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김민정이 집에 돌아왔을 때, 친부모와 세 오빠는 걱정스런 얼굴로 김지안을 에워싸고 위로하고 있었다.

김민정은 피식 냉소를 흘리더니 성큼성큼 김지안에게 달려가 머리채를 움켜 잡았다.

다음 순간.

"짝!"

그녀는 사정없이 김지안의 뺨을 내리쳤다.

날카롭고도 청명한 소리가 온 저택에 울려 퍼졌다.

김민정의 등장에 김씨 가문 사람들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김민정은 납치범들에게…'

김지안은 얼굴을 감싸 쥐고 울부짖었다. "김민정, 너 미쳤어?"

김민준이 가장 먼저 정신을 차리고 김민정을 꾸짖었다. "김민정, 집에 오자마자 사람부터 쳐? 당장 지안이한테 사과해!"

김민정의 친모인 소혜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김민정을 쏘아봤다. "재수 없는 년, 왜 또 난리야!" 네가 집에 돌아온 뒤로 바람 잘날 없어! 애초에 널 데려오는 게 아니었는데!"

김민정은 그저 우스울 뿐이다. "내가 소란을 피웠다고요? 김지안이 무슨 짓을 했는지는 왜 안 물어보세요? 나를 제거하려고 납치범을 고용한 것도 모자라, 아주 치밀한 계획까지 세웠더라고요?"

김민정을 출산하고 나서 가정부는 일부러 그녀와 김지아를 뒤바꿨고 그녀는 그대로 버려지고 말았다. 다행히 좋은 스승을 만나 그의 보살핌 아래 성장할 수 있었다.

6개월 전, 뒤늦게 그 사실을 알게 된 김씨 가문 사람들은 김민정을 집으로 데려왔다.

하지만 그들은 20년간 정성껏 키운 김지안을 더 아꼈고 연기에 능한 김지안에게 속아 그녀를 냉대했다.

김지안은 여러번 김민정을 해쳤다. 사후에, 김지안의 소행으로 밝혀졌음에도 김씨 가문 사람들은 번번이 그녀를 용서했고 김민정은 그런 가족들에게 깊은 실망감을 느꼈다.

소혜원은 김민정이 감히 말대꾸를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고 그녀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한다고 생각하며 얼굴을 찌푸린 채 불쾌함을 드러냈다. "지안이가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겠어? 네가 오해한 거야."

"오해요?" 김민정의 목소리는 가벼웠지만 날카로운 칼날 같았다. "납치범들이 직접 실토했어요. 그것도 거짓말이라고 하실 건가요?"

소혜원은 김민정의 말에 잠시 멈칫하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너는 왜 이렇게 속이 좁은 거니? 지안이는 다친 와중에도 널 걱정하며 사람을 풀어 널 찾아야 한다고 했어. 더 이상 뭘 더 바라는 거야?"

"내가 바라는 거요? 나, 이제 이 집을 떠날 거에요. 오늘 부로 김씨 가문이 어떻게 되든 나와 상관없는 일이에요."

김민정은 그 말만 남긴 채, 짐을 챙기러 곧장 2층으로 올라갔다.

소혜원의 품에 안긴 김지안은 주먹을 꽉 말아 쥐었다. 그럼에도 얼굴에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을 듯한 표정을 지었다.

"언니, 정말 오해야. 난 그 납치범들이 누군지도 몰라. 그들이 얼마나 흉악한 놈들인지 몰라서 그래? 언니 말대로 정말 내가 부른 사람이라면 언니가 무사히 돌아 올 수 있었겠어?"

김지안의 속에서는 증오가 활활 타올랐다. '완벽한 계획이었다고! 놈들에게 더럽혀진 채, 황야에 버려져야 할 년이 어떻게 돌아 온 거지? 대체 어떻게 된 거야!?'

김민정은 차갑게 비웃었다. "계속 발뺌을 하시겠다?"

김민정은 얼굴이 하얗게 질린 김지안에게서 눈을 떼고 김씨 일가 사람들을 둘러 보았다. 그녀는 마치 마음이 완전히 식은 사람처럼 눈빛이 고요하기만 했다.

"당신들, 아마 내가 김지안을 모함한다고 생각하고, 내가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할 거에요. 맞죠?"

소혜원은 미간을 찌푸리며 대꾸했다. "그럼 아니야!? 지안이는 이미 충분히 해명했어."

"충분하다고요?"

김민정은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그럼 내가 더 확실한 걸 들려줄게요."

미세한 전류음이 흐른 뒤, 휴대폰에서 두 사람의 목소리가 선명하게 흘러나왔다. 그 중 하나는 김지안의 목소리가 틀림 없었고 나머지 목소리는 바로 칼자국 남자, 납치범 두목의 목소리였다.

"일 끝나면 잔금은 두 배로 줄게. 명심해, 그년을 완전히 망가뜨려야 해. 두 번 다시 김씨 가문에 발도 못 붙이게."

"김씨네 둘째 아가씨. 걱정 마. 우리가 그년을 잘 놀아 줄 테니까. 나중에 사진도 찍어서 보내주지. 큭큭."

"뒷처리 똑바로 해. 나와 연관된 증거는 말끔히 지워."

"아. 걱정 말라고. 우리 전문가야."

녹음은 길지 않았지만, 한마디 한마디가 비수가 되어 가슴에 박혔다.

거실은 죽은 듯이 고요했고, 바늘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릴 지경이었다.

김이진의 울음소리가 즉시 멈췄다. 그녀의 얼굴은 핏기하나 없이 창백했고 사시나무 떨듯 몸을 떨었다.

김씨 가문 사람들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김지안을 쳐다봤다.

"아니야… 그럴리 없어… 그 녹음 위조한거지?!" 김지안이 날카롭게 소리쳤다.

"위조?" 김민정의 눈빛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이 녹음 파일, 전문 업체에 감정이라도 맡겨볼까? 아니야, 경찰에 신고하는게 빠르겠어, 그쪽에서 알아서 진위를 가려주겠지. 납치는 중죄니까. 철저하게 조사할 거야."

"안 돼! 경찰에 신고하면 안 돼!" 김지안은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그녀는 곧바로 눈물을 뚝뚝 흘리며 김민정에게 애원했다. "언니, 미안해. 제발 내 말 좀 들어줘. 오해야. 언니가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야. 일단 화내지 말고 내 말 좀 들어 봐... 이 집을 떠나야 할 사람은 나야. 난 어차피 남이잖아…"

김지안의 눈물 연기에 김씨 가문 사람들은 마음이 흔들렸고 김민정이 억지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김민정, 지안이가 사과했잖아. 적당히 해." 소혜원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눈앞의 황당한 상황에 김민정은 심장이 싸늘하게 식어갔다.

명백한 증거를 앞에 두고도 김지안의 어설픈 연기에 넘어가는 꼴이라니.

김민정은 캐리어를 챙기며 말했다. "걔가 있는 한, 난 이 집에 남지 않을 거에요. 걔를 선택한 것 같으니 내가 떠날게요."

단호하게 돌아선 김민정의 뒷모습을 보며 김씨 가문 사람들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소혜원은 화가 치밀어 발을 동동 굴렀다. "저 년이 정말 집을 떠나?"

김지안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바닥에 무릎을 꿇고 흐느꼈다. "제가 가서 언니를 다시 모셔올게요. 언니만 돌아온다면, 전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요…"

소혜원은 그런 김지안을 꼭 끌어안았다. "바보 같은 소리 하지 마. 넌 영원히 엄마 보물이야. 다시는 떠난다는 말 하지 마. 알겠어?"

"그래. 그년이 제 발로 나가겠다니 잘됐지. 집에 돌아와서 집안만 엉망으로 만들었는데, 앞으로 제 힘으로 잘 살아보라지."

김민정의 친아버지 김건욱도 화가 화를 내며 입장을 밝혔다.

"맞아, 지안아. 김민정 저 년은 착한 너와는 비교도 안 돼."

"하지만 언니는 회사 지분 35%를 가지고 있잖아요. 만약 언니가 그 지분으로 회사에 문제를 일으키면 어떡하죠?"

김지안이 입술을 잘근 깨물며 조심스레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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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오빠의 뒤늦은 후회

3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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