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향기가 먼저 압도적으로 회의실에 퍼졌다.
검정색 맞춤 정장에 머리를 묶고 있는 그녀는 고혹적인 매력을 풍기고 있었다.
그러나 그 매혹적인 얼굴은 무표정이었고, 시선은 차가웠다.
하이힐이 또각거리는 소리는 지옥에서 전해오는 심장박동 소리와도 같았다. 마치 한 마리의 맹수처럼 모두를 제압하는 강력한 분위기를 풍기는 그녀 앞에서 주주들은 조용히 숨을 죽였다. 그녀의 날카로운 시선이 방 안을 훑자, 주주들은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이며 시선을 피했다.
권유빈의 뒤를 바짝 쫓고 있던 스타일리쉬한 여성은 손에 서류 뭉치를 들고 있었다.
권유빈의 비서인 주서윤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주제를 파악하고 절대로 선을 넘지 않으며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으로 뽐내는 유능한 직원이었다.
또각 또각...
권유빈은 한 걸음 한 걸음 테이블의 상석으로 향해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방 안을 다시 한 번 훑어보고는 옅은 미소를 지었다. "내 자리를 노리는 사람이 있다는 소문이 돌던데."
과거에 거만한 모습을 보였던 주주들은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한 사람은 이마를 서둘러 닦으며 억지 웃음을 짓고는 소리쳤다. "말도 안 됩니다. 사장님이 돌아오시기를 얼마나 열렬히 기다렸는데요! 몇 년간 사장님 없이도 회사를 유지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권유빈의 예쁜 얼굴에는 얇은 미소가 떠 있었다. "노고에 감사 드립니다, 이국정 이사님."
이를 들은 이국정의 눈꺼풀이 가볍게 떨렸고, 그는 서둘러 대답했다. "별 말씀을요. 할 일을 했을 뿐입니다..."
나머지 주주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 그들은 권유빈이 완전히 사라졌을 것을 가정하고 문제를 일으켰던 것이다.
아무 소식이 없었던 권유빈은 이미 사망했고, 후계자가 없기 때문에 그 사실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는 소문이 전에 회사에 돌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의 예상치 못한 귀환으로 인해 모든 상황은 순식간에 바뀌었다.
권유빈의 능력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그녀를 함부로 건드릴 생각은 하지 못할 것이다!
그녀는 윤씨 그룹의 사장인 윤정우만큼 잔혹하고 냉정한 전략들로 잘 알려져 있었다.
"좋네요!" 권유빈은 여유롭게 턱을 괴고 말했다. "지난 몇 년간, 바쁜 일 때문에 회사를 비웠습니다. 그러나 앞으로는 회사에 줄곧 나올 예정이니 논의할 거리가 있으면 직접 찾아와 얼굴 보고 얘기합시다. 1대1로."
주주들은 그녀가 원한을 품고 개인적으로 보복하지는 않을까 두려워하며 불안에 휩싸였다.
회의실은 순식간에 적막이 흘렀고, 개미 기어가는 소리가 들릴 지경이었다.
그 누구도 함부로 입을 열려고 하지 않았다.
주서윤은 권유빈의 비서로서 오랜 시간 동안 그 자리를 지켜왔다. 그녀는 그간 감정을 숨기는 방법을 완벽하게 익혔으나, 이 순간 만큼은 눈빛에 비치는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드디어! 우리의 사장님이 돌아온 것이다!
논의해야 할 사항은 많았으나, 회의는 금방 끝났다. 권유빈은 천천히 불안한 모습의 주주들을 살펴보며 그들에게 하루 간의 유예 기간을 주기로 하고, 다음 날 회의를 이어가기로 결정했다.
회의가 끝나고 권유빈이 방을 나오자, 안에서는 주주들의 안심 섞인 탄식 소리로 가득했다.
한편 주서윤은 여전히 신난 상태였다. 권유빈의 열성적인 지지자로서 그녀는 때때로 권유빈의 등을 경외심 가득한 눈빛으로 훔쳐봤다.
그들이 함께 사장실에 도착한 순간에서야 주서윤은 정신을 차리고 약간 사죄의 뜻으로 말했다. "거의 깜빡할 뻔했네요. 사장님, 윤씨 그룹이 저희 프로젝트 중 하나를 채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