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기서우는 마우스를 움직여 예약 발송 버튼을 눌렀다.

"띵!"

엘리베이터가 도착하는 소리에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린 기서우는 익숙한 실루엣을 발견했다.

넓은 어깨와 잘록한 허리, 날카롭게 잘생긴 이목구비, 맞춤 정장 아래로 탄탄한 근육이 드러난 몸은 어젯밤 그녀와 뜨겁게 얽혔던 그 남자였다.

'... 육성 그룹 유일한 후계자, 육지한 대표... 미친!'

육지한이 사무실에 나타난 순간, 사무실은 순식간에 술렁이기 시작했다.

"지한아!"

기서우가 고개를 들자, 평소 범접할 수 없는 아우라를 풍기는 맹서이가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띠고 있었다. 항상 단정하게 묶었던 머리를 풀고 웨이브를 넣은 그녀는 평소의 차가운 이미지를 벗고 매혹적인 분위기를 풍겼다.

맹서이의 화장한 얼굴을 본 기서우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차가운 물을 뒤집어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맹서이의 눈은 그녀와 많이 닮았고, 길게 뺀 아이라인은 눈매를 더욱 매혹적으로 만들었다.

맹서이는 평소 화장을 하지 않았고, 차가운 분위기를 풍겼다. 반면 밝고 활기찬 성격에 외향적인 기서우는 두 사람이 닮았다는 사실을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마치 공중에서 날아온 손바닥에 얼굴을 맞은 것처럼 정신이 아득해졌다.

그래, 모든 건 그녀의 착각이었다.

사무실 문이 완전히 닫히고 나서야 사무실은 평소의 활기를 되찾았다.

하지만 직원들의 대화 주제는 사무실에 있는 두 선남선녀를 벗어나지 못했다.

"헐, 저 육 대표님... 상류층에서도 톱클래스인데 우리 회사에 친히 왕림하시다니. 우리 이사님한테 정말 진심인 게 틀림없어."

"당연하지. 너 쟤네 무슨 사이인지 몰라?"

우나리의 말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그녀에게 쏠렸다.

우나리는 일부러 잔뜩 무게를 잡으며 커피를 가져오게 하고 어깨를 주무르게 한 뒤, 사무실을 한 번 둘러보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야, 우리 이사님이랑 육 대표, CC였대. 전설의 커플."

"근데 재벌가 재력이나 지위가 어디 보통이냐? 급이 다르지. 계약서 한 장으로 우리 커리어우먼 맹 이사님을 3년 전에 해외로 보내버렸잖아. 그때 둘이 안 좋게 끝났다고 들었는데, 오늘 분위기 보니까 쯧쯧, 아직 감정 남았네!"

기서우는 마치 망치로 머리를 맞은 것처럼 숨이 막혔다.

모든 것이 맞아떨어졌다.

3년 전, 맹서이가 해외로 떠난 날, 그녀는 우연히 육지한과 하룻밤을 보냈다. 3년 후, 맹서이가 귀국해 회사에 입사했고, 공교롭게도 그녀의 상사가 되어 진실을 엿보게 했다.

하늘도 영문도 모르는 이 가련한 피에로를 불쌍하게 여긴 것이 틀림없다. 3년 동안 그가 보여준 작은 호의들을 곱씹으며 사랑이라고 착각한 그녀를 완전히 깨어나게 하기 위해.

그녀는 그저 대역으로 위장한 피에로일 뿐이었다.

"기서우 씨!"

기서우가 고개를 들자 조 팀장이 미간을 찌푸리고 그녀를 쳐다보고 있었다.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몇 번을 불렀는데?"

기서우는 머릿속에 가득 찬 잡생각을 떨쳐내고 자리에서 일어나 대답했다. "죄송합니다, 팀장님. 제가 요새 몸이 좀 안 좋아서..."

정중히 사직서를 제출할 기회를 노리던 그녀의 손에 조 팀장이 서류 뭉치를 쥐여주었다.

"소회의실로 가. 이번 건 자네 담당이잖아. 이사님이 기다리셔!"

기서우는 어안이 벙벙해져서 대답했다. "하지만 제 업무는 디자인뿐인데요... 이번 PT는 우나리 씨가..."

"걔 입은 떠드는 거 말고 뭘 할 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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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와 함께 도망쳐버린 그녀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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