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1

도시에서 버려진 오크들은 시골로 보내졌고, 친구는 나에게 연락해 그들을 데려오라고 했다.

내가 마지막 돼지를 도살하고 도착했을 때, 아무도 원하지 않는 작은 꽃돼지 한 마리만 남아 있었다.

그는 온몸에 상처투성이였고 두려움에 찬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널 원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 그럼 나랑 같이 가자."

나는 꽃돼지를 불쌍히 여겨서 안고 도축장으로 걸어갔다.

갑자기 팔이 젖는 느낌이 들었고, 내 몸의 절반이 이미 물속에 잠겨 있음을 깨달았다.

나는 그가 이미 도시의 오크한테 물려 죽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1】

내가 고개를 숙여보니 품 안은 텅 비어 아무것도 없었다.

강가에 허대향이 내가 무슨 일을 벌일까 걱정되어, 목이 터지라 내 이름을 외쳤다.

내 오크는 죽었다.

곧 유대감 계약을 하려던 꽃돼지는 물건을 배달하러 갔다가 도시 여인의 오크한테 물려 죽었다.

마을로 돌아왔을 때, 백옥주의 몸은 여기저기 찢긴 상태였다.

나를 마지막으로 바라보고 나서, 그는 피를 토하고는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

나는 밤새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고르고 남은 오크라서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한테 많은 정을 주지 말아야 했었다.

하지만 눈물은 여전히 흘러내려 멈출 줄을 몰랐다.

나는 그의 차가운 몸을 만지는 것조차 감히 할 수 없었다.

심지어 그가 묻히는 것을 보러 갈 엄두도 나지 않았다.

"백옥주, 좋다고 나를 쫓아다닌 건 바로 너였어. 어떻게 아무 말 없이 그냥 떠날 수가 있어?"

"왜 먼저 약속을 어겼어?"

그는 더는 대답할 수가 없었다.

그날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었고 매우 긴 꿈을 꾸었다.

【2】

"주인님, 당신과 인연을 맺을 수 있다면 정말 큰 축복이 될 것입니다. 언젠가 당신이 저를 사랑하게 만들겠습니다."

그 말은 아직도 내 기억 속에 생생하다.

오크 나무는 매년 오크 열매를 맺는다.

열매가 짐승으로 변하면, 일정한 나이가 된 여성들은 그들을 데려갈 수 있다.

그리고 일단 유대감 계약을 맺으면 오크는 여성에게만 의지해야만 살 수 있다.

그중 훌륭한 오크는 도시 사람들이 먼저 골라 가고, 남은 오크는 종종 가축처럼 취급되었다.

나는 받아가는 것은 꽃돼지라도 전혀 상관없었다. 내 직업이랑은 오히려 잘 어울리기까지 하니까.

내가 그를 데리러 갔을 때, 꽃돼지는 너무 무서워서 내 품에 오줌을 싸고 기절했다.

사실 그도 참 불쌍했다.

그는 누구에게 중상을 입었는지도 모른 채 시골로 내쳐졌고, 그를 고른 사람이 하필이면 돼지 도축업자였으니.

그가 두려움에 떨고 오줌을 쌀만 한 상황이었다.

나는 서둘러 연못으로 가서 꽃돼지를 물속에 던지고, 손으로 그의 몸을 씻어주었다.

나의 옷도 더러워져 나도 아예 연못으로 들어가 같이 씻었다.

둘 다 깨끗이 씻은 후, 나는 겁먹은 백옥주를 집으로 데려가 불 옆에 앉아 몸을 녹였다.

꽃돼지는 순식간에 사람의 모습으로 변해 온몸을 떨면서 내 앞에 무릎을 꿇었다.

"주인님, 제 목숨을 살려주세요. 저를 죽이지 마세요..."

나는 흥미롭다는 표정으로 미소 지었다.

"어쩌다가 그렇게 반쯤 죽을 정도로 맞은 거냐?"

"그게, 착지할 때 백호한테 밟혀서...."

나는 깜짝 놀랐고 손으로 꽃돼지의 뾰족한 턱을 들어 올렸다.

그의 모습에는 소년 같은 장난기가 느껴지면서도, 또 조심스러운 수줍음이 묻어났다.

"사랑하는 주인님, 제발 저를 죽이지 마세요. 제 몸에는 고기가 별로 없어요. 설령 당신이 드시고 싶어도 제 고기는 튀기지 않은 이상 맛이 없을 거예요!"

그는 내가 무슨 흉악한 살인마라도 되는 것처럼 말했다.

나는 미소를 지으며 유대감 형성에 사용되는 목패를 흔들자, 그는 다시 꽃돼지의 모습으로 변했다.

목패는 여성들이 아직 유대감 계약을 맺지 않은 오크를 통제하는 데 사용된다.

나는 꽃돼지를 품에 안았다.

"널 죽이지도 않을 거고, 너와 계약을 맺지도 않을 거야. 그저 네가 다시 산에 버려질까 봐 두려울 뿐이야. 그러면 넌 진짜 도살당할 테니까."

그는 내 품 안에서 덜덜 떨며, 커다랗고 동그란 눈으로 나를 흘끗 쳐다보았다.

그렇게 우리는 함께 살기 시작했다.

나는 그를 풀어주었지만 그는 나에게 바짝 붙어 따라왔다.

나는 미친 집안에서 태어났고, 나와 가까운 사람은 거의 없었다.

백옥주는 나의 외롭던 인생을 밝혀주는 한 가닥의 빛이 되었다.

"주인님, 주인님!"

백옥주의 기쁨에 찬 목소리가 들렸다.

나는 갑자기 꿈에서 깨어났다.

곁에 놓인 그의 침대가 빈 것을 보자 가슴이 철렁했다.

회차 2

【1】

"그 오크의 주인이 보내온 거예요."

허대향이 나에게 나무상자를 건네주었다.

상자의 오른쪽 상단 모서리에는 우아한 글자체로 "구"라고 새겨져 있었다.

"구씨 가문의 오크라고요? 구씨 가문의 가주가 바로 구얼동이죠?"

허대향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몇 마디 위로의 말을 한 뒤 떠났다.

은으로 가득 찬 상자는 목숨값이었다.

도시의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면, 다른 사람의 목숨도 돈을 내고 살 수 있다.

나는 나무상자 안에 있는 은화를 세어보았다.

백 냥.

백옥주의 목숨은 겨우 백 냥에 불과하다.

나와 함께 힘든 시간을 겪었던 그가 만약 백 냥이 생겼다는 걸 알면 얼마나 기뻐할까?

나는 상자를 쾅 닫았다.

다음 날 아침, 나는 은화 10냥을 써서 말을 사고 도시로 향했다.

나는 과거 일에 연루되고 싶지 않아서 그동안 구 씨 집에 찾아가지 않았다.

하지만 나를 대신하여 물건을 배달했던 백옥주가 죽었다.

나는 그의 복수를 해야 한다!

구 씨 저택.

"저를 모르시겠어요? 저는 맹씨 가문의 잃어버린 아이입니다. 이제야 돌아왔습니다. 하지만 어머니께서…"

그녀의 손에 든 옥은 예전처럼 하얗고 아름다웠다. 구 여사는 두 눈이 붉어지며 나를 품에 꼭 껴안았다.

"이제부터 너는 우리 구씨 가문의 일원이야! 더 이상 누구도 너를 괴롭히지 못해!"

나는 울음을 터뜨렸다.

나는 억지로 미소를 짓고 있는 구 아가씨와 그녀의 뒤에 서 있는 키 크고 건장한 백호 오크를 흘끗 보았다.

내 오크를 죽인 건 바로 그들이다.

나와의 인과 관계에 휘말린 이상, 업보는 업보로 갚아야 한다.

"이모님, 가슴이 아파요."

나는 심호흡을 하고 코를 가렸다.

"꽃은 향기가 좋지만, 저는 일찍 돌아가신 어머니처럼 꽃 냄새를 맡을 수 없어요..."

구 여사는 깜짝 놀라서 구여희한테 즉시 떠나라고 하며, 앞으로는 꽃향을 피우지 말라고 명령했다.

구여희의 표정이 순간 굳었다.

그녀는 불쾌한 듯 입술을 깨물더니 알았다고 했다.

나는 숨을 들이쉬고 말했다. "꽃향기가 조금 옅어졌지만 약초 향이 다시 나는 것 같아요. 어디가 안 좋으세요?"

구 여사는 한숨을 쉬고 내 손을 잡고 타독이며 말했다.

"위가 안 좋아. 아마 이게 나의 업보인가 봐."

【2】

구 여사는 눈을 내리깔고 눈물을 흘렸다. "그때 다 내 잘못이었어."

맹가의 소녀와 구가의 소녀는 원래 매우 친했던 사이였지만, 오크를 놓고 다투는 바람에 서로 원한을 품게 되었다.

오크는 맹가의 소녀와 계약을 맺었고, 상심한 구가의 소녀는 그곳을 떠났다.

맹가의 소녀는 구가의 소녀와의 불화를 늘 후회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맹가의 소녀는 곧 오크가 질리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오크인 아버지는 나를 데리고 지금의 춘화촌으로 갔다. 그는 어머니가 언젠가 그를 찾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어머니는 곧 다른 오크와 결혼했다.

계약을 어기는 것은 오크의 삶의 의미를 부정하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질투심에 미쳐버린 아버지가 불을 질렀고, 나 혼자만 살아남았다.

"애당초 동생과 다투지 말아야 했었어. 그 일 때문에 동생이 너의 아버지한테 원망을 품게 된 거야."

"네가 살아있어서 천만다행이다. 앞으로 반드시 내 자식처럼 여기고, 평생 부귀영화를 누리도록 지켜주마!"

구 여사는 손을 들어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나는 부드러운 목소리로 계속 위로했지만, 속으로는 비웃고 있었다.

결국 모든 건 이미 뿌려진 인연이었고, 나는 단지 때를 맞춰 익혀줄 뿐이었다.

나는 이 가족에게 그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다.

"이모님, 울지 마세요. 어머니께서 생전에 늘 이모를 그리워하셨는데, 어떻게 이모를 탓하실 수 있겠어요? 이제부터 저는 이모의 딸이 될 텐데, 아직 효도를 다하지 못했어요. 저를 불쌍히 여겨 어머니라고 부르게 해 주세요..."

구 여사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며 나를 품에 안았다.

참으로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광경이다.

하지만 그들은 내가 아버지만큼 미쳐있다는 걸 모른다.

목숨값으로 지불한 돈 백 냥을 그대로 전부 돌려줄 것이다!

이 끝없는 한은 오직 목숨으로 갚아야 한다!

【3】

저녁.

구여희는 백옥잔을 흔들며 물었다. "전에 춘화촌에서 돼지 도살업자였다고?"

나는 잠시 멈춰 서서 미소를 지으며 그녀를 바라보았다.

구 여사는 이 말을 듣고 구여희가 내 과거를 언급한 것에 언짢은 듯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들은 모두 내가 그동안 살아온 20년의 세월을 수치로 여겼다

돼지 도축업은 하찮은 직업이어서 나는 그들과 같은 식탁에 앉을 자격이 없다.

다만 내가 오랜 친구의 자식이기 때문에 이 자리에 참석할 수 있었다.

구여희는 차가운 표정으로 백호를 데리고 자리를 뜨면서 말했다.

"냄새가 너무 역겨워. 향수를 좀 쓰지. 우리 백호가 임신해서 돼지의 구린 냄새를 못 참아!"

그 말을 듣고 구 여사가 토닥이며 말했다. "여희가 좀 버릇없어. 나중에 여희랑 지낼 때 네가 좀 양보해. 이 향수는 네가 가져."

"다시는 아무도 네 도축업자였다는 과거를 언급하지 않을 거야. 이제부터 너는 구씨 가문의 둘째 딸이고, 난 네가 다시 더러운 것에 얽히지 않도록 지켜줄 거야!"

나는 눈물을 흘리며 구 여사의 품에 안겼다.

그날 밤, 나는 또 꿈에 백옥주를 봤다.

그는 침대에 앉아 나를 바라보았다. 얼굴은 달빛처럼 창백한 얼굴에 슬픔이 어려 있었다.

"왜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거예요? 이제 나를 잊어요. 이제부터는 사치스럽고 행복한 삶을 살아요. 나 때문에 발이 묶이지 말고."

"가축 형태의 오크는 본래 신분이 낮습니다. 다른 사람들이 이 사실을 알게 되면 주인님의 명예가 실추될 겁니다."

"나는 그럴 만한 가치가 없어요."

그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말을 마치자 눈물이 입가로 떨어졌다.

"왜 나를 주인님이라고 부르지 않아?" 나는 손을 들어 그의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그는 나를 보지 않았다. "나는 그럴 자격이 없어요."

"주인님이라고 불러."

백옥주는 절망적인 눈빛으로 나를 올려다보더니 연기로 변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내 손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하루만 더 지나면 유대감 계약을 맺었을 건데....

너무나 가슴이 아픈 밤이었다.

갑자기 탁한 숨을 토해내니 나는 비로소 숨쉬기가 편해졌다.

하늘에 걸린 밝은 달빛이 침실의 책상을 비추었다.

나는 책상에 앉아 편지를 썼다.

다음 날, 그 편지는 춘화촌의 허대향에게 전달되었다.

구씨 가문의 사람은 반드시 죽어야 한다.

그들이 나한테 빚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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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오크가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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