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1
"시준 씨…"
식탁에 엎드린 소지연은 허시준의 거친 움직임에 몸을 가누지 못하고 핏줄이 불거진 그의 손목을 세게 움켜쥐고 밀어내려 했다.
그녀의 극심한 거부감에 허시준의 눈빛에 불쾌함이 스쳤고 움직임이 더욱 거칠어졌다. 분노로 가득 찬 눈매는 그녀를 원망하듯 노려보았다.
"소지연, 이게 네가 원했던 거 아니야? 날 차지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결혼까지 한 네가 이제 와서 순결한 척 연기하는 건 누구한테 보여주려는 거야?"
그의 말 한마디에 소지연의 자존심이 산산조각 났다. 눈시울이 빨개진 그녀가 필사적으로 부인했다. "아니에요. 그때 그 일은 제가 한 짓이 아니에요."
허시준의 잘생긴 얼굴에 날카로운 조소가 스치더니 움직임이 더욱 격렬해졌다.
"소지연, 아직도 거짓말만 늘어놓는구나. 먼저 날 이용한 건 너잖아. 왜 지금 와서 무고한 여자처럼 행동하는 거야? 네가 원하는 대로 이뤄졌지만, 난?"
허시준은 허씨 그룹의 최연소 대표로서 비즈니스 업계에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존재이지만 결국 소지연의 손에 넘어가고 말았다.
소지연은 하얀 이로 붉은 입술을 세게 깨물며 도망치려 했지만, 남자에게 거칠게 붙잡혀 억압당했다.
바닥에는 소지연이 하루 종일 직접 준비한 저녁 식사가 엉망진창으로 널브러져 있었다.
오늘은 그들의 결혼 3주년 기념일이자, 허시준이 그녀를 오해한 지 1095일째 되는 날이었다.
남자의 거친 움직임에 소지연은 변명조차 할 수 없었고 머릿속이 혼란스러웠다. 그녀의 목소리는 떨렸고, 팔은 본능적으로 그를 밀어내려 애썼지만, 그의 힘 앞에서 무력하기만 했다.
"시준 씨, 그만해요. 오늘은..."
허시준은 마디가 선명한 손가락으로 짓궂게 그녀의 붉은 입술을 틀어막고 말했다.
"뭐가 안 된다는 거야? 부부의 의무야, 일반적인 부부의 일상이야."
그의 몇 마디에 소지연은 자조적인 미소를 지으며 입술을 비틀었다. "내가 아직도 당신 아내라는 걸 알고 있었네요? 난 주청미가 당신 아내인 줄 알았는데."
허시준의 안색이 순식간에 어두워지더니 그녀를 밀쳤다. "닥쳐, 너는 청미의 이름을 입에 담을 자격도 없어!"
다리가 풀린 소지연은 그대로 소파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녀도 결혼기념일에 주청미의 이름을 언급하고 싶지 않았지만, 몇 시간 전 주청미가 그녀에게 영상을 보내왔다.
영상 속 주청미는 허시준의 어깨에 기대어 다정하게 화려한 불꽃놀이를 감상하고 있었다. 불꽃놀이가 끝난 후, 두 사람은 나란히 5성급 호텔로 들어갔다.
남녀 단둘이 호텔에 가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결혼기념일인 오늘, 당신이 주청미를 만나러 가지 않았다면, 나도 그 이름을 입에 올리지 않았을 거에요."
허시준은 그녀의 손목을 움켜잡고 자신의 품으로 끌어당겼는데 눈빛에는 걷힐 수 없는 한기가 서려 있었다. "소지연, 날 미행한 거야?"
소지연은 자조적으로 입꼬리를 올렸다. 결혼한 지 3년 동안, 그녀는 직장을 포기하고 남편 주위만 맴도는 전업주부가 되었다. 그런 자신이 어떻게 남편을 미행할 수 있겠는가?
"허시준, 난 당신을 미행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결혼기념일에 첫사랑을 만나러 간 당신은 날 대체 뭘로 생각하는 거예요?"
분노가 완전히 폭발한 허시준은 마디가 선명한 손가락으로 그녀의 부드러운 목덜미를 누르고 앞으로 끌어당겼다. 그의 눈빛은 마치 그녀를 찢어 놓을 듯이 사나웠다.
"욕구를 채워주는 사람. 그게 답이지 않을까?"
소지연은 그 말에 온몸이 떨리며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그동안 그녀가 사랑해온 남자가 바로 이런 사람이었다는 사실이 갑자기 초라하게 느껴졌다.
어린 시절, 그녀를 괴롭히는 길거리 불량배들을 혼내주는 허시준의 모습을 보고 소지연은 구제불능으로 그를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소지연이 마음을 고백하기도 전에, 약에 취한 허시준이 그녀를 강제로 방으로 끌고 들어가 침대에 눕혔다. 처음에 그녀는 저항했지만, 남자가 허시준이라는 것을 알아차린 후에는 순순히 그의 몸짓에 모든 걸 맡겼다.
관계가 끝난 후, 허시준은 다짜고짜 그녀를 독한 여자라고 욕하며 그에게 빌붙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그의 말은 소지연에게 날카로운 칼날처럼 꽂혔고,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하지만 허시준은 당시 사건을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단번에 그녀에게 사형을 선고했던 것이다.
떠올리기도 싫은 과거의 굴욕과 지긋지긋한 현실이 뒤섞여 그녀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다시 눈을 뜬 소지연은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목소리로 소리쳤다.
"허시준, 당신은 날 사랑하지도 않고 우리 혼인을 짓밟고 있어요, 우리 이혼해요."
회차 2
그들의 결혼은 애초에 잘못된 선택이었으니, 이제는 바로잡아야 했다.
2년 동안 짝사랑하고 3년 동안 결혼 생활을 했지만, 소지연은 허시준의 마음을 얻지 못했다. 더 이상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
소지연은 과거의 상처에 얽매일 수 없다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허시준의 눈에는 당혹스러움이 스쳤으나, 곧 어처구니없는 농담을 들은 듯 입 꼬리를 비스듬히 올리며 비웃었다.
"소지연, 장난도 정도껏 쳐야지. 나 없이 각종 럭셔리 브랜드의 신상품을 살 수 있을 것 같아?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수십억 원짜리 보석을 착용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
소지연은 단호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고 허리를 곧게 핀 후, 한 마디 한 마디 힘주어 말했다.
"허시준, 난 당신의 아내지, 새장 속 카나리아가 아니야!"
허시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소지연을 쏘아보았고 말투에는 위협이 서려 있었다.
"소지연, 주제 파악 똑바로 해. 난 네 장난에 맞춰줄 시간 없어!"
말을 마친 허시준은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문을 세게 닫고 떠났다.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뚫어지게 바라본 소지연은 가슴이 조여 오는 것을 느끼며, 입술을 꽉 깨문 채 단호하게 말했다.
"장난치는 게 아니야. 이혼 합의서는 내가 준비해서 회사에 보낼게."
"우르릉!"
소지연이 집을 나설 때, 먹구름이 잔뜩 낀 하늘에서 천둥이 치더니 빗방울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우산을 펼친 그녀는 캐리어를 끌고 망설임 없이 집을 나섰다.
대학 친구이자 절친인 진세리가 그녀가 이혼한다는 소식을 듣고 허시준을 한참 동안 욕한 뒤에야 놀람과 불신이 섞인 표정으로 물었다. "그런데 왜 이혼하려는 거야? 결혼할 때만 해도, 인생에 이혼 두 글자는 없다고 했잖아."
다른 사람들은 소지연이 허시준을 얼마나 깊이 사랑하는지 모를 수도 있지만, 진세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었다.
소지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땐 그랬지... 하지만 지금은 달라."
진세리는 그렇게 간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다급하게 물었다. "지연아, 나한테 솔직하게 말해. 대체 무슨 일이야?"
소지연은 가슴이 먹먹해지는 것을 느끼며 말했다. "허시준이 결혼 3주년 기념일에 바람을 피웠어. 그것도 그 사람이 마음속 깊이 품어온 그 여자와 함께."
허시준이 주청미와 함께 있는 모습이 한두 번 찍힌 게 아니지만, 대부분 식사하거나 모임 같은 가벼운 만남일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호텔에 직접 간 것이다.
소지연은 휴대폰을 꺼내 영상을 재생했다.영상에서 들려오는 소리는 그녀가 사랑하는 사람의 배신을 끊임없이 상기시키며 가슴을 아프게 했다. 그 소리 하나하나가 상처를 더욱 깊게 만들었고, 소지연은 눈물이 쏟아질 듯한 감정을 간신히 억누르며 화면을 바라보았다.
영상을 본 진세리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쓰레기 보다 못한 자식! 얼굴만 잘생겼지 인성은 쓰레기네. 주청미 그년은 너보다 예쁘지도 않고 배려심도 없는데. 얼마나 바람둥이였으면 아무 여자나 따먹는 거야. 맞다, 그 자식이 바람을 피웠으니 너한테 위자료는 얼마나 줬어?"
소지연은 곧게 편 허리를 살짝 굽히며 조용히 입을 열었다. "위자료는 받지 않았어. 빈손으로 나왔어."
진세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그녀의 어깨를 흔들었다.
"지연아, 너 바보야? 그런 바람피운 놈한테서는 당연히 돈을 뜯어내야지. 잘못을 저지른 건 오롯이 저쪽인데, 왜 그렇게 착하게 넘어가려고 하는 건데?"
소지연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오히려 담담한 어조로 설명을 이어갔다.
"재산 분할을 요구하면 절차가 너무나 길어질 거야. 게다가... 나 진짜 손해 본 건 없어. 그동안 허시준이 우리 소씨 가문에 안겨준 계약만 해도, 이미 충분히 값진 거니까."
허씨 그룹에서 아무 프로젝트나 하나만 줘도, 최소 수억 원의 순이익을 얻을 수 있다
그 말이 일리가 있다고 생각한 진세리는 그제야 조금 안심되었고 소지연의 손을 꼭 잡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럼 이혼하고 나서 뭘 할 생각이야?"
택시를 타고 오는 길에 소지연은 다시 직장에 복귀하기로 마음먹었다.
"결혼 생활에 실패했으니, 직장에서 성공해야지. 3년 전에 포기했던 꿈을 다시 이루려고 해." 그녀의 마음속에는 새로운 희망이 피어 오르고 있었다.
결혼하기 전, 소지연은 연예인 매니저였다. 그녀의 손을 거친 연예인들은 하나같이 빛을 발해 모두 최고의 스타가 되었다.
그때, 그녀는 가장 유망한 두 사람을 각각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 수상자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운명의 장난처럼 허시준과 얽히게 되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수많은 플래시가 그녀와 허시준을 향해 터졌고, 두 사람이 결혼할 예정이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그때, 허시준은 허씨 그룹을 물려받은 지 얼마 되지 않아 자리를 완전히 잡지 못한 상태였기에, 그저 이 불운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날, 두 사람은 혼인신고를 했고 결혼식도, 꽃도, 심지어 결혼반지조차 없었다.
진세리는 소지연이 사업에 전념하기로 결심한 것을 보자 바로 휴대폰을 꺼내 그녀에게 보여줬다.
"스타라이트 미디어의 박태호 대표가 매니저를 모집하고 있대. 너 예전 회사 대표와 사이가 좋았잖아. 내가 지금 바로 전화해서 약속 잡아볼까?"
소지연은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니, 예전 회사로 돌아갈 생각 없어."
그때 그녀가 강제로 퇴사하면서 회사와 사이가 많이 틀어졌고, 게다가…
회차 3
소지연의 속마음을 눈치챈 진세리는 그녀의 손등을 가볍게 토닥이며 속삭임에 가까운 목소리로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일단 지금은 이곳에서 푹 쉬고 있어. 저녁에 좋은 곳에 데려가 줄게."
오후가 되어서야 잠에서 깬 소지연은 제일 먼저 변호사에게 연락해 이혼 합의서를 작성하고 서명까지 마친 뒤 퀵서비스를 통해 허씨 그룹 대표실에 보냈다.
비서에게서 서류를 건네 받은 허시준은 이미 서명까지 끝낸 이혼 합의서를 확인하고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렸다.
제멋대로 휘갈겨 쓴 서명은 마치 그에게 도발을 거는 것만 같았다.
허시준은 섬세한 손가락 움직임으로 서류 한쪽 모서리를 쥔 채 책상 위로 세게 내던졌다.
이혼 합의서가 집무 책상 모서리에 부딪쳐 둔탁한 소음을 냈다.
"소지연, 정말 대단하네."
그는 소지연이 순순히 이혼해 줄 리 없다고 확신했다. 그녀가 먼저 이혼을 요구한 것은 원하는 걸 얻기 위해 한발 물러서는 척하는 수단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이후 소지연을 다시 만난 건 업계 콘퍼런스 회장에서였다. 그녀는 어깨까지 늘어뜨린 머리카락을 짧게 자르고 자연스러운 컬을 넣어 가볍게 흩날리게 했다.
몸에 꼭 맞는 은색의 드레스를 입은 소지연은 가슴 부분이 깊게 파여 선명한 쇄골을 드러냈고, 옅은 화장을 한 얼굴에 화려한 조명이 비쳐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그녀의 작은 표정과 몸짓은 연회장에 있는 사람들을 모조리 홀리기에 충분히 매혹적이었다. 마치 그녀가 이번 콘퍼런스의 주인공인 것만 같았다.
허시준은 소지연이 매력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머리를 짧게 자르고 나타난 그녀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울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뜨거운 시선을 느낀 소지연이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허시준의 깊은 어둠이 넘실거리는 눈동자와 눈이 마주쳤다. 검은색 정장을 입고 연회장에 나타난 그의 온몸에서는 감히 접근할 수 없는 기세가 뿜어져 나왔다.
다정하게 그의 팔짱을 끼고 선 주청미의 얼굴에는 모든 권력을 손에 넣겠다는 야망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주청미가 자신을 과시하듯 어깨를 한껏 펴고 의기양양하게 서 있는 모습을 본 소지연은 어처구니없는 실소를 터뜨리며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업계 선배와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젊은 여인이 휘청거리며 다가오더니 손에 든 주스를 쏟고 말았다.
결국 미처 피하지 못한 소지연의 드레스에 주스가 튀었고, 그녀는 선배에게 잠시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로 달려가 얼룩을 지우려 했다.
"소지연 씨, 당신이 여긴 어쩐 일이에요? 업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콘퍼런스에 소지연 씨 같은 가정주부가 참석할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가정주부'라는 호칭이 소지연의 가슴을 후벼 팠다. 한때 그녀도 업계에서 마음껏 역량을 펼치며 활약했었지만, 사랑을 위해 그토록 자랑스럽게 여기던 일을 포기해야만 했다.
다행히 아직 모든 것이 늦지 않았고, 그녀에게는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용기와 능력이 있었다.
소지연은 조롱 가득한 눈빛으로 주청미를 가만히 응시했다.
소지연이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주청미는 더욱 기세 등등하게 몰아붙였다.
"소지연 씨처럼 뻔뻔한 여자는 정말 처음 봤네요. 내가 영상도 보내줬잖아요. 어떻게 더 해야 허씨 가문의 부인 자리를 양보할 수 있겠어요? 주제도 모르고 남의 자리를 꿰차고 있는 당신 모습이 정말 역겨워 죽겠어요."
무감하던 소지연의 눈빛이 차갑게 식어 내리더니 잔뜩 비아냥거리는 말투로 받아 쳤다. "주청미 씨만큼 뻔뻔하진 않아요. 유부남인 줄 알면서도 꼬리 친 것도 모자라 본처를 찾아와 도발까지 하다니. 뻔뻔함으로 따지면 주청미 씨를 따라올 사람은 없지 않겠어요?"
소지연이 당장에 맞받아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한 주청미는 얼빠진 얼굴로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 그녀가 소지연을 도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지만, 그녀는 늘 무시로 일관해왔다.
화를 억누르지 못한 주청미가 당장에 손을 번쩍 들어 소지연의 뺨을 내리치려 했다.
"우리 사이에 끼어든 불륜녀는 당신이야! 당신이 더러운 수법으로 시준 씨에게 약을 먹이지 않았다면, 지금의 허씨 부인은 나였겠지. 시준 씨가 당신을 얼마나 혐오하는지 알기나 해?"
그런 주청미의 손을 단번에 낚아챈 소지연이 먼저 그녀의 뺨을 내려쳤다. "주청미 씨, 날 미워할 시간에 책이나 더 읽는 건 어때요? 입만 열면 무식한 티가 줄줄 흐르잖아요. 시준 씨가 아무리 날 미워해도, 허씨 가문의 사모님은 나예요."
주청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눈을 크게 뜨고 소지연에게 달려들며 악을 썼다. "뻔뻔한 년이 감히 날 때려? 내가 널 죽여버릴 거야. 시준 씨도 널 가만두지 않을 거라고!"
소지연은 틈을 놓치지 않고 발을 걸어 주청미를 넘어뜨렸다. "시준 씨가 왜 날 가만 안 둔다는 거죠? 두 사람이 날 먼저 죽이는지, 아니면 내가 쓰레기보다 더러운 두 사람을 먼저 업계에서 매장시키는지 어디 한번 두고 보자고요."
"허씨 그룹이 아무리 대단해도 여론 앞에서는 꼬리를 내릴 수밖에 없을 거예요. 다시는 내 앞에서 허튼 수작 부리지 마세요. 안 그러면 내 모든 것을 걸고 이혼 소송에 쏟아 부어 허시준의 재산을 빼앗을 테니까."
"결국 네가 노린 게 이거였군."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허시준의 목소리는 서리가 내린 것처럼 싸늘하게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