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1
지난 3년간, 나는 알파 강태준의 비밀이었다.
내 손길은 그의 몸을 고통으로 좀먹는 은 중독 저주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약이었다.
그는 내 스물다섯 번째 생일까지 운명의 상대를 찾지 못하면, 나를 선택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리고 내 스물다섯 번째 생일.
그는 다른 여자를 집으로 데려왔다.
그는 펜트하우스 열쇠를 돌려달라고 요구했고, 침대 위로 한도 없는 블랙 카드를 던졌다.
"그동안의 수고비다."
그의 목소리는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그의 새로운 사랑, 이라희는 사람을 조종하는 데 능숙한 여자였다.
라희가 나에게 납치 자작극의 누명을 씌웠을 때, 태준은 자백을 받아내겠다며 늪에서 아픈 우리 엄마를 거의 익사시킬 뻔했다.
라희가 자기 할머니를 밀쳤다고 또다시 내게 누명을 씌웠을 때, 그는 모든 무리 앞에서 내 뺨을 때리고 무릎을 꿇으라고 명령했다.
한때 나를 지켜주던 남자가 어떻게 간사한 암늑대에게 눈이 멀어 나를 가장 괴롭히는 존재가 되었는지, 나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결정타는 그의 저주가 다시 발현했을 때였다.
그는 나를 억지로 범하려 했고, 라희가 들어오자 내가 그를 함정에 빠뜨리려 했다고 비난했다.
그날, 나는 우리의 연을 끊고 라이벌 무리로 떠났다.
그곳에는 내 소꿉친구이자, 운명이 내게 준 두 번째 기회의 반려가 6년간의 혼수상태에서 막 깨어나 있었다.
제1화
서세라의 시점:
펜트하우스의 공기는 우리 몸의 잔향과 창밖의 차가운 폭풍 예고로 가득했다.
나는 그의 킹사이즈 침대 실크 시트 위에 누워 있었다.
그의 손길이 닿았던 피부는 여전히 짜릿했다.
폭풍우가 지나간 소나무 숲, 깊고 어두운 흙, 그리고 오직 그에게만 속한 야생의 향기.
한때 운명의 증표라고 믿었던 그의 익숙한 향기가 향수처럼 내게 달라붙어 있었다.
알파 강태준은 바닥부터 천장까지 이어진 창가에 서 있었다.
반짝이는 도시의 불빛을 등진 그의 실루엣이 보였다.
지난 3년간, 나는 그의 비밀이었다.
주기적으로 그의 몸을 고통으로 뒤트는 은 중독 저주를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약.
내 손길이 그의 치료제였다.
저주는 이제 잠잠해졌다. 만족한 듯이.
하지만 그의 자세에서 느껴지는 안도감 위로 등골이 서늘해지는 거리감이 드리워져 있었다.
"열쇠 내놔."
그의 목소리는 방금 전까지 나를 집어삼킬 듯했던 열정은 온데간데없이 메말라 있었다.
나는 상체를 일으켜 시트로 가슴을 가렸다.
"태준 씨?"
그가 돌아섰다.
폭풍우 치는 하늘색을 닮았던 그의 잿빛 눈동자는 이제 얼음 조각 같았다.
"이 아파트 열쇠. 내가 줬던 거. 다시 내놓으라고."
차가운 공포가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유리창을 때리는 빗줄기보다 더 무겁게.
"무슨 말이에요? 우리 약속은…"
"약속은 끝났어, 서세라."
그가 날카롭게 말을 잘랐다.
"3년, 다 찼잖아."
그는 화장대로 걸어가 지갑을 집었다.
그의 움직임은 정확하고 무심했다.
그는 나를 보지 않았다.
나를 쳐다볼 수조차 없는 것 같았다.
"이라희와 정식으로 만나기로 했어."
그는 마치 기업 합병을 논하는 것처럼 말했다.
"다음 보름달 의식에서 라희를 나의 반려, 미래의 루나로 발표할 거다."
이라희.
그 이름은 입안에 쓴맛을 남겼다.
무리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갓 열아홉 살의 어린 암늑대.
순진무구해 보이던 그 커다란 눈동자가 실은 교활한 야망을 품고 있었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나갈 때 네 물건 전부 다 챙겨 가."
그의 목소리는 핏속의 피를 얼릴 만큼 차가웠다.
"라희가 네 물건을 발견하는 건 원치 않아. 불쾌해할 테니까."
그는 지갑에서 세련된 검은색 카드를 꺼내 침대 위로 던졌다.
카드는 내 떨리는 손 옆 실크 시트 위로 부드럽게 내려앉았다.
"그동안의 수고비다. 한도는 없어."
수고.
3년간 그의 위안, 그의 약, 그의 비밀스러운 안식처가 되어준 시간을… 그는 수고라고 불렀다.
그는 마침내 나를 보았다.
그의 눈에 읽을 수 없는 무언가가 스쳐 지나갔지만, 이내 다시 굳어졌다.
"너도 이제 스물다섯이잖아. 적당한 전사 하나 찾아서 정착해. 새끼도 좀 낳고. 오메가들은 그런 거나 잘하잖아."
그는 내 침대 옆 탁자 위 작은 꽃병을 막연하게 가리켰다.
그곳에는 섬세한 월하초 한 송이가 꽂혀 있었다.
"그리고 저거 치워. 라희는 혈장미를 더 좋아해. 향이 강렬해서 루나에게 어울리지. 이런 약해 빠진 오메가玩意랑은 달라."
심장을 쥐어짜는 듯한 고통이 밀려왔다.
3년 전, 처음이 생각났다.
그는 영역 다툼에서 은으로 된 칼날에 중독되었고, 고통에 정신이 혼미한 와중에 내 손길만이 저주를 잠재울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절박함에 젖은 목소리로 내게 약속했다.
내가 스물다섯이 될 때까지 '진짜' 반려를 찾지 못하면, 나에게 각인을 고려해보겠다고.
나는 너무 순진했다.
달의 여신이 우리에게 기회를 준 것이라고 생각했다.
나중에야 진실을 알았다.
나는 그저 그의 고통을 덜어주는, 걸어 다니는 해독제에 불과했다.
고통은 편리한 핑계가 되었다.
6개월 전, 라희가 나타나자 그는 그녀에게 매료되었다.
그는 나를 밀어내기 시작했고, 내 손길을 받는 대신 그녀가 떨어뜨린 손수건을 쥔 채 그녀의 향기를 들이마시며 저주의 고통을 견디는 쪽을 택했다.
부드러운 종소리가 마음속에서 울렸다.
상냥한 정신적 노크. 엄마였다.
마음과 마음으로 대화하는 우리 무리의 방식인 마인드 링크는 지금 내게 절실히 필요한 위안이었다.
'세라야? 괜찮니, 내 예쁜 딸? 전할 소식이 있어.'
엄마의 정신적 목소리는 따뜻했다.
이 얼음장 같은 방과는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다.
'무슨 일이에요, 엄마?'
나는 생각에서 떨림을 감추려 애쓰며 답했다.
'은림 팩의 이현이 말이야. 윤이현! 그 애가 깨어났대! 6년 만에, 달의 여신께서 그 애를 우리 곁으로 돌려보내셨어.'
이현이. 내 소꿉친구.
이웃 무리의 친절하고 온화한 알파.
자신의 땅을 지키기 위해 로그들과 싸우다 마법적인 혼수상태에 빠졌던 그 애.
가슴속에 온기가 퍼져나갔다. 짓눌린 어둠 속 작은 불꽃이었다.
이거다. 이건 계시다. 탈출구다.
'엄마.'
내 결심이 굳어졌다.
'태준 씨… 그 사람이 끝냈어요. 다른 사람을 선택했어요. 집으로 갈게요. 우리 떠나요. 무리에서 성인 증명서만 받으면 바로 은림 팩으로 가요. 거기선 안전할 거예요.'
나는 엄마의 답장을 기다리지 않았다.
뻣뻣한 동작으로 옷을 입고, 몇 안 되는 짐을 작은 여행 가방에 쌌다.
나는 그 블랙 카드를 깨끗한 흰색 시트 위에 남겨두었다.
그의 돈은 원하지 않았다.
그에게서 두 번 다시 어떤 것도 원하지 않았다.
여행 가방을 끌고 개인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1층에서 문이 열리자, 심장이 멎었다.
강태준이 로비를 가로질러 걸어오고 있었다.
그의 팔은 이라희의 허리를 소유욕 넘치게 감싸고 있었다.
라희는 그를 숭배하는 눈빛으로 올려다보고 있었다.
그들이 나를 보았다. 태준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냥 일하던 오메가 하녀야."
그가 라희에게 말했다. 내게 들릴 만큼 큰 목소리였다.
"방금 해고했어."
라희의 달콤한 미소가 비웃음으로 바뀌었다.
그녀는 엉덩이를 흔들며 내게 다가왔다.
"어머, 가엾어라."
그녀는 가짜 동정이 뚝뚝 묻어나는 목소리로 속삭였다.
"해고당하다니 정말 힘들겠네."
그녀는 내 옆을 지나가며 고의로 어깨를 세게 부딪쳤다.
충격에 나는 비틀거렸다.
내 손에 소중히 쥐고 있던 단 하나의 물건, '달의 여신의 눈물'이라는 이름의 크리스탈 조각상—내 춤 실력으로 받은 상이자, 무리에서 받은 가장 높은 영예의 상징—이 손에서 미끄러졌다.
조각상은 잘 닦인 대리석 바닥에 부딪혀 수천 개의 반짝이는 조각으로 산산조각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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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2
서세라의 시점:
'달의 여신의 눈물'이 부서지는 소리가 텅 빈 로비에 울려 퍼졌다.
작은 균열 하나하나가 부서지는 내 마음을 비추는 것 같았다.
그 조각상은 단순한 유리가 아니었다.
그것은 내 수년간의 헌신, 여신을 향한 나의 기도, 나를 그저 하나의 기능으로만 보는 무리에서 받은 유일한 인정이었다.
"어머, 세상에, 정말 미안해요!"
라희가 숨을 헐떡였다. 완벽하게 고통을 연기하는 목소리였다.
그녀는 무릎을 꿇고 큰 조각들을 모으는 시늉을 했다.
그녀의 움직임은 우아하고 섬세했다.
"제가 너무 덤벙댔나 봐요."
유난히 날카로운 조각을 집으려던 그녀는 작고 연극적인 비명을 질렀다.
그녀의 손가락 끝에 핏방울 하나가 맺혔다.
"아야."
"라희야!"
태준은 순식간에 그녀 곁으로 달려갔다.
그의 얼굴은 광적인 걱정으로 가득했다.
그는 부드럽게 그녀의 손을 잡고, 마치 치명상이라도 입은 것처럼 그 작은 상처를 살폈다.
"괜찮아? 아파?"
그는 손수건을 꺼내 조심스럽게 피를 닦아냈다.
그의 손길은 무한히 다정했다.
그는 나를, 바닥에 흩어진 내 명예의 폐허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내 고통은 그에게 보이지 않았다.
그의 눈에는 오직 그녀의 연기만이 보일 뿐이었다.
새하얀 분노가 슬픔을 뚫고 타올랐다.
나는 양의 탈을 쓴 포식자인 그녀의 본모습을 보았다.
"일부러 그랬잖아."
내 목소리는 낮고 떨렸다.
라희의 눈이 커지며 악어의 눈물이 가득 찼다.
"뭐라고요? 아뇨, 전 절대—"
"보안 영상 보고 싶어요."
나는 요구했다. 내 목소리는 점점 더 강해졌다.
"로비에는 마법 감시 수정이 있잖아요. 전부 다 보여줄 거예요."
태준의 고개가 홱 돌아갔다. 그의 눈은 분노로 불타고 있었다.
그는 온몸으로 일어서며, 그의 알파로서의 존재감이 나를 짓눌렀다.
공기가 무거워져 숨쉬기 힘들었다.
"그만해."
그가 으르렁거렸다. 그 소리가 내 가슴을 울렸다.
완전한 알파의 명령은 아니었지만, 그에 가까웠다.
내 안의 늑대가 낑낑거리며 귀를 납작하게 만드는 경고였다.
"라희에게 사과해. 당장."
"전 사과할 거 없어요."
나 자신도 놀랄 만큼 반항적으로 쏘아붙였다.
"그녀는 너의 미래 루나야! 그런데 고작 쓸모없는 쓰레기 조각 때문에 그녀를 악의적이라고 비난해?"
그는 산산조각 난 크리스탈을 경멸적으로 가리켰다.
"넌 항상 질투심 많고 악의적인 오메가였어, 서세라."
그는 다시 라희에게로 돌아섰다. 그의 표정은 즉시 부드러워졌다.
그는 그녀의 얼굴을 감싸고, 엄지손가락으로 뺨을 쓰다듬었다.
"울지 마, 내 사랑. 저 애가 널 속상하게 놔두지 않을게."
그러고 나서 그는 나를 다시 보았다. 그의 얼굴은 분노로 일그러졌다.
그는 손을 들었고, 끔찍한 순간, 나는 그가 나를 때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는 스스로를 멈췄다. 그의 손은 약간 떨렸지만, 그 의도는 우리 사이의 공기 중에 매달려 있었다.
바닥의 깨진 유리처럼 추하고 날카롭게.
"꺼져."
그가 으르렁거렸다. 낮고 위험한 명령이었다.
"내 건물에서 나가. 내 구역에서 꺼져. 그리고 다시는 내 눈에 띄지 마."
그의 말의 최종성은 물리적인 타격이었다.
내가 수년간 키워왔다고 생각했던, 우리 사이의 보이지 않는 유대가 끊어졌다.
어떤 육체적 상처보다 더 심한, 타는 듯한 고통이 내 영혼을 찢었다.
나는 돌아서서 걸어갔다. 부서진 과거의 조각 하나도 줍지 않았다.
무거운 유리문을 밀고 쏟아지는 빗속으로 들어섰다.
차가운 빗방울이 얼굴을 타고 흐르는 뜨거운 눈물과 뒤섞였다.
도시의 불빛이 의미 없는 수채화처럼 흐려지는 길을 걸으며, 한 가지 기억이 떠올랐다.
열네 살 때. 나이 많은 전사들이 내가 조각한 작은 나무 훈련용 조각상을 부수며 놀렸다.
이미 권위를 뿜어내던 태준이 울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그는 그들을 쫓아내고, 몇 시간 동안 앉아 내 작은 나무 늑대의 부서진 조각들을 정성껏 다시 붙여주었다.
그는 그때 부서진 것을 고쳐주었다.
이제, 부수는 자는 바로 그였다.
마침내 무리 땅 가장자리에 있는 내 작은 오메가 지정 오두막에 도착했다.
나는 뼛속까지 젖어 걷잡을 수 없이 떨고 있었다.
거절의 고통, 차가운 비, 극심한 감정적 소진—그 모든 것이 나를 덮쳤다.
열이 오르기 시작했고, 몸은 한순간 불타오르다가 다음 순간 얼어붙었다.
나는 시간 감각을 잃고, 병과 비참함의 안개 속을 떠다녔다.
이틀쯤 지났을까, 귀가 먹먹할 정도의 굉음과 함께 내 방문이 걷어차였다.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머리가 빙빙 돌았다.
알파 강태준이 문간에 서 있었다. 그의 몸이 문을 완전히 채웠다.
머리에서는 비가 뚝뚝 떨어졌고, 눈은 끔찍한 분노로 이글거렸으며, 그의 알파 아우라는 순수한 위협의 질식할 듯한 파도였다.
그는 내 침대로 성큼성큼 다가와 내 목을 움켜쥐고 베개에서 나를 들어 올렸다.
그의 손아귀는 쇠 같았고, 숨을 막았다.
그는 가까이 다가와, 순수한 알파의 명령이 담긴 낮고 무서운 으르렁거림으로 말했다.
그것은 반응을 강요하고, 내 영혼 깊숙한 곳에서 진실을 찢어내는 소리였다.
"그 여자 어디로 데려갔어?"
그가 으르렁거렸다. 그의 뜨거운 숨결이 내 얼굴에 닿았다.
"이라희, 어디에 숨겼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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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차 3
서세라의 시점:
그의 손가락이 목을 조여오자 시야에 검은 점들이 춤을 췄다.
열 때문에 몸이 약해져 그의 강력한 손아귀에 힘없이 늘어졌다.
그는 나를 침대에서 끌어냈다.
맨발이 거친 나무 바닥에 긁혔다.
"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나는 목이 졸린 채 간신히 말했다. 그의 손목을 무력하게 할퀴었다.
"거짓말쟁이!"
그가 포효했다. 그 소리가 작은 오두막을 흔들었다.
그는 나를 반쯤 들고 반쯤 끌고 폭풍 속으로 나가 그의 고급 차 조수석에 던져 넣었다.
엔진이 굉음을 내며 살아났고, 우리는 젖은 아스팔트 위에서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며 질주했다.
영원처럼 느껴지는 시간 동안 차를 몰았다.
잘 가꾸어진 무리의 땅을 뒤로하고 경계선 쪽으로 향했다.
그가 어디로 가는지 깨달았을 때 심장이 갈비뼈를 두드렸다.
흑수 저수지. 무소속의 야만적인 늑대인간, 로그들의 은신처로 악명 높은 위험한 늪지대였다.
그는 급브레이크를 밟았고, 나는 안전벨트에 부딪혔다.
그는 나를 차 밖으로 끌어내 진흙과 쏟아지는 빗속으로 밀어 넣었다.
그리고 나는 그녀를 보았다.
우리 엄마.
작고 연약한 우리 오메가 엄마가 흙탕물이 소용돌이치는 한가운데 낡은 작은 배의 기둥에 묶여 있었다.
엄마의 얼굴은 공포로 창백했고, 얇은 옷은 흠뻑 젖어 있었다.
"안 돼."
나는 속삭였다. 그 소리는 바람에 삼켜졌다.
"안 돼, 태준 씨, 제발요."
"네가 라희가 어디 있는지 말할 때까지 저기 그대로 있을 거야."
그의 목소리에는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의 저주는 피부 아래에서 낮은 고통의 울림으로 존재하며, 그의 눈을 광기로 물들이고 성질을 급하게 만들었다.
그는 비난할 대상을 찾는 짐승이었고, 라희는 그에게 표적을 주었다.
그는 작고 빛나는 통신 수정을 내 얼굴에 들이밀었다.
"내 부하들이 라희 방에서 이걸 찾았어. 낡은 사냥 오두막에서 만나자는 협박, 요구가 담겨 있더군. 메시지의 영적 주파수가 네 것과 완벽하게 일치해."
그러고 나서 그는 자신의 베타, 즉 부사령관을 가리켰다.
그는 발버둥 치는 하급 무리원을 팔로 잡고 있었다.
그 늑대는 내게 친절했던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였다.
"그리고 이놈은,"
태준이 비웃었다.
"모든 걸 자백했어. 네가 내 미래의 루나를 납치하는 걸 돕도록 돈을 줬다고 하더군. 네가 질투에 미쳤다고 했어."
"거짓말이에요! 전부 다 거짓말이라고요!"
나는 절망에 사로잡혀 비명을 질렀다.
"전 이틀 동안 아파서 침대에 누워 있었어요! 아무도 못 봤다고요!"
태준의 얼굴은 돌가면 같았다.
"넌 내가 널 버리고 그녀를 선택했기 때문에 그녀를 증오해. 그녀가 루나가 될 자격이 있고, 넌 그렇지 않기 때문에 그녀를 증오하는 거야. 이제 마지막으로 묻는다. 그녀는 어디 있지?"
"몰라요!"
나는 흐느꼈다.
그는 베타에게 날카롭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남자는 어두운 물속으로 걸어 들어가 배를 풀고, 잔인하게 밀어 우리 엄마의 머리를 차갑고 더러운 늪 물속으로 처박았다.
엄마는 물 위로 올라와 숨을 헐떡였다.
"그만! 제발, 그만해요!"
나는 태준의 쇠 같은 손아귀에 맞서 싸우며 비명을 질렀다.
"엄마 폐가! 몇 년 전에 다쳐서 이런 거 못 견뎌요! 엄마를 죽일 거예요!"
그는 나를 무시했다.
"말해."
그가 명령했다.
내가 히스테리컬하게 울며 고개를 저을 수밖에 없자, 그는 다시 베타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엄마는 다시 물속에 잠겼다. 이번에는 더 오래.
"마지막 기회야, 서세라."
내 세상은 엄마의 겁에 질린 얼굴, 엄마의 질식하는 소리, 그리고 끊임없는 비로 좁혀졌다.
나는 내가 모르는 답을 그에게 줄 수 없었다.
그는 완전한 경멸의 눈으로 나를 보았다.
"좋아."
그의 목소리는 치명적으로 차분했다.
"밧줄 잘라."
그의 베타가 칼을 꺼냈다.
"안 돼!"
나는 순수한 고통의 원초적인 소리를 질렀다.
밧줄이 잘렸다.
배가 흔들렸고, 묶이고 약해진 우리 엄마는 검은 물 표면 아래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늪이 엄마를 통째로 삼켰다.
내 안의 무언가가 산산조각 났다.
고통, 배신, 절대적인 절망—그것은 내가 가진 줄도 몰랐던 불을 지폈다.
내 늑대, 항상 순종적이고 조용했던 내 안의 오메가가 야만적인 으르렁거림과 함께 일어섰다.
나는 그에게 달려들었다. 내 이빨이 그의 손목 살을 깊이 파고들었다.
나는 그의 피를 맛보았다. 따뜻하고 금속성의 맛.
분노로 내가 처음 흘리게 한 그의 피였다.
바로 그때, 태준의 마인드 링크를 통해 목소리가 들려왔다.
내가 그 긴급함을 감지할 수 있을 만큼 큰 소리였다.
그의 감마, 즉 수석 전사의 목소리였다.
'알파! 찾았습니다! 낡은 사냥 오두막에서 라희 님을 찾았습니다. 무사하십니다!'
태준은 얼어붙었다. 그의 눈이 내 얼굴과 물속 엄마의 마지막 위치를 번갈아 보며 순간적으로 커졌다.
그는 내 턱에서 팔을 빼내고, 나를 너무 세게 밀어 나는 진흙 속에 얼굴을 처박고 쓰러졌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그는 돌아서서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가자. 지금 당장!"
그들은 떠났다.
그들은 그냥 나를 거기에 버려두고 떠났다.
진흙투성이가 된 채, 어둡고 무자비한 로그의 늪 깊은 곳 어딘가에서 엄마가 익사하고 있는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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