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강효월이 타 넣은 약은 약성이 극도로 강했다.

매서운 바람이 휘몰아치는 가운데, 강단월은 몸 안에서 불길이 타오르는 듯한 느낌에 사로잡혔다. 가슴을 파고드는 저릿하고 가려운 감각이 뼛속까지 스며들어 수만 마리의 벌레가 이성을 한 뼘씩 갉아먹는 듯했다.

손바닥에 닿은 비녀는 피로 범벅이 되어 있었지만, 그 고통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약의 효과를 제때 억제하지 못하면, 그 후과는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위험해질 터였다.

강단월은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 듯이 주먹을 꽉 쥐고 사방을 둘러보았다.

멀지 않은 곳에 연못 하나가 있었다.

이미 늦가을이라 연못의 연꽃은 자취를 감추었고, 물가에 세워진 부용정만이 묵묵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강단월은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망설임 없이 호수로 뛰어들었다.

차가운 물이 단번에 그녀를 삼켰다. 두꺼운 옷을 뚫고 스며드는 찬 기운은 마치 수많은 바늘이 피부를 관통해 오장육부를 찌르는 듯했고, 칼로 도려내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그녀는 능지처참을 당하던 그날로 돌아간 듯했다.

'좀 아파도 괜찮아.'

아플수록 강효월에 대한 증오는 더욱 강해졌다.

강단월은 이를 악물고 더 깊게 물속으로 파고들었다.

몸속에서 들끓던 가려움과 열기가 혹독한 한기에 거칠게 제압당했다.

그녀는 살짝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급격한 체온 저하로 위기가 닥쳤다.

강단월은 뒤늦게야 어지러움을 느꼈고, 꽁꽁 얼어붙은 몸이 돌처럼 무거워지더니 결국 힘없이 물속으로 가라앉았다.

정신이 흐릿해진 순간, 이마에 통증이 느껴졌다. 머리 위로 무언가가 떨어진 듯했다.

강단월은 깜짝 놀라 의식을 되찾았고 곧 정신이 맑아졌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손을 뻗어 날아오는 물건을 움켜쥐었다.

그것은 동그랗고 투명한 동주였다.

그 순간, 맑고 차가운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낭자의 투신을 막을 생각은 없소만, 소란을 피우니 본왕이 잠을 잘 수가 없소."

그 목소리는 가벼우면서도 싸늘했다. 마치 이른 봄에 녹아내리는 새하얀 빙설과도 같았다.

강단월은 그 목소리가 어딘가 익숙하다는 느낌이 들어, 본능적으로 고개를 들어 바라보았다.

부용정 안, 훤칠한 사내가 미인탁에 반쯤 기대어 난간에 손을 걸친 채 술잔을 들고 앉아 있었다.

비록 옆모습 뿐이었지만, 강단월의 시선은 그에게 사로잡혔다.

그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고귀한 기품이, 그가 평범한 인물이 아님을 말해 주고 있었다.

그는 이런 시선에 이미 익숙한 듯, 주변을 의식하지 않고 술병을 기울여 잔을 채운 뒤 머리를 젖히며 단숨에 들이켰다.

붉게 물든 노을빛이 각진 그의 옆모습을 비추었다. 길게 뻗은 목선 위로, 삼킬 때마다 움직이는 날카로운 목젖이 마치 수묵화의 한 획처럼 도드라졌다.

강단월은 잠시 멍하니 굳어 있었다.

"본왕이 겨우 이 한적한 곳을 찾았는데…"

그는 잔을 만지작거리며 느긋하게 말을 이었다. "낭자께서 다른 곳을 찾아 투신하는 게 어떻겠소?"

그는 진지한 어조로 마치 평범한 대화를 나누듯 말했다. 누군가에게 죽을 장소를 바꾸라 권하는 것이, 그에게는 주막에서 자리를 옮기라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

"죽기 싫습니다."

강단월은 한 글자 한 글자에 힘을 실어 말했다. 오랫동안 물속에 잠겨 있어 목소리는 얼어서 떨렸지만, 그 결의는 쇠를 가르고 돌을 깨뜨릴 만큼 확고했다.

한 번 죽은 몸이니, 이번 생은 제대로 살아보리라 다짐했다.

게다가 죽어야 할 자는 그녀가 아니다.

"그럼 죽지 마시오."

남자는 유쾌하게 웃으며 말했지만, 그의 태도는 어딘가 산만하고 가벼웠다. 그 모습은 마치 경성에서 가장 방탕한 청년 같았다.

그는 고개도 돌리지 않은 채, 여전히 옆얼굴만 그녀에게 보이고 있었다.

허나 강단월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솟구치던 약효가 차가운 호수물에 완전히 가라앉았고 그녀도 돌아갈 때가 되었다.

그때, 부용정에 있던 남자가 갑자기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

"또 성가신 자들이 와서 본왕의 잠을 방해하는군."

그는 천천히 몸을 일으켜 하품과 함께 기지개를 켰다. 마치 한낮의 고양이처럼, 눈가엔 졸림이 가득했으나 눈빛은 맑게 빛나는, 그 특유의 여유로움으로 공간을 채웠다.

두 가지 상반된 기질이 그의 안에서 섬세하게 어우러졌다. 아침 안개 속에 떠오르는 해처럼 고결하면서도, 바람에 흔들리는 한 줄기 난초처럼 취한 듯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다.

허나 강단월은 감상할 여유가 없었다.

이 길은 난각으로 통하는 유일한 길인데 강효월이 명문 세가 규수들을 대동하고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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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신: 사랑 앞에 무릎을 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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