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지씨 집안사람들은 결국 지서연을 가문에 들이기로 결정했다.
지서연은 지정덕과 그의 아내 서미영이 이 일로 인해 크게 다퉜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그날 저녁, 지서연은 지서윤을 위해 처음으로 헌혈을 했다.
지서윤이 과다 출혈로 인해 앞으로도 여러 번 헌혈을 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된 지씨 집안은.
지서연을 병원 VIP 병실에 머물게 했다.
그때, 휴대폰이 두 번 진동했고,
지서연은 휴대폰을 들어 메시지를 확인했다.
샹쓰: [육씨 가문 소주인 육주원이 지금 경시 전체를 뒤지고 있어. 스무 살 안팎에 의술을 할 줄 알고, 쇄골에 검은색 반달 모양 점이 있는 사람을 찾고 있대.]
메시지를 확인한 지서연은 장난스럽게 답장을 보냈다. [어머, 나랑 똑같네.]
샹쓰: [아니, 장난으로 넘기지 마! 어쩌면 그 사람이 찾는 게 너일 수도 있어.]
지서연: [나를 왜 찾아? 그 사람이랑 원한 산 일도 없는데.]
샹쓰: [그 사람 비위를 건드린 적은 없는지 다시 생각해 봐.]
지서연은 기우라고 생각했다.
[내가 경시에 온 지 얼마나 됐다고? 말도 안 돼. 우연일 뿐이야. 마음에 두지 마.]
마지막 메시지를 보낸 후, 저쪽에서는 더 이상 답이 없었다.
이것으로 채팅은 끝났다.
지서연은 이리저리 생각하다가, 결국 인터넷을 검색해 보았다.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자마자 페이지가 넘어가며, 커다란 글자들이 눈에 들어왔다.
"육주원, 28세."
그게 끝이었다.
지서연: "……"
꽤나 신비주의를 고수하는군.
그녀는 흥미가 생겨 캐리어에서 태블릿을 꺼내 USB를 꽂고,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빠르게 키보드 위에서 코드를 눌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코드가 어지럽게 날아다니는 화면에 간결한 대화창이 나타났다.
"모시모시― 사람 하나만 찾아줘."
"누구?"
지서연은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였다. "육주원."
"알겠어. 3일."
만족스러운 답을 본 지서연은 코드가 난무하는 페이지에서 빠져나왔다.
같은 시각, 남호 별원.
경시의 금싸라기 땅에 위치한 호화 저택은 등불이 환하게 켜져 있었다.
"찾았나?"
넓은 침실에서 육주원은 창가에 기대어 서 있었다.
그는 몸가짐이 늠름하여, 비록 중상을 입었지만 그 강대한 기세를 가릴 수는 없었다.
그의 손가락 사이에 끼워진 담배 끝이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했다.
곽준혁은 고개를 숙이고 답했다. "아직입니다."
육주원의 미간이 더욱 깊어졌다. 그는 손에 든 담배를 재떨이에 비벼 끄며 무심한 목소리로 말했다. "계속 찾아."
"네."
대답을 한 후, 곽준혁은 품에서 금박을 입힌 초대장 하나를 꺼내 깍듯이 육주원 앞에 내밀었다.
"도련님, 한 가지 더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육주원은 그의 손에 들린 초대장을 보며 미간을 찌푸리고 물었다. "어디 건데?"
"지씨 가문 인정 연회입니다. 지정덕이 밖에서 낳은 사생녀를 가문에 들이는 자리인데, 지 어르신께서 도련님께는 꼭 참석해 달라고 신신당부하셨습니다."
"꼭?" 육주원은 얇은 입술 사이로 두 글자를 뱉으며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말했다.
곽준혁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거절해 드릴까요?"
그의 도련님은 연회에 거의 참석하지 않았고, 이런 수준의 연회는 예전 같으면 쳐다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지씨 가문 어르신이 거듭 부탁하지 않았다면, 그 역시 이 초대장을 따로 도련님 앞에 가져오지 않았을 것이다.
육주원은 초대장을 집어 들었고, 그윽한 눈동자에 의미를 알 수 없는 빛이 더해졌다.
이 지씨 가문 사생녀, 제법 수완이 있군. 지씨 집안이 그녀를 위해 이렇게까지 대대적으로 일을 벌이다니.
그는 갑자기 마음을 바꿨다. "아니, 지 어르신께 꼭 참석하겠다고 전해."
인정 연회 당일, 마침 날씨가 맑았다.
지서연은 병원을 나와 교외의 산으로 차를 몰았다.
산길은 구불구불했지만, 그녀는 익숙한 솜씨로 어머니의 묘를 찾았다.
덩그러니 있는 무덤엔 비석조차 없었고, 잡초만 무성했다.
늘 다니던 길이 아니었다면, 그리 쉽게 찾지 못했을 것이다.
지서연은 묘 앞에 무릎을 꿇고, 그 위의 잡초를 꼼꼼하게 뽑아냈다.
그녀의 동작은 잠든 어머니를 깨울세라 조심스러웠다.
한참 후에야 그녀는 몸을 숙여 머리를 조아리고, 차가운 땅에 이마를 댄 채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머지않아, 어머니는 마땅히 받아야 할 모든 것을 받게 될 것이다.
지서연은 다시 한번 절을 하고, 일어나 큰 걸음으로 떠났다.
인정 연회는 오후로 정해져 있었다. 지서연은 호텔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전문 메이크업 아티스트를 불러 스타일링을 받았다.
그녀가 모든 준비를 마쳤을 때는 이미 저녁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약속 시간보다 조금 늦었고, 휴대폰에는 지정덕이 건 부재중 전화가 스무 통 넘게 찍혀 있었다.
지서연은 여전히 서두르지 않고, 아래층에서 물건을 챙긴 후에야 출발할 준비를 했다.
그 시각, 지씨 본가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갑자기 나타난 사생녀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계속해서 사람이 보이지 않자, 사람들은 약속이나 한 듯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가장 기분이 좋지 않은 사람은 단연 지정덕의 현 부인인 서미영이었다.
그녀는 평소에도 지정덕에게 함부로 대했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입에 욕을 달고 있었다. "그 계집애가 날짜 잡을 때부터 알아봤어. 일부러 그런 거야! 하필 그 사람 기일에 맞춰서, 순전히 우리 속을 긁으려고!"
"어떻게 이렇게 공교로울 수가 있어? 우리 서윤이가 사고 나자마자 온 경시에서 희귀 혈액 한 방울을 못 찾더니! 그 계집애가 돌아오자마자 재수 없게 진짜, 앞으로 좋은 꼴 보긴 글렀어!"
정말 귀신이 곡할 노릇이었다.
지정덕은 입을 꾹 다물고 고개를 숙였다. 그의 관자놀이 위로 핏줄이 미세하게 툭툭 튀었다.
바로 그때, 문 쪽에서 갑자기 소란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