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남소윤은 우울한 표정으로 복도를 좌우로 훑어보더니, 입고 있던 코트를 꽉 쥔 채 서둘러 방을 빠져 나갔다.

새 드라마에서 자신의 배역을 확보하기 위해 매니저는 여러 명의 엔터테인먼트 업계 거물들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기로 했다.

식사하는 도중 그녀는 어지러움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리고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감독의 침대 위였다.

무슨 일이 일어났을 지 생각하는 것 만으로도 치가 떨렸다. 그녀는 부주의했고, 업계의 함정에 빠져 버렸다.

남소윤은 눈을 감고 깊게 심호흡을 했다. 이것이 연예 업계에서 흔하게 있는 일이라는 것을 알고 있던 그녀는 스스로를 위로했다.

그녀가 주연으로 뽑히길 원한다면, 자존심을 죽이고 수치심을 견뎌내야 할 것이다.

마음 깊은 곳에서 남소윤은 여전히 혼란을 느꼈다. 감독은 그녀를 밤새 괴롭혔으며 온 몸이 아파왔다. 몇 걸음 걷지 못해서 그녀는 곧 무언가에 기댈 새도 없이 쓰러졌다.

쿵! 그녀는 감독의 방 반대편 방의 문에 부딪혔다.

남소윤은 다시 한 번 숨을 깊게 들이마시며 힘겹게 일어났다. 최대한 옷의 매무새를 정리한 그녀가 떠나기 직전, 문이 열렸다.

전태겸은 하얀 가운만 입고 그곳에 서 있었다. 그의 차가운 눈이 번뜩였다.

그의 날카로운 눈빛을 바라보며 남소윤은 자신도 모르게 죄책감을 느꼈다.

"좋은 아침입니다, 전태겸 사장님."

그녀와 전태겸의 스캔들이 인터넷에 퍼진지 일주일도 안 되던 시점이었다.

그들의 관계에 대하여 수많은 추측이 돌았으며, 결국 결론은 그녀가 전태겸의 새로운 애인이라는 의견으로 좁혀졌다.

그러나 남소윤은 이것이 자신의 매니저가 그녀의 인기를 부풀리기 위해 퍼트린 헛소문임을 알고 있었다.

사실 전태겸은 항상 그녀에게 차갑게 대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는 그 소문들에 대하여 특별히 처리하지 않았다.

"어젯밤에 내 방에 나타난 여자가 당신입니까?"

전태겸은 눈 앞에 있는 여자를 쳐다봤다. 그녀의 목에 남은 키스 자국을 보며 그의 눈살이 찌푸려 졌다.

사실 여자가 침대를 떠났을 때 전태겸은 이미 잠에서 깨어나 있었다.

그러나 그녀가 빠르게 떠나는 바람에 그녀의 정체도 알지 못한 채 놓치게 되었다.

전태겸이 정신을 차렸을 때 그 여자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됐다. 복도에는 이 여배우 말고 아무도 없었다.

아마도 그녀라고 추론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남소윤은 발걸음을 때지 못했다. 전태겸의 잘생긴 얼굴을 보며 그녀의 심장 박동이 빨라졌다.

전태겸은 누군가와 잠자리를 가졌지만, 상대방이 누군지는 모르는 눈치였다.

"저는..."

"먼저 안으로 들어오세요."

전태겸은 침대 시트에 남아 있던 핏자국을 떠올리며 목소리를 부드럽게 했다.

남소윤은 기뻐서 날뛸 듯한 기분을 간신히 억누르며 조심스레 그를 따라 들어갔다.

"어젯밤에, 당신은 방을 잘못 찾았다고 했죠."

전태겸은 소파에 앉아 남소윤을 여유롭게 쳐다봤다.

그의 어젯밤 기억은 약간 흐릿했지만 그 부드러운 느낌과 소녀였다는 사실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올랐다.

만약 그녀가 그에게 약을 먹인 것이 아니라면, 그녀도 마찬가지로 피해자임을 의미했다.

"맞아요. 유명진 감독님과 오디션 예약이 있었는데, 실수로 방을 들어온 것 같아요."

남소윤은 흥분감을 감추기 위해 고개를 내렸다.

잠시 침묵하던 전태겸이 말했다. "어떤 보상을 원하십니까?"

남소윤은 고개를 홱 들었다.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저희 모두 어른이니까 그냥 묻고 넘어가요."

전태겸은 사실상 강운시에서 가장 강력한 인물이었다.

그는 자기가 원하는 것이라면 뭐든 얻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라면 어떤 여자와도 잠자리를 가질 수 있는 것이 분명했는데, 낯선 사람과의 잠자리가 그에게 의미 있었다는 말인가?

만약 지금 이 시점에서 보상을 요구한다면 오히려 하찮은 인상만 남기게 될 것이다.

"스타 엔터테인먼트 소속이죠? 이건 어떤가요? 최고의 드라마와 프로젝트들을 받을 수 있게 지원하겠습니다. 1년 안에 A급 연예인으로 만들어 드리죠." 전태겸이 태연하게 제안했다.

이번에는 남소윤이 반짝이는 눈빛을 감출 수 없었다.

그래도, 그녀는 평정심을 지키며 말했다. "감사합니다, 사장님."

"이제 가셔도 됩니다."

전태겸은 이 대화 내내 침착함을 유지하는 그녀의 태도에 경외심을 가졌다.

"알겠습니다."

남소윤은 입술을 꾹 다물어 올라가는 입 꼬리를 주체시키고 돌아서서 문으로 향했다.

"잠깐만!" 전태겸이 남소윤에게 소리쳤다.

천천히 돌아선 그녀 앞에서는 전태겸이 옥 펜던트를 들고 서 있었다. 그가 일전 침대 반대편에서 찾은 물건이었다.

"당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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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그날 밤 전남편과 첫날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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