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이 남자, 도대체 무슨 괴상한 논리야?!'

어이가 없다는 듯, 소녀는 박태윤의 가슴을 밀쳐내려 했다. 그러나 손바닥에 닿은 근육은 차가운 돌벽처럼 단단했고, 그녀가 아무리 안간힘을 써도 사내의 팔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분노가 치밀어 오르자, 소녀는 남자의 뺨을 향해 손을 높이 치켜들었다.

뒤에 서 있던 강지훈이 깜짝 놀라 소리쳤다. "태윤 형…" '저 계집이 죽고 싶은 건가?!'

하지만 박태윤은 화를 내기는커녕, 소녀의 손목을 가볍게 붙잡아 허공에서 멈춰 세웠다.

그는 장난기 어린, 나른한 목소리로 그녀를 놀렸다. "대낮부터 이런 짓을 해? 나이도 어린 게, 사람 말은 알아듣지도 못하면서 남자 꼬실 줄만 아네."

그 말에 소녀는 잠시 말을 잃었다. '지랄하네, 미친 새끼가!'

박태윤의 품에 안긴 채 몸부림치던 소녀의 얇은 옷자락이 찢어지며, 맨살이 그의 팔에 그대로 밀착됐다.

차분하면서도 서늘한 그의 체온이 전해지자, 이유 없이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녀는 본능적으로 더 거세게 몸부림치며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박태윤은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전혀 없는 듯 보였다. 오히려 이를 악물고 발끈하는 소녀의 모습이, 그의 흥미를 더 자극하는 듯했다.

그때, 경매에서 낙찰받은 부자가 육중한 몸을 이끌고 달려와 소녀를 발견하곤, 음흉한 빛으로 눈을 번뜩였다. "내가 돈 주고 산 물건이야. 내 것이라고!"

그러나 그가 박태윤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강지훈이 먼저 총을 꺼내 그의 이마에 겨눴다.

부자는 더 이상 움직이지 못하고 얼굴이 울그락불그락해졌다. "너희들 내가 누군지 알아? 난…"

"육 대표님, 미친 짓 하지 마세요?!" 경매사는 급히 앞으로 나서 그를 붙잡으며 매섭게 노려봤다.

그러다 이내 박태윤을 돌아보며, 언제 그랬냐는 듯 공손한 태도로 돌변해 허리를 굽혔다. "박 도련님, 저희 노예가 철이 없어 도망치다 그만 도련님의 낙찰품에 해를 입혔습니다. 저희가 두 배로 보상해 드리겠습니다…"

무심한 얼굴로 내려다보던 박태윤의 요염하고 깊은 눈빛이, '노예'라는 단어가 들리자마자 불쾌한 기색으로 차갑게 번뜩였다.

경매사는 이유도 모른 채 등골을 타고 내려오는 살기를 느꼈다. 어디서 말을 잘못했는지는 알 수 없었지만, 그는 이를 악물고 말을 이었다. "박 도련님, 지금 상황을 보시면…"

"이 여자를 데려가겠다." 박태윤의 입술 사이로, 차갑고 단호한 한 마디가 흘러나왔다.

그 말투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었다.

경매사는 화들짝 놀라 외쳤다. "박 도련님! 절대 안 됩니다! 이 노예는 저희 헤이븐 아일랜드의 경매품이고 이미 경매로 팔렸습니다. 게다가 이 아이는…"

그는 말을 더듬으며 차마 입 밖으로 내뱉지 못했다.

박태윤은 가느다란 손가락으로 소녀의 허리를 가볍게 톡톡 두드렸다. 무심한 행동처럼 보였지만, 강한 지배욕이 느껴졌다.

그가 하는 말은 상의가 아니라 명령이었다. "낙찰가 2조. 내가 두 배를 내지."

헤이븐 아일랜드 경매장이 문을 연 이래, 단 한 번도 없었던 천문학적인 금액이었다.

박태윤의 말이 끝나자마자 강지훈은 수표를 꺼내 금액을 적은 후 경매사에게 건넸다.

박태윤은 창백하게 흰 손가락에 힘을 풀었고, 수표 한 장이 바닥으로 흩날렸다.

경매사는 몸을 떨며 입을 열었다. "박 도련님, 이 돈은… 제가 감히 받을 수 없습니다. 저희 헤이븐 아일랜드의 규정에 어긋납니다…"

박태윤은 붉은 입술을 살짝 비틀며 담담하게 말했다. "여길 없애버리면, 그 규정이라는 것도 없어지는 거 아닌가?"

분명 오만하기 그지없는 위협이었지만, 그의 말투는 마치 오늘 날씨를 얘기하듯 담담했다.

경매사는 깜짝 놀라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박태윤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입고 있던 재킷을 벗어 소녀의 몸을 가려준 뒤, 그대로 그녀를 품에 안고 자리를 떴다.

강지훈과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그 뒤를 따랐다.

"박 도련님…" 경매사는 입을 벌린 채, 고고하게 멀어져 가는 남자의 곧게 뻗은 뒷모습을 바라볼 뿐, 끝내 따라가지 못했다.

박태윤이 어떤 사람인가? 화국의 경제 명맥을 쥐고 있는 최고 재벌가의 자제이자, 정계와 암흑가를 동시에 아우르는 거대한 사업 제국의 중심 인물이었다.

조금 전까지 거세게 몸부림치던 혈노는, 이제 박태윤의 품에 안긴 채 얌전히 그의 어깨에 몸을 기댄 상태였다.

경매사가 고개를 들자 소녀의 푸른 눈동자와 마주쳤다.

소녀의 눈동자에는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흥분과 희열, 그리고 짙은 복수심이 서린 차가운 빛이 이글거리고 있었다. 박태윤을 이용해 이 섬을 완전히 떠날 수 있다는 계산이 섰기에, 그녀는 일부러 얌전히 굴고 있는 것이었다.

한편, 옆에서 낙찰자였던 부자가 쉼 없이 욕설을 퍼붓는 동안, 경매사는 결국 다리에 힘이 풀려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욕 좀 그만하시죠! 설령 낙찰에 성공했더라도, 어차피 이 노예는 데려가지 못하셨을 겁니다. 우리 사장님께서는 애초에 이 노예를 팔 생각이 없으셨습니다. 사장님께서 저 혈노를 얼마나 아끼시는지 아십니까. 어찌 쉽게 내놓을 수 있었겠습니까…"

수년간의 연구 끝에 완성된, 세상에 단 하나뿐인 혈노. 그 존재가 헤이븐 아일랜드를 떠난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 그 누구도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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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는 보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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