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1

"당신 나랑 잤잖아. 임시영이랑은 언제 헤어질 거야?" 여자는 매혹적이며 숨 가쁜 목소리로 물었다. 반라의 임설영은 한 남자의 허리 위에 앉아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 사람 이름이 왜 나와?" 남자는 흥분한 나머지 여자의 가슴을 꽉 쥐며 쾌감의 신음을 내었다.

여자는 원하는 답을 얻지 못해 불만스러워 보였다. "말도 안 돼! 임시영 그년, 어디서 주워와 키운 거야. 우리 집 강아지보다 못한 년이 뭐가 그렇게 좋다고!"

남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여자의 허리를 잡고 더 세게 찔러 올릴 뿐이었다.

임시영은 방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들으며 문 앞에 서 있었다. 그들의 대화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아차렸다. 얼굴은 피곤해 보였지만 눈빛은 차가웠다.

그녀는 방금 병원에서 돌아온 참이었다.

임시영을 어렸을 때부터 키워온 손 할머니는 3개월 전 말기 간경화 진단을 받았다. 그녀는 즉시 간 이식이 필요했고, 임시영은 의료비를 지불하기 위해 돈을 모아야 했다.

그 와중에 남자친구는 여동생과 침대를 뒹굴고 있었던 것이다. 임시영은 삶이 무너질 것만 같았다.

"내 말 알아들었어? 오늘 밤까지 알려줘. 임시영인지 나인지. 선택해!" 임설영은 주자원의 가슴을 두드리며 대답을 듣고 싶어 안달이 나 있었다.

임시영은 문을 발로 차고 들어가 둘을 노려보았다. "수고를 덜어줄게. 남자 새끼일 뿐이야. 원한다면 가져가."

임시영은 태연하게 말했지만 남자친구가 여동생과 바람을 피우는 것은 이미 자신에게 상처를 남겼다.

주자원은 임시영의 대학 동창이었다. 그는 부유한 집안의 잘생긴 남자였지만 3년 동안 임시영을 쫓아다니며

졸업 직전에 임시영에게 마지막 사랑고백을 했다.

고백의 장소는 대학교 운동장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전교에 소문이 났다. 그날의 명장면을 보지 못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군중은 환호했고 임시영은 마침내 주자원의 여자 친구가 되기로 마음먹었다.

배신의 고통이 임시영을 짓눌렀다. 눈앞에 있는 두 사람을 바라보며 임시영은 주먹을 꽉 쥐었다. 손톱이 살 속으로 파고들었다.

주자원은 황급히 임설영을 밀어내고 바지를 입으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임설영은 거의 넘어질 뻔했다. 임시영의 말은 임설영의 분노에 불을 붙였다.

임설영은 주자원처럼 부유하고 잘생긴 남자와 사귀고 싶었고 여러 수단과 노력을 거쳐 그를 침대까지 끌고 왔다.

하지만 임시영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주자원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기에 분하고 억울했다.

임시영은 그냥 입양 딸일 뿐이었는데.

"도대체 무슨 소리야? 착각하지마! 자원이가 널 버린 거야, 개년아!" 임설영은 이불을 몸에 더 가까이 끌어당기며 비웃었다. 그런 다음 그녀는 주자원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당신, 방금 나에게 뭐라고 했어? 임시영에게 말해!"

주자원이 임설영과 잔 것은 충동이었다. 임설영이 그를 유혹했고, 주자원은 순간 자제력을 잃었다.

주자원은 무릎을 꿇고 임시영의 손목을 잡았다. "시영아, 용서해줘.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눈물이 그녀의 눈을 가득 채웠지만 임시영은 혐오스러운 표정으로 주자원을 바라보았다. 그녀가 일단 마음을 정하면 아무도 그것을 바꿀 수 없었다.

임시영은 자신의 손을 뺐다. "주자원, 어쩌지? 임설영이 만졌던 물건은 질색이거든. 둘이 잘 어울리네. 헤어지자."

임설영은 깜짝 놀랐다. 주자원이 이렇게까지 빌어도 임시영의 태도는 차가웠기 때문이었다. 임시영의 얼굴에는 슬픔의 흔적이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임설영은 가슴에 분노가 치밀었다. 이건 그녀가 원하는 그림이 아니었다.

임시영은 그들과 이야기할 시간이 없었다. 임설영은 어렸을 때부터 항상 임시영과 경쟁했고 임시영의 모든 것을 빼앗는 것을 즐겼다. 어렸을 적에는 장난감이었고, 지금은 남자친구까지 빼앗으려 했다.

임시영은 그것에 익숙했다. 임시영에게 있어서 지금 제일 걱정되는 일은 손 할머니의 의료비였다.

그녀가 떠나려고 할 때 복도에서 달깍거리는 발소리가 들렸다.

"밤이 늦었어. 왜 이리 시끄러워?"

시영의 양부모인 임영빈와 정이연은 소동을 듣고 달려왔다.

임영빈이 먼저 방으로 들어가며 그의 딸이 나체로 침대에 앉아 있는 것을 보고 크게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도대체 뭐 하는 거야? 곧 결혼할 여자가 다른 남자랑 이게 무슨 짓이야!" 임영빈은 소리를 질렀다.

임설영은 자신의 몸을 이불에 숨기고 충혈된 눈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으며 분노를 억누르기 위해 이를 악물었다.

김 씨 가족과 임 씨 가족은 오래전부터 혼약이 있었다. 임설영의 약혼자는 사생아였고 김 씨 가족은 오래전에 그를 집에서 쫓아냈다. 그 남자는 가난했고 제대로 된 직업도 없었으며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낭비하는 게으름뱅이에 불과했다. 임설영은 그 남자와 결혼하고 싶지 않았다.

사생아 주제에 자신과 결혼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나 임신했어!" 임설영이 주자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나 저 사람 아이를 가졌어. 그래서 다른 사람이랑 결혼 못해. 결혼식을 취소하는 게 좋을걸."

주자원은 어안이 벙벙했다. 임설영이랑 몇번 하지 않았는데 어떻게 임신할 수 있다는 말인가?

"말도 안 되는 소리! 너는 김 씨 가문과 결혼해야 해!" 임영빈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그는 임설영의 어리석은 행동에 한 대 때리기 직전이었다.

결혼식은 집안의 위신에 관한 문제였다. 만약 김 씨 가족이 결혼식을 취소하는 이유를 물어본다면 김 씨에게 뭐라고 말할 수 있단 말인가.

정이연은 딸을 보호하려는 듯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늘 임설영을 보호했고 애지중지 키웠다. 화가 난 남편이 임설영에게 소리치는 것을 볼 수 없었다.

"당신, 왜 애한테 화를 내?" 정이연은 울부짖었다. "임시영도 임 씨 가문의 딸이야. 얘도 김 씨 가족이랑 결혼할 수 있어."

임영빈과 정이연은 결혼 후 몇 년 동안 아이가 없었다. 임 씨 가문 장로들의 압력으로 그들은 임시영을 입양해야만 했다. 몇 년 후, 정이연은 마침내 임신했고 임설영을 낳았다.

이러한 사실은 정이연이 임시영을 더욱 미워하게 할 뿐이었다. 임시영의 존재는 그녀에게 굴욕이었기 때문이다. 정이연은 임시영의 얼굴을 보기만 해도 짜증이 났다.

임설영을 낳은 후, 정이연은 친딸을 편애하게 되었고 임시영을 경멸했다.

나중에 시간이 지나면서 임시영은 모든 면에서 친딸보다 나은 여자로 성장했다. 그것이 임시영에 대한 증오심을 더욱 증폭시키는 것 같았다.

정이연의 말은 임시영을 격분시켰다. "당신은 내가 아니라 설영이를 김 씨 가족과 결혼시키기로 동의했어요." 임시영은 소리쳤다. "당신의 착한 딸이 임신을 하든 말든 저와 무슨 상관입니까? 왜 제가 대신 결혼해야 하는 건데요."

"너를 지금까지 키운 사람은 우리다. 이제 보답할 때가 왔어, 시영아." 정이연은 교활함으로 눈을 반짝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손 씨 할머니, 의료비 모자라다며? 네가 설영이 대신 김 씨 가족과 결혼하면 의료비를 내주지."

임설영의 얼굴에 안심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녀는 두 사람의 비천한 신분이 딱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정이연의 말에 임시영은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의사의 말이 그녀의 마음속에서 맴돌았다. 손 할머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임시영은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렇게 큰 의료비를 지불할 수 없었다.

비록 임영빈과 정이연은 임시영을 입양했지만 거의 관심을 주지 않았다. 임시영은 손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자랐다. 손 할머니는 그녀에게 친 할머니 같은 존재였다. 손 할머니를 혼자 둘 수 없었다.

임시영의 망설임을 알아차린 정이연은 임시영에게 다가갔다. "너도 곧 결혼할 나이잖니. 김 씨 가문의 아들과 결혼해서 우리를 도와주는 게 어때? 결혼하자마자 바로 돈을 줄게."

사람들의 시선속에서 임시영은 허리를 굽혔다. 그녀는 손 할머니의 의료비를 지불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마침내 눈물이 임시영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알겠어요. 결혼할게요."

회차 2

며칠 후, 임시영은 간소한 흰색 슬립 드레스를 입고 교외의 작은 교회에 도착했다.

오늘이 그녀의 결혼식이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남자와 결혼할 예정이었다.

임시영은 웨딩드레스를 빌리지 않았다. 그녀에게 있어서 웨딩드레스는 빌릴 가치가 없고 손 할머니 수술비를 내야 했기 때문이었다.

임시영은 꽃집에서 하얀 안개꽃을 샀고, 사장님께 하얀 비단 리본까지 빌려 머리를 묶었다. 매우 순수하고 순진해 보였다.

결혼식 시간이 되었지만, 신랑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결혼식장은 단지 몇 명의 사람들로 모여 초라해 보였다.

"걱정하지 마. 신랑 쪽 차가 막히나 보지. 조금만 더 기다려보자고." 임영빈이 임시영을 위로했다.

임시영의 숨결이 흔들렸다.

자신이랑 결혼할 남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 남자의 이름은 김도영이고, 웬만한 직업조차 가지지 않았고, 항상 거리의 불량배들과 어울리며 시간을 낭비하는 게으름뱅이였다.

이런 남자와 같은 사람과 결혼한다는 생각에 임시영은 불안으로 속이 울렁거렸지만 어쩔 수 없었다.

"신랑쪽 사람은 왜 하나도 보이지 않지?" 정이연은 얼굴을 찡그리며 교회 안의 몇 명 안 되는 사람들을 힐끗 쳐다보았다. 그녀는 화려하고 부드러운 보라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으며 담백한 화장이 이목구비를 돋보이게 했다.

김 씨 가족은 결혼을 중시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임시영은 신경 쓰지 않았다. 손 할머니의 의료비에만 신경을 썼다.

임시영은 정이연에게 몸을 더 가까이 기울이며 속삭이듯 말했다. "결혼식이 끝나는 대로 돈을 주는 거죠?"

그녀는 양부모에게 손 할머니의 생명을 구하기 위해 결혼을 돈과 맞바꾸겠다고 약속했었다.

"우리는 가족이다. 왜 자꾸 돈 얘기만 해? 걱정하지 마. 약속한 대로 돈을 줄게. 계속 물어보지 말고 결혼식에만 집중해." 정이연이 아무리 부드럽게 말하려 해도 목소리에는 조바심이 역력했다.

그러는 사이에 임설영도 도착했다.

임설영은 화려한 옷을 입고 목에는 값비싼 보석 목걸이를 걸고 왔다.

남자친구의 팔을 잡고 미소를 지으며 임영빈과 정이연을 향해 씩씩하게 걸어갔다. 임설영은 득의양양했다. 자신은 부잣집 아들과 연애하고 임시영은 그 사생아와 불쌍한 삶을 살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주자원은 웨딩드레스를 입은 임시영을 보고 미간을 찌푸렸다. 마음속엔 온통 임시영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모두 자신의 잘못이었다. 한순간의 잘못으로 주자원은 영원히 사랑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임시영은 곧 다른 남자의 품에 안길 것이었다.

주자원은 결혼식에 참석할 생각이 없었다. 억지로 임설영에 의해 끌려왔다. 임설영의 임신으로 주자원은 무엇이든 다 따라야 했다.

주자원의 시선은 교회에 도착한 이후로 줄곧 임시영에 고정되어 있었다. 임설영은 참을 수가 없었다.

옛날이든 지금이든 변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 임시영은 그녀의 매력으로 모든 사람을 사로잡았다. 사람들은 항상 임설영 대신 임시영에게 관심을 기울였다.

질투심이 임설영을 더 추악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화가 치밀어 주자원을 향해 말을 내뱉기 시작했다. "걔한테서 시선을 떼지 못해? 확 눈을 파 버릴라! 저년이 대체 뭐가 그렇게 좋아? 왜 계속 쳐다보는 거야?"

그리고 나서, 임설영은 돌아서서 비웃었다. "신랑은 왜 아직도 안 오는 거지? 자기 결혼식에도 늦다니, 참 믿음직스럽지 못하네. 가족들도 아마 안 올 거야. 사생아라더니, 불쌍해라."

임설영은 집에서 공주였다. 아무리 무례한 말을 해도 집에서는 그 누구의 지적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여기는 결혼식장이고 그녀는 신부의 여동생이었다. 임설영의 무례하고 주제넘은 행동에 모두가 수군거렸다.

임시영은 슬며시 옷자락을 들어 올리며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지금까지 임설영이 얼마나 오만하고 무례해도 다 참아왔다. 하지만 더 이상 그 헛소리를 참을 수가 없었다. "임설영, 사생아라니! 말을 가려서 해야지. 여긴 내 결혼식이고, 그 사람은 네 형부될 사람이잖아. 기본적인 예의는 배우지 못했나 봐?"

임설영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임시영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아무리 자신이 과한 짓을 하더라도 임시영은 참기만 했다.

그 말을 듣고 교회는 조용해졌다. 바로 그때, 대문이 삐걱거리며 열렸다.

키가 큰 남자가 안으로 들어왔다. 눈 부신 햇살이 그 호리호리한 체격의 윤곽을 드러냈다.

교회 문이 다시 닫히자 남자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깊은 눈은 군중들을 휩쓸었고, 입은 굳게 다물었다. 기다란 손가락으로 양복 단추를 채우고 있었다. 서둘러 온 것이 분명했다.

햇빛이 그 남자의 잘생긴 얼굴에 부드러운 빛을 발했다. 마치 하나님이 그를 창조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인 것처럼 보였다. 사람들은 마법에 걸린 것처럼 모든 시선이 그 남자에게 쏠렸다.

회차 3

모두가 경외의 눈으로 그 남자를 바라보았다. 그냥 서 있기만 해도 매력에 빠져들게 하는 능력이 있는 것 같았다.

임설영의 눈에는 빛이 반짝거렸다. 김 씨 집안은 김도영 외에 두 아들이 또 있었다. 이 잘생긴 남자는 그 두 사람 중의 하나라고 임설영은 추측했다. 김 씨 가문은 여기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가문이었다. 김도영은 그저 수치스러운 사생아였고 절대 집안의 문턱을 넘을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 앞에 있는 남자는 매력적이고 움직임 하나하나에 귀족스러운 품위가 들어가 있었다. 임설영은 이 남자가 바로 김 씨 집안의 후계자임을 확신했다.

그 남자의 잘생긴 외모와 매력은 임설영을 놀라게 하고 흥분시켰다. 주자원도 그나마 미남이라고 생각했었는데 눈앞의 남자와는 비교도 되지 않았다.

임설영은 앞으로 걸어가서 그 남자에게 인사를 했다. "김도영 씨의 형이시지요?" 그의 눈을 쳐다보기만 해도 임설영은 얼굴이 빨개졌다. "신랑쪽 가족은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자리에 앉으세요. 시작하려면 아직 멀었습니다."

임설영은 그 남자의 전화번호까지 묻고 싶었지만, 자리가 자리인지라 감히 그렇게 대담할 수가 없었다.

그 남자는 임설영에게 눈길도 주지 않으며 곧장 임시영에게로 갔다.

임설영은 당황해서 얼굴이 화끈거렸다. 수줍음과 흥분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임설영은 화가 난 상태로 자리로 돌아왔다. 그녀는 잘생긴 남자가 임시영의 옆에 있는 것을 보고 놀라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때 임설영은 깨달았다. 그 잘생긴 남자는 다름 아닌 신랑 김도영이었다.

임설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이 잘생긴 남자가 김도영이라고?'

임설영은 고개를 숙여 정이연의 귀에 대고 속삭였다. "엄마, 왜 김도영이 이렇게 생겼다고 말 안 해줬어? 왜 나한테 사진을 보여주지 않았어? 이렇게 잘생겼는지 알았다면 내가 결혼했을 거야!"

정이연은 한숨을 내쉬어 못마땅한 눈으로 임설영을 바라보며 나무란다는 듯이 말했다. "넌 아직 어려서 나중에 알게 될 거다. 남자는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는 걸. 김도영은 시작부터 틀렸어. 제대로 된 직업이 없고 그냥 얼굴만 예쁜 양아치일 뿐. 아무 쓸모 없어. 시영이와는 완벽한 짝이지. 저 두 사람은 이제 영원히 사회 밑바닥에서 고개를 들지 못할 거다."

임설영은 굳이 말대꾸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는 임시영이 잘생긴 남자와 결혼한다는 사실이 싫었다. 김도영의 얼굴이 너무 완벽하게 아름다웠기 때문이었다.

김도영은 임시영에게 걸어가서 얼굴을 살폈다.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일이 생겨서 좀 늦었어."

"괜찮아요." 임시영은 개의치 않았다. 잘생긴 얼굴이라도 있다는 게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썩 나쁘진 않았다.

김도영의 옷차림을 살피던 임시영의 시선이 그의 손에 닿았을 때, 임시영은 손목에 걸린 파텍 필립 시계를 보고 화들짝 놀랐다.

임시영이 가진 명품은 없었지만 그녀가 보는 안목은 있었다. 임시영은 그 시계가 적어도 억 원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눈썹을 치켜올렸다.

임시영은 줄곧 김도영이 가난하고 김 씨 집안의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임 씨 집안에서는 임설영 대신 임시영을 시집보내기로 결정한 것이다. 그렇다면 김도영은 어떻게 이런 비싼 시계를 살 수 있었을까?

지금 전체 스토리 읽기
작가를 후원하고 Moboreader의 다음 이야기를 응원해 주세요!
모든 회차 잠금 해제

나의 가짜 아내

1화
회차
사용자 설정
다음 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