보고 마음이 약해졌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위로했다. "괜찮아, 괜찮다, 우리 공주야. 이제 울지 말거라. 그 자식한테 너는 과분하다. 이 가문의 상속자로서 너는 머리를 높이 들고 당당함을 유지해야 해. 유니버스 그룹은 네 것이다. 이제 그 누구도 널 건드리지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