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차 3

신여원 POV:

윤보혜가 휠체어를 타고 홀 중앙으로 밀려들어 왔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그 어떤 비극적인 여주인공보다도 청순하고 가련해 보였다. 그녀의 눈가에는 금방이라도 떨어질 듯한 눈물이 그렁그렁 매달려 있었다. 권신욱의 얼굴은 충격으로 굳어졌다. 그의 눈동자는 흔들렸고, 입술은 미세하게 떨렸다.

"보혜… 너… 설마…" 그의 목소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떨렸다.

윤보혜는 휠체어에서 겨우 몸을 일으키며 힘없이 권신욱을 향해 팔을 뻗었다.

"오빠… 나 살아있었어… 기억을 잃고 병원에 갇혀 있었어…" 그녀의 목소리는 흐느꼈지만, 그 속에는 계산적인 비련이 스며 있었다.

그녀의 눈물은 마치 마법처럼 권신욱의 이성을 마비시켰다. 그는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내 옆을 스쳐 지나 윤보혜에게 달려갔다. 마치 내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의 발걸음은 망설임이 없었다. 그는 그녀를 끌어안고 그녀의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그의 등 뒤에서 나는 끔찍한 배신감을 느꼈다. 그가 나를 버리고 그녀를 선택하는 순간, 내 심장은 산산조각 나는 듯했다. 나는 그의 옷자락을 붙잡았다.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버리고 그에게 애원했다.

"가지 마요… 권신욱 씨… 나 임신했어요…" 내 목소리는 떨렸지만, 절박함으로 가득했다.

그의 몸이 멈칫했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나를 바라봤다. 그의 눈빛은 차가웠다. 분노와 경멸이 뒤섞여 있었다.

"그 아이가 내 아이라는 보장이 있어? 돈 때문에 수작 부리지 마." 그의 목소리는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는 나를 매몰차게 밀쳐냈다.

나는 그의 손길에 휘청거리며 뒤로 넘어졌다. 테이블 모서리에 배를 부딪쳤다. 끔찍한 통증이 내 아랫배를 강타했다. 뜨거운 액체가 허벅지를 타고 흘러내렸다. 나는 고통에 신음하며 바닥에 쓰러졌다. 그의 얼굴은 여전히 차가웠다.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윤보혜를 끌어안은 채 홀을 빠져나갔다.

윤보혜는 그의 품에 안겨 나를 향해 승리감에 찬 미소를 지었다. 그 미소는 내 심장을 칼로 찢는 듯했다. 그녀의 눈빛 속에는 "넌 결국 내 대체품에 불과해"라는 조롱이 담겨 있었다.

나는 바닥에 쓰러진 채 출혈이 심해져 갔다. 하객들의 웅성거림이 귓가에 들려왔지만, 나는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다. 내 시야는 흐려졌고, 온몸의 피가 역류하는 듯했다. 내 아이… 나의 아이가… 내 곁을 떠나는 순간이었다.

나는 눈물을 흘리며 천장을 올려다봤다. 내 심장은 산산조각 났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잃었다. 사랑한다고 믿었던 남자에게 배신당하고, 내 뱃속의 아이까지 잃었다. 이 모든 것이 한순간에 일어났다.

사람들의 시선은 나를 향하고 있었다. 그들의 눈빛에는 연민과 조롱이 뒤섞여 있었다. 나는 그들의 시선을 피하고 싶었지만, 몸을 움직일 수 없었다. 나는 그저 바닥에 쓰러진 채 죽음을 기다릴 뿐이었다.

그 순간, 내 머릿속에는 한 가지 생각만이 떠올랐다. 나는 이제 더 이상 그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다. 나는 그저 버려진 대체품에 불과했다. 하지만 나는 이대로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나는 이 모든 것을 되갚아 줄 것이다.

홀 한구석에서 사람들이 윤보혜에게 축하를 건네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들의 목소리는 나에게 비수가 되어 심장을 찔렀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내 눈빛은 차갑게 빛났다. 나의 복수는 이제 시작될 것이다.

나는 모든 것을 잃었지만, 동시에 모든 것을 얻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었기 때문에, 나는 무엇이든 할 수 있었다. 나의 심장은 증오와 복수심으로 가득 찼다. 나는 이 모든 고통을 그들에게 되갚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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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삶, 나의 이름을 찾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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