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1

서초하에게는 남자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오늘... 그녀는 다른 남자와 결혼해야 했다.

결혼식에서 도망치려고 결심한 서초하는 남자친구에게 도움을 청하려 했다.

그런데...

사람을 찾은 순간 서초하는 평생 잊지 못할 장면을 목격한 것이다.

살짝 열린 침실 문 틈을 통하여 알몸인 한 여자가 남자의 몸 위를 가로타고 앉아 흥분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흠... 말해 봐, 광남 씨. 나야, 서초하야?"

조광남은 헐떡거리며 말했다. "자기야, 그런 여자랑 당신이 비교나 돼? 내 평판만 아니었어도 그런 여자랑은 진작에 헤어졌을 거야."

여자의 미소는 점점 커졌다. "걱정 마. 오늘 밤 서초하가 그 찌질이와 결혼하기만 하면, 아무도 우리 둘 사이를 방해하지 못할 거야."

그들은 애틋한 눈빛으로 서로를 바라봤다. 그런 다음 서로를 품에 안고 부드러운 키스를 나눴다.

서초하의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다. 그녀는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남자친구가 서초월과 침대를 굴고 있다니!

"쾅!"

큰 소리에 침대의 두 사람은 깜짝 놀랐다.

조광남이 상황 파악을 하기도 전에 꽃병이 그의 머리를 향해 날아왔다.

서초월은 비명을 지르며 서초하에게 달려들었다. "미쳤어? 너에 대한 광남 씨의 감정은 오래전부터 식었어. 책임감 때문에 계속 사귀어준 거라고! 어디서 지랄이야!"

"그 더러운 입 다물지 못해?" 서초하는 차갑게 말한 뒤 조광남에게로 돌아섰다. "네가 말해 봐. 둘이 이런 지 얼마나 됐어?"

조광남은 그녀와 시선을 마주하지 못했다. "미안해, 초하야."

서초하는 가슴이 찢어지는 듯 했다. 너무 고통스러운 나머지 숨을 쉬기도 어려웠다.

그녀는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손톱이 살을 파고 들었다. "광남 씨, 어떻게 나를 배신할 수 있어? 3년 동안 같이 있어준 사람이 누군지 잊었어? 당신이 그 어두운 지하실에서 나와 아파트를 살 때까지 계속 응원해준 사람이 누군지 잊었냐고? 나잖아, 조광남!" 그녀는 결국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조광남은 죄책감에 시선을 돌리고 머리를 감싸며 침묵을 지켰다.

서초월은 그녀를 조롱하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광남 씨가 이 말을 듣고 언니한테 돌아갈 거라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

서초하는 조용히 미소를 지었다. "내가 그걸 바란다고 생각해? 여자 옆에 딱 붙어서 등골이나 빨아먹는 놈인데. 이런 놈을 데려가 준다니, 고마울 따름이야."

그 말에 서초월은 분노가 치밀었다.

지금 그녀를 쓰레기통이라고 비꼬고 있는 것이다.

서초월은 분노에 휩싸여 이를 악물었다. "후회하게 될 거야. 언니가 결혼식에서 도망친 거, 지금쯤이면 엄마가 알게 됐을걸."

서초하의 표정이 바뀌었다.

처음부터 이 결혼의 주인공은 그녀가 아니었다

그 집안에서는 서씨 가문 진짜 딸인 서초월을 점 찍어 두었다. 서초하는 그저 엄마를 따라 서씨 집안에 붙어 살고 있는 입양딸 뿐이었다.

그날 오후 서초월의 어머니인 강서나가 그녀를 티타임에 초대했다. 차 한 잔을 마신 서초하는 정신을 잃고 말았다.

잠에서 깨어났을 때, 그녀는 웨딩드레스를 입고 신부 대기실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강서나는 그녀가 서초월 대신 결혼할 것이라고 문 너머로 말했다. 오랜 약혼을 이런 식으로 성사시키려 했던 것이다.

물론 서초하는 거절했다.

듣자 하니 신랑이 될 사람은 술과 도박을 즐기며, 온갖 악행을 저지른 양아치라고 했다. 당초 혼약이 서초월에게 떨어지자 그녀는 자살 시도까지 하며 그와의 결혼을 거부했다.

서초하라고 그 결혼을 동의하겠는가?

온갖 힘을 써서 창문에서 뛰어내렸지만 이런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할 줄이야.

분노와 절망감에 사로잡힌 그녀는 웨딩드레스를 꽉 움켜쥐고 이를 악물고 말했다.

"네 뜻대로는 안 될 거야."

그 말을 끝으로 서초하는 달아났다.

서초월은 그저 뒷모습을 지켜보았을 뿐 움직이지 않았다. 그리고 핸드폰을 들어 부모에게 서초하의 행적을 알렸다.

강성에서 사람 한 명 추적하는 일 쯤이야 서씨 가문에게는 식은 죽 먹기였다.

서초하는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렸다.

가는 곳마다 추격자가 있는 것 같았다.

"쾅!" 그녀는 돌에 걸려 땅바닥으로 굴러 떨어졌다.

"멈춰!" 전기봉을 든 남자들이 그녀를 쫓고 있었다.

서초하는 다시 끌려가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이를 악물고 일어나 계속해서 도망치기 시작했다.

한 시간 후, 서초하는 숨을 헐떡이며 창고에 숨어 들었다.

이제 교외까지 왔는데 설마 여기까지 쫓아올 리는 없을 터였다.

2층으로 올라간 서초하는 남은 힘을 다해 물건을 움직여 문을 막았다.

마침내 숨을 고를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오래 안도할 수는 없었다. 어둠 속에서 소음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쥐일까?

아니, 더 나빴다. 이것은 틀림없는 발자국 소리였다.

뚜벅... 뚜벅...

밤의 정적을 가르고 가죽 부츠가 바닥을 밟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서초하는 두려움에 휩싸였다.

그녀는 마른 입술을 열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저기... 여기 주인이세요? 실례했어요. 지금 나갈게요..."

하지만 일어서는 순간 뒤에서 커다란 손이 그녀를 붙잡았다.

날카로운 칼날이 그녀의 여린 목에 닿았다.

서초하는 너무 무서운 나머지 입을 벌리고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머리 위에서 차가운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가 보냈지?"

회차 2

남자의 질문에 서초하는 당황했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말이죠?"

"거짓말은 하지 않는 게 좋아." 남자는 칼날에 압력을 가하며 비웃음을 흘렸다.

서초하의 연약한 목 위로 한 줄기 피가 흘러내렸다.

추격 때보다 훨씬 더 큰 두려움이 앞섰다.

서초하는 애써 진정을 찾으며 떨리는 목소리로 가까스로 말을 이었다. "제발, 제 말 좀 들어주세요..."

그녀는 자신이 사랑 없는 결혼을 강요 당하고 있다는 일을 간단하게 얘기했다. 그리고는 간청했다. "난 당신 얼굴을 보지 못했을 뿐더러, 당신이 누군지도 몰라요... 제발 보내 줘요... 엄마가 집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어요."

여인의 부드러운 간청이 남자의 마음에 와 닿았다.

그는 칼을 쥐고 있던 손의 힘을 풀었다.

그때, 문을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기 있을 거야. 들어가자!"

남자의 얼굴이 순간 굳어졌다. 그는 서초하를 끌어당겨 벽에 밀어붙이며 명령했다.

"신음 소리를 내!"

서초하는 완전히 어이가 없었다.

그들의 몸은 서로 밀착되어 있었다.

다음 순간, 문이 강제로 열렸다. 남자는 그녀의 허리를 붙잡고 관계 갖는 척을 하기 시작했다.

"아!"

서초하의 듣기 좋은 신음소리가 창고 안에서 울려 퍼졌다.

무장한 침입자들은 깜짝 놀랐다.

그들은 숨을 죽이고 욕설을 내뱉은 뒤 재빨리 떠났다.

"젠장! 시간 낭비만 했잖아!"

"시끄러워! 서둘러! 다음 장소를 확인하러 가야 해. 중상을 입었으니 멀리 도망가지는 못했을 거야!"

"알겠습니다!"

바깥은 드디어 점점 조용해졌다.

하지만 실내 온도는 오히려 급격히 상승하기 시작했다.

서초하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고 뺨이 붉어졌다. "갔나요?"

"그래, 고마워." 그의 목소리는 아까보다 더 거칠어졌다.

"아니에요. 이제 가도 될까요?"

서초하가 웨딩드레스 자락을 꼭 쥐고 말했다. 그녀는 두려움과 부끄러움이 뒤섞여 가슴을 꽉 찼다.

남자가 고개를 끄덕이려던 순간, 그의 시선이 찢어진 웨딩드레스로 향했다.

달빛이 창문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 그녀의 배에 있는 자국을 비췄다.

그것을 본 남자는 잠시 멍을 때렸다.

오래 전에 만났던 소녀에게도 비슷한 흔적이 있었다.

갑자기 그는 이상한 충동을 느꼈다.

"마음이 바뀌었어."

"네?" 서초하는 깜짝 놀랐다.

어둠 속에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와 정말 의무적으로 결혼을 해도 괜찮은 건가?"

서초하는 웨딩드레스를 꼭 쥐었다.

그녀라고 정략 결혼이 좋았겠는가? 물론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침묵은 모든 것을 말해주었다.

남자는 미소를 지으며 서초하에게 몸을 기울이고 귓가에 속삭였다. "나랑 한 번 하는 거 어때? 그 사람들은 당신의 삶을 멋대로 다루고 싶어 하지. 복수하고 싶지 않아?"

서초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복수... 그런 게 가능할까?

오랫동안 사귄 남자친구가 그녀를 배신한데다, 이제 정략 결혼이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는데…

그녀는 남자의 악마 같은 속삭임에 이끌려 그와 하룻밤을 보내는 무모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서초하는 침입자들의 말을 떠올리며 물었다. "상태가 많이 안 좋아요?"

"그래, 오래 못 버틸 거야."

"그럼 해요!" 서초하가 단호하게 말했다.

이 남자는 곧 죽을 운명이니, 그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아무도 모를 터였다.

그는 여자의 몸에 밀착하여 그녀의 귓불에 달린 앙증맞은 진주 귀걸이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

"결혼 축하해."

다음날 아침, 눈을 뜬 서초하의 어깨에 양복 외투가 걸쳐져 있었다.

하지만 남자는 이미 자취를 감춘 상태였다.

홀로 조용히 삶을 마감하기로 한 것 같았다.

그런 생각이 들자 마음이 이상하게 공허해졌다. 특히 함께 보낸 전날 밤의 기억 때문에 더 그랬다.

"쾅!"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다.

경호원 여러 명이 차례로 달려들어왔다.

서씨 가문 사람들이었다.

서초하는 창문으로 도망치려 했지만 경호원들에 의해 벽에 부딪혀 제압당하고 말았다.

한 시간 후, 그녀는 서지성과 강서나의 발 아래에 던져졌다.

강서나는 날카로운 손톱으로 서초하의 살갗을 꼬집으며 표독스럽게 소리쳤다. "경호원들이 밤새도록 너를 찾으러 다녔어. 참 대단해. 결혼식장에서 도망치다니!"

서초하의 팔뚝에 핏자국이 파여져 있었지만, 그녀는 아픔을 참으며 꿋꿋한 눈빛으로 강서나를 노려보았다. "그 사람이 원하는 건 내가 아니잖아."

"그 얘기는 그만해라."

서지성이 끼어들어 강서나를 끌어당긴 뒤 서초하를 일으켜 세웠다. 그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저 사람 말은 신경 쓰지 말거라, 초하야."

서초하는 피가 흐르는 팔을 만지며 말했다. "아저씨, 저는 그 사람과 결혼하고 싶지 않아요."

서지성은 그녀의 말에 동의하지 않는 듯한 표정이었다. "초하야, 이건 네가 철이 없는 거야. 너와 네 어머니가 우리 집에서 공짜로 먹고 살았던 세월을 생각해야지. 은혜를 갚을 때가 되니 망설이다니. 네가 이 정도로 양심이 없을 줄은 몰랐구나."

서지성은 정말이지 위선적이었다.

그녀는 뒤로 물러나며 말했다. "돈은 최대한 빨리 갚을게요."

서지성은 여전히 미소를 짓고 있었다. "돈 얘기를 하자는 게 아니야. 그러고 보니, 너희 어머니 신장 이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들었다. 초하야, 네 스스로 그 돈을 마련할 수 있겠니?"

이 말을 들은 서초하는 옆으로 늘어뜨린 손을 순식간에 움켜쥐었다.

그녀가 감당할 만한 금액이 아니라는 것 쯤은 서초하도 알고 있으니.

회차 3

서초하가 모아둔 돈은 모두 조광남의 집을 리모델링하는 데 썼다.

서초하의 어머니가 앓아 눕자, 그녀는 그 집을 팔 수 있을지 조광남과 상의하려고 했다.

함께 한지도 몇 년이라 조광남이 동의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집 얘기를 꺼내자 서초하에게 돌아온 말은 가벼운 거절이었다. "초하야, 이 집은 내 거야."

허, 제 집이라니!

처음에 조광남이 이 집을 살 때 돈을 보태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는데, 서초하는 그것이 애정에서 비롯된 반응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중에 조광남이 그녀에게 리모델링 비용을 대라고 했을 때도 의심하지 않고 돈을 지불했었다.

집이 완성됐고, 그녀는 이 집이 두 사람의 집이라고 믿고 있었다. 하지만 조광남은 그녀가 집을 사는 데 돈을 보태지 않았으니 부동산 소유권에 서초하의 이름을 올릴 수 없다고 통보했다.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조광남을 믿으며 그의 말을 따랐다.

지금에 와서는...

결국 그녀의 어머니는 중병에 걸리고 말았다. 서초하는 조광남과 서초월이 함께 침대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나서야 자신이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 되었다.

"초하야..." 서지성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말했다. "네가 가진 돈이 많지 않다는 건 안다. 하지만 한 집에서 오랫동안 함께 산 정을 생각해서, 초월이 대신 구도한과 결혼하겠다고 하면, 네 어머니의 의료비는 내가 대주마."

겉보기에는 친절해 보이는 말이었지만, 서초하는 기분이 나빴다.

"제가 그 남자와 결혼하면 약속을 지키시겠다는 거죠?" 그녀가 물었다.

"그래. 하지만 넌 초월의 신분으로 그 집에 시집가야 해. 구도한은 호락호락한 사람이 아니야. 나도 복잡한 일은 피하고 싶고."

서초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그녀는 자신의 행복과 어머니의 행복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했다.

결국 서초하는 어머니를 선택했다.

그녀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알았어요. 그 남자와 결혼할게요. 하지만 확실히 계약을 맺어야 해요."

"문제 없어."

서지성은 즉시 계약서 초안을 작성하고 빠르게 이름을 서명했다.

서초하가 서명을 하려고 고개를 숙이자 펜을 쥔 손이 덜덜 떨렸다.

눈물이 뚝 떨어지더니 종이에 잉크가 번졌다.

그녀는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누구를 원망하겠는가? 그녀가 그토록 어리석게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면 지금 다른 사람들의 손에 휘둘릴 일도 없었을 것이다.

두 사람 모두 계약서에 서명을 하자, 서지성은 미소를 지으며 계약서를 치웠다. "3일 안에 다시 결혼식을 준비하마. 그때까지 네 진짜 신분은 비밀로 해야 해."

서초하는 고개를 살짝 끄덕이고 뒤를 돌아 떠났다. 이런 기만을 당한 곳에서 더는 머물 수 없었다.

문이 닫히자 강서나는 불만스럽게 소리쳤다. "결혼하겠다는 말 한 마디 듣자고 저 배은망덕한 계집애한테 돈까지 써야 한다니!"

"걱정 마." 서지성은 문서를 확보하고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안심시켰다. "내가 정말 약속을 지킬 것 같아?"

강서나는 남편에게 계획이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그녀는 안도하며 요염한 눈길로 그를 바라봤다. "당신은 정말 교활해요. 저 계집애 약점을 잡고 있기에 망정이지, 안 그랬으면 초월이를 그 남자한테 시집 보낼 뻔했잖아요!"

서지성은 웃으며 예상치 못하게 돌아가는 일에 대해 곰곰이 생각했다. 서초하가 결혼식장에서 도망쳤을 때, 구도한의 모습도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뭔가 이상했다.

구도한의 어려운 재정 상황을 고려했을 때, 서씨 가문의 도움이 필요해서 이전의 혼약으로 그의 친딸인 서초월과 결혼할 것을 강요했던 것이다.

그는 수양딸도 여자이니 일단 서초하를 보내서 그럭저럭 대처하려고 생각했다.

일단 결혼을 하고 나면, 구도한은 자신이 다른 여자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더라도 아무것도 할 수 없을 터이니.

하지만 구도한은 전날 밤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그들의 속임수를 간파한 것일까?

서초하가 나간 지 얼마 안 되어 옆에서 피식 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서초월은 약간 떨어진 곳에서 조광남의 팔짱을 끼고 코를 막으며 말했다. "어디서 온 떠돌이냐. 이 냄새 봐!"

서초하는 앞으로 다가가 그녀의 뺨을 시원하게 한 대 내리쳤다. "이제 너한테서도 똑같은 냄새가 나."

"아! 이 X년아!"

서초월은 비명을 지르며 서초하의 드레스 자락을 잡아당겼다. 뜻밖에도 벗겨진 웨딩드레스 아래, 여자의 쇄골에는 키스마크 자국으로 가득했다.

"뭐야!" 서초월은 놀라서 입을 가리고 말했다. "그래서 어젯밤에 결혼식에서 도망친 거구나. 진작에 다른 남자를 만나고 있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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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결혼해서 갑부의 마음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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