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언니가 진짜 우리 새언니였으면 좋겠다."
강예나는 모두가 들을 수 있을 만큼 큰 소리로 이다솜에게 속삭였다.
윤혜숙이 부산스럽게 다가왔다.
그녀의 얼굴은 내가 한 번도 본 적 없는 진정한 온기로 빛나고 있었다.
"다솜아, 내 새끼. 너무 오랜만이다. 정말 예뻐졌네."
그들은 거기 서 있었다.
강 씨 집안사람들.
나를 완전히 무시한 채 이다솜 주위를 맴돌며 알랑거렸다.
그들에게는 수치심이란 게 없었다.
6년 동안 아파하고, 부서지고, 치유하려 애썼던 내 심장은 마침내 얼음처럼 차가워졌다.
이 사람들을 향해 내가 가졌던 마지막 한 방울의 온기마저 증발해버렸다.
나는 6년 전 강 씨 집안 이름에 달라붙어 있던 절망의 악취를 기억했다.
강 장군이 연루된 대규모 금융 스캔들이 터졌다.
그들의 땅은 압류되었고, 계좌는 동결되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잃기 직전이었다.
가까운 동맹이었던 이다솜의 가족은 남은 재산을 챙겨 도망쳤고, 강 씨 가족을 독수리 떼 앞에 홀로 남겨두었다.
이다솜은 짧은 문자 메시지 하나로 강태준과 헤어지며, 그가 가장 어두운 시간에 그를 버렸다.
그는 상심했다.
그리고 내가 있었다.
나는 의료계에서 떠오르는 별이었고, 이미 엄청난 부자였다.
나는 강태준과 사귀고 있었다.
나는 그의 가족의 고통을 보았다.
그래서 내가 나섰다.
나는 50억 원짜리 수표를 썼다.
나는 혼자 힘으로 그들의 빚을 갚고 그들의 '명망 높은' 가문의 이름을 구했다.
감사의 표시로, 혹은 의무감 때문이었는지, 강태준은 내게 청혼했다.
나는 사랑이 자라나길 바라며 받아들였다.
사랑은 결코 자라나지 않았다.
그는 나를 원망했다.
그는 자신의 의존성을 원망했다.
그의 부대 동료들은 아내의 재산으로 사는 그를 조롱했다.
하지만 나는 희망을 가졌었다.
내가 가져보지 못했던 가정을 만들 수 있다고 믿으며, 이 가족에게 내 모든 것을 쏟아부었다.
나는 이제 그들을 보았다.
마치 귀환하는 여왕처럼 이다솜 주위를 맴도는 그들을.
그들은 내게 모든 것을 빚졌다.
그들의 집. 그들의 평판. 그들의 존재 자체를.
나는 6년 동안 강예나의 청구서를 지불해왔다.
연간 8천만 원이 넘는 학비뿐만이 아니었다.
나는 그녀의 옷, 봄 방학 여행, 차 값을 지불했다.
강태준의 월급보다 비싼 샤넬 가방, 그녀의 첫 명품 핸드백도 내가 사주었다.
나는 윤혜숙보다 더 그녀에게 엄마 같은 존재였다.
나는 강진철과 윤혜숙에게 매달 2천만 원의 용돈을 주었다.
2년마다 새 차를 사주었다.
그들의 건강이 나빠졌을 때 최고의 의사와 치료를 받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