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서은하 POV:

강태준의 팔이 윤채아를 감싸 안았다. 그 보호적인 몸짓은 그에게는 본능적인 것이었지만, 내 심장에는 비수와도 같았다. 그는 나를 보았다. 그의 눈은 차갑고 단단한 비난으로 가득 차 있었고, 그것은 잠시 전의 인식의 빛을 지워버렸다.

대학 시절, 술 취한 남학생이 파티에서 나를 구석으로 몰아붙이려 했던 때가 떠올랐다. 강태준은 세 걸음 만에 방을 가로질러 우리 사이에 버티고 섰다. 그의 몸은 단단하고 움직일 수 없는 벽이었다. 그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그 남자가 슬금슬금 사라질 때까지 쏘아보기만 했다. 그는 그때 나의 방패였다. 이제 그는 내가 가진 모든 것을 파괴하는 데 일조한 여자를 보호하고 있었다.

“태준 씨.”

윤채아가 그의 소매를 파고들며 흐느꼈다.

“저 여자 가족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잖아요. 그들은 범죄자였어요. 그리고 저 여자는… 저 여자도 똑같이 잔인했어요. 당신 장학금을 후원하는 척하다가, 모두 앞에서 당신을 자기 작은 자선 사업 대상이라고 부르며 망신을 줬잖아요.”

오래된, 조작된 모욕이 새로운 타격처럼 날아들었다.

“저 여자는 여기 있으면 안 돼요.”

윤채아가 히스테릭하게 목소리를 높이며 울부짖었다.

“당신 근처에 있어서는 안 된다고요. 그리고 자기 딸을… 자기 딸을 시켜서 우리 아기를 죽이려고 했어요!”

강태준의 표정은 순수한 경멸의 가면으로 굳어졌다. 그는 윤채아의 눈물 젖은 얼굴에서 나의 창백하고 반항적인 표정으로 시선을 옮겼다.

“역겹군, 서은하.”

그가 낮고 독기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과 함께 그는 돌아섰다. 울고 있는 윤채아를 그 자리에서 이끌고 멀어졌다. 그 시간의 영웅에 의해 판결이 내려진 군중은 내 쪽으로 마지막 비난의 시선을 던지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나는 차가운 바닥에 무릎을 꿇은 채 딸을 끌어안고 남겨졌다. 세상은 조용하고 메아리치는 동굴 같았다. 얼음장 같은 냉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무릎 아래 리놀륨 바닥보다 훨씬 더 차가웠다.

“미안해, 엄마.”

지아가 작은 몸을 흐느끼며 속삭였다.

“정말 미안해.”

“쉬이, 아가.”

나는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중얼거렸다.

“네 잘못이 아니야. 엄마는 네가 아무 잘못도 안 한 거 알아. 넌 착한 아이야.”

그녀가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의 눈을 닮은 크고 까만 눈이 눈물로 가득 차 있었다.

“엄마… 저 사람이 내 아빠야?”

그 질문은 공중에 매달렸다. 내가 부숴버려야만 하는 연약하고 희망에 찬 무언가. 심장이 산산조각 났다. 나는 말을 할 수 없었다. 그저 내 자신의 조용한 눈물이 흐르기 시작할 때 그녀를 더 꽉 끌어안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아기가 생길 거래.”

그녀가 작고 체념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 내 아빠 아니지, 그렇지?”

그날 밤 늦게, 상심한 지아를 병원 침대에 눕힌 후, 나는 의사를 만나러 갔다. 소식은 암울했다. 백혈병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었다. 스트레스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요, 은하 씨.”

에반스 박사가 친절한 얼굴이지만 직설적인 말로 말했다.

“골수 이식이 필요해요. 지금 당장.”

그가 액수를 말했다. 그것은 내가 세상에 남겨둔 거의 정확한 금액이었다. 몇 년간의 잡일, 웨이트리스, 집 청소로 긁어모은 내 전 재산. 그것은 지아의 미래였다. 그리고 내 목숨의 대가였다.

나는 멍한 상태로 그의 사무실을 나왔다. 한 손에는 병원비 청구서, 다른 한 손에는 최미숙의 합의 요구서가 들려 있었다. 내 목숨, 아니면 내 딸의 자유. 선택은 선택이 아니었다.

병원 밖에서, 날렵한 검은 차가 내 옆에 멈춰 섰다. 창문이 내려가자 강태준의 돌처럼 차가운 옆모습이 드러났다.

“타.”

그것은 요청이 아니라 명령이었다.

나는 망설이다가 뒷좌석으로 들어갔다. 조수석은 더 이상 내가 차지할 권리가 없는 공간처럼 느껴졌다. 차 안은 비싼 가죽 냄새와 윤채아의 역겨운 꽃향수 냄새로 가득했다. 그들의 작은 은색 액자 사진이 송풍구에 끼워져 있었다. 그들의 이니셜이 수놓인 푹신한 쿠션이 내 옆자리에 놓여 있었다.

씁쓸한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그의 낡은 대학 시절 차에 우리 사진을 몰래 넣어두었을 때, 그가 그것을 발견하고는 웃으며 글로브 박스에 던져 넣으며 진짜가 바로 옆에 있는데 사진은 필요 없다고 말했던 기억.

“채아 씨는 지금 매우 예민해.”

강태준이 길을 보며 말했다.

“오늘의 소동은 그녀에게 힘들었어. 사과가 필요해.”

속이 울렁거렸다.

“무슨 사과요? 내 딸이 넘어진 것에 대한?”

“네 가족이 그녀의 가족에게 한 짓에 대한 사과.”

그가 평탄하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네 아버지의 범죄에 대해. 네가 그들을 대신해서 사과해야 해.”

세상이 눈앞에서 흔들렸다. 결백을 주장하다 돌아가신 아버지. 상심으로 돌아가신 어머니. 그들은 떠났다. 그리고 그는 그들의 무덤 위에서 춤을 춘 여자를 위해 그들의 기억을 모독하라고 요구했다.

“우리 부모님은 범죄자가 아니었어요.”

나는 몇 년 만에 느끼는 분노로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의 이름은 그녀 가족 같은 사람들에 의해 진흙탕에 끌려 들어갔어요. 그리고 윤채아 씨가 저택에서 ‘예민하게’ 굴고 있을 때, 나는 임신한 채로 혼자였고, 월세를 내기 위해 등이 부서져라 창고에서 상자를 날랐어요. 누가 내 감정을 고려해 준 적 있나요, 태준 씨? 당신은요?”

차 안의 침묵은 숨 막힐 정도로 두꺼웠다.

“내가 당신에게 사과해야 할 빚이 있다는 건 알아요.”

내 목소리가 갈라졌다.

“내가 당신에게 한 짓에 대해서는, 평생 미안해할 거예요. 하지만 윤채아 씨에게는 아무 빚도 없어요.”

그가 브레이크를 세게 밟아 인적이 드문 길가에 차를 세웠다. 그가 자리에서 돌아섰다. 그의 얼굴은 천둥 같은 가면이었다.

“정말 이 게임을 하고 싶은 거야, 은하야?”

그가 으르렁거렸다.

“네가 받을 빚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 넌 아무것도 없어. 내가 널 법정으로 데려가면, 넌 질 거야. 그리고 네 딸을 잃게 될 거야.”

그것은 날것 그대로의 잔인한 위협이었다. 변호사는 사라졌다. 이것은 상처 입은 남자가, 이제 자신이 가진 모든 힘으로 반격하는 것이었다.

그가 더 가까이 다가왔다. 그의 목소리가 위험한 속삭임으로 낮아졌다.

“네가 엄마가 될 자격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워지기 시작했어. 그러니 말해봐, 은하야. 지아 아빠는 누구야? 아니면 그도 네가 지루해지면 버리는 ‘프로젝트’ 중 하나였나?”

진실에 너무 가깝지만 너무나 먼 그 질문은 마지막, 파괴적인 타격이었다. 현기증이 덮쳐왔고, 목구멍에 피의 금속 맛이 가득 찼다. 나는 셔츠 자락을 움켜쥐었다. 숨이 거칠게 터져 나왔다.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렸다.

“네 아이 아니야, 태준아.”

나는 거짓말했다. 그 말은 나를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넌 그 애에 대해 물을 자격 없어. 이제 와서 신경 쓸 자격도 없어. 넌 6년 전에 그 권리를 잃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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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에 묻은 사랑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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