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나는 일주일 동안 병원에 있었다.
가슴과 목의 화상은 서서히 아물기 시작했고, 붉고 성난 흉터를 남겼다.
태준은 가끔 병문안을 왔다.
그는 내 진료에 함께 가주겠다고, 간호사가 드레싱을 갈 때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희진이 울거나, 소리치거나, 뛰어내리겠다고 협박했다.
그리고 태준은 떠났다. 단 한 번도 예외 없이.
그가 떠나고 나면, 내 휴대폰이 빛났다.
희진에게서 온 문자였다.
[태준이가 방금 나한테 닭죽 끓여줬어. 나만을 위한 거래.]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닭죽 사진이 왔다.
또 다른 문자.
[밤새 내 곁에 있어줬어. 내가 잠들 때까지 손잡아 줬어.]
이어서 그녀의 침대 옆 의자에서 잠든 태준의 영상이 왔다. 그의 손은 그녀의 손을 꼭 쥐고 있었다.
[네가 한 짓 때문에 속상한 나를 위해 오늘 데이트 신청했어.]
[발 아프다고 하니까 집까지 업어줬어.]
그리고 마침내, 내 무감각을 뚫고 들어온 한 장의 사진.
희진이 고개를 들고 태준의 입술에 입을 맞추는 사진.
그의 눈은 감겨 있었다.
이어서 영상이 왔다.
그녀의 손이 그의 셔츠 밑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돌처럼 굳었다고 생각했던 심장이 날카롭고 으스러지는 압박을 느꼈다.
숨을 쉴 수 없었다.
나는 답장하지 않았다. 그저 메시지를 하나씩 삭제했다.
퇴원하는 날, 나는 혼자서 수속을 밟았다.
택시를 타고 한때 우리 집이라 불렀던 곳으로 돌아갔다.
내가 도착했을 때, 희진이 문 앞에 서 있었다.
태준은 스트레스 받은 얼굴로 그녀 옆에 있었다. 그녀는 여행 가방을 들고 있었다.
"갈 곳이 없대."
내가 입을 열기도 전에 태준이 말했다.
"집주인이 쫓아냈다고."
희진은 집 안으로 억지로 들어가려 하고 있었다.
"여긴 태준이 집이니까 내 집이야! 날 막을 수 없어!"
태준은 드물게 단호한 목소리로 그녀를 막고 있었다.
"희진아, 안 돼. 여긴 나와 아린이의 집이야. 넌 여기서 지낼 수 없어."
그녀는 궁지에 몰린 짐승처럼 거칠게 소리치기 시작했다.
"들여보내 주지 않으면, 지금 당장 차도로 뛰어들 거야! 진짜 할 거라고!"
그는 무력하고 갇힌 듯 보였다.
그때 그가 문가에 서 있는 나를 봤다. 그의 눈이 놀라움으로 커졌다.
"아린아! 집에 왔구나."
그가 달려와 낮고 미안한 목소리로 속삭였다.
"며칠만 머물게 할 거야. 내가 새집 찾아줄 때까지만. 약속할게."
나는 그의 너머로, 이제는 승리감에 찬 눈으로 나를 쏘아보는 희진을 보았다.
나는 시선을 내렸다. 내 목소리는 어떤 감정도 담기지 않은 채 차분했다.
"알았어."
태준은 충격받은 듯 보였다.
"너… 괜찮아?"
나는 고개를 저으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내가 괜찮지 않을 게 뭐가 있어?"
나는 더 이상 이 집의 안주인이 아니었다.
곧 쫓겨날 임시 손님일 뿐이었다.
희진은 태준을 밀치고 마치 자기 집인 양 안으로 성큼성큼 들어갔다.
"으, 이 집 진짜 촌스럽다."
그녀가 코를 찡그리며 선언했다.
"싹 다 바꿔야겠어."
그녀는 가정부들에게 명령하기 시작했다.
"이 소파 끔찍해, 갖다 버려. 그리고 이 커튼도! 다 버려!"
그때 그녀의 눈이 거실에 걸린 커다란 결혼사진에 닿았다.
나와 태준의 가장 행복했던 날의 사진이었다.
"그리고 저거,"
그녀가 날카로운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저게 제일 꼴 보기 싫어. 당장 내려서 태워버려."
가정부들이 불안한 듯 태준을 쳐다봤다.
그는 잠시 망설이다가, 패배감에 찬 작은 고갯짓을 했다.
"저 여자 말대로 해."
나는 예상했다. 그의 항복을 예상했다.
가슴속에서 헛웃음이 나왔다.
나는 말없이 돌아서서 짐을 싸러 내 침실로 갔다.
그들이 내가 사라지길 원한다면, 쉽게 해줄 것이다.
이 집에서 나 자신을 지워버릴 것이다.
나는 여행 가방을 꺼내 내 물건들을 채우기 시작했다.
옷, 책, 오래된 미술 도구들. 내가 사랑했던 것들.
내가 여행 가방을 끌고 방에서 나왔을 때, 거실은 아수라장이 되어 있었다.
우리의 결혼사진은 바닥에 부서져 있었고, 유리는 산산조각 나고, 내 웃는 얼굴은 찢겨 있었다.
내 책들은 책장에서 뽑혀 더미로 던져져 있었다.
신혼여행에서 사 온 아름다운 꽃병은 조각나 있었다.
내가 그토록 정성껏 가꾸고 사랑으로 유지했던 집이 파괴되었다.
나는 잠시 서서 그 잔해를 바라보았다.
희진은 그 모든 것의 한가운데 서서, 의기양양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
"이 모든 것,"
그녀가 방을 가리키며 말했다.
"그리고 너… 너희는 이제 다 과거야."
나는 그녀를 무시했다. 그녀의 게임은 이제 끝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내 앞을 가로막았다.
"어디 가시려고?"
그녀의 눈이 반쯤 열린 여행 가방에 닿았다.
그녀는 내가 챙긴 먼지 쌓인 유화 물감 세트를 보았다. 그녀의 표정이 뒤틀렸다.
"아직도 화가인 척하는 거야? 네가 얼마나 재능 있는지, 그가 널 얼마나 사랑했었는지 자랑하고 싶어?"
나는 그저 그녀를 바라봤다. 내 침묵은 그녀가 깰 수 없는 벽이었다.
"지나가게 해줘, 희진아."
나는 그녀를 돌아가려 했다.
그녀의 얼굴이 분노로 일그러졌다.
"이 미친년!"
그녀는 옆 테이블에 있던 무거운 도자기 화병을 집어 내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
나는 그 일격을 피하며 뒤로 비틀거렸다. 화병은 내 뒤의 벽에 부딪혀 산산조각 났다.
내가 균형을 잃고 휘청거리는 사이, 그녀가 달려들었다.
그녀는 양손으로 내 가슴을 밀었다. 세게.
나는 웅장한 계단 꼭대기에 서 있었다.
"지옥에나 떨어져, 서아린!"
그녀가 독기 서린 목소리로 비명을 질렀다.
나는 순간적으로 무중력 상태를 느꼈다.
그리고 내 몸이 계단 아래로 굴러떨어지면서 날카롭고 격렬한 충격을 느꼈다.
고통이 온몸으로 폭발했다.
나는 계단 아래에 무더기로 쓰러졌고, 머리가 대리석 바닥에 역겨운 소리를 내며 부딪혔다.
피. 따뜻한 피가 내 머리카락을 적시고, 내 아래에 고이는 것이 느껴졌다.
내 몸이 격렬하게 경련했다.
시야가 흐려졌다.
의식을 잃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은, 현관문을 통해 달려 들어오는 태준의 모습이었다.
그의 얼굴은 완벽한 공포의 그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