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만약 그렇다면?”
나는 느끼지도 못하는 비꼬는 투로 쏘아붙였다.
“축하라도 해 주게?”
나는 그녀의 얼굴을 쳐다봤다.
강태준이 그의 병적인 환상 속에서 내 얼굴 위에 덧씌웠던 바로 그 얼굴.
그것을 보자 속이 뒤집혔다.
한채리가 미소 지었다.
눈까지는 닿지 않는, 느리고 의도적인 입술의 움직임이었다.
“아, 서아야. 넌 여전히 너무 순진해.”
그녀의 목소리는 부드러웠지만, 그 안의 악의는 날카로웠다.
“강태준 같은 남자가 너 같은 애를 쳐다보기라도 할 것 같아? 너 같은 배경을 가진 애를?”
내 손가락이 주먹으로 말려들었다.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들었다.
그 고통은 분노의 바다에서 나를 붙잡는 무딘 닻이었다.
나는 목소리를 고르게 유지하려 애썼다.
“그 사람 원하면 가져. 그냥 진실을 말해.”
그렇게 말하면서 가슴이 아팠다.
그것은 시험이었다.
그녀에게서 어떤 종류의 양심이라도 구걸하는 마지막, 절박한 호소였다.
그녀는 그저 고개를 저었다.
어떤 욕설보다 더 모욕적인 연민의 표정을 지으며.
“넌 정말 이해를 못 하는구나. 자기 집에서 쫓겨난 네가. 넌 아무것도 없잖아. 난 모든 걸 가졌고.”
“나는 나를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나를 아껴주는 약혼자가 있어. 그리고 내 손가락 하나에 놀아나는 강태준도 있지.”
그녀는 최대의 피해를 입히기 위해 고안된 단어들을 속삭였다.
“네가 길 잃은 강아지처럼 그에게 매달리는 모습이 얼마나 한심해 보이는지 알아?”
각 단어는 정확하고 계산된 일격이었다.
내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녀가 들춰낸 기억들은 아직 아물지 않은 생생한 상처였다.
아버지의 공허한 약속이 떠올랐다.
“서아야, 아빠는 언제나 네 아빠야.”
한채리가 나에게 괴롭힘을 당했다며 울고불고 연극을 벌인 후, 아버지가 내 얼굴에 대고 내가 모든 가족 문제의 원인이라고 말했던 것이 기억났다.
하인들이 속삭이는 소리, 그들의 충성심이 집의 새 안주인에게로 옮겨가는 것을 기억했다.
가방 하나만 들고 문을 나섰던 것, 어머니의 유령과 내가 한때 가졌던 삶을 뒤로하고 떠났던 것을 기억했다.
나는 그 고통을 묻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은 바로 여기에, 신선하게 피를 흘리고 있었다.
“네가 원하는 대로 해줬잖아.”
내 목소리는 쉬어 있었다.
“내가 떠났잖아.”
“그걸로는 부족해.”
한채리가 쉭쉭거렸다.
그녀의 다정한 가면이 마침내 떨어져 나갔다.
“네 것이 될 수 있었던 모든 것을 내가 다 빼앗기 전까지는 절대 부족할 거야.”
더 이상 참을 수 없었다.
나는 떠나려고 돌아섰다.
“어딜 가!”
그녀의 목소리가 날카롭게 높아졌다.
나는 엘리베이터에 발을 들였다.
문이 닫히기 전에, 그녀가 앞으로 달려들어 내 팔을 잡고 대리석 바닥으로 나를 다시 끌어당겼다.
그리고, 그녀는 내가 전혀 예상치 못한 짓을 했다.
그녀는 자신의 뺨을, 세게, 때렸다.
붉은 자국이 즉시 그녀의 뺨에 피어났다.
그녀는 나를 보았다.
승리에 찬, 사악한 미소가 입가에 번졌다.
복도 아래에서 발소리가 울렸다.
빠르고, 무거운 발소리.
강태준.
내 피가 차갑게 식었다.
또다시 반복되고 있었다.
10년 전, 그녀는 이 똑같은 수법으로 나를 내 집에서 쫓아냈다.
눈물범벅이 된 그녀의 얼굴을 본 아버지는 의심 없이 그녀의 말을 믿었다.
이번에는, 설명하지 않을 것이다.
애원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서비스 쟁반 위에 버려진 와인병을 보았다.
내 마음은 차갑고 절박한 분노로 하얗게 비었다.
나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너 뭐 하는 거야?”
한채리가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눈은 처음으로 진짜 공포로 커져 있었다.
나는 병을 그녀 옆 바닥에 내리쳐 산산조각 냈다.
“이서아!”
강태준의 목소리는 분노의 포효였다.
그는 나에게가 아니라, 한채리에게 달려갔다.
그는 마치 내가 괴물인 양 그녀를 자기 뒤로 끌어당겨 몸으로 보호했다.
“다쳤어?”
그가 걱정으로 굳어진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
나는 익숙한 장면이 펼쳐지는 것을 지켜봤다.
내 심장은 가슴 속에서 얼음 덩어리가 되었다.
과거의 완벽하고 고통스러운 재현이었다.
“그녀에게 사과해.”
강태준이 위험할 정도로 낮은 목소리로 명령했다.
나는 그의 눈을 똑바로 쳐다봤다.
“싫어.”
그의 눈이 얼음으로 변했다.
“경호팀!”
검은 정장을 입은 두 명의 거구의 남자가 즉시 나타났다.
그들이 나를 향해 다가왔다.
그중 한 명이 내 무릎 뒤를 찼다.
나는 비명을 지르며 쓰러졌다.
내 무릎이 산산조각 난 유리 위로 직접 떨어졌다.
타는 듯한 고통이 다리를 타고 올라왔다.
나는 비명을 지르지 않으려고 입술을 깨물었다.
입안에 비릿한 피 맛이 가득 찼다.
내 검은 바지 천은 이미 더 짙은 붉은색으로 변하고 있었다.
강태준의 목소리에는 모든 감정이 사라져 있었다.
“쟤가 널 쳤어. 너도 쟤를 쳐.”
한채리는 망설였다.
그녀의 눈은 커져 있었다.
“태준 오빠, 아마 일부러 그런 건 아닐 거야…”
그녀는 자비로운 피해자 역할을 하며 말을 시작했다.
강태준은 그녀를 무시했다.
그는 그녀의 손을 잡고, 내가 반응하기도 전에, 억지로 나를 때리게 했다.
그 타격은 서툴렀지만, 따가웠다.
한채리는 숨을 헐떡이며 뒤로 물러나, 겁먹은 아이처럼 그의 품에 숨었다.
나는 그가 그녀를 안고 있는 얼굴의 표정을 보았다.
그것은 깊은 다정함과 걱정의 표정이었다.
그가 단 한 번도, 단 한 번도 나에게 보여준 적 없는 표정.
내 세상이 축을 중심으로 기울었다.
그는 알고 있었다.
한채리가 거짓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만 했다.
하지만 그는 신경 쓰지 않았다.
“사과해.”
그가 돌처럼 굳은 목소리로 반복했다.
나는 그저 그를 쳐다봤다.
턱을 꽉 다물고, 눈은 흘리지 않은 눈물로 타오르고 있었다.
그는 경호원들에게 짤막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경호원의 첫 번째 따귀는 잔인했다.
내 머리가 옆으로 휙 돌아갔다.
그리고 또 한 대, 또 한 대.
귀가 울리고, 시야가 흐려졌다.
세상은 고통과 굴욕의 소용돌이였다.
하지만 나는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혀를, 세게, 깨물었다.
그때, 머리 뒤에서 날카롭고 폭발적인 고통을 느꼈다.
누군가 병의 남은 조각으로 내 머리를 내리친 것이다.
어둠이 나를 덮치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은 한채리의 얼굴이었다.
그녀의 입술은 승리에 찬, 아름다운 미소를 짓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