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2
은하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펜트하우스를 떠났다.
그곳에서 살았던 삶은 이미 유령이었고, 그녀는 아무런 애착도 느끼지 못했다.
그녀의 퇴장은 깨끗하고 외과 수술 같았다.
그녀는 이미 동료인 선아에게 자신의 사직을 일반적인 절차대로 처리하라고 지시해 두었다.
“그냥 절차대로 진행해 줘요, 선아 씨. 이사님은 이미 승인하셨으니까.”
지아의 귀환에 정신이 팔린 도준은 일주일 동안 사무실에 발도 들여놓지 않았다.
그는 홀린 사람 같았다.
그의 세상은 10년 넘게 이상화해 온 한 소녀, 단 하나의 초점으로 축소되었다.
한편, 은하는 조용한 효율성의 소용돌이였다.
그녀는 구청과 영사관을 오가며 새로운 삶을 체계적으로 준비했다.
새 여권, 비자, 아무도 그녀의 이름을 모르는 나라로 가는 편도 항공권.
그녀는 은행 계좌를 비웠다.
DS 그룹이 처음 어머니의 치료를 위해 제공했던, 그녀가 한 번도 손대지 않았던 자금만 남겨두었다.
그것은 피 묻은 돈이었고, 그녀는 한 푼도 원하지 않았다.
그녀는 DS 그룹이 그녀를 위해 유지해 주었던 작은 아파트에서 몇 안 되는 짐을 쌌다.
그곳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지만, 엄연히 그녀의 삶의 상징으로 간직했던 곳이었다.
옷, 책, 어머니의 사진.
도준이 준 모든 선물은 남겨두었다.
그것들은 그녀의 교도관이 준 장신구였고, 그녀는 아무런 감상도 느끼지 않았다.
마지막 상자를 테이프로 붙이고 있을 때, 새로 산 대포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로부터 온 문자였다.
‘네가 누군지 알아. 그는 이제 내 남자야. 돈 받고 몸 파는 년, 그에게서 떨어져.’
은하의 뱃속에 차가운 매듭이 생겼다.
누가 보냈는지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전화가 거의 즉시 울렸다.
도준이었다.
“은하야! 내려와. 나 밖이야.”
그의 목소리는 밝고, 아무것도 몰랐다.
행복해 보였다.
그녀는 창가로 가서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그의 매끈한 검은색 스포츠카가 길가에 주차되어 있었다.
그는 차에 기대어 서 있었다.
평범한 부와 특권의 화신.
잠시, 그녀는 처음 만났던 열세 살의, 길 잃고 화내며 필사적으로 도움이 필요했던 소년을 보았다.
그 이미지는 사라지고, 12년 동안 그녀를 이용한 남자로 대체되었다.
그녀는 아래로 내려갔다.
그는 그녀가 좋아하는 레스토랑이나 조용한 공원으로 데려가지 않았다.
그는 경호원과 벨벳 로프가 있는 최고급 보석상으로 차를 몰았다.
“네 도움이 필요해.”
그의 눈이 반짝였다.
“넌 안목이 좋잖아. 지아 줄 것 좀 골라줘.”
그 요구는 숨이 턱 막힐 만큼 잔인해서, 은하는 멀고 냉정한 무감각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오랜 기간 함께한 내연녀에게 결혼할 여자에게 줄 선물을 골라달라고 하고 있었다.
“물론이지.”
그녀의 목소리는 완벽하게 평탄했다.
안에서 그는 사탕 가게에 온 아이 같았다.
그는 다이아몬드 목걸이, 사파이어 팔찌, 에메랄드 귀걸이를 가리켰다.
가격표에는 그녀가 셀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0이 붙어 있었다.
“어때? 걔 초록색 좋아하지? 너 기억하잖아.”
은하는 그에게 이상하고 서먹한 연민을 느꼈다.
그의 가족이 그녀를 샀던 것처럼, 그도 애정을 사고 있었다.
“목걸이가 더 클래식해.”
그녀는 전문가적인 어조로 조언했다.
“유행을 타지 않지.”
그는 의심 없이 그녀의 조언을 받아들이며 환하게 웃었다.
점원이 상자를 선물 포장하는 동안, 도준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녀를 돌아보았다.
“우리 이제 공식적으로 사귀어.”
그가 낮고 비밀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지아랑 나.”
“축하해, 도준아.”
“걔는 완벽해, 은하야. 너무 순수해. 다른 여자애들이랑은 달라.”
그는 의식의 흐름처럼 말을 쏟아냈다.
“걔 정말 고생 많이 했어. 집안이 망해서, 대학도 알바하면서 다녔대… 너무 순수해.”
은하는 주머니 속에서 타들어 가는 듯한 문자 메시지를 생각했다.
‘돈 받고 몸 파는 년.’
순수하고 순진하다는 말은 그 글의 작성자를 묘사하는 방식이 아니었다.
그녀는 지아 같은 유형을 알았다.
달콤한 미소를 무기처럼 쓰는 종류의 여자.
“도준아.”
오랜 습관의 불꽃이 그에게 경고하라고 재촉하며 그녀가 입을 열었다.
“사람들은 항상 보이는 것과 같지 않아.”
그의 미소가 사라졌다.
그의 눈은 차갑고 단단해졌다.
“무슨 말을 하려는 거야?”
“아니. 그냥 조심하라고.”
“감히 걔에 대해 나쁘게 말하지 마.”
그가 위협적인 속삭임으로 목소리를 낮추며 쉿 소리를 냈다.
공기는 그의 갑작스러운 분노로 지직거렸다.
“넌 그럴 자격 없어.”
그의 소유욕의 익숙한 압박이 그녀 위에 내려앉았다.
몇 년 동안 그녀가 짊어져 온 무게.
그녀는 그의 재산이었고, 방금 주제넘게 말했다.
그녀는 아래를 내려다보았다.
“미안해. 네 말이 맞아.”
긴장이 즉시 사라졌다.
그는 달래졌다.
그는 다시 통제권을 잡았다.
“네가 해줘야 할 일이 또 있어.”
그의 말투가 평소로 돌아왔다.
“지아가 빈티지 오르골을 갖고 싶다고 했어. 19세기에 스위스에서 만든 종류로. 하나 찾아줘. 최고로 좋은 걸로. 돈은 상관없어.”
“알았어.”
그녀의 목소리는 단조로웠다.
“선호하는 곡이 있대?”
그는 이상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너 조금도 질투 안 나?”
‘난 널 사랑한 적 없어.’
그녀는 생각했다.
‘이 모든 순간을 증오했어. 너에게서 벗어날 날만 손꼽아 기다렸어.’
그녀는 작고 지친 미소를 지었다.
“난 그냥 네가 행복했으면 좋겠어, 도준아.”
그의 전화가 날카롭고 공황에 찬 소리로 울렸다.
그는 전화를 받았고, 그의 얼굴은 즉시 변했다.
“지아야? 무슨 일이야? 천천히 말해봐.”
은하는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광란의, 눈물 어린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무서워! 그들이 날 잡았어… 나 옥상에 있어… 여기가 어딘지 모르겠어!”
도준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전화 끊지 마. 추적하고 있어. 내가 갈게.”
그는 차를 급하게 몰아, 핸들을 너무 세게 꺾어서 은하는 조수석 문에 부딪혔다.
그녀의 머리가 창문에 부딪히며 역겨운 소리가 났다.
눈 뒤에서 통증이 폭발했고, 따뜻하고 축축한 것이 관자놀이를 따라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도준은 눈치채지 못했다.
그의 눈은 대시보드의 GPS에 고정되어 있었고, 핸들을 쥔 그의 손가락 마디는 하얗게 변했다.
그는 홀린 사람이었고, 그의 유일한 현실은 전화기 너머의 겁에 질린 목소리였다.
그는 도시를 질주했다.
신호등과 울부짖는 경적 소리의 흐릿한 연속.
차는 고급 호텔의 주차장에서 끼익 소리를 내며 멈췄다.
은하가 안전벨트를 풀기도 전에 그는 이미 엘리베이터를 향해 달려가고 있었다.
“여기 있어!”
그가 소리쳤지만, 그녀는 이미 머리가 욱신거리는 채로 그를 따라가고 있었다.
그들은 옥상으로 뛰쳐나갔다.
덩치 크고 험상궂은 남자가 겁에 질린 지아를 난간 근처에 붙잡고 있었다.
하지만 뭔가 이상했다.
남자의 얼굴이 낯익었다.
그는 몇 년 전 아버지가 사업에서 몰아낸 하청업체의 아들이었다.
그의 가족의 파멸을 은하의 가족, 그리고 그 연장선상에 있는 DS 그룹 탓으로 돌리는 남자였다.
도준은 그를 보고 얼어붙었다.
그의 얼굴에 혼란의 빛이 스쳤다.
그러고 나서, 느리고 차가운 미소가 그의 입술에 번졌다.
그는 이해했다.
이것은 무작위 납치가 아니었다.
메시지였다.
그리고 그는 그것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알았다.
그는 앞으로 나섰다.
그의 목소리는 경멸로 가득했다.
“돈이 필요한가? 그게 다야? 한심하군.”
그러고 나서 그는 은하의 피를 차갑게 만드는 짓을 했다.
그는 그녀의 허리에 팔을 감아, 그녀를 자신에게 바싹 끌어당겼다.
“나를 다치게 하고 싶어?”
도준이 남자가 들을 수 있을 만큼 큰 소리로 말했다.
그는 은하를 가리켰다.
“이쪽은 내 여자친구야. 내가 사랑하는 여자.”
그는 몸을 숙여, 그의 입술이 그녀의 귀에 스치고, 그의 목소리는 그녀만이 들을 수 있는 독기 어린 속삭임이었다.
“연기해. 나랑 같이 걸어가. 지금.”
그는 공격자의 시선을 고정한 채, 그녀를 끌고 뒤로 물러서기 시작했다.
은하는 그의 시선에서 계산을 보았다.
그는 주의를 분산시키고 있었다.
그는 표적을 제시하고 있었다.
그는 그녀를 희생시킬 작정이었다.
그는 지아를 위해, 한순간의 망설임도 없이 그녀의 목숨을 맞바꿀 것이었다.
회차 3
계획은 완벽하게 성공했다.
분노와 절망으로 눈이 뒤집힌 공격자는 기회를 포착했다.
그는 지아를 놓고 은하에게 달려들었다.
모든 것이 순식간에 일어났다.
한순간 그녀는 도준의 품에 안겨 있었고, 다음 순간 거친 손이 그녀의 입을 막고 근육질의 팔이 그녀의 목을 감아 뒤로 끌고 갔다.
그녀의 등이 난간의 차갑고 무자비한 콘크리트에 부딪혔다.
심장이 멎을 듯한 순간, 그녀는 벼랑 끝에서 비틀거렸고, 도시의 불빛은 아래에서 어지럽게 흐려졌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었다.
추락하는 감각은 절대적이었다.
바람이 귀를 스쳐 지나갔고, 다른 모든 소리를 삼켜버리는 귀가 먹먹한 굉음이었다.
위장이 뒤틀리고, 심장은 갈비뼈에 미친 듯이, 광란의 북소리처럼 부딪혔다.
그녀는 눈을 감았다.
그 마지막, 끔찍한 순간에, 하나의 생각이, 맑고 차갑게, 공황을 뚫고 들어왔다.
‘그는 그녀를 위해 나를 죽일 것이다.’
그는 남자가 그녀에게 달려드는 것을 보았고, 그것을 내버려 두었다.
그는 그녀를 인간 방패로, 그의 소중하고 이상화된 지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일회용 졸로 사용했다.
그녀의 12년 인생, 끝없는 낮과 밤의 봉사는 아무 의미도 없었다.
그녀는 감수할 만한 손실이었다.
다음으로 그녀가 안 것은 병원의 소독약 냄새였다.
부드럽고 규칙적인 삐 소리가 공기를 채웠다.
그녀는 눈을 깜빡였다.
눈이 거친 형광등 불빛에 적응하려 애썼다.
간호사가 그녀의 수액을 확인하고 있었다.
여자는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깨어나셨네요. 정말 운이 좋으신 분이에요.”
“무슨… 일이 있었죠?”
은하의 목소리는 쉰 속삭임이었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셨어요.”
간호사가 사실적인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호텔에서 창문 청소부들을 위해 설치한 안전망 위로 떨어지셨어요. 갈비뼈 몇 개 부러지고 뇌진탕이 있지만, 사실 거예요. 함께 떨어진 남자는 운이 없었죠. 그물에 못 미쳤거든요.”
은하는 눈을 감았다.
간호사의 말이 마음속에서 메아리쳤다.
‘그물에 못 미쳤거든요.’
도준은 그물에 대해 알고 있었다.
그 생각은 오싹했다.
그는 그녀가 공격당하는 것을 그냥 둔 것이 아니었다.
그는 확률을 계산했다.
그는 그녀가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지아에 대한 위협이 영구적으로 제거되도록 보장했다.
그것은 공황 상태에서의 순간적인 결정이 아니었다.
차갑고 무자비한 계산이었다.
병실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왔다.
그는 피곤해 보였고, 비싼 양복은 구겨져 있었다.
그는 그녀의 침대 옆으로 와서, 걱정과 짜증이 섞인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그녀의 뺨을 만지려고 손을 뻗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렸다.
그의 손이 허공에서 멈췄다.
그는 길고 지친 한숨을 내쉬고 대신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의 손아귀는 단단했다.
“나 원망하는 거야?”
그가 부드럽게 물었다.
그녀는 대답하지 않았다.
“이러지 마, 은하야.”
그의 말투가 어린애처럼 변했다.
그가 무언가를 원할 때 항상 사용하던 말투였다.
“나도 무서웠어. 지아가 위험했잖아.”
은하는 천천히 그의 손아귀에서 손을 뺐다.
“너 그물에 대해 알고 있었지.”
그녀의 목소리는 평탄했다.
그는 멈칫하더니, 짧고 믿을 수 없다는 듯한 웃음을 터뜨렸다.
“이게 다야? 내가 널 구해서 화난 거야? 지난 세월 동안 넌 내 보호자 아니었어?”
그의 말의 순전한 뻔뻔함, 그의 이기적인 행동을 그녀의 고귀한 희생인 양 비트는 방식은 경악스러웠다.
‘난 네 유급 직원이었다.’
그녀는 생각했다.
“가봐.”
그녀의 목소리는 거의 속삭임에 가까웠다.
“지아가 무서워할 거야. 네가 필요할 테니.”
그는 이 말을 고려하는 듯하더니, 떠날 핑계가 생겨 안도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네 말이 맞아. 걔 지금 엉망이야. 시간 날 때 다시 올게.”
그는 돌아서서 방을 나갔다.
그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 후 며칠 동안, 은하는 가끔 창문으로 그가 지아와 함께 병원 정원을 걷는 것을 보았다.
그는 그녀와 함께 있을 때 다른 사람이었다.
부드럽고, 세심하며, 그녀의 모든 변덕을 들어주었다.
그는 그녀에게 아이스크림을 먹여주고, 그녀가 떨 때 그의 재킷을 어깨에 둘러주었고, 그들은 주변 세상에 아랑곳하지 않고 길고 느리게 키스했다.
은하는 그들을 지켜보며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질투도, 상심도.
오직 깊고 끝없는 안도감뿐이었다.
퇴원하는 날, 그녀는 로비에서 그들과 마주쳤다.
달콤한 걱정의 가면을 쓴 지아가 그녀 옆으로 달려와 은하의 팔짱을 꼈다.
“은하 씨! 다 나았네요! 도준아, 우리 은하 씨 집까지 태워다 줘야지, 그렇지?”
지아의 얼굴에 떠오른 미소는 은하가 예상했던 것과 같은, 그녀가 보낸 악의적인 문자와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달콤하고 위선적인 미소였다.
차 안에서 지아는 끝없이 지껄였다.
그녀의 손은 도준의 허벅지 위에 소유욕을 드러내며 놓여 있었다.
은하는 그들의 새롭고 완벽한 세상에서 유령처럼 뒷좌석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갑자기 지아가 돌아서며 표정이 심각해졌다.
“도준아.”
그녀의 목소리는 순수함과 불안함이 신중하게 조절된 혼합물이었다.
“너… 다른 사람 있어? 다른 여자친구?”
차 안의 공기가 멎었다.
도준의 손이 핸들을 꽉 쥐었다.
그는 끔찍한 거짓말쟁이였다.
그가 부인을 더듬거리기 전에, 은하가 앞으로 몸을 숙였다.
그녀의 입술에 작고 아는 듯한 미소가 걸려 있었다.
“물론이지.”
지아의 머리가 휙 돌아갔다.
그녀의 눈이 커졌다.
도준은 백미러로 은하에게 공황에 찬 시선을 보냈다.
“누구?”
지아가 날카롭게 요구했다.
은하의 미소가 넓어졌다.
그녀는 지아를 똑바로 쳐다보았다.
“너.”
그녀는 아름답고 정교한 거짓말을 엮어냈다.
그녀는 지아에게 12년 동안 도준이 단 한 번도 그녀를 사랑하는 것을 멈춘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가 몇 시간 동안 그녀에 대해 이야기하고, 그가 만난 모든 여자는 그녀의 창백한 모조품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그녀는 그의 그리움, 그의 헌신, 그들이 함께할 운명이라는 그의 흔들리지 않는 믿음을 묘사했다.
그녀가 말을 마쳤을 때, 지아는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녀의 얼굴은 도준의 어깨에 묻혀 있었고, 완전히, 그리고 철저히 그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도준은 지아를 먼저 내려주었다.
그들이 혼자 남았을 때, 그는 차를 세웠다.
그의 표정은 혼란과 분노가 뒤섞여 있었다.
그는 그녀의 손목을 잡았다.
“이게 뭐야? 무슨 장난이야?”
“네가 원했던 거 아니었어?”
은하가 차분하게 물었다.
“완벽한 사랑 이야기? 난 그냥 네가 그걸 파는 걸 도와준 것뿐이야.”
그는 몸을 숙여, 그의 얼굴이 그녀의 얼굴에서 몇 인치 떨어져 있었다.
그의 눈은 그녀에게서 질투나 고통의 흔적을 찾고 있었다.
“너 조금도 슬프지 않구나.”
그가 낮고 좌절된 으르렁거림으로 말했다.
“왜 슬프지 않은 거야?”
‘난 행복한 적이 없었으니까.’
그녀는 피로의 파도가 밀려오며 생각했다.
‘난 널 사랑하지 않으니까. 단 한 번도.’
하지만 그녀는 말하지 않았다.
소용없었다.
그는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