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그러나 다음 순간, 박소연은 이준서가 예상했던 것처럼 거칠게 밀쳐지지 않았다.

이태준은 오히려 박소연을 다정하게 한 번 바라본 뒤, 눈썹을 치켜올리고 이준서를 향해 차갑게 말했다. "안 들리냐? 오늘이 나랑 소연이의 약혼식이다. 이제부턴 네 작은어머니야. 인사 드려."

이준서는 충격에 두 눈을 크게 떴다.

그는 갑자기 이태준의 지갑에서 봤던 사진을 떠올리며, 눈앞에 나란히 서 있는 두 사람을 보며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었다. '설마, 설마 두 사람 사이에 원래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럴 리 없어!'

이태준은 이미 불임 진단을 받았고, 평생 결혼할 생각도 없으며 여자에게 관심조차 없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단 말인가!

"박소연, 너 도대체 무슨 수작을 부려서 우리 작은아버지를 꼬신 거야? 너 진짜 천박하다…."

"퍽!"

이준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이태준은 그의 무릎을 세게 걷어찼다. "어디서 말버릇이야! 어른을 존경할 줄도 모르고. 무릎 꿇고 사과해."

비명을 지른 이준서는 무릎이 부서지는 것 같은 고통에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하지만 그 고통은 오히려 이준서의 이성을 빠르게 되찾게 했다.

그는 분노를 억누른 채, 억울하다는 듯 눈시울을 붉혔다. "소연아, 나한테 화난 거 알아. 하지만 결혼은 장난이 아니잖아…. 나 때문에 평생 후회할 선택을 해선 안 돼. 우리 소꿉친구잖아. 같이 자랐고, 널 제일 잘 아는 건 나야. 제발 다시 한 번만 잘 생각해 줘, 응?"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올렸다. 마치 자신을 다시 박소연 앞에 내놓은 듯한 자세였다. 그녀가 손만 내밀어 잡아 준다면, 모든 게 되돌아올 수 있을 것처럼 보였다.

만약 예전의 박소연이었다면, 이준서가 이렇게 진심을 내보이는 모습에 감동해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생의 기억은 칼날처럼, 그녀의 심장을 가차 없이 찢어 놓았다.

그녀는 더 이상 바보가 되지 않을 것이다.

곁에 선 남자의 몸이 긴장한 것을 느낀 박소연은, 그대로 그의 품에 안겨 애교를 부렸다. "태준아, 우리 조카 참 웃기지 않아? 어릴 때부터 같이 자랐다고 다 소꿉친구야? 그렇게 치면 우리도 소꿉친구네. 어릴 때 넘어져서 무릎 까졌을 때, 네가 나를 안고 집에 데려다줬잖아. 그렇게 따지면, 넌 날 처음 안은 남자니까 책임져야 하는 거 아냐?"

남자의 몸이 천천히 긴장을 풀더니, 큰 손이 그녀의 허리를 감쌌다. "아직도 기억해?"

"당연하지." 박소연은 자랑스러운 듯 작은 얼굴을 치켜들고 그를 향해 화사하게 웃었다가, 고개를 돌려 무릎을 꿇고 있는 이준서를 경멸하듯 힐끗 바라봤다.

"다시 생각해 보라며? 그래서 진지하게 생각해 봤는데, 내 남편은 돈 많고 잘생기고 다정하기까지 해. 너, 그 사람보다 나은 게 하나라도 있니?"

그녀가 말을 할수록, 이준서의 안색은 더욱 어두워졌다.

이태준은 잠시 멈칫하더니 더욱 차가운 눈빛으로 이준서를 노려봤다. "이번이 마지막이다. 다시 이런 일이 생기면, 그땐 이씨 가문에서 당장 꺼져라."

그는 말을 마친 후, 아직도 어리둥절한 박소연을 품에 안고 연회장을 나섰다.

이준서와 연회장에 남은 사람들은 그저 멍하니 서 있을 뿐이었다.

이준서는 멀어지는 두 사람의 뒷모습을 원망 가득한 눈빛으로 노려봤다.

'그럴 리 없어. 설령 박소연이 이태준과 결혼한다고 해도, 이태준은 불임이잖아. 이씨 가문의 가업은 결국 내 것이 될 거야.'

두 사람은 연회장을 나와 휴게실로 들어섰다.

문이 닫히자, 이태준은 박소연의 가느다란 허리를 감싼 손을 풀지 않은 채 자리에 앉았고, 그대로 그녀를 자신의 무릎 위에 앉혔다. 그는 그녀를 내려놓을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봄바람처럼 그녀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목적은 달성한 것 같은데, 이따가 나랑 갈래, 아니면 박씨 저택으로 돌아갈래?"

그제야 정신을 차린 박소연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연회장에 있던 사람들의 마치 잡아먹을 듯한 시선들을 떠올린 그녀는 일부러 고개를 갸웃하며 교활하면서도 짓궂은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봤다. 마치 영리한 작은 여우처럼.

"제가 박씨 저택으로 들어가면, 괴롭힘당할까 봐 걱정되세요?"

속마음이 들킨 듯, 남자의 귓불이 순식간에 붉게 달아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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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태어나서 삼촌과 결혼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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