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2
나는 억지웃음과 잔 부딪치는 소리에서 벗어나 직원용 출입구 근처의 한적한 구석을 찾았다.
목에 걸린 카메라는 쓸모없는 쇳덩이처럼 무겁게 느껴졌다.
다시 한번 봐야 했다.
이 악몽이 현실이라는 것을 확인해야만 했다.
꽃 장식 틈새로 엿보자, 그들이 보였다.
최진혁. 유세라. 그리고 아기.
그들은 완벽한 그림이었다.
끔찍하고 역겨운 가정의 행복을 담은 그림.
진혁 씨는 새하얀 아기 침대 위로 몸을 숙였다.
그의 미소는 넓고 진심이었다.
요즘 나에게는 좀처럼 보여주지 않던 종류의 미소였다.
그는 아기의 턱 밑을 간질였다.
아기가 꺄르르 웃었다.
유세라는 의기양양하고 흡족한 표정으로 진혁 씨의 팔에 손을 얹었다.
그녀의 손가락은 소유욕으로 가득했다.
그녀는 사랑스러운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심장이 산산조각 났다.
깔끔하게 부서진 게 아니라, 지저분하게 찢어지는 고통이었다.
그는 그곳에서 너무나 자연스러워 보였다.
너무나… 헌신적으로.
아까 들었던 소개 멘트가 귓가에 맴돌았다.
‘아기의 헌신적인 아버지.’
우리 결혼식에서, 우리 임신 소식에 축배를 들었던 우리의 친구들이 유세라의 아이를 보며 감탄하고 있었다.
그들은 알고 있었다.
그들의 미소는 지나치게 밝았고, 내 시선을 피하는 행동은 너무나 의도적이었다.
나는 이곳의 이방인이었다.
그들의 축제에 나타난 유령.
내 임신, 내가 품고 있는 아이는 그들의 빛나는 새 현실 속에서 불편한 진실, 환상 속의 존재처럼 느껴졌다.
그는 나 없이 새로운 삶, 새로운 가족을 만들고 있었다.
내가 우리의 미래를 계획하는 동안에.
폐 속의 공기가 재로 변하는 것 같았다.
불신과 역겨운 확신이 싸웠다.
이건 실수가 아니었다.
오해도 아니었다.
이것은 계산되고 잔인한 기만이었다.
그리고 나는 그 축하 파티의 한가운데로 걸어 들어온 것이었다.
회차 3
공기가 필요했다.
파티장의 향수 냄새와 숨 막히는 분위기가 아닌, 진짜 공기가.
나는 직원용 문을 통해 골목으로 빠져나왔다.
쓰레기통 냄새가 차라리 반가웠다.
휴대폰이 울렸다. 엄마였다.
“지우야, 생각보다 더 심각해.”
엄마는 서두 없이 말했다.
“그 자식이 아빠 맞아. 친자 확인 끝났대. 몇 달 전에 서초동에 그 여자 오피스텔도 얻어줬어. 이중생활을 하고 있었던 거야.”
하나하나의 단어가 망치처럼 나를 내리쳤다.
그때, 안쪽 직원용 문 근처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진혁 씨의 목소리였다.
“…걱정 마, 민석아. 지우 그냥 예민해서 그래. 알잖아, 임신 호르몬.”
민석. 진혁 씨의 가장 오랜 친구 중 한 명이자 우리 결혼식에서 사회를 봐줬던 사람이었다.
“그래도 그렇지, 형수님이 형을 여기서 본 건… 좀 심했어.”
민석의 목소리에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진혁 씨가 낮고 깔보는 듯한 소리로 웃었다.
“괜찮아. 걔 원래 저래. 지우는 날 너무 사랑해서 절대 못 떠나. 그리고, 갈 데가 어디 있겠어? 걘 내가 필요해.”
온몸의 피가 차갑게 식었다.
그 냉담함, 목소리에 담긴 절대적인 확신.
그는 진심으로 내가 자신의 소유물이라고, 울다가도 결국 용서할 예측 가능한 인형이라고 믿고 있었다.
“세라 씨는?”
민석이 물었다.
“세라는 상황을 이해해. 인내심이 많지. 내가 지우를 잘 다룰 거라는 걸 알아.”
나를 다룬다고.
마치 내가 처리해야 할 문제인 것처럼.
나는 벽돌 벽에 몸을 기댔다.
거친 표면이 등을 파고들었다.
역겨움이 물리적인 형태로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그는 단지 기만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경멸적인 사람이었다.
그는 내가 약하다고 생각했다.
그를 향한 내 사랑이 나를 영원히 묶어둘 족쇄라고 생각했다.
절망이 무거운 추처럼 가슴을 짓눌렀다.
그는 아무것도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