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1

려형원은 처음으로 욕망을 주체하지 못하고 서은영과 잠자리를 가졌다.

그 후 3년 동안 그는 그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몸에 극도로 집착했다.

서은영은 시간이 지나면 그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그녀는 그가 대학 후배와 사귀게 되었다는 사실을 들었다.

"오랜 시간 대쉬 끝에 겨우 사귀게 됐어." 려형원은 그녀의 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더 이상 연락하지 말자."

서은영은 나중에 그가 바랐던 대로 그의 삶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하지만 후회는 려형원이 하게 되었다. 그는 미친 듯이 그녀를 찾아 다녔다.

려형원은 비굴하게 그녀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애원했다. "은영아, 다시 내 곁에 돌아와주면 안 돼?"

*

"려형원 선수가 다시 한번 UFC 미들급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TV에서는 려형원이 메달을 딴 순간을 보도하고 있었다.

그 순간, 침대 위에서는 려형원이 서은영과 찐하게 사랑을 나누고 있었다.

"살살해..." 서은영은 려형원의 체력이 짐승 같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매번 중요한 대회가 끝날 때마다 그녀와 강제로 사랑을 나누었고, 그녀를 힘들게 만들었다.

창 밖은 점점 환해지고 있었고 서은영은 힘이 다 풀리는 듯 했고 그제서야 려형원은 물러났다.

그녀는 그가 전보다도 거칠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떠나기 전에 열쇠를 여기에 두고 가. 이제부터는 여기에 올 필요 없어." 그의 갑작스러운 말에 그녀는 졸음에서 깨어났다. "그 아이, 내 여자친구가 되는 데 동의했어." 려형원이 부드러운 미소를 지었다. "옷이랑 액세서리 빠짐없이 다 챙겨 가. 걔가 보면 화 낼 거야."

그는 그녀에게 은행 카드를 던져주었다. "지난 3년 동안 고생했어." 그의 목소리는 단조로웠다. "은영아, 너도 25살이야. 좋은 남자를 만나서 결혼할 생각은 없어?"

서은영은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가슴이 저릿하게 아파왔다.

"결혼하게 되면 내 매니저한테 알려줘. 축의금 두둑하게 넣어둘게." 그는 밤을 새지 않은 것처럼 기운이 넘쳤다.

그는 옷을 입고 자신에게 맞는 넥타이를 신중하게 골랐다. "여자들은 어떤 꽃을 좋아하지?"

"장미?" 서은영이 대답했다.

"촌스럽군." 려형원이 가볍게 비웃었다. "지연이는 너완 달라. 도도하고 콧대 높지. 그렇게 힘들게 사귀게 되었는데, 그렇게 평범한 꽃을 좋아할 리가 없지."

서은영이 더 이상 말할 틈도 없이 그는 방을 나갔다.

"흐음..." 서은영은 다리에 힘이 빠진 채로 침대에서 내려왔다. 그녀는 온몸이 떨렸다.

그녀는 욕실로 들어가 거울에 비친 자국을 살펴보았다. 그러자 그녀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쉬었다.

려형원과 잔 지도 3년이 되었구나.

그들은 어린 시절 친구였고 함께 자랐다.

대학 입시가 끝난 여름방학 동안 그녀는 용기를 내어 그에게 고백했지만, 려형원은 태연하게 그녀의 어깨에 팔을 두르고 말했다. "엄마가 오늘 우리 사귀냐고 물었어. 웃기지. 우리는 그냥 친군데. 연애는 무슨!"

나중에 서은영은 집에서 멀리 떨어진 댄스 학교에 다녔다. 그녀는 대학 4년 동안 겨울 방학에만 잠깐씩 얼굴을 보았다.

대학원에서 합격 통보를 받자마자 그녀는 반 친구들과 술을 마셨고, 려형원은 그날 저녁 경기 전에 상대 선수가 탄 약을 실수로 먹어버렸다.

그 날 실수로 둘은 잠자리를 가졌다.

그는 깨어난 후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25살까지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면 사귀자고 약속했다.

서은영은 충동적으로 동의했다.

그때부터 그들의 관계가 새로워지기 시작했다.

려형원은 프로격투기 선수였다. 운동량도 많았고 욕구도 컸다.

한 달 후, 서은영은 려형원이 섹스 중독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날 그가 복용한 약은 성관계 한 번으로 해소되는 약이 아니었다.

일주일에 한 번 발작했다.

려형원은 운동으로 해소하려 했지만 효과는 좋지 못했다.

그래서 그녀는 그의 배출구가 되었다.

이제 그녀가 떠나줄 때가 되었다. 려형원이 반 년 전 그녀를 데리러 왔을 때 무용과 후배 이지연을 만났다.

이지연은 열아홉 살이었고 아주 청초했다.

려형원은 이지연에게 반해버렸다.

그는 수단과 방법을 총동원했지만 이지연은 쉽게 받아주지 않았다.

이지연은 색이 바래지도록 빤 긴 드레스와 밑창이 닳은 캔버스 신발을 신고 있었다. 그녀는 냉정하고 거만해 보였다. "제발 나를 내버려 두세요. 나는 당신 같이 여자를 밝히는 남자의 꽃병이 되고 싶지 않아요."

그녀의 완고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려형원은 포기하지 않았다. 오히려 오기를 품게 되었다.

그 기간 동안 그의 중독이 극에 달했을 때, 그는 이지연의 사진을 보며 욕구를 해소해도 서은영과 잠자리를 가지려 하지 않았다.

서은영은 오후까지 잠을 잤고 전화벨 소리에 일어났다.

그녀의 엄마였다.

"여보세요, 엄마."

"아가." 어머니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들려왔다. "하씨 아줌마의 아들이 깨어났어!"

"현청 오빠가 일어났다고요?" 그녀의 눈이 빛났다. 그녀는 곰곰이 생각하더니 말했다. "엄마, 제 졸업증명서는 일주일 후에 나올 거예요. 호주에 정착하고 싶다면서요? 일주일 후에 함께 가요."

어머니가 놀랐다. "형원이는 어쩌고? 너희 롱디 연애 괜찮아?"

"우리는 헤어졌어요." 그녀는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

그녀는 어머니에게 려형원과 사귄 적이 없다고 말할 자신이 없었다.

"얘야, 슬퍼하지 마. "나중에 꼭 좋은 사람을 만나게 될 거야..." 어머니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티켓 예약하면 얘기해. 가능한 빨리 호주에 가서 현청이를 보자꾸나."

"좋아요."

전화를 끊은 후, 서은영은 미소를 지었다.

지현청은 그녀보다 4살이 더 많았다. 항상 친 동생처럼 챙겨준 사람이었고, 려형원보다도 먼저 안 사이었다.

려형원은 그녀와 지현청이 같이 있는 걸 볼 때마다 그녀를 비꼬았었다.

6년 전, 지현청은 어머니와 함께 호주로 이민을 갔다. 그런데 교통사고를 당해 혼수상태에 빠졌다.

의사들은 그가 깨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예기치 못하게도 기적이 일어난 것이다.

서은영은 바로 깨끗이 씻고 옷을 차려 입고 별장에 있는 자신의 물건을 챙겼다.

그녀가 짐을 가지고 내려가던 중, 어리고 청순한 여자와 함께 들어오는 려형원과 마주쳤다.

세 사람의 시선이 엇갈렸다.

"저 분은 여기서 일하는 도우미야..." 려형원이 이지연에게 재빨리 설명했다.

이지연의 시선은 서은영의 목에 있는 붉은 자국에 머물렀다. 그녀는 실망한 어조로 말했다. "선배, 저는 무용수로서 항상 선배를 존경했어요. 몸을 팔고 계실 줄은 몰랐어요."

서은영은 잠시 말문이 막혔다.

이지연은는 돌아서서 려형원에게 말했다. "형원 씨, 우리는 연인 사이에요. 저는 선배처럼 천박하게 제 몸을 팔진 않아요. 아직 지켜보는 중이에요. 제 몸에 손을 댄다면 끝인 줄 아세요."

"지연아, 화내지 마. 너는 당연히 이런 사람하고 다르지." 려형원은 이지연의 손을 잡고 말했다. "넌 내 여자친구야."

이지연은 자랑스럽게 얼굴을 돌렸다. 그녀는 서은영의 손에 들린 수정 트로피를 빤히 바라보았다.

그녀는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가다가 비틀거리며 서은영 쪽으로 넘어졌다.

"쿵!" 수정 트로피가 타일 위에서 깨졌다.

회차 2

서은영의 손에 들린 수정 트로피가 산산이 조각났다.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정말, 정말 미안해요..." 이지연은 깜짝 놀라서 즉시 몸을 굽혀 파편을 주웠다. 그러더니 고통스러운 신음을 뱉었다.

려형원이 그녀를 일으켜 세웠다.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피가 나는 손가락을 보았다. "유리를 왜 주워? 나중에 도우미 보고 청소하라고 하면 돼."

"죄송합니다." 이지연은 미안한 기색으로 서은영을 바라보았다. 서은영의 얼굴은 창백했다. "선배, 정말 죄송해요. 실수로 트로피를 깨버렸어요."

이 트로피는 무용을 배우는 사람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영광이었다.

그리고, 서은영의 영예는 지금 산산조각이 난 채 바닥에 널브러져 있다.

옆에서 듣고 있던 려형원은 트로피라는 말에 눈썹을 살짝 찡그렸다.

그는 서은영이 이 트로피를 받았을 때 얼마나 기뻐했는지 잊을 수 없었다. 그녀는 밤새 눈물을 흘리며 웃었고 밤새 그의 옆에서 조잘대었었다.

그는 무용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격투기 선수로서 트로피가 일종의 인정이라는 것은 잘 알고 있었다.

"선배, 전 정말 일부러 그런 게 아니에요..." 이지연은 다시 몸을 굽혀 깨진 유리를 집어 올리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서은영이 그녀의 멱살을 잡았다.

'짝' 하는 소리와 함께 손바닥이 이지연의 하얀 얼굴에 날아들었다.

새빨간 손자국이 흉하게 잡혔다.

넓은 거실의 분위기가 얼어붙었다.

"어디서 억울한 척이야?" 서은영은 이성적이어야 한다고 몇 번이고 되뇌었지만 바닥의 꼴을 보며, 그리고 이지연이 일부러 그녀를 덮쳤던 장면이 생각나 화가 머리 끝까지 나버렸다. "일부러 그랬는지 아닌지는 CCTV를 확인하면 알겠네."

그 말에 이지연의 눈빛이 흔들렸다.

"그만해!" 려형원이 이지연의 앞을 가로막고 섰다. 그는 서은영을 차갑게 바라보았다. "그냥 유리일 뿐이잖아. 트로피가 깨졌다고 해서 네 명예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잖아. 이렇게까지 몰아세울 필요가 있나?"

서은영은 말을 잃었다.

그녀는 눈 앞의 남자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심장이 뻥 뚫려 숨이 쉬어지지 않는 기분이었다.

"지연이 일부러 그런 거 아니야. 너무 각박하게 굴지 마." 려형원은 이지연의 부어 오른 뺨을 안쓰럽다는 듯이 바라보며 서은영을 때릴 듯 손을 들어올렸다.

그는 잠시 망설였다. 그는 눈을 감으며 천천히 손을 내려놓았다. "지연이 건드리면 가만 안 둬. 꺼져."

서은영은 눈시울이 붉어지고 코 끝이 찡해났다.

그녀는 심호흡을 하고, 짐을 가지고 재빨리 떠났다.

밖에는 언제부터였는지 비가 오고 있었다.

서은영은 비 속을 비참하게 걸어갔다. 그녀는 열 네 살 때 려형원이 그녀의 편에 서서 다른 사람과 싸웠던 때를 떠올렸다.

그 날 그녀는 인생에서 처음으로 주요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집으로 가는 길에 트로피를 꼭 끌어안고 있던 그녀는 취객에게 부딪혀 넘어지고 말았다.

트로피가 바닥에 산산이 조각나자, 술 취한 남자는 욕설을 내뱉으며 트로피를 걷어찼다.

려형원은 그 남자의 코를 때렸다.

그날 밤 그는 그녀를 업고 집에 갔다. 그녀는 온 밤 울었고, 그는 밤새도록 트로피를 다시 조심스럽게 붙였다.

"이것 좀 봐." 자랑스럽게 트로피를 그녀에게 건네주며 충혈된 눈을 결코 잊을 수 없었다. "깨졌던 흔적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을 거야."

그녀의 명예를 그토록 소중히 여기던 그가, 이제는 다른 여자 때문에 그녀를 때리려 하다니...

그녀는 캠퍼스 근처에 있는 임대 아파트로 돌아왔고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다.

불행히도 그녀는 비를 맞고 고열에 걸려 이틀 동안 침대에 누워 있었다.

"딩동—" 초인종이 울렸다.

서은영이 일어나 문을 열기도 전에, 그녀는 발소리가 빠르게 다가오는 것을 들었다.

그녀는 힘없이 시선을 들었을 땐 려형원이 그녀의 앞에 우뚝 서있었다. 그의 어두운 눈동자가 위험하게 이글거렸다.

그리고 려형원은 그녀의 목을 조르기 시작했다. "말해, 지연이 어디에 숨겼어?"

회차 3

"켁, 켁......" 서은영은 목이 졸려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당장이라도 숨이 막혀 죽을 것 같았다. "난 몰라..."

"말해!" 려형원은 목을 놓고 머리카락을 잡아당겼다. "내가 너를 얕잡아 봤어. 네가 감히 지연이를 납치해?"

"납치한 적 없어!" 서은영은 려형원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했다. "아—"

서은영은 몸이 허공에 뜨는 것이 느껴졌다. 려형원이 그녀를 어깨에 들쳐 메고 밖으로 나갔다.

문이 큰 소리와 함께 쾅 닫혔다.

그녀는 려형원의 차 뒷좌석에 던져졌다.

그녀는 차가 어디로 가는지 몰랐다. 그저 차가 아주 빠르게 가고 있다는 것 밖에 느껴지지 않았다.

점차 파도 소리가 들려왔다.

넓고 어두운 바다가 눈앞에 펼쳐졌고, 거대한 크루즈선이 눈에 띄었다.

려형원은 운전석에서 내려 거칠게 서은영을 끌어내려 해변가로 갔다.

"엄마..." 서은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이 갑판을 보았다. 거기엔 엄마가 손과 발이 묶인 채 있었다. 그녀의 얼굴이 즉시 창백해졌다.

"음음!" 엄마는 입이 봉인된 채, 무력하게 서은영을 바라보았다.

"이지연이 어디 있는지 말하지 않아도 돼. 하지만 그 대가는 네 엄마가 치르게 될 거야." 그러고 나서 려형원은 갑판에 있는 부하들에게 신호를 보냈다.

"음음!"

서은영은 엄마가 삼베 자루에 쑤셔 넣어지는 것을 공포에 질린 채 바라보았다. 그리고 자루를 밧줄로 묶고 바다에 내던졌다.

풍덩! 물줄기가 튀어 올랐다.

자루는 파도의 움직임에 따라 위아래로 흔들렸고, 가끔씩 수면 위로 올라왔다가 다시 물에 잠겼다.

"려형원, 너 미쳤어!" 서은영은 남자의 멱살을 잡았다. "이지연의 실종은 나와 아무런 상관이 없어. 우리 엄마 폐 수술을 받으셨어. 이건 우리 엄마를 죽이는 거나 다름 없어..."

그녀의 목소리는 점점 약해졌고, 흐느낌에 목이 메어왔다.

"정말?" 려형원이 가볍게 비웃었다. "그녀를 납치한 두 사람은 학교 축하 행사 때문에 너랑 리허설을 한 적이 있더군. 이지연이 편의점에 두고 간 핸드폰엔 네가 남긴 협박문자가 도착해 있었어.

그는 이지연의 핸드폰을 꺼내 "서은영"과의 문자 내역을 보여주었다.

"형원이 그냥 잠깐 너한테 한 눈 판 거야. 알아서 떠나는 게 좋을 거야."

"가난한 여자인 채로 살아. 려형원 유혹해서 팔자 고칠 생각하지 말고 ."

"려형원이랑 헤어지지 않으면 영원히 사라지게 해줄게."

"내가 보낸 게 아니야." 서은영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내가 그녀를 납치했다고 왜 그렇게 확신하는 거야? 려형원, 제발 부탁할게. 우리 엄마 놔줘!"

려형원이 눈을 가늘게 떴다. "네가 나한테 어떤 마음인지 알기 때문이지."

서은영의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녀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난 네가 날 좋아한다는 걸 진작에 알고 있었어. 이제 내가 좋아하는 여자가 생겼으니 넌 그 애가 눈엣가시겠지." 려형원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 "서은영, 네가 그렇게 악의적일 줄은 몰랐어. 이지연이 없어도, 나는 결코 너를 사랑하지 않아. 더 이상 나한테 집착하지 마. 지연이 어디 있는지 말해!"

"모른다고!" 서은영이 절규했다. 그녀는 쓰러져 가고 있었다.

그녀는 바다를 향해 달려가려고 했지만, 려형원이 그녀를 붙잡았다.

"말 안 하지? 그럼 네 어머니 시체를 바다에 던져주지." 려형원이 고개를 들어 부하들에게 명령했다. "자루에 묶인 밧줄을 잘라."

"안돼—" 서은영의 눈이 공포에 커졌고, 머릿속이 새하얘졌다.

그녀는 그들을 막고 싶었지만, 몸이 움직여지지 않았다.

자루와 갑판을 연결하는 밧줄이 끊어졌고, 자루는 금세 바다에 잠겼다.

"엄마, 엄마—" 서은영은 려형원의 손목을 깨물며 눈물을 흘렸다.

그녀는 즉시 입안에서 피 맛을 느꼈다.

그 순간, 려형원의 부하 중 한 명이 달려왔다. "려 회장님, 이지연 아가씨를 찾았습니다!"

려형원의 눈이 빛났다. "어디 있어? 나를 그녀에게 데려다 줘."

순식간에 모두가 려형원을 따라갔다.

서은영은 바다를 향해 달려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밤의 바다는 물이 얼어붙을 정도로 차가웠다. 그녀는 숨이 막힐 듯했지만 온 힘을 다해 헤엄쳤다.

그녀는 자루를 보기 전까지 얼마나 오랫동안 헤엄쳤는지 몰랐다.

그녀는 지쳐 있었고, 다리는 감각이 없었다. 마침내 그녀는 자루를 해안으로 끌어오는 데 성공했다.

"엄마, 제발요. 괜찮으실 거예요..." 서은영은 떨리는 손으로 밧줄을 풀고 엄마의 창백한 얼굴을 보았다. 어머니는 의식을 잃었다.

그녀는 시간을 지체할 새도 없이 구급차를 불렀다.

그들은 병원으로 달려갔다. 서은영은 엄마가 응급실로 옮겨지는 모습을 멍하니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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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자신이 사랑했던 남자와 다시 만나는 것을 거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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