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태호야, 나 사랑해?" 그녀는 그날, 그들이 어떻게 사귀게 되었는지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때, 심율은 다른 남자를 따라 외국으로 떠났었다.

정태호는 그 소식에 거의 미칠 지경이었고 그는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다.

바로 그날 밤, 그는 그녀의 몸에 올라타서 그녀의 울음과 떨림을 무시한 채, 한 번 또 한 번, 지치지도 않는 듯, 통제력을 잃고 그녀를 쉴 새 없이 탐했다.

다음 날 아침, 그는 그녀에게 물었다. "억울하면 내 여자친구 해. 그럴래?"

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고 그렇게 그들의 관계가 시작되었다. 그것은 단지 책임감일 뿐, 사랑은 없었다.

그럼 지금은? 시간이 지난 지금, 그는 그녀에게 조금이라도 사랑이나 호감이라도 생겼을까?

정태호는 그녀의 고운 눈매를 바라보며 말했다. "희진아, 우리 곧 결혼해. 이제 넌 내 아내가 될 것이고, 난 널 아껴주고 지켜줄 거야…"

그가 말을 마치기 전에, 갑자기 입술 위에 서늘한 감촉이 느껴졌다. 강희진의 손가락이 그의 입을 막은 것이다. "태호야, 더 말하지 마. 나도 알겠으니까. 밤새 고생했으니 옷이라도 갈아입고 회사로 출근해. 내가 가져다 줄게."

그녀는 담담하게 말하고 몸을 돌렸다.

하지만 몸을 돌리자마자, 그녀의 눈에서는 참지 못한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는 많은 말을 했다. 부드럽고, 달콤하고, 따뜻한 말들… 하지만 정작 제일 중요한 대답은 모두 피해갔다.

만약 그녀를 사랑한다면 단 한 마디로 충분했고, 그렇게 많은 화려한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았다. 말이 많을수록 사랑이 아니라는 증거였다.

그걸 알기에, 그녀는 그 뒤의 말들을 들을 용기가 없었다.

옷장에 다가가 그가 입을 정장을 꺼내려는 순간, 그녀는 익숙한 품에 안겼다. 정태호의 턱이 그녀의 머리 위에 놓였고 한 손은 그녀의 작은 손을 잡았다. "날씨가 춥지도 않은데 손이 왜 이렇게 차가워?"

강희진은 아직 눈물이 얼굴에 맺혀 있었고 가슴이 답답했기에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망설였다.

다음 순간, 그녀의 몸이 돌려졌다.

그녀는 눈을 들어 촉촉한 눈매로 어린 사슴처럼 그를 올려다보았다. 그 눈빛은 애처로움을 담고 있었고, 정태호는 순간 마음이 흔들려 그녀의 얼굴을 잡고 입을 맞추었다. 그의 키스는 그녀를 통째로 삼켜버릴 듯이 거칠고 깊었다.

강희진은 발끝을 들고 고개를 뒤로 젖히며 그를 받아들여야 했다. 그녀의 얼굴은 붉어졌고 숨도 거칠어져 정신을 차릴 수 없었지만, 가슴 속에서는 한줄기의 달콤함이 느껴졌다.

몇 년을 함께했지만, 정태호가 이렇게 통제력을 잃고 그녀를 탐하는 모습은 오직 이런 순간뿐이었다. 그리고 오직 이럴 때에만 그녀는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태호야…" 강희진은 숨이 막혀 울먹이듯 그의 이름을 불렀다.

정태호는 그제야 정신을 차린 듯 그녀를 놓아주었다. "회사에 급히 볼 일이 있는 게 아니었다면, 지금 당장 널 먹어버리고 싶어." 그의 목소리는 섹시함으로 가득 차 있었다.

강희진은 얼굴이 빨개지며 그를 밀어냈다. "우리 어제 밤에 금방… 금방…" 그 뒤의 말은 부끄러워 입 밖으로 내지 못했다.

하지만 정태호는 아랑곳하지 않고 그녀를 꼭 안았다. "그래서 뭐? 내 아내니까 아무리 가져도 모자란 건 당연한 거야."

강희진이 말을 하려는 순간, 손목에 서늘한 감촉이 느껴졌다. 고개를 돌려보니 손목에 아름다운 팔찌가 걸려 있었다. 반짝이며 빛나는 루비가 그녀의 피부를 더욱 하얗고 예쁘게 바쳐주고 있었다.

"나한테 주는 거야?" 그녀는 고개를 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응, 마음에 들어?"

"네가 직접 골랐어?"

정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마음에 들어, 고마워!" 강희진은 부드럽게 미소를 지으며 발끝을 들고 그의 뺨에 살짝 입을 맞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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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늘 도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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