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하객들의 함성 속에서 소청아는 육태섭의 숨결이 코끝에 닿는 것을 느꼈다.

심장이 쿵쾅거리는 것을 느낀 소청아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감았다. 길게 뻗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는 모습에서 그녀가 얼마나 긴장했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다음 순간, 따뜻한 온기가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깃털처럼 부드럽게 스쳐 지나갔다.

소청아가 다시 눈을 떴을 때, 눈에 들어온 것은 육태섭의 무심한 옆모습뿐이었다.

정신을 차렸을 때, 결혼식은 이미 끝난 후였다.

"우리 형님 복도 많으시네요. 이렇게 예쁜 형수님도 얻으시고."

소청아가 육태섭을 따라 연회장을 나서려던 참이었다. 그때 등 뒤에서 경박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잘생긴 얼굴에 다크서클이 짙게 내려앉은 남자가 와인잔을 들고 소청아를 향해 다가왔다.

소청아는 자신도 모르게 뒤로 두 걸음 물러섰다.

육태섭이 소청아를 자신의 등 뒤로 숨기자, 남자는 비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형수님, 너무 긴장하지 마세요. 전 형수님 남편의 배다른 동생 육우진이라고 합니다.

제가 형수님을 걱정해서 그래요. 아직 모르셨죠? 우리 형, 어릴 때 교통사고로 얼굴을 다쳤거든요. 형수님이랑 결혼하는데도 가면 하나 못 벗는 게, 혹시라도 형수님 놀라서 도망갈까 봐 그러는 거라구요!"

소청아는 그의 무례한 말에 미간을 찌푸렸다.

그녀는 육태섭이 화를 낼 것이라 생각하고 그를 돌아봤지만, 그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태연한 얼굴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육태섭이 육씨 가문에서 사랑받지 못한다는 말이 사실인 듯했다. 이렇게 중요한 자리에서 동생에게까지 무시당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육태섭은 이제 그녀의 남편이다. 육태섭이 신경 쓰지 않아도, 그녀는 신경 쓰였다!

그녀는 자신을 가로막은 육태섭의 팔을 내리고 육우진을 똑바로 쳐다보며 엄숙한 목소리로 말했다. "제가 남편을 고르는 기준은 인성과 교양이에요. 어떤 사람들은 얼굴은 번지르르해도, 기본적인 형제간의 우애조차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그게 진짜 보기 흉한 거죠."

육태섭은 눈썹을 살짝 치켜 올리며 자신의 새 아내를 놀란 눈빛으로 쳐다보았다.

육우진의 안색이 순식간에 굳어지더니 이내 가식적인 미소를 지었다. "형수님, 입이 정말 대단하시네요."

그는 와인잔을 소청아의 앞에 내밀며 말했다. "방금은 제가 실례했습니다. 그러니 이 술은 제 사과의 의미로 받아주세요."

소청아가 와인잔을 받으려 할 때, 육우진이 손목을 비틀자 와인잔에 가득 담긴 와인이 그녀의 가슴팍으로 왈칵 쏟아졌다.

붉은 와인이 소청아의 풍만한 가슴을 따라 흘러내려 웨딩드레스를 적시는 것을 본 육우진은 음흉한 눈빛으로 그녀의 가슴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악!" 소청아가 비명을 지르며 가슴을 가렸다.

육우진은 그녀의 가슴이 가려진 것을 보고 아쉬운 기색을 드러냈다.

"아, 제가 손이 미끄러졌네요. 정말 죄송합니다, 형수님." 그의 눈빛에는 사과의 기색이 조금도 없었고, 오히려 육태섭을 도발적으로 쳐다봤다. 마치 육태섭이 화를 내지도, 반항하지도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듯했다.

육태섭은 아무 말 없이 재킷을 벗어 소청아의 어깨에 걸쳐주었다.

육우진은 경멸 가득한 비웃음을 터뜨리더니 몸을 돌려 연회장을 나서며 중얼거렸다. "아, 내 손이 왜 이럴까. 어쩌다 딱 미끄러졌을까."

"네 손이 그깟 술잔 하나 제대로 못 잡는다면, 더는 쓸모가 없겠지."

등 뒤에서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곧이어 '우드득'하는 소리와 함께 손목에 날카로운 통증이 전해지더니 순식간에 온몸으로 퍼져나가는 것 같았다.

육우진의 이마에 식은땀이 송골송골 맺혔다. 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육태섭을 돌아봤고, 그의 손목은 기괴한 각도로 꺾인 채 육태섭의 손에 단단히 잡혀 있었다.

육태섭이 그의 손목을 부러뜨린 것이다!

육우진은 고통에 입술이 하얗게 질렸다. "너... 네가 감히!"

육태섭은 그의 무릎을 세게 걷어찼다.

무릎에 극심한 통증을 느낀 육우진은 그대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

육태섭은 와인잔을 손에 쥐고 육우진의 머리채를 잡아 고개를 위로 젖히게 했다.

"술 따라주는 거 좋아해? 이건 네 형수를 대신해서 내가 답례로 주는 거다."

와인이 육우진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렸고, 본래도 엉망이던 그는 물에 빠진 생쥐 꼴이었다.

사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일어났고, 하객들은 숨을 죽였다. 연회장은 순식간에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육 회장은 정신을 차리고 빠르게 달려와 새파랗게 질린 얼굴로 소리쳤다. "이 짐승 같은 놈아! 네 친동생한테 무슨 짓이야!"

육태섭은 태연하게 소매를 정리하며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버지께서 제대로 가르치지 못하시니, 형인 제가 직접 사람 되는 도리를 가르칠 수밖에요."

말을 마친 그는 육우진의 얼굴을 세게 걷어찼고, 둔탁한 소리와 함께 피 묻은 이빨이 붉은 카펫 위로 떨어졌다.

"반란이다, 반란이야! 이 후레자식아! 네 눈에 이 애비는 보이지도 않는 것이냐!

어서 네 동생에게 사과하지 못할까! 그렇지 않으면 육씨 가문에서 내쫓을 줄 알아라!"

육태섭의 눈빛이 얼음처럼 차갑게 식었지만, 입가에는 희미한 미소가 번졌다. "그럼, 아버지 원하시는 대로 해드리죠."

육태섭은 소청아의 손목을 잡고 연회장을 나섰다. 뒤도 돌아보지 않는 그의 뒷모습은 단호하기 그지없었다.

육 회장은 뒤에서 분노에 가득 찬 목소리로 소리쳤다. "당장 저놈의 모든 카드를 정지시키고, 그놈 명의로 된 부동산을 전부 회수해! 길거리에 나앉게 되면, 무릎 꿇고 이 애비에게 사과하러 올 게다!"

연회장은 다시 죽은 듯이 조용해졌고, 몇 초 후 하객들은 참지 못하고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구석에 서 있던 소다은은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그녀가 느꼈던 질투심은 순식간에 눈 녹듯 사라졌다.

어차피 돈만 펑펑 쓰던 한량이었는데, 이제 완전히 빈털터리 신세가 됐네.

소청아, 저렇게 가난하고 못생긴 폐물 같은 놈이랑 살아야 한다니, 꼴좋다.

그녀는 우아하게 샴페인을 한 모금 마시며 생각했다. '소청아의 고생길은 이제 막 시작일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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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도총재는 음란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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