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1

교방사(教坊司) 연객청.

"심서월(沈琉月) 어디 있어. 당장 나오라고 해. 우리는 심서월 보기 위해 이곳까지 친히 행차 했다. 은자는 푼푼히 챙겨 왔으니 걱정하지 말라고!"

"그래. 값을 말하거라. 은자는 결코 문제되지 않는다."

떠들썩한 소리에 당황한 얼굴로 한참 어쩔 바를 모르는 교방사 기방 마담은 입도 벙긋하지 못했다. 그저 공손한 몸짓에 나긋한 목소리로 관작 나리들을 달래고 손짓으로 심씨 가문 자매들을 데리고 나오도록 지시했다.

조급하게 움직이는 아랫사람들을 탓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오늘 교방사에서 패를 걸고 내보인 두 명의 여인은 보통 여인이 아니라 탐묵죄(貪墨罪)를 받고 유배를 떠나게 된 이부시랑(吏部侍郎) 심군섭(沈軍闊)의 여식들이었다.

3월 초, 심씨 가문이 조사를 받으며 심군섭이 감옥에 갇혔다. 전일, 심씨 가문에 속한 남자는 령남(嶺南)으로 유배를 떠났고, 여자들은 교방사로 잡혀왔다.

심수연(沈隨音)과 적저(嫡姐) 심서월도 교방사에 잡혀온 사람들 중 두 사람이었다.

교방사에 잡혀 왔다는 것은 듣기 좋게 말하면 예기(歌伎)가 되는 것이지만, 사실상 관기(官妓)와 마찬가지다.

심수연은 심씨 가문의 서녀(庶女)일 뿐만 아니라 평범하게 생긴 얼굴 탓에 귀족 가문 도련님들의 눈길을 자연히 끌지 못했다.

오늘 고관대작 가문 도령들이 모두 이곳에 모인 이유는 심씨 가문의 적녀(嫡女) 심서월을 만나기 위함이다.

"팡!"

북과 꽹과리가 요란하게 울리는 소리가 모든 소란을 잠재웠다.

비밀스럽게 닫혀 있던 유막이 열리자 얼굴을 반쯤 가린 심서월이 모습을 드러냈다. 얼굴을 반쯤 가린 면사포 위로 슬픔과 원망으로 가득 찬 두 눈만 반짝일 뿐이었다.

그야말로 월궁항아의 환생이라 할 정도로 아름다운 미모였으니.

심서월에 비해 뒤이어 등장한 심수연의 차림새에 모두가 눈살을 잔뜩 찌푸렸다.

심수연의 지나치게 화려한 치장에 묻어난 경박함은 청루(青樓)의 기녀와 다를 바 없었고, 이미 이골이 난 귀족 가문 도령들은 그녀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심수연은 빠르게 단상 아래를 살폈다. 적모(嫡母)가 없는 것을 확인한 그녀는 그리 실망하지 않았다.

필경 청루에 여인이 함부로 드나들 수 없을 뿐더러, 적모가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직접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사람을 보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눈을 내리 뜬 심수연은 전날 아버지가 유배 가기 전 했던 말을 떠올리며 안색이 더욱 차갑게 변했다.

"연이, 내일 교방사의 사람들이 너희들에게 손님을 접대하도록 안배할 것이다. 서월이는 귀한 신분이니 절대 몸을 더럽혀서는 안 된다. 그러니 네가 언니 몫까지 도맡아 손님을 맞이해야 한다."

"네 남동생을 생각해야지. 령남에서 죽기를 바라는 건 아니겠지? 그러니 아비가 말한 대로 하거라. 심씨 가문이 다시 경성에 돌아오면, 너희 남매들도 일전에 누렸던 행복을 다시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머릿속에는 아버지의 위협적인 목소리가 계속 들려왔지만 심수연은 전날처럼 동요하지 않았다.

심군섭은 좋은 남편, 좋은 아버지기 아니었다. 그와 적모는 서로 진심으로 연모하는 부부였기에, 불쌍한 어머니는 적모를 대신해 불 속에서 처참한 죽음을 맞이해야만 했다.

심군섭은 심서월의 명예를 위해 아들의 목숨을 칼날로 삼아 그녀를 청루의 진정한 기녀로 만들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심씨 가문은 대체 무엇을 버리지 못할까?

오늘 밤에 일어난 모든 일은, 심수연이 직접 설계한 판을 뒤집을 술책이다.

그녀는 누구의 눈에도 들지 않기 위해 일부러 기녀들처럼 화려하게 치장했다.

처음부터 그녀의 뜻은 오직 하나였다.

이러한 생각에 잠긴 사이, 단상 아래 누군가 참지 못하고 먼저 높은 소리로 말했다. "황금 천 냥으로 심서월을 사겠소."

"자네도 경쟁에 합류하겠단 말이오? 황금 이천 냥, 심서월은 내 것이오!"

"사천 냥!"

"오천 냥!"

단상 아래 선 사내들은 더욱 높은 값을 부르며 다투기 시작했다.

모두가 심서월을 원했으며, 심수연을 향해 눈길 조차 건네지 않았다.

"황금 만 냥."

그때, 대문에서 낮게 깔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고개를 살짝 들어올린 심수연은 오늘 그녀의 표적을 발견하고 눈을 가늘게 떴다.

남왕 육금환.

황제의 형제로 황실에서 실권을 손에 거머쥔 왕야이자 조당에서 거의 독보적인 힘을 보유한 실권자라고 할 수 있다.

회차 2

육금환은 유독 큰 키와 다부진 체격에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기세마저 보통 사람들과 확연히 달랐다.

짙은 눈썹 아래 드러난 섬세한 이목구비 속에는 특유의 오만함이 서려 있었다. 어둑한 금포를 걸친 모습에서는 극에 달한 화려함과 존귀함이 배어났다.

흠잡을 데 없는 준수한 얼굴과 손짓 하나하나에서는 믿기 어려울 만큼 압도적인 기세가 풍겨났다.

경성에 남왕이 심서월을 깊이 총애하며 그녀의 말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준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었다.

그러나 심서월은 고오하기 그지없는 태도를 굳게 지켰고, 아무리 남왕이라 하여도 아첨하며 곁을 내주지 않았다. 이러한 그녀의 태도 때문에 심서월은 경성의 귀녀라는 명성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었다.

심서월이 궁지에 몰린 지금 육금환이 나타났으니, 이는 필시 영웅이 미인을 구하는 이야기로 전해질 터였다.

심수연이 고개를 돌리자 예상대로 심서월은 환한 미소에 기대 가득한 눈빛으로 육금환을 바라보고 있었다.

"와, 남왕 전하가 아니던가?"

"남왕 전하와 겨룰 자가 어디 있겠는가. 김도 다 빠졌구먼."

이미 모여든 사람들은 육금환과 경쟁할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겸손과는 거리가 먼 육금환은 존귀한 지위와 권세를 앞세워, 자신이 미리 점찍어 둔 물건이나 사람을 차지하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수군거리던 소리는 순식간에 잦아들었고, 모두가 오늘 밤 심서월은 육금환의 여인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조금 전까지 열의를 활활 불태운 사람들의 얼굴에 심드렁한 기색이 자리했다.

기쁜 내색을 주체하지 못한 기방마담은 빠른 걸음으로 육금환에게 다가가 아첨과 찬사를 아끼지 않으며 상주 자리를 안내했다.

"다들 서두르거라. 오늘은 서월이와 남왕 전하의 특별한 날이다.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이다."

육금환은 바로 품에서 은표를 꺼내 기방마담에게 건네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본 왕이 아닌 다른 사내는 서월이의 얼굴도 볼 수 없게 해야 할 것이다. 알겠느냐?"

"예, 예! 앞으로 서월이는 남왕 전하의 사람이옵니다. 아무도 감히 뵙지 못하게 하겠사옵니다!"

황금 만 냥은 심서월을 속신하기에 충분한 값이다.

소리 없이 혀를 끌끌 찬 심수연은 육금환의 통 큰 결단에 감탄하였다.

바로 그때, 그녀의 곁에 선 심서월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서월 비록 교방사에 들어왔지만, 아버지께서 유배를 떠나기 전에 절대 몸을 팔아 가문을 욕되게 하지 않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얼굴을 절반쯤 가린 면사포를 벗은 그녀는 섬세한 이목구비에 정교한 얼굴을 드러내고 육금환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왕야와 정식으로 혼인하는 것이 아니라면, 서월은 결코 억울함을 견디지 않을 것입니다."

육금환과 정식으로 혼인할 뜻이라는 심서월의 말에, 교방사 장내에는 순식간에 침묵이 내려앉았다.

교방사에 끌려오기 전의 심서월이었다면 전혀 무리가 없는 요구였겠으나, 지금의 심서월이 먼저 꺼내기에는 지나친 요구가 분명하였다.

육금환의 안색을 유심히 살피기 시작한 교방사 사람들은, 과연 육금환이 심서월을 왕비로 맞아들일지 궁금해하였다.

시종일관 무표정한 얼굴인 육금환의 얼굴에서는 아무 내색도 보아낼 수 없었다.

처음부터 육금환의 얼굴에서 눈길을 떼지 않은 심서월조차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러나 교방사에서 그녀의 명패를 건 지금, 만약 그녀가 육금환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한다면 앞으로 그녀를 기다리는 것은 끝없는 악의 구렁텅이일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결의를 다진 심서월은 더욱 단호하게 빛나는 눈빛으로 정면을 주시했다.

그녀의 청이라면 무엇이든 들어주던 육금환의 마음을 이번에도 반드시 사로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녀 역시 결국 육금환에게 순결만 빼앗기고 버려지는 천한 계집주의 하나로 전락될 것이다.

심서월은 결코 인정할 수 없었다.

"아닙니다. 남왕 전하, 서월 아이가 전하께 농담을 한 것이 틀림없사옵니다." 얼굴에 놀란 기색이 뚜렷한 기방마담은 심서월의 과분한 욕심을 비난하면서 아첨 가득한 미소로 침묵을 깨뜨렸다.

한참이 지나도 육금환이 웃음을 보이지 않자, 기방마담은 심서월을 육금환 앞으로 밀어 사과하도록 눈짓하였다.

그러나 굳은 얼굴로 자리에 선 심서월은 육금환을 흘끗 바라보다가 다시 눈을 내려 깔고, 확신에 찬 목소리로 거듭 요구하였다. "남왕 전하의 왕비가 되지 못한다면, 결코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심서월의 말을 들은 기방마담은 더욱 격분했다. 만약 육금환이 오늘 교방사에 오지 않았다면 당장에 심서월에게 매질했을 것이다.

기방마담의 두 눈에 분노로 가득 찬 원인일까, 아니면 육금환이 끝내 침묵을 지키고 있기 때문일까. 심서월은 당장이라도 부서질 것같이 아련한 표정으로 육금환을 바라봤다.

"서월은 비록 교방사에 잡혀 온 처지이오나, 결코 명예에 어긋나는 짓은 하지 않았사옵니다. 정식으로 한 사내의 아내가 되지 못한다면, 차라리 혀를 깨물고 죽겠사옵니다. 서월은 결코 사내들의 손에 빛을 빼앗기는 폐물이 되지 않을 것이옵니다."

기세는 대단하였으나 어리석기 짝이 없다.

곁에서 심서월의 연기를 모두 지켜본 심수연의 입 꼬리에 차가운 미소가 번지더니 두 눈에 경멸로 가득 차올랐다.

회차 3

누구보다 심서월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심수연은 그녀가 스스로 목숨을 끊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녀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자신의 가치를 높이려는 수작이다.

안타깝게도 심서월은 아직도 자신의 처지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더 이상 대작 가문의 천금귀녀가 아니라, 더 높은 값을 기다리는 관기로 돈을 많이 주는 사람에게 팔려 갈 것이다.

다시 시선을 거둔 심수연은 더는 심서월의 어설픈 연기를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단상 아래에 있는 육금환을 내려다보자 육금환도 그녀에서 시선을 고정했다.

곧바로 입가에 매혹적인 미소를 머금은 심수연이 얇은 옷자락을 살포시 들어 올려 자리에서 빙글빙글 돌더니 육금환의 품에 살포시 안겼다. 심서월의 충격으로 가득한 눈빛 아래 그녀는 더욱 대담하게 육금환의 목을 감싸 안았다.

"남왕 전하."

심수연은 촉촉하게 젖은 목소리로 나긋하게 말했다. "수연이도 전하를 오랫동안 흠모하여 왔사옵니다. 전하를 모실 기회가 소녀에게 주어진다면, 수연은 당장 숨이 끊어진다 하여도 감지덕지라 생각하옵니다."

심수연의 행동이 어찌나 뜬금없던지, 장내에 있던 이들이 하나같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바라보았다.

오직 육금환만이 그녀를 가만히 내려다보았고, 어둠이 짙게 깔린 눈동자 속에 고요한 빛이 언뜻 비쳤다.

한참 후, 그의 얼굴에 옅은 미소가 번지는 것 같더니 이내 심수연을 품에 안아 들고 말했다. "그렇다면 본 왕 황금 만 냥을 더 내겠으니, 이 낭자도 본 왕이 가지겠다."

그 말을 들은 기방마담은 더욱 환하게 웃어 보였다. 일찍이 심수연에게 꾀가 있으리라 짐작하였는데, 역시나 그녀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심수연을 품에 안고 방으로 향하던 육금환은, 심서월 곁을 지날 즈음 우뚝 걸음을 멈추었다.

심서월은 아직도 충격에서 빠져 나오지 못한 얼굴이었다.

심수연이 부끄러움도 잊고 자진하여 몸을 바칠 줄은 미처 예상치 못하였던 것이다.

육금환은 심수연을 품에 안은 채 심서월 앞으로 지나가며 담담히 입을 열었다. "서월 낭자를 방에 모시거라. 누구도 방해치 못하게 하여 편히 쉬게 하라."

짧은 말 속에 그녀에 대한 애정이 가득 묻어났다.

그 누구도 육금환이 심서월을 중히 여긴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았다.

"예, 명 받들겠사옵니다."

기방마담의 대답을 들은 육금환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심수연을 품에 안은 채 방으로 올라갔다.

두 사람의 뒷모습을 가만히 지켜본 심서월은 무의식적으로 따라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심수연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뻔뻔할 수 있지?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육금환을 유혹하다니!'

그녀는 당장에 심수연을 갈기갈기 찢어놓고 싶은 충동이 들었다.

"어딜 가려는 것이냐?" 기방마담은 하녀더러 심서월을 잡아 놓도록 지시했다.

"저, 저는 수연이 걱정되어서..." 심서월은 자신의 진짜 목적을 밝힐 수 없어, 그저 아무 핑계나 지어내었다. "심씨 가문의 가훈에 따라 언제 어디서든…"

"더 말하지 않아도 된다." 기방마담은 귀찮은 기색이 역력한 얼굴로 심서월의 말을 가로챘다. "심씨 가문의 가훈이라니? 너는 아직도 네가 심씨 가문의 천금귀녀라고 생각하는 것이냐? 내 미리 말해두지만, 심씨 가문은 이미 망했고 너는 천금귀녀도 아니다, 그저 교방사의 관기일 뿐이야. 지금은 물론이고 앞으로도 반드시 우리 교방사의 규칙을 따라야 할 것이다."

"이전에 네가 어떻게 지내왔든 상관하지 않았지만, 교방사의 문턱을 넘은 이상 네가 함부로 할 수 없을 것이다. 수연이가 남왕 전하를 모시고 있는데, 만약 네가 전하의 흥을 깬다면 내 너를 절대 용서치 않을 것이다."

대작 가문의 적녀로 지낸 심서월은 기방마담의 입에서 나온 험한 말을 들어본 적 없었다. 기방마담의 위협에 그녀는 바로 입을 다물었다.

차갑게 콧방귀를 뀐 기방마담은 심서월에게 가치가 남았다는 것을 깨닫고 더 꾸짖지 않았다. 예쁘장한 얼굴만으로도 사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그녀를 겁주다 멍청이가 되어 버리면 재미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생각에 기방마담은 하녀더러 심서월을 방으로 올려 보내도록 지시했다.

그 시각, 심수연의 방.

부드러운 몸짓으로 심수연을 침상에 내려놓은 육금환이 침상 바로 옆에서 그녀를 뚫어져라 내려다보고 있는 시선을 느낀 심수연은 얼굴을 수줍게 붉히고 뒤로 몸을 피하려 했다.

그러나 몸을 막 위로 움츠리는 순간, 심수연은 움직임을 멈췄다. '이대로 피할 수 없다. 상황을 피한다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갈 것이다.'

육금환은 심수연의 두 눈에 어려 있는 망설임을 알아차렸다. '이토록 담이 작은 낭자가, 어찌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본 왕을 유혹하였을까?'

앞으로 한 발짝 다가간 육금환이 심수연의 턱을 살짝 들어 올리고 말했다. "본 왕을 모시겠노라 호언장담하였지? 오늘 본 왕이 네게 그 기회를 주겠다. 본 왕을 기쁘게 한다면, 너를 교방사에서 빼내 줄 것이다."

말을 마친 육금환은 심수연의 연기를 볼 준비를 마쳤다.

조금 전, 단상 위에서 심서월이 자신의 격앙된 마음을 내비칠 때, 심수연은 경멸과 혐오감으로 가득 담긴 눈빛으로 심서월을 지켜봤다.

심서월의 연기가 심수연의 마음에 들지 않은 것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그는 심수연이 더 나은 연기를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기대가 피어 올랐다.

심수연이 아직도 움직이지 않는 것을 본 육금환은 일부러 재촉했다. "왜 아직도 멀뚱히 있는 것이냐? 기방마담이 사내를 어떻게 시중드는지조차 가르쳐 주지 않은 것이냐?"

육금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침상에 무릎을 꿇은 심수연이 그의 허리띠에 손을 올려 조금 힘을 주어 잡아당기더니, 육금환의 우람진 체구가 그녀의 몸 위에 쓰러지게 했다.

넓은 허리띠를 움켜잡은 가녀린 손을 내려다본 육금환이 고개를 들어 말하려던 찰나, 심수연이 그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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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녀 왕비: 냉정한 왕의 한 줄기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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