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2

일주일 후, 강태준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자선 경매. 저녁 8시. 신라호텔."

요청이 아닌 명령이었다.

연우는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그녀의 소박한 검은 드레스는 주변의 화려한 드레스와 보석들 사이에서 유독 눈에 띄었다.

그녀는 개인 부스에 앉아 있는 강태준을 발견했다.

경매사가 값비싼 골동품과 예술품을 소개하는 동안 그는 지루한 표정이었다.

그는 그녀에게 아는 척도 하지 않았다.

그저 무대만 쳐다볼 뿐, 표정을 읽을 수 없었다.

물품들이 하나씩 지나갔다.

빈티지 자동차, 다이아몬드 목걸이, 작고한 거장의 그림.

강태준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때, 경매사가 다음 물품을 공개했다.

"그리고 이제, 정말 특별한 작품입니다! 영원한 사랑의 상징, 수공예 크리스털 백조 한 쌍입니다!"

그것들은 아름다웠다.

빛을 받아 수백 개의 작은 무지개로 흩뿌렸다.

그날 밤 처음으로, 강태준이 자세를 바로 했다.

그의 어두운 눈에 흥미가 스쳤다.

다른 남자가 입찰을 시작했다.

강태준은 즉시 더 높은 가격을 불렀다.

가격은 치솟아, 금세 백조의 실제 가치를 넘어섰다.

그것은 강태준과 다른 입찰자 사이의 의지 싸움이자, 힘의 과시가 되었다.

"10억!"

경쟁자가 외쳤다.

강태준은 망설이지 않았다.

"50억."

장내가 조용해졌다.

다른 입찰자는 고개를 저으며 자리에 앉았다.

경매사는 잠시 멍하니 있다가 의사봉을 내리쳤다.

"낙찰! 강태준 대표님께 50억 원에 낙찰되었습니다!"

그는 강태준을 향해 호기심 어린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대표님, 외람된 말씀이지만, 아주 특별한 분을 위한 선물이겠지요?"

강태준의 차가운 표정이 부드러워졌다.

그는 테이블의 마이크를 잡았고, 그의 부드럽고 깊은 목소리가 연회장을 가득 채웠다.

"제 약혼녀, 한세라를 위한 겁니다."

그가 말했다. 따뜻한 미소가 그의 입가에 번졌다.

연우가 7년 동안 보지 못했던 미소였다.

"그녀는 제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입니다. 그녀를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아깝지 않습니다."

군중이 박수를 쳤다.

연우는 심장이 꽉 조여드는 것을 느꼈다.

모든 단어가 비수처럼 날아와 박혔다.

그는 군중을 위해 연기하고 있었지만, 그 메시지는 그녀를 향한 것이었다.

그녀가 무엇을 잃었는지, 돈 때문에 무엇을 버렸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방법이었다.

이제 그녀는 자신의 위치를 알았다.

그녀는 그의 과거를 상기시키는 존재이자, 그의 잔인함을 시험하는 대상일 뿐이었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강태준이 떠날 준비를 할 때, 다음 물품이 무대 위로 옮겨졌다.

그것은 커다란, 덮개로 덮인 우리였다.

경매사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울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가장 스릴 넘치는 물품입니다… 훌륭한 순종 티베탄 마스티프입니다!"

덮개가 걷혔다.

안에는 칠흑같이 검고, 눈은 뜨거운 석탄처럼 빛나는 거대한 개가 있었다.

개는 이를 드러내고 으르렁거리며 우리 창살에 몸을 부딪쳤다.

애완동물이 아니라 맹수였다.

군중 사이에서 불안한 수군거림이 일었다.

갑자기, '쩍' 하는 소리와 함께 우리의 잠금장치 하나가 부서졌다.

개가 문에 몸을 부딪치자, 문이 활짝 열렸다.

혼돈이 일어났다.

거대한 개가 무대에서 뛰어내리자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달아나기 바빴다.

그것은 검은 털과 으르렁거리는 이빨의 흐릿한 형체였다.

그리고 그것은 강태준을 향해 똑바로 달려들고 있었다.

시간이 느려지는 것 같았다.

생각하기도 전에, 연우의 몸이 저절로 움직였다.

그녀는 그의 앞으로 몸을 던졌다.

"대표님, 피해요!"

개가 그녀에게 부딪혔고, 그 무게에 그녀는 바닥으로 쓰러졌다.

이빨이 팔에 박히면서 타는 듯한, 믿을 수 없는 고통이 느껴졌다.

그녀는 날카롭고 겁에 질린 비명을 질렀다.

다른 팔로 개의 두꺼운 목을 감싸 떼어내려 했지만, 너무 강했다.

개는 머리를 흔들며 그녀의 살을 물어뜯었다.

"서연우!"

강태준이 그녀의 이름을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몇 년 만에 그가 경멸이 아닌 다른 감정으로 그녀의 이름을 부른 것은 처음이었다.

그의 목소리에서, 아주 잠깐, 그녀는 공황을 들었다.

두려움을 들었다.

그녀는 그가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그의 몸이 그녀를 감싸며, 그녀와 맹수 사이에 끼어들려 하고 있었다.

보안 요원들이 몰려와 마침내 개를 그녀에게서 떼어냈다.

팔은 피와 찢어진 옷감으로 엉망이었다.

고통은 엄청났고, 세상이 어지럽게 검은색으로 물들기 시작했다.

그녀는 쓰러졌다.

머리가 강태준의 무릎 위로 떨어졌다.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은 그의 얼굴이었다.

창백하고 긴장된, 그녀가 이름을 붙일 수 없는 감정으로 커진 그의 어두운 눈.

그녀는 병실에서 깨어났다.

코끝에 소독약 냄새가 톡 쏘았다.

팔은 두껍게 붕대가 감겨 있었고, 다른 쪽 손에는 링거가 꽂혀 있었다.

강태준은 침대 옆 의자에 앉아 있었다.

그는 지쳐 보였고, 항상 완벽하던 정장은 구겨져 있었으며, 턱에는 거뭇한 수염 자국이 있었다.

그녀가 눈을 뜨자, 그의 눈에 빛이 스쳤다.

"깨어났군."

그가 거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일어나 침대로 다가와 차트를 집어 들었다.

"의사가 피를 많이 흘렸다고 하더군. 빈혈이 심하다고."

빈혈.

그는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다.

연우는 그의 손에서 보고서를 낚아채려 했지만, 그 움직임에 팔에 격통이 일었다.

그녀가 얼굴을 찡그리는 순간, 그것을 보았다.

그의 손등에 새로 붙인 반창고와 작은 주사 자국.

바늘 자국이었다.

간호사가 밝게 웃으며 들어왔다.

"아, 깨어나셨네요! 정말 다행이에요. 이렇게 헌신적인 파트너가 있어서 정말 운이 좋으시네요. 밤새 곁을 지키시고, 혈액은행에 환자분 혈액형이 부족하니까 직접 수혈까지 해주셨어요."

연우는 충격받은 채 그를 쳐다보았다.

그가 그녀에게 피를 주었다.

그녀가 그를 올려다보자, 그는 재빨리 고개를 돌려 그녀의 시선을 피했다.

간호사가 계속 말했다.

"서류 작성을 위해 몇 가지만 확인하면 돼요. 이분이 파트너분 맞으시죠?"

"아니요."

연우가 조용한 병실을 가르며, 맑고 단호한 목소리로 말했다.

"아닙니다."

"제 상사입니다. 강태준 대표님."

병실 안의 공기가 순식간에 차가워졌다.

강태준의 고개가 그녀를 향해 홱 돌아왔다. 얼굴이 어두워졌다.

잠깐의 온기는 사라지고, 익숙한 얼음 가면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간호사는 갑작스러운 긴장감을 감지하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상사?"

강태준이 위험할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되물었다.

"내가 너한테 고작 그거야?"

그는 한 걸음 더 다가왔다. 그의 그림자가 그녀를 덮었다.

"왜 그랬어, 서연우? 왜 내 앞에 뛰어들었지?"

그의 눈이 답을 요구하며 그녀의 눈을 파고들었다.

"더 큰 보너스라도 바랐나? 더 나은 실적 평가? 너한테는 모든 게 다 가격이 매겨져 있지, 안 그래?"

그 질문은 너무나 부당하고 잔인해서 그녀를 말문이 막히게 했다.

씁쓸함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방금 그의 목숨을 구했다.

그리고 이것이 그의 반응이었다.

침묵이 둘 사이에 무겁고 숨 막히게 내려앉았다.

회차 3

연우는 눈을 감았다. 손으로 병원 담요 모서리를 꽉 잡았다.

"제 일이었습니다."

그녀가 쉰 목소리로 말했다.

"대표님 비서로서, 대표님의 안전은 제 책임이니까요."

그녀는 그 말을 반복하며 둘 사이에 벽을 더욱 견고히 했다.

그가 직접 세운 직업적인 경계선.

"그게 전부였습니다."

강태준의 얼굴이 더욱 어두워졌다.

마치 터지기 직전의 먹구름 같았다.

"네 일."

그가 비꼬는 투로 되풀이했다.

"그래."

그는 지갑을 꺼내더니 침대 옆 탁자 위로 5만원권 지폐 한 뭉치를 던졌다.

현금이 하얀 시트 위로 흩어졌다.

"그럼 이건 네 수고비다."

그가 비웃었다.

"일 잘한 대가. 넌 항상 돈에 환장했었지, 서연우? 예전에 50억에 목숨 걸던 거 기억나는데."

그 숫자, 그녀의 배신에 매겨진 가격을 언급하는 것은 따귀를 맞는 것 같았다.

그는 대답을 기다리지 않았다.

몸을 돌려 방을 나갔다.

비싼 향수 냄새와 그의 경멸의 무게만을 남긴 채.

며칠 후, 퇴원한 연우에게 경매와 관련된 마지막 임무가 주어졌다.

50억짜리 크리스털 백조를 강태준의 저택에 있는 한세라에게 직접 전달하는 것이었다.

한세라는 가식적인 걱정과 미소를 가득 머금고 문에서 그녀를 맞았다.

"연우 씨! 이거 가져다줘서 정말 고마워요. 어머, 팔은 어떡해! 아직도 아파요?"

"괜찮습니다."

연우는 고개를 숙인 채 말했다.

고개를 숙인 그녀의 시야에, 순수하고 노골적인 증오로 번뜩이는 한세라의 눈빛이 들어왔다.

그 눈빛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 상냥한 미소로 바뀌었다.

"정말 아름다워요."

한세라는 무거운 상자를 받으며 감탄했다.

"태준 씨는 저한테 정말 잘해줘요."

그러고는 돌아서는 순간, 그녀의 손이 "미끄러졌다."

상자가 대리석 바닥으로 추락했다.

역겨운 파열음이 웅장한 현관에 울려 퍼졌다.

연우는 충격으로 고개를 들었다.

50억을 호가하던 영원한 사랑의 상징, 아름다운 크리스털 백조는 이제 반짝이는 파편 더미가 되어 있었다.

한세라의 상냥한 가면이 벗겨지고, 승리에 찬 악의적인 표정이 드러났다.

바로 그때, 소리를 듣고 강태준이 들어왔다.

그는 바닥에 흩어진 크리스털 조각을 보고 즉시 얼굴이 굳어졌다.

"무슨 일이야?"

그가 연우에게 시선을 고정하며 다그쳤다.

"연우 씨, 당신이…"

한세라가 울기 시작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시작했다.

"일부러 그런 건 아니겠지만…"

"전 만지지도 않았어요!"

연우가 공황 상태에 빠져 목소리를 높이며 설명하려 했다.

"저 여자가 떨어뜨렸어요!"

강태준의 시선은 빙하처럼 차가웠다.

"이건 세라를 위한 선물이었어. 우리 사랑의 상징이 될 물건이었다고."

그는 성큼성큼 다가와 연우의 다치지 않은 손목을 쇠처럼 단단하게 움켜쥐었다.

"네가 망치지 않는 게 대체 뭐지? 내 인생의 아름다운 것들을 전부 파괴해야 직성이 풀릴 만큼 그렇게 질투가 나고 비참해?"

"아니에요! 태준 씨, 제 말 좀 들어봐요…"

하지만 한세라의 흐느낌은 더 커졌다. 상처받은 희생자를 연기하는 완벽한 공연이었다.

"태준 씨, 연우 씨한테 화내지 마요. 사고였어요. 분명 미안해할 거예요."

강태준은 눈물범벅이 된 한세라의 얼굴과 연우의 얼굴을 번갈아 보았다.

그의 결정은 이미 내려져 있었다.

"사과해."

그가 강철처럼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무릎 꿇고 세라한테 사과해."

연우는 경악하며 그를 쳐다보았다.

"뭐라고요? 싫어요! 현관에 CCTV 있잖아요. 녹화 영상 확인해봐요! 그럼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 수 있을 거예요!"

한세라의 흐느낌이 순간 멈칫했다. 눈에 두려움이 스쳤다.

하지만 그녀는 곧 안심했다.

연우가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었다.

덩치 큰 경호원 두 명이 다가와 연우의 어깨를 잡았다.

"대표님."

한 경호원이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현관 보안 시스템은 오늘 아침부터 점검 중이었습니다."

물론 그랬겠지.

경호원들이 그녀를 강제로 무릎 꿇렸다.

그녀의 무릎이 산산조각 난 크리스털 파편 위로 직접 닿았다.

날카롭고 갈리는 소리가 조용한 홀에 울리고, 다리 위로 타는 듯한 고통이 치솟았다.

그녀는 고통에 찬 숨을 삼키며 비명을 질렀다.

그녀는 애원하는 눈으로 강태준을 올려다보았다.

그는 그녀의 바지를 뚫고 피가 배어 나오는 것을 보았다.

그녀의 얼굴에 어린 고통을 보았다.

그리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는 한세라를 믿었다.

언제나 한세라를 믿을 것이다.

"사과해."

그가 이전보다 더 차가운 목소리로 반복했다.

"그리고 변상해. 50억. 네 퇴직금에서 제하지."

퇴직금.

그는 그녀를 해고하고 있었다.

무릎의 고통은 심장의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눈물이 얼굴을 타고 흘러내려 바닥의 피와 섞였다.

그녀는 한세라를 보았다.

그녀는 이제 손 뒤에 작고 의기양양한 미소를 숨기고 있었다.

"죄… 죄송합니다."

연우가 입안에서 재 맛이 나는 단어들을 힘겹게 내뱉었다.

"별로 진심 같지 않은데, 태준 씨."

한세라가 잔인한 고양이처럼 가르랑거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 좀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겠어."

한세라는 커다란 유리문으로 걸어가 문을 열었다.

밖은 하늘이 어두워지고 갑작스러운 폭풍우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비가 세차게 내리치고 바람이 울부짖었다.

"밖에 무릎 꿇려 놔."

한세라가 제안했다.

"내가 진심으로 미안하다고 느낄 때까지."

강태준은 자신의 피 웅덩이 속에 무릎 꿇고 있는 연우를 보고, 다시 약혼녀를 보았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해."

경호원들이 그녀를 밖으로 끌고 나가 차갑고 젖은 베란다 돌바닥에 무릎 꿇렸다.

비가 즉시 그녀를 흠뻑 적셔 얇은 드레스를 피부에 달라붙게 했다.

그녀는 몸을 떨었다.

냉기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무릎의 고통은 새하얀 불길처럼 타올랐다.

유리문을 통해, 강태준이 한세라의 어깨에 부드럽게 담요를 둘러주며 위로의 말을 속삭이는 것이 보였다.

연우는 눈을 감았다. 마음이 흐려졌다.

몇 년 전, 다른 폭풍우를 기억했다.

천둥을 무서워하는 그녀를 태준이 안아주며, 언제나 지켜주겠다고 말했었다.

그녀는 눈을 떴다.

기억은 사라졌다.

남은 것은 차가운 비와 무심한 경호원들, 그리고 이제는 낯선 사람이 된 남자뿐이었다.

그녀의 눈물은 비와 섞여 무릎의 피를 씻어내며 돌계단 아래로 흘러내렸다.

그녀는 혼자였다.

완전히, 철저하게 혼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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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희생, 그의 눈먼 증오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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