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1

강송완은 저택 문을 열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안으로 들어갔다.

오늘은 그녀와 도희준의 결혼 기념일이었기에, 오늘 하루를 어떻게 보낼지 계획을 다 짜놓았다.

"희준 씨? 집에 있어요?" 그녀가 소리쳤다.

강송완은 주위를 둘러봤지만, 넓은 집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의아해하며 위층으로 올라가자 침실에서 남녀가 사랑을 나누고 있는 신음소리가 들려왔다.

여자의 신음소리가 귀를 찌르는 듯 크게 들려왔다. 그 여자는 흥분을 억누르는 듯하며 말했다. "그만해, 희준 씨. 송완 씨에게 이러면 안 돼..."

신음소리를 들은 강송완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가 아는 사람의 목소리였다.

소주희!

소주희는 도희준 마음속 제일 깊은 곳에 간직하고 있었던 여자였다. 돌아왔다고?

그리고 지금 신혼 방에서... 강송완의 침대에서...

"왜 이러면 안 된다는 거야? 어차피 집안끼리의 정략 결혼이었어. 강송완은 그냥 명목 상의 아내일 뿐이야. 좋아하지 않아. 그 여자의 몸은 더더욱 관심 없고. 지금까지 한 번도 손을 댄 적 없어."

"진짜? 여자로서 너무 불쌍한 거 아니야? 결혼한지 3년이나 됐는데 남편에게 사람 받지 못하다니." 소주희가 말했다.

강송완의 두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숨이 턱 막히고 한 방 맞은 느낌이었다. 두 사람의 대화가 날카로운 칼이 되어 날아와 그녀의 심장에 꽂히는 듯했다.

그녀와 도희준은 비즈니스를 위해 사랑 없는 결혼을 했었다.

지난 3년 동안 강송완은 자신의 가정에 전적으로 헌신했다. 빨래와 요리 등 집안일만 하며 훌륭한 주부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도희준은 단 한 번도 그녀와 잠자리를 가진 적이 없었다.

강송완은 자신이 그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서 그의 마음을 얻지 못한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도희준은 애초에 그녀에게 눈곱만큼의 관심도 가지지 않았던 것이었다.

방 안에서 끊임없이 들려오는 신음소리에 강송완은 가슴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쾅!"

갑자기 문이 벌컥 열렸다.

이불은 땅에 떨어져 있었고 시트는 두 사람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소리를 들은 도희준은 재빨리 이불을 끌어올려 자신과 소주희의 몸을 덮었다. 강송완을 발견한 그는 잠시 멈칫했다.

하지만 곧 큰 소리로 외쳤다. "나가!"

바람을 피우다가 들킨 주제에... 도희준은 뻔뻔스럽게도 오만한 태도를 유지했다.

가슴이 아파왔다. 그녀는 미안해하는 기색이 전혀 없는 남편을 바라보며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물었다. "희준 씨, 나한테 어떻게 이럴 수 있어요?"

소주희가 몸을 앞으로 기울이며 일부러 이불을 조금 끌어내리자 쇄골에 있는 키스 마크가 드러났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송완 씨, 성인 남성은 성적 욕구를 충족시켜줘야 해요. 희준 씨는 송완 씨를 사랑하지 않으니까, 잠자리도 가지지 않은 거예요. 희준 씨가 사랑하는 사람은 나예요. 나만이 희준 씨의 욕망을 만족시켜 줄 수 있다고요. 무슨 말인지 알죠?"

소주희가 미소 지으며 말했다. 그녀는 일부러 두 사람의 결혼 기념일에 도희준을 유혹하고 요청했던 것이다. 왜냐? 특별한 날에 받는 상처가 더 크기 때문에.

강송완은 주먹을 꽉 쥐고 충혈된 눈으로 소주희를 노려봤다. "가정파괴범이 된 소감이 어때요?"

소주희는 억울한 듯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어요? 송완 씨 부모님이 우리 가족을 협박하지만 않았어도 희준 씨와 헤어지지 않았을 거예요. 송완 씨, 사랑은 억지로 되는 게 아니에요. 그리고 어떤 관계에서든 사랑 받지 못하는 사람이 지는 거예요."

강송완은 충격에 빠진 채로 그녀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소주희가 도희준에게 이런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한 것이었다.

이제 그녀는 도희준이 소주희에게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확실히 알게 됐다.

강송완의 가족이 소주희와 도희준을 갈라놓으려고 했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었다.

"거짓말이에요!" 강송완이 자신을 변호하려고 하던 그 때, 도희준이 그녀의 말을 끊고 말했다.

"당신 가족만 아니었어도 주희가 몇 년 동안 그렇게 고생하는 일도 없었을 거야. 어떻게 주희한테 그런 짓을 할 수가 있어? 강 씨 가문을 절대 용서하지 않겠어."

도희준은 일어나 옷을 입고 싸늘한 시선으로 강송완을 바라봤다.

강송완은 가슴이 아파왔다.

자포자기한 채, 해명할 의지도 잃은 그녀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신을 배신하고도 당당한 남자를 사랑했다니, 눈이 먼 게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소주희는 만족스러운 듯 눈에는 의기양양한 기색이 어려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죄책감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희준 씨, 너무 그러지 마. 송완 씨는 아까 문 앞에서 우리가 하는 말을 다 들었잖아. 3년 동안 생과부로 지냈으니 불만 있을 만도 하지."

강송완은 분노에 휩싸여 온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침대로 다가가 소리쳤다. "뻔뻔한 상간녀 주제에!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수 있죠? 집안 교육이 형편없네요 그럼 내가 기꺼이 가르쳐 주죠."

그녀는 손을 들어 소주희의 뺨을 때렸다.

"짝!"

"아!" 소주희가 비명을 질렀다.

얼마나 세게 때렸는지 고개가 옆으로 돌아갈 지경이었다.

"강송완, 이 나쁜 년!"

도희준이 눈을 가늘게 떴다. 그는 망설임 없이 소주희의 앞을 막아서고 강송완의 뺨을 때렸다.

"짝!"

방심하고 있던 강송완은 뺨을 맞고 비틀거리며 뒷걸음질을 쳤다. 귀에서 이명이 들렸다. 그녀는 불에 데인 듯 얼얼한 오른쪽 뺨을 감싸고 균형을 되찾으려 애썼다.

도희준은 분노로 가득 찬 눈으로 으르렁거렸다. "어떻게 감히 우리 주희를 때릴 수가 있어! 당신과 결혼한 건 내 인생에서 가장 큰 실수야."

그는 갑자기 돌아서서 침대 옆 탁자 서랍을 열고 이혼 서류를 꺼내 강송완에게 던지며 소리쳤다. "서명해. 다시는 당신 얼굴 보고 싶지 않아!"

이혼 서류는 진작에 준비해놓은 듯했고, 위에는 이미 도희준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강송완은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뺨이 얼얼했지만 그녀가 받은 마음의 상처와는 비교조차 되지 않았다.

하지만 강송완은 이제 결혼 생활을 청산할 때가 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남편은 그녀를 사랑하기는커녕 배신까지 했다. 이제 그녀는 더 이상 미련을 가질 필요도 없었다.

강송완은 주저하지 않고 이혼 서류를 집어 들고 재빨리 서명한 뒤 도희준의 면전에 대고 던졌다.

"도희준 씨, 이제 당신과는 끝이에요. 이제부터 우리는 아무 사이도 아니에요."

그녀의 말이 끝나자마자 전화가 울렸다. 발신번호를 본 강송완은 잠시 멈칫했다. 그녀는 도희준의 반응을 무시한 채 전화를 받았다.

전화 너머에서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이리스, 언제 복귀할 거야? 작업실에 주문이 산처럼 쌓여 있어. 너랑 협업하려고 금액을 200억 제안한 사람도 있어."

회차 2

"주문 받아. 지금 바로 그쪽으로 갈게."

더 이상 도희준에게 집중할 필요도, 온순하고 헌신적인 아내 역할을 할 필요도 없어진 강송완은 즉시 직장으로 복귀하기로 결심했다. 그녀는 다시는 그 누구도 사랑하지 않을 거라고 맹세했다.

강송완의 표정은 진지했다. 도희준은 순간 그녀가 다른 사람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똑같은 얼굴이었지만, 눈빛과 태도가 갑자기 달라져 있었다. 예전 같지 않았다.

도희준은 강송완을 뚫어져라 노려봤다. 그녀가 그렇게 단호하게 이혼 서류에 서명을 할 줄 몰랐던 그는 왠지 모르게 짜증이 났다.

강송완은 처음부터 그를 온 마음 다해 사랑했던 거 아니었나? 그랬던 그녀가 왜 이렇게 쉽게 이혼 서류에 서명을 했는지 알 수 없었다.

그녀에게 일부러 타협하는 거라고 생각한 도희준은 그녀에게 다가가서 경고하듯 말했다. "수작 부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강송완."

강송완은 전화를 끊고 그를 똑바로 쳐다봤다. "내가 왜요?" 그녀가 반박했다.

강송완은 한때 도희준을 너무 사랑했기에 묵묵히 참고 견뎠었다. 하지만 이제 그와 남이나 다름 없는 사이가 되었으니, 더 이상 그럴 필요도 없어졌다.

강송완은 뻔뻔한 두 사람에게 눈길 한 번 주지 않고 돌아서서 저택을 나가버렸다. 그녀는 이 세상 그 무엇도 자신을 무너뜨릴 수 없다는 듯이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걸어나갔다.

소주희는 여전히 강송완에게 눈을 떼지 못하는 도희준을 보고 질투심을 느꼈다.

바로 그때, 갑자기 그녀의 휴드폰이 울렸다. 소주희는 문자 내용을 확인하고 기분이 좋아졌다.

"좋은 소식이야, 희준 씨! 아이리스가 우리와 함께 일하기로 했어. 그쪽 매니저한테서 문자가 왔어."

그 말에 도희준은 정신을 차리고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봤다. "그게 정말이야?"

최근 중요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도씨 그룹의 디자인 부서는 심각한 문제에 직면해 있었다. 회사의 디자이너가 겁 없이 디자인을 표절한 것이다. 마감일을 맞추지 못한다면, 회사는 고객에게 수천억 원의 위약금을 지불해야 할 것이다.

이제 5일밖에 남지 않았다. 그렇게 짧은 기간 안에 이렇게 대규모 프로젝트를 완료할 수 있는 유일한 디자이너는 업계 최고의 디자이너인 아이리스뿐이었다.

급한 대로 도씨 그룹은 끊임없이 연락했지만 계속 거절당했었다. 그런데 이 골치 아픈 문제를 소주희가 해결한 것이다.

그녀는 도희준에게 메시지를 보여주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이야. 오늘 밤에 협상하러 가면 돼. 밤새 아이리스의 매니저를 설득한 보람이 있네."

아이리스는 명성 있는 디자이너였지만 성격이 까다롭고 괴팍하기로 유명했다. 최근 3년간 아이리스는 아무런 작품도 출시하지 않고 잠작한 듯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녀와의 협업을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매니저를 통해 연락해야 했지만, 매니저 역시 사람을 계속 피하기만 했다.

도희준은 소주희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 "주희야, 네가 나를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잘 알고 있어. 약속 꼭 지킬게."

그의 말에 힘껏 고개를 끄덕이던 소주희는 갑자기 눈살을 찌푸리고 몸을 움츠렸다. 도희준이 걱정스레 물었다.

"괜찮아?"

소주희는 애써 미소 지으며 말했다. "응, 괜찮아."

도희준은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했다. "거짓말하지 마."

잠시 주저하던 소주희가 원피스 자락을 천천히 들어올리자, 무릎의 큰 멍이 드러났다.

장시간 무릎을 꿇고 있어서 멍이 든 것이었다.

도희준의 표정이 순식간에 바뀌었다.

아이리스가 그들과의 협업에 동의한 이유를 비로서 깨달았다. 소주희가 무릎을 꿇고 간곡하게 부탁한 결과였다.

깊은 감동을 받은 도희준은 그녀를 애정 어린 눈으로 바라보며 말했다. "주희야, 나를 위해 힘써줘서 정말 고마워."

소주희는 수줍게 대답했다. "당신에게 도움되는 일이라면 뭐든 할 수 있어."

두 사람의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들은 억제할 수 없는 감정이 불타올랐다. 도희준은 다시 그녀를 감싸고 침대에 눕혔다.

한편 강송완은 자신의 디자인 스튜디오에 도착했다.

3년 동안 떠나 있었던 익숙한 작업실을 둘러보자 후회가 몰려왔다. 사랑할 가치가 없는 남자에게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

그녀의 매니저 유담이 그녀를 발견하고 종종걸음으로 다가왔다. 검은색 정장을 차려 입은 그녀는 커리어우먼 같아 보였다. 그녀는 강송완을 꼭 껴안고 말했다.

"아이리스! 드디어 돌아왔네! 너무 보고 싶었어."

강송완의 얼굴에 죄책감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미안해, 담아. 나 때문에 고생 많았지. 자, 그럼 이번에 들어온 주문에 대해서 말해 봐."

유담은 이번 협업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었다. 그녀는 강송완을 소파로 데려가 본격적으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의 고객은 소주희 씨야. 도희준 씨를 위해서 찾아왔었어. 자세한 내용은 서류를 봐."

그 말을 들은 강송완은 깜짝 놀랐다.

하지만 곧 빙그레 미소를 지었다. 세상 참 좁기도 하지! 당당하게 강송완을 내쫓을 때는 언제고, 도희준은 지금 그녀의 도움이 절실한 듯해 보였다.

회차 3

유담은 놀란 표정으로 강송완을 바라보며 물었다. "도씨 그룹이면 네 남편 회사 아니야? 왜 직접 관여하지 않고 나를 연락하게 만든 거야?"

강송완은 입을 꾹 다물었다. 디자인 부서의 위기 상황을 알게 되었을 때, 강송완은 도와주겠다고 제안했지만, 도희준은 오히려 그녀에게 문제 일으키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화를 냈었다.

강송완은 조롱하듯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말했다. "우리 이혼했어, 담아."

그들의 결혼생활은 겨우 3년에 불과했지만, 그녀는 도희준을 도합 10년 동안 사랑했다. 의미 없이 10년이라는 시간을 허비했다. 그러니 이런 비참한 결과를 맞는 것도 당연했다.

강송완을 위아래로 훑어보던 유담은 눈을 크게 뜨고 혀를 차며 말했다. "드디어 콩깍지가 벗겨졌네. 내가 그랬잖아. 전 애인을 잊지 못하는 나쁜 자식과는 결혼하지 말라고. 내가 네 마음을 바꾸려고 얼마나 열심히 노력했는데, 다 귓등으로 들었잖아. 한바탕 고생을 하고 나서야 깨달으셨나 보군요."

강송완은 여전히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지만, 한때 반짝이던 그녀의 눈은 이제 생기가 사라진 듯했다. 그녀는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말했다. "네 말이 맞아. 부딪혀봐야 아픈 줄 아는 거야. 지금부터는 내 사업에만 집중할 거야."

"잘 생각했어! 그 말만을 기다렸어. 사랑 따위는 잊어버려! 가장 중요한 건 너의 커리어라고." 유담이 열정적으로 말했다. "그래서, 계획은 있어? 200억 따위 개나 주라고 해. 우리 그냥 불륜남녀를 골탕이나 먹이자고."

강송완이 그녀를 보며 물었다. "늘 그렇듯이 애매모호하게 대답했지?"

유담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리스의 협업은 늘 이런 식으로 진행됐다. 일단 별문제 없으면 주문을 받긴 하지만, 확실하게는 답을 하지 않는다. 협력할 고객에 대한 더 상세한 추가 조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조사 결과, 고객이 품성이 악랄한 사람일 경우 즉시 협력 관계를 중단하게 된다.

강송완은 그 생각을 하며 미소를 지었다. 파일을 검토해 보니, 도씨 그룹은 마감일을 맞추지 못할 경우 고객에게 수천억 원을 보상해 줘야 했다.

그녀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좋아. 계속 이렇게 희망고문 하라고 해. 아, 오늘 밤 스카이 빌딩에 갈 거라고 전해줘."

스카이 빌딩은 상류 계층만 드나들 수 있는 곳이었다.

그곳에 오는 사람들은 부유할 뿐만 아니라 상당한 영향력까지 가지고 있었다.

소주희는 도희준의 팔을 감싸 안은 채 룸에 앉아 있었다. 그녀는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희준 씨, 오늘 밤 거래는 순조롭게 진행될 거야. 걱정 마."

도희준은 미소를 지으며 소주희의 허리에 팔을 감싸며 말했다. "모두 주희 네 덕분이야. 네가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

소주희는 얼굴이 발갛게 상기된 채,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마음속으로는 다른 꿍꿍이셈을 하고 있었다.

이 거래만 성사되면 도희준은 그녀의 진정한 가치를 깨달을 것이고, 그를 정말로 도울 수 있는 사람은 그녀밖에 없다고 믿게 될 것이다.

미팅은 저녁 7시로 예정되어 있었다. 룸의 문은 활짝 열려 있어 복도가 훤히 보였다.

바로 그때, 누군가가 다가오고 있었다.

얼굴을 확인한 순간 소주희의 미소는 그대로 굳어버렸다. 그녀는 충격에 빠진 채로 그 사람을 뚫어져라 응시했다.

'어떻게 된 거지? 내가 잘못 봤나? 강... 강송완?'

강송완을 본 도희준 역시 깜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녀는 평소에 입던 캐주얼 한 셔츠와 헐렁한 바지 차림이 아닌, 날씬한 몸매를 강조하는 몸에 꼭 맞는 검은색 드레스를 입고 있었다. 긴 머리는 자연스러운 웨이브로 스타일링 되어 어깨 위로 늘어뜨려 있었다. 긴 목선과 가는 허리가 강조되어 우아하고 매혹적이면서도 세련되어 보였다.

확 달라진 강송완의 모습에 도희준은 순간 넋을 잃고 쳐다보기만 했다. 마치 만화를 찢고 현실 세계에 들어온 캐릭터와 같았다.

그는 얇은 입술을 꾹 다물고 그녀를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보았다.

겨우 하루 사이에, 어떻게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바뀔 수 있지?

어제까지만 해도 지루하고 평범한 그의 아내였는데 지금은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로 빛이 나고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었다.

강송완은 그들의 표정을 눈치채지 못한 듯 곧장 앞으로 걸어갔다.

바로 그때, 예상치 못한 일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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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렙 여주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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