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2
제2화
**1**
자만에 찬 미소를 지으며 왕좌에 앉아 있던 누천행이 나와 눈이 마주쳤다. 나는 밝게 웃었다.
그는 잠시 멈칫하더니 나를 가리키며 말했다. "오백 년이나 쫓아다니다니, 꺼지거라. 여기는 네가 있을 곳이 아니다!"
나는 등골이 오싹했다. 오백 년이 지나도 그는 증오를 놓지 못하고 여전히 나를 의심하고 있었다. 그때의 시비...
신과의 내기란 원래 사람을 미치게 하는 것이고 대가를 요구하는 것이었다. 나는 이제 그를 봤으니, 어쩌면 그것으로 충분할지도 몰랐다.
몇몇 작은 악마들이 나를 붙잡으려고 다가왔다. 순순히 잡혀가려던 순간, 마음이 바뀌었다. 어쩌면 누천행과 영원히 함께 살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럼 더 좋은 것이 아닌가?
나는 지옥의 뼈 부채를 단단히 쥐었다. 그것은 엄청난 힘을 발휘하여 작은 악마들을 쓰러뜨렸다.
눈 깜짝할 새에 누천행은 내 목을 졸랐다. 순식간에 반항할 모든 힘이 사라졌다. 그의 황금 도포가 위엄 있게 휘날리며 위압감을 뿜어냈다. 그의 손아귀 안에서 나는 마치 끈이 끊어진 연 같았다.
발이 공중에 떠 있었고, 지옥의 뼈 부채는 바닥에 떨어졌다.
그는 화난 기색 없이 권위 있는 어조로 한 마디씩 끊으며 말했다. "죽으러 여기 온 거야?"
나에게 요괴 구슬이 없는데다 중독까지 된 상태라 순식간에 핏기가 없어지고 숨이 쉬어지지 않았다.
"부연, 천년 묵은 여우 요괴가 지금 내 앞에서 연약한 척 하는 겐가?"
그는 갑자기 마음을 바꾸고 나를 거칠게 바닥에 던졌다. 나는 급하게 부채를 주었다. 부채가 나에게 마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약하게 숨을 쉬었다. "천행, 과거의 일은 다 오해야. 다 잊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그는 냉소적으로 웃었다. "오해라고? 네가 내 곁에 그렇게 머물고 싶다면... 하지만 네 부군은 네 이런 모습을 알고 있느냐?"
부군? 설명하려던 순간,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아아 하는 목소리 밖에 나오지 않았다. 자명의 저주가 나를 통제하고 있어 예전의 일을 천행에게 말할 수 없게 된 듯 했다.
나는 아무것도 설명할 수 없었다. "천행, 내가 잘못했어. 이제 돌아왔어." 나는 그의 손을 잡으려 했지만, 그는 나를 뿌리쳤다.
그는 나를 어둡고 차가운 감옥에 가두었고, 그 곳은 다른 요괴들의 비명이 메아리 쳤다. 그날 밤, 나는 불안하게 잠을 잤다.
이렇게 포기할거야? 내가 그를 찾는 오백 년 동안 어떤 시련과 고난을 겪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2**
거미 요괴의 독이 서서히 팔을 타고 올라갔다. 나는 심연의 뼈 부채를 흔들어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을 숨겼지만, 독은 이미 내 오장육부로 퍼져 매일 밤 편치 않게 잠을 잤다.
부채는 열 개의 흰 빛을 발산했다. 자명은 이 빛이 그에 대한 내 사랑이라고 했다. 마지막 빛이 사라지면 그가 나타날 거라고.
나한텐 시간이 별로 없었다. 누천행은 여전에 여전 일에 집착했다. 예전에 내가 떠나면서 그의 유리 구슬을 빌려가 그의 아버지를 죽게 했다.
그는 나를 미워했지만, 그날 나는 거울을 빌려 그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 나는 풀려났다. 환상산과 청록 언덕은 그가 한때 살았던 곳과는 전혀 달랐다.
이곳은 또 다른 낙원인 것 같았다. 곳곳에 무성한 식물이 자랐다.
나는 붉은 꽃이 언덕을 뒤덮은 곳으로 걸어갔다.
천행은 언덕에 누워있었는데 그 모습은 내가 기억하는 그 소년의 모습이었다. 그때 그는 나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다양한 영약을 찾느라 바빴다.
한번은 나간 지 한참이 되도 돌아오지 않아 걱정이 되었다. 내가 그를 찾았을 때, 그는 지금처럼 이름 모를 꽃들이 피어있는 언덕에 누워있었다.
나는 가까이 다가가 깊이 잠든 그의 모습을 보았다. 햇살은 적당하고, 꽃들은 찬란하게 피었고, 바람이 불어와 치맛자락을 흔들었다. 나의 마음도 같이 흔들리는 듯 했다.
"천행!" 나는 조용히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