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이예진은 주머니에서 골드카드를 꺼내더니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 "분명하게 말씀 드리자면 이 카드는 내가 훔친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이 저한테 준 거예요. 따라갈게요. 그 상관이라는 사람이 대체 누군지 제 눈으로 똑똑히 봐야겠어요. 얼마나 대단한 사람이기에 자유까지 짓밟는 것도 모자라 이런 식으로 협박까지 하는 건지!"

고태수는 아무 말 없이 손짓을 했다. 그러자 곁에 선 경호원이 두 사람이 있는 곳으로 다가와 흠잡을 데 없는 동작으로 차 문을 열었다.

"이예진 씨가 카드를 훔쳤든 우연히 발견했든, 자세한 설명은 저희 상관님 앞에서 직접 하기실 바랍니다." 고태수는 그녀가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끝까지 지켜본 뒤 문을 닫았다.

차에 올라탄 순간부터 어떤 상황이 그녀를 맞이할지 감조차 잡지 못한 이예진은 불안감과 긴장감을 지우지 못했다.

시간이 얼마나 지나갔을까, 차가 미끄러지듯이 멈춰 섰다. 창 밖으로 고개를 돌리자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저택과 마당에 한참이나 눈을 떼지 못했다. 궁전을 방불케 하는 저택은 그녀가 월세도 간신히 내는 낡은 건물과 비교조차 할 수 없었다.

커다란 대문 앞에 선 이예진이 어쩔 바를 몰라 망설이고 있을 때, 제복을 입은 여자 도우미가 그녀의 앞으로 다가왔다.

"따라오세요." 오만하게 턱을 치켜든 가정부가 그녀에게 길을 안내했다.

이 곳에서 일하는 가정부라면 맡은 직책이 무엇이든 간에 기본적으로 명문대 학력을 갖추고 있어야 했다. 단순히 요리와 청소를 잘해서는 이곳에 명함도 들이밀 수조차 없었다.

이예진은 가정부의 뒤를 따라 으리으리한 저택으로 들어섰다. 저택 내부의 인테리어는 호화스럽기 그지 없었다.

1층 객실에는 메이드복을 입은 가정부 몇 명이 이예진을 단단히 둘러쌌다.

이에 이예진은 놀라 뒷걸음 치며 다급히 물었다. "왜, 왜 이러는 거예요? 카드를 돌려받기 위해 내 옷까지 벗길 필요는 없잖아요!"

가정부들은 그녀의 말은 들은 척도 하지 않고 그녀를 사치스러운 인테리어를 자랑하는 욕실로 데려갔다.

"그분을 만나시려면 아가씨께서는 몸을 깨끗히 씻은후에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혹시 위험한 물건을 숨겼다면 지금 내놓는 게 좋을 겁니다." 그녀에게 길을 안내한 가정부이 심드렁한 태도로 말했다.

"대체 이런 규정은 누가 정했나요? 그 분이 대통령이라도 돼요? 몸을 수색하는 것도 모자라 몸을 깨끗이 씻고 검사를 해야 한다니?" 이예진은 어처구니없는 얼굴로 거부했지만, 가정부들은 그녀의 말을 무시하고 욕조 안으로 밀어 넣었다.

욕조에 담긴 물은 완벽한 온도를 유지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급 오일 향기가 희미하게 공기 중에 남아 있었다.

대체 그들이 부르는 그분은 도대체 누구일까?

이예진은 가정부들이 모두 욕실을 나가고 나서야 천천히 옷을 벗었다. 처음에는 부끄러웠지만, 공기 중에 퍼진 오일 향과 적당한 물 온도가 그녀의 긴장을 서서히 풀어줬다. 욕조에 몸을 맡긴 그녀는 온몸의 피로가 가시는 느낌에 만족스럽게 숨을 내쉬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생각을 멈추지 못했다. '설마 어젯밤 나한테 준 카드가 누구한테서 훔친 건 아니겠지?' 어쩌면 진짜 카드 주인이 그녀를 찾아와 따지려고 할지도 모른다. 대체 카드 주인은 어떤 사람이기에 궁전보다 더 호화로운 저택에서 지내는 걸까?

이예진이 샤워를 마치고 나온 모습을 본 가정부는 그녀에게 최신상 원피스를 입히고 간단한 메이크업과 스타일을 손봐 주었다.

이예진은 거울 속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혼란스러운 얼굴로 바라봤다. 그녀는 단지 카드를 돌려주기 위해 왔을 뿐인데, 왜 그들은 그녀의 외모에 이렇게 신경 쓰는 걸까?

"이예진 씨, 저를 따라오세요." 이예진이 방을 나서자 문 앞에 서 있던 중년 집사가 정중한 태도로 그녀에게 길을 안내했다.

집사의 뒤를 따라 한 발짝 움직일 때마다, 그녀는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낯선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와 그녀에게 카드를 돌려 달라고 하지 않나, 저택에 들어서니 가정부들이 몰려와 일단 씻고 검사를 해야 한다고 하지 않나, 심지어 의상에 메이컵까지 신경 써 주는 모습은 '도둑'을 잡기는 커녕 일부러 그녀를 난처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이예진이 집사를 따라 밖으로 나오자 마당에는 고급 세단이 가지런하게 주차되어 있었다. 제일 앞에 멈춰선 차에서 훤칠한 남자가 역광을 받으며 차에서 내렸다. 훤칠한 기럭지에 한눈에 봐도 고급진 양복을 입은 그는 멀리서 보아도 기품이 남달랐고 주위를 압도하는 분위기를 풍겼다.

남자는 긴 다리로 성큼성큼 그녀를 향해 다가왔다.

거리가 가까워 져서야 이예진은 그가 누군지 알아 볼 수 있었다. "당신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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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의 열정: 대통령의 아이를 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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