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소예린은 두 사람이 애정 행각을 벌이는 모습을 보며 픽 웃었다. "네 꼴이 천박한 건 아는구나?"

육준우가 날카로운 눈빛으로 그녀를 쏘아봤다.

"너 정말 실망스럽다. 네 언니는 이제 막 위험한 고비를 넘겼는데, 꼭 이렇게까지 해야겠어?"

"언니?" 소예린은 차가운 눈빛으로 비웃었다. "제부 침대에 기어오르는 그런 언니?"

"너!" 화가 치밀어 오른 육준우는 소예나를 부축하고 소씨 저택으로 향했다. 소예린의 곁을 지나칠 때,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명령했다. "문 앞에서 기다려."

늘 그랬듯 소예린이 고분고분 따를 것이라 확신하며 습관적으로 내뱉은 명령이었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의 눈앞으로 붉은 그림자가 휙 스쳐 지나갔다.

손에 작은 가방을 든 소예린은 한 손에 잡힐 듯한 허리를 살랑이며 검은색 하이힐 소리를 또각였다. 마치 매혹적인 붉은 여우처럼, 그녀는 자유분방하게 저택으로 들어섰다.

"여긴 내 집이야. 네가 이래라저래라 할 자격 없어."

그 자리에 멈춰 선 육준우는 그녀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순간, 소예린이 낯설게 느껴졌다.

"준우 오빠."

곁에서 들려오는 애교 섞인 목소리가 그의 생각을 현실로 되돌려 놓았다.

"준우 오빠, 쟤 원래 저러잖아요. 신경 쓰지 마요. 제가 나중에 얘기할게요. 다시는 오빠 화나게 안 할 거예요.일단 들어가서 쉬어요."

소예나는 눈시울을 붉힌 채 그의 팔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준우 오빠, 내 곁에 있어 주겠다고 약속했잖아요."

그 애절한 목소리에 육준우의 마음이 흔들렸다.

"당연하지. 네가 나 때문에 그런 건데. 상처 다 나을 때까지 내가 옆에 있어 줄게."

소예린이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뒤 아래층으로 내려오자, 거실로 들어서는 육준우와 소예나가 보였다.

집 앞에서까지 버젓이 놀아나는 꼴이라니, 역겨워서 토할 것만 같았다.

"키스는 실컷 하셨나?"

검은색 가죽 소파에 가느다란 다리를 꼬고 앉은 그녀는 마치 길들지 않은 야생 고양이 같았다.

그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2층에서 노기 서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너 또 무슨 망발이냐? 갈수록 버르장머리가 없어!"

소정우의 얼굴이 불쾌함으로 일그러졌다. 그의 뒤로는 전처인 임채은이 따라 내려오고 있었다.

이제는 소씨 가문의 안주인 행세를 하는 여자였다. 남들 눈에는 명실상부한 소씨 가문의 사모님으로 보일지 몰라도.

온몸을 보석으로 휘감았지만, 그 탐욕과 음험함이 서린 표정까지는 감추지 못했다. 소예나보다 한 수 위인 위선자였다.

소예린은 더 이상 말싸움을 할 가치도 느끼지 못했다. 그녀는 휴대폰을 몇 번 조작했고, 곧 현관 CCTV 화면이 거실의 대형 TV에 나타났다.

서로를 부둥켜안은 채 정신없이 입을 맞추는 두 사람의 모습, 심지어 입가에 번들거리는 타액까지 선명하게 보였다.

"소예린! 너 지금 뭐 하는 짓이야!" 소예나는 두 손으로 얼굴을 가린 채 수치스럽다는 듯 비명을 지르며 2층으로 뛰어 올라갔다. 이내 그녀의 흐느낌이 들려왔다.

마치 불륜 현장을 들킨 것이 아니라, 억울한 일을 당하기라도 한 것처럼.

"우리 딸! 또 어리석은 짓 하면 안 된다!" 임채은은 다급히 소예나를 따라 올라가며 일부러 모두 들으라는 듯 소리쳤다. 소예나가 환자이니 더는 자극하지 말라는 경고였다.

소정우는 화를 참지 못하고 TV 전원 코드를 뽑아 버렸다.

"소예린! 기어이 집안을 풍비박산 내야 속이 시원하겠냐?"

"제가 난리예요, 아니면 저 소예나가 난리인 거예요!"

한때 자신을 그토록 아꼈던 아버지의 싸늘한 눈빛에 소예린의 심장이 쿵, 하고 떨어졌다.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에야, 그녀는 소중했던 가족의 정이 얼마나 쉽게 무너질 수 있는지 깨달았다.

어머니는 16년간 소씨 가문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하지만 어머니의 장례가 채 끝나기도 전에, 소정우는 전처와 그 딸을 이 집에 들였다.

어떻게 사람이 이토록 잔인할 수 있는지, 그녀는 치가 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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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 도령의 버림을 받은 '태자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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